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이라 칭할 만한 것도 너무 오래 됐고.

아는 건 동이 나고 무식해지고.

사람은. 사람은 비린내가 나고 상처고 날 것이고.

그 덕에 사람답게 살려고 그나마 버티고 있으니.

 

말초적이냐 심오하냐 따위는 생각할 여지도 없이

내 것 말고, 네 것. 네 배설물을 볼 때면.

나는 감기몸살에 걸린 사람처럼 몸을 떨었다.

삐뚤어진 욕심과 천진한 질투가 범벅이 되어

배알이 꼴리는 탓이니.

 

글을 읽고 싶다

글을 읽고 싶다

생살을 베어내 듯 짜릿하게 칼날이 서걱이는. 그런 글을 읽고 싶은데.

'너까짓게' 라며 면박을 줘도.

늙은이 반 편생만에 되 찾은 옛 애인을 애무하듯 사랑하듯 읽어 줄 텐데.

'너까짓게', '너까짓게' 뺨을 후려친다 해도

손톱 끝에서 발톱 끝까지 온갖 산 신경이 식초물에 시큼해지는 것 같이

최선을 다해 버릇없고 건방지기 짝이 없는

청초하고 고결한 글을 읽고 싶어라.

혓바닥이 베여 입 안 가득 쇳물 냄새 가득할지라도

남김없이 구석구석 충실히 핥아 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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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23 05:50 2010/09/23 05:50
무식의 변 :: 2010/09/23 05:50 분류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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