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버스가 킴 트레블 앞에서 8시 20분에 출발한다. 웨일즈 친구는 곤히 자고 있다. 짐을 꾸려 체그아웃을 하고 여행사 앞으로 가니 무표정 자매가 와 있다. 어제 하루 얼굴 보아서 인지 표정 자매로 변신했다. 교육과를 다니는 4학년 2학년이란다. 중국 윈난부터 시작해서 방콕까지 여행경로가 나와 비슷하다. 내가 중국 국경가는 버스탈때 돈 띁겼냐고 물어보니 놀라면서 띁겼다며 매우 분개했단다.

 

2.

버스가 왔다. 좀 작은 버스다. 사람이 얼추차있다. 또 맨 뒤자리 오른쪽 끝이다. 다리가 꽉 낀다. 차려 자세로 5시간이 넘게 가야한다. 사람은 완전히 꽉 차있다. 구정 전 마지막 버스라 그런가 보다. 저 앞에 서양인 네다섯이 위스키 병으로 돌리며 자기들만 분위기를 한 껏 잡는다. 버스는 11시가 조금넘어 목바이 국경에 도착했다.

 

3.

국경을 넘을때 필히 출국도장과 입국도장을 받아야 한다. 베트남 측 출국도장을 받으로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줄을 섰다. 줄은 좀처럼 줄어들줄 모른다. 커미션을 받고 출국수속을 대행하는 여행사직원이 아무꺼리낌 없이 맨앞에 여권 뭉치를 내려놓는다. 그러면 그 뭉치에 먼저 도장이 찍힌다. 벽에 하나있는 선풍기도 안 돌아가다가 누가 줄을 이리저리 만지니 돌아간다. 한국인 현지사업가가 와서 자매에게 이것저것 묻는다. 폼이 영락없는 사장스타일이다. 골프체 3세트가 있는데 하나는 프놈펜, 하나는 사이공에 놓아 두었단다. 하나는 차에 두었나?

 

4.

버스는 탄 모든사람이 출국 입국수속을 마치고 타야 출발한다. 나와 자매가 맨 마지막으로 출국도장을 받았다. 땡볕에 도로를 걸어 캄보디아 검문소에 도착했다.쪽지 하나를 주고 걸으니 허름한 캄보디아 입국장이다.입국비자서류 작성하고 서류 내밀고 25달러 비자피를 내고 이리저리 해서 한 달짜리 깜보디아 비자 도장을 받았다. 한시가 좀 넘었다. 두시간이 걸린셈이다. 옷이 땀으로 흥건하다. 타고 갈 버스는 다행히 대형버스다. 먼저 끝내 사람들이 그 앞 식당에 옹기종기 모여있다. 자매와 식당안으로 들어갔다.

 

5.

한 테이블에 앉아 난 아침을 먹지 않아 1.5불짜리 소고기 볶음밥을 시켰다. 자매는 건너뛰자고 하다가 내가 먹는걸 보고 같은거 하나를 시켜 나눠 먹는다. 아까 줄설때 잠깐 보았던 중국인 아줌마 둘이 합석했다. 광저우에서 왔단다. 자매와 얘기를 나눈다. 그 중 한 아줌마 영어를 정말 잘한다. 내가 광저우에 5일 있었다고 말하며 슬그머니 대화에 합류했다. 나의 여행기간과 루트를 말하니 정말? 정말? 굿! 굿! 하며 아줌마 특유의 감성과 수다가 쏟아져 나온다. 내가 10년 일했다고 하니 믿을 수 없다며 20대 중반으로 밖에는 안 보인단다. 내가 정말 여행하며 젊어진건가?

 

6.

내가 중국에서의 테마질문인 중국현대역사, 문화혁명에 대해 물어보았다. 이 아줌마 감성이 더 증폭된다. 12살때 문화대혁명을 겪었는데 아버지가 정부의 장이었고, 어머니가 중학교 교장이었단다. 아버지는 다른 당이라서 1년동안 강제노동을 해야했단다. 테러블! 테러블!이란다. 내가 중국사람들은 이제 문화혁명을 잊었지 않냐고 물으니 절대 잊을 수 없단다. 아줌마의 목소리가 떨린다. 12살 소녀에게 문화혁명은 그 가족사에 감당하기 힘든 일이었나 보다. 딸이 하나 있는데 21살이란다. 2시가 되어 차가 출발한단다.

 

7.

베낭을 짐칸에 넣고 올라오니 자리가 거의 꽉차있다. 다행히 자매가 내 자리를 맡아주었다. 중국인 아줌마들은 자리가 없어 옆의 작은 버스로 간다. 다시 만나자고 인사를 했다. 버스는 6시가 다 되어 프놈펜 시내로 들어선다. 이 버스에 한국대학생으로 보이는 남자 셋이 탔었다. 한 친구 베트남이 별로 였나보다. 연신 길도 넓고 차들도 좋고 캄보디아가 훨씬 났다는 감탄사를 연발한다. 거리를 보니 다국적 석유회사들이 주유소를 다 차지하고 있다. 자존심으로 버텼던 베트남과 달리 캄보디아는 세계화의 길을 선택한 거 같다. 이곳 화폐는 자국화폐인 리알화와 함께 달러가 일상적으로 소통된단다.

 

8.

한 호텔앞에서 버스가 선다. 캄보디아는 론리도 없고 지도도 없고 인사말 조차 모른다. 내려 배낭을 챙기는데 한 한국인 아줌마가 와서 자긴 이틀전에 왔는데 방이 없단다. 겁을 좀 먹은 자매와 한 아저씨 아줌마 커플과 숙소를 구하러 북쪽으로 걷는다. 일단 같이 찾자.

 

9.

숙소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호수근처가면 숙소가 있다는 정보는 알고 있다. 부부는 중간 샛길로 가버리고 자매와 호수근처까지 왔다. 그럴듯해 보이는 숙소로 들어갔다. 하루에 10달러 란다. 자매는 여기서 묵는단다. 혼자자도 10달러다. 자매와 손을 흔들며 헤어졌다. 왼쪽과 오른쪽 골목이 있다. 오른쪽으로 가보자. 여행자 거리는 아니고 캄보디아 사람들이 나와서 쉬고 있다. 한곳에 들어가니 3불짜리 방을 보여주는데 이건 아니다. 더 길을 따라 들어가보아도 안나올거 같다. 다시 돌아오는데 한 여관 간판이 보인다. 캄보디아인 숙소인가 보다. 구석방으로 안내한다. 창문도 없는 가건물 식의 방이다. 안에 화장실은 있다. 여기서 하루밤 묵자.

 

10.

저녁을 안먹었다. 가지고 온 사발면이 있다. 이걸 어떻게 먹지. 들고 나가 아줌마에게 보여주니 물을 끊여준다. 사발면에 비스킷을 먹고 잠을 청했다. 몸이 간지러운 느낌이다.

 

 

* 050207 (월) 여행 74일차

 

잠) 프놈팬 호수근처 숙소 3150원 (3불)

식사) 점심 소고기 볶음밥 1600원 (1.5불)

이동) 사이공-프놈펜 버스 4200원 (4불)

간식) 물 130원 (500리알)

기타) 캄보디아 비자 26250원 (25달러)

 

.............................................. 총 35,330원

 

 

(캄보디아 4000리알 = 1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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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16 00:11 2005/02/16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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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캄보디아
    2008/04/30 17:02 Delete Reply Permalink

    캄보디아에 대한 자세한 내용 : http://www.netvibes.com/cambo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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