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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반 일리치를 만나러 간다. (4) 2010/06/21
- 국가 공인 농부 된 날 2010/05/14
"각 사회 환경에는 그에 맞는 자연스러운 규모가 있다. ..... 이러한 각각의 규모에서 자기 환경에 상응하는 자연스러운 규모를 훨씬 웃도는 기간, 공간,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도구는 역기능을 일으킨다"
공생을 위한 도구, 이반 일리치
돌이켜보면 지나왔던 모든 길들에서 내가 아팠던 이유들은, 티스픈으로 가마솥의 물을 저으려 했기 때문이거나 국자로 커피를 마시려 했기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하는 요즘이다.
아고라, 축제, 프로젝트, 포럼, 워크샵 -> 이런 도구들로 응집시키려 했던 대상, 대상의 상황, 결코 벗어나지 못하는 서울. 이런것들이 내가 지나왔던 길 위에서 조금 더 온전할 수 있었던 '너'와 '나'의 관계들을 메일링리스트에 가둬버리고서 세련된 듯 트위터에서 서로의 안부를 물으라 부추겼을 것이다.
이렇게 나는 이반 일리치를 처음 만났다.
그의 확신에 찬 문장, 이념을 가슴에 새기지 않는 고집스러운 자유의지, 합리적 이성 너머에 존재하는 미세한 감각기관들에 대한 그의 믿음이 나를 끌어 당긴다.
이반 일리치를 만나러 간다.
그는 내 삶에 적절한 도구로 작용하는 의미 있는 관계가 될 것인가?
오늘 나는 농부가 되었다.
어디가서 직업란에 나를 알릴 때,
지금까지는 '백수' 아니면 '활동가' 요랬는데
오늘부터 나의 직업은 농부다.
농지원부 신청서를 집에 가져다 논지 꼭 세달째.
4km 떨어진 면사무소에 가기 싫어 미루기도 했지만
우선 정부가 나를 인정해 줘야 농부가 된다는 것이 짜증나기도 했다.
게다가 내가 밭에서 깨작대고 있는 것이 농사인지 소꿉놀이인지도 분간이 가질 않았다.
그러다 오늘 면소재지 옆마을로 이사가는 아랫집에 내려가며 기어이 서류와 도장을 챙기고 말았다.
왜?
무엇으로 이 국가가 발행한 농부 인증서로부터 나를 정당화 시킬 수 있을 것인가?
올 한해, 안되면 내년, 내후년 나의 농사를 통해 물음에 대한 답을 찾도록 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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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만나러 가시는 거에요?^^
진짜 만나러 가시는 것 같아요.. @.@
썰렁개그 하나… 이반 일리치1926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출생했다. …중략…그러나 사제 확대정책에 반대한 것, 피임정책을 지지한 것 등 일련의 교회 정책에 반대한 것이 빌미가 되어 교황청과 마찰을 빚다가 1969년 사제직을 떠났다. 사제직을 떠난 후 <학교 없는 사회>를 비롯하여 근대문명에 대한 비판적 글들을 쏟아내기 시작했고, 서독의 카셀 대학과 괴팅겐 대학에서 유럽 중세사를 강의하는 등 저술과 강의활동에 전념했다. 2002년 12월 2일 독일에서 향년 76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흑... 제목이 낚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