손짓

 

 

경춘선 타고 집으로 가는길.

 

 

책을 펼쳤다.

아이스퀼로스 - 소포클레스 - 에우리피데스로 이어지는 희랍비극은

전쟁, 고난, 그러한 경험 속에서 흘러간 삶들을 보여준다.

신을 찾으며 인간은 그 한계를 인정하고

또 한계에 도전했겠지.

 

 

 

말쑥한 차림의 젊은 남자가 손에 검은책을 들고 들어왔다.

"....여러분. 삶이 힘겨우시죠. 삶이 힘겨운 이들이 마지막 정류장 춘천에서 삶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

...

"여러분, 삶을 포기하지 마십시오."

...

...

"정 힘들면 예수님을 믿으십시오"

 

어느 교회 목사라고 자신을 밝힌 그는

꽤 긴 시간 동안 삶에 대해 이야기 한다. 

죽음과 영생, 천국과 지옥을 말하지 않는다.

자신의 한계 속에서 버틸힘이 필요하다면 그 때 예수를 찾으라. 그리 말한다.

 

신이, 종교가 해결책일 수는 없겠지.

하지만 인간이기에. 그럴 수 있다..

그의 단순한 언어들과 진정성 어린 목소리.

괜찮다. 괜찮다. 그리 말하는 듯한.

 

나도 모르게

눈물 한 방울 흘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
2012/03/21 16:39 2012/03/21 16:39
Trackback Address :: http://blog.jinbo.net/yougam/trackback/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