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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선

  • 등록일
    2006/12/17 11:09
  • 수정일
    2006/12/17 11:09

어제 4호선과 7호선으로 한강을 두번 건넜다.

두번 모두 한강 다리 위에서 반대편의 열차와 마주쳤다.

반대편의 열차가 내 눈앞에 요란한 소리와 함께 나타났을 때의 공포.

탈선을 했을 경우에 대한 상상은 나를 움츠려들게 했다.

아마도 내가 그런 경우가 있다고 생각하기도 전에,

그 요란한 소리와 너무나 가까이 있는 반대편 열차를 보고

움츠려들게 했을 것이다.

 



2호선 열차에서

어떤 사람이 막 토하면서 1번객차에서 10번객차까지 이동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 사람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계속 다음 객차로 도망갔다.

그러나 그 사람이 계속 쫓아오자, 나는 결국 도망가는 것을 중단하고,

몸을 옆으로 피했다. 그리고 내가 있는 곳만 토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다.

(서서 그냥 토하니까, 토한 물질들이 열차바닥에 떨어지면 옆으로 다 튄다.)

 

그 사람은 다행히도 내 옆을 그냥 지나갔다.

또 어떤 사람들의 옆에서 토하겠지.

나는 그 사람이 지나간 뒤에 다음 역에서 내렸다. (원래 내려야 할 역이 아닌데...)

그 사람에게 어떤 식으로든 정치적인 요구를 하지 못한 채로

그냥 피하고 싶었던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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