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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29

  • 등록일
    2009/06/29 07:46
  • 수정일
    2009/06/29 07:46

작년 9월에 샀던 노트북은

얼마전부터, 모니터에 붙여놓았던 보호필름이라는 녀석을 제거하고 쓰기 시작했다.

(도대체 이 보호필름은 내 눈을 보호하겠다는 건지, 이 노트북 모니터를 보호하겠다는 건지 알 수 없더라.)

 

그동안 나는 쭉 학원에서 일하고 있고, 어느덧 작년에 나가던 3군데의 학원과 과외 3개쯤은

학원 1개만으로 정리되고, 이 바닥에서 나름대로 조금씩 인정을 받는 분위기다.

작년에 잠시 인터넷강의도 촬영을 했으나, 뭐 이게 장사가 되는 건지 아닌 건지

나조차도 전혀 알 수 없는 마당에 어쨌든 계약상의 댓가는 이미 받았으니 그건 됐고.

 

요즘은 쉬는 날도 거의 없이 일하면서 정신도 없는 상태로 매일매일 흘러간다.

학원에서 수업시간에 아이들과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지만,

(한 번 그리로 빠지면, 수업이 진행이 안될 정도로 하지만...

예를 들어서 한반도 대운하를 생각하면서 피타고라서의 정리로 뱃길의 효율을 계산한다던가...)

사실 그리 많이 바깥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을 두지 않는 상태.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관심을 끊고 싶은 게지.

 

집에 있는 인터넷 선을 제거한 지도 몇 개월이 흘렀는데, 뭐 크게 불편한 점은 없다.

다만 어제 급하게 인터넷이 필요해서, 애인집에 노트북을 들고 와서 인터넷을 사용하는 중.

잠이 안와서 교재작업을 하려다가 인터넷으로 통해서 이런 저런 기사를 살피다가

벌써 두 시간이나 지났다.

 

그렇지 않아도 이번 여름방학에 맞춰서

3주일만에 200쪽이나 되는 수학책을 두권 만들겠다고 벼른지 벌써 일주일

이제 2주일 남았고, 현재까지 한 권은 40쪽 정도 완성한 상태다.

나머지 한 권은 아직 시작도 안했다.

이미 질러놨는데, 다 할 수 있을까?

사실 그것만 만들면 되는 것도 아닌데...

 

 

그러나 저러나, 오랫만에 블로그에 들어왔더니, 글쓰는 편집기가 확 바뀌었네.

뭘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네. 계속보기 기능은 어디 있는 건지...

약간은 버그같아 보이던 아무것도 없던 편집기가 나는 참 좋았는데.ㅋㅋ

 

요즘 학원가에서는 밤 10시 이후의 교습 금지 법안에 꽤 민감한 모양이던데,

뭐, 나는 그러든지 말든지 하고 있다. 금지하면 돈 좀 덜 벌고 놀면 되고,

돈이 아쉬우면 과외를 더 구하면 될 일이니까.

학원에서는 학원을 운영하는 원장들에게만 민감한 일이지.

 

문제는 밤 10시 이후의 학원 교습을 금지한다고 해서

학생들이 그 시간에 공부를 안하고 집에가서 놀거나 일찍 잠들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그것부터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

이 나라는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것이 너무도 많으면서

학생들을 생각한답시고 내놓는 정책이라는 게 겨우 저거다.

아이들이 밥이나 잘 먹고 학교 다닐 수 있게 하던가.

(경기도에서는 급식비를 삭감했드만.)

 

자사고, 영재고, 국제고, 과학고, 외국어고, 거기에 국제중까지...

학부모들에게 사교육의 필요성을 느낄만한 정책들을 쏟아놓고,

이제와서 학원에서 밤 10시 이후 교습을 정말로 강도높게 금지하면,

학원강사들은 오히려 고액과외를 하기 더 좋은 환경이 될텐데...

학부모들이 진정으로 그 시간에 아이를 학원에 보낼 수 없게 되면,

밤 10시 이후의 시간은 무조건 고액과외의 시간이 될 텐데...

참 답답한 일이다.

 

어떻게 사교육이 필요하지 않도록 만들것인지를 고민해야지,

어떻게 사교육을 불법화시킬 지 고민하는 것이 우선이 아니다.

학생들이 집에 일찍 들어간다고 해도 집에서 또 공부를 해야할 것이다.

이 사회에서 중학생, 고등학생은 공부를 해야하는 존재가 되었고,

그들은 낮이든 밤이든, 공부를 해야한다는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것은 마찬가지다.

다만, 밤 10시 이후의 학원 교습 금지는 어차피 할 공부를 학원에서만 못하게 하는 것 뿐이다.

그게 대통령까지 나서서 사교육 대책으로 내놓을만한 중요한 정책인가?

아이들이 학원에서 공부하지 말고 집에서 공부하라고 하는 게?

그런 것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학교가 학원을 이길 수 있게 만드는가"고,

더 나아가서는 "굳이 스트레스를 받아가면서까지 공부할 필요가 없게 만드는가"다.

 

그런데, 정부에서 공교육 강화정책으로 내놓은 것이 학교에서 공교육인 척 사교육을 하는 것이다.

방과후학교에 학원강사들을 초청할 수 있게 만든 것은 또 뭐여.

이게 공교육인지 사교육인지. 생각하는 거 하고는...

이제 학원강사들은 밤 늦게는 강의하지 말고 대놓고 학교 들어가서 강의하라는 건가?

수업을 들을 아이들은 학교에서 알아서 모아줄테니?

 

나도 얼마전에 모 학교의 방과후학교에 수업할 자리 제안을 받았는데,

제안한 분을 봐서, 또 학원의 눈치를 봐서 예의상 며칠 고민하는 척하다가 거절했다.

그런 건 그냥 학교 선생님들이 잘 가르치면 될 것이잖아.

다른 과목은 몰라도 강남의 학교들에서 수학의 경우는

학교 선생님들이 잘 못가르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학생들이 이미 다 학원에서 배우고 오니까.

가르치는 능력도 아이들이 뭔가를 모르는 상태에서

학교 선생님이 그 모르는 부분을 파악하고 있을 때,

그 부분을 일깨워주는 경험으로 실력이 쌓이는 건데,

이건 뭐 아이들이 선행학습을 다 해오니,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수업할 때 진도나가면서 하는 말이, "너희 이미 이거 다 배웠지?"란다.

그런 말에 학생들도 좌절한다. 학생들은 좌절한 내용을 또 학원에 와서 하소연한다.

하기야, 선생님들도 아이들이 이미 다 배우고 온 것을 또하려니 참 지겹겠다.

 

사실 이와같은 방식이 반복되는 가장 큰 이유는 교사의 수의 부족에서 기인한다.

교사 1인당 수업시수를 줄여줘야, 들어가는 수업의 질이 올라갈 것이다.

아니면, 학교에서 선생님들에게 잔업을 많이 시키는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잔업을 전문적으로 하는 교직원을 고용하든지.

어떻게 정규수업에서 효율이 향상될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해야지,

보충수업 잡고, 방과후 학교를 잡는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그마저도 학원강사를 데려와서 쓰려고 하니...

 

그리고 또 한가지

제발 학교에서 교과과정에 있는 문제를 내신 시험문제로 냈으면 한다.

이거 뭐, 모 중학교 내신 시험문제를 보면, 고등학교 수학에서 수1 정도에나 나올만한 문제들이 있다.

학생들이 이거 학원에서 선행학습을 하지 않고서 혼자서 해결할 수 있을까 싶은 게 한 두개가 아니다.

학원에서 학생들에게 이 사태를 설명해줄 때에도 참 난감하다.

 

학벌주의를 건드리지 않고, 입시제도를 건드리지 않고, 학교교육과정을 건드리지 않으면,

이런 상황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다른 것을 건드릴 수 없다면, 최소한 입시제도를 단순화하기 위해서 노력해라.

고등학교부터 계급에 버금가는 수준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자사고, 특목고부터 없애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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