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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6년 오늘(9.27) 1차 IMF총회 워싱턴에서 개최

1946년 제1차 국제통화기금(IMF)가 워싱턴에서 개최됐다.

 

예전에는 고등학교 사회 교과서에서 이름이나 들어봤던  IMF, IBRD, GATT등등 이지만 외환위기 이후엔 이런 국제기관이나 기구들이 한층 가깝게 느껴지는게 사실이다^^ 이런 것도 다 우리나라가 OECD회원국에 걸맞는 선진국이라 그런건가 싶다.

 

IMF가 우리 삶과 얼마나 밀접한 관계를 지니는지 말해주는 이야기들이 몇가지 있다. 외환위기 직후에는 애들이 울면 IMF가 잡아간다고 겁주는 엄마들이 있었을 정도이며 자랑스러운 신지식인 심형래가 감독하고 영구아트무비에서 제작한 한국 SF의 신기원을 연 작품 '용가리'에서 우리의 호프 용개뤼(영화를 보면 용개뤼로 발음 난다)가 불을 뿜으며 때려부수는 건물을 보면 큼지막하게 IMF라고 간판을 달고 있기까지 하다--;; 심지어 톰 크루즈 주연의  Mission Impossible에서 톰 크루즈를 비롯한 비밀 공작원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비밀 기관의 이름도 IMF다.

 

하여튼 간에 IMF는 브래턴 우즈 체제의 산물이다. 1944년 이차세계대전의 승리가 눈 앞에 보이게 되자 케인즈등의 주창에 의해 연합국측 44개국 대표가 미국 브래턴 우즈에 모여 기축통화로서의 은( silver)문제, 국제결제은행 문제들을 협의하다가 협정을 맺고 국제통화기금(IMF)와 세계은행(World Bank) 설치를 합의했다. 뒤이어 GATT와 국제 금융공사 또한 브래턴 우즈 협정을 통해 설립되었다.

 

사실 케인즈가 꿈꾼 IMF 는 오늘날 미국의 앞잡이 역할을 하는 IMF 와는 좀 달랐다. 물론 케인즈가 꿈꾼데로 그 당시에 IMF를 만든 것도 아니지만...하여튼 케인즈는 브래턴 우즈 회의가 끝나고 4개월이 지나서 사망하는데 브래턴 우즈 회의에서 케인즈는 마지막 정열을 다  쏟았다고 전해진다. 1930년대 대공황을 비롯한 경제적 혼란이 결국 세계대전을 불러일으켰다는 것을 경제학자 뿐 아니라 정치가들도 그때는 깨달았고 케인즈는 국제금융청산연합을 제안했고 그것의 결과물이 브래턴우즈 체제인것이다.

 

자본주의의 영속을 위해서 이 정도는 해야 되지 않겠냐는 입장에서 만든 것인데...케인즈는 브래턴 우즈 체제 내에서 미국의 입김을 최소화 하기 위해 나름대로 애를 썼다고 한다. 물론 대영제국의 영광을 보존하고자 하는 속셈도 있었겠지만...그래서 IMF도 워싱턴이 아닌 딴 곳에 설치하고자 그렇게 애를 썼다고 하건만 이차대전이 막바지로 치닫는 그 즈음에 이미 미국은 슈퍼파워로 올라와 있었던 것이다.  결국 케인즈에 비해 네임밸류에서 한 참 떨어지는 미국의 경제학자 화이트가 내어놓은 안을 중심으로 브래턴 우즈 체제는 성립되었다.케인즈는 외환결제의 중심기관을 통한 국제통화를 창출하여 미국과 영국이 함께 관리할 것을 주장하였으나 화이트는 미국이 주축이 되어 기관이 아닌 기금을 설립하여 달러화를 중심으로 미국이 관리할 것을 제안하였다. 그 외에 케인즈의 초점은 외환시세의 자유화였는데 반해 화이트안은 고정환율 제도를 중심으로 한 외환시세의 안정에 초점을 두었던  것이다.

 

케인즈고 화이트고 간에..이 체제는 겨우 이십몇년 밖에 지속되지 못했다. 결국 60년대 이후 미국의 국제수지 적자 증대와 화폐발행증가로 인해 유동성 가치를 유지하기 힘들었던 미국 재무성은 금거래를 막기 위해 (브래턴 우즈체제의 핵심적 특징의 하나는 달러의 금태환이다.(당시엔 1온스당 35$, 한마디로 금들고 오면 달러로 바꿔주고 달러 들고 가면 금으로 바꿔준다는 것)금시장 개입, 한시적인 이중 금가격제(중앙은행 거래가와 실제 시장 거래가를 이중으로 맞춘것)을 적용한 끝에 마침내 전 세계를 상대로 배를 째버렸다. 

 

1970년 71년 2년간 미국의 국제수지는 대폭으로 확대됐고 이에 따라 전세계에 달러공급은 과잉 됏으며 금부족 현상이 당연하게 야기 됐다. 금가격 폭등, 달러화의 신뢰도 붕괴에 시달린 닉슨은 1971년 8월 금태환 정지 명령을 내렸고 브래튼 우즈 체제는 붕괴하게 된 것이고 킹스턴 체제가 출범하게 되었다. 만일 다른 나라 통화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지고 국제적 결제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면 바로 그 나라는 작살이 났을 것이며 IMF관리 체제에 돌입했을 것이다. 그러나 누가 미국을 건드릴 수 있으랴? 달러를 국제통화수단으로 쓰기로 암묵적으로 약속한 바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전세계가 벌벌 떨면서 미국 재무성 국채를 매입해야 할 지경이니...똥배짱 부리는  빚쟁이의 대표적 예가 아닐수 없는 것이다.

 

IMF가 자유무역 자체도 똑바로 뒷받침 하지 못하고 미국 재무성 출장소 정도의 역할 밖에 못하고 있는 지경이지만 전세계의 부를 증가시키기 위해 무역과 투자는 자유로워야 한다는 브래턴 우즈 시스템의 정신은 대강 지금도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같다. 이 경제 시스템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나라를 찾기는 힘들다(북한 정도가 아마 자유롭겠지--;;) 그러나 이 시스템 그리고 이 시스템이 금과 옥조처럼 받드는 비교우위라 지상 최고의 법칙 하에서 세계 경제는 점점 더 불평등하게 고착되고 있다.(구구한 설명을 여기서 할 필요는 없지 싶다) 브래턴 우즈 시스템이 낳은 세 자녀 IMF, World Bank, WTO가 강요하는 무역과 투자의 자유화는 가난한 나라는 더욱 가난하게, 지구환경은 더욱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몰아 붙이고 있다.  세계은행 부총재를 지낸 스티글리츠 같은 미국 주류경제학자들도 인정하지 않나? 정말 이대로 가면 다 망한다. 제발 정신 좀 차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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