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은 하루 메콩강 페케지 여행하는 날이다. 버스 점심 배삯 포함 7불이다. 혼자가서 배를 탈려면 복잡하기도 하거니와 훨씬 많은 돈을 주어야 한단다. 버스는 남쪽으로 달려 미토란 곳까지 간다. 생각같아서는 5시간 거리인 수상시장 마을에서 며칠 머물고 싶지만 그럴려면 비자를 연장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그냥 하루로 만족하자. 맨 앞자리에 앉았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자리다. 일산 살때 밤 늦게 술먹고 심야 좌석버스 맨 앞자리에서 자유로를 달릴때 그 느낌이 떠오른다.

 

2.

버스는 처음엔 잘 나가다 곳곳에서 막힌다. 아직 베트남 남부 메콩 삼각주는 도로개발이 덜 되었나 보다. 내가 서울에서 읽은 베트남 글 중에 원래 이 지역이 베트남 땅이 아니라 크메르 족의 땅이었는데 예전 전쟁중에 베트남이 포로로 잡은 크메르인 수천명을 홍수가 날때 그냥 묶어두어 수천이 물에 익사했다는 글이 기억에 남는다. 8시 반쯤 출발한 버스는 11시가 되어 도착했다.

 

3.

한 3-40명 규모의 중간급크기의 배로 갈아탔다. 배가 넓다란 메콩강을 가로지른다. 삼협과 같이 강가로 웅장한 산은 없지만 열대나무들과 어울어진 넓은 강이 또다른 매력을 풍긴다. 배는 보이는 4개의 섬중에 가장 큰 섬 앞에서 또다시 7인승 배로 갈아탄다. 그리고 섬의 샛강으로 들어가 한 농장에 정박했다. 52살 독일아저씨와 인사를 했다. 방콕에 일때문에 오랫동안 있단다. 가족들은 독일에 있고. 내가 10년일했다고 하니 놀랍다며 자기 눈엔 26살로 밖에는 안보인단다. 한 한국남자가 있다. 인사를 하니 자긴 여기 베트남에서 산단다. 대전에 사는데 형이 이곳에 공장을 차렸단다. 일을 거들고 있단다.

 

4.

카라멜 농장이다. 카라멜을 하나씩 돌린다. 몇명이 카라멜 한 봉지를 산다. 쌀이 재료인 술공장이다. 점심을 주는 모양이다. 독일아저씨와 한국인 남자와 같이 앉았다. 음료수를 돌린다. 내가 고른데 호주산 맥주다. 잘 선택했군 하는데 나중에 돈을 따로 받는다. 교묘한 수법이다. 밥과 반찬은 형편없다. 그냥 시금치와 국 조금에다 밥을 먹었다. 이 독일아저씨 한국인들이 어릴적부터 습득한 젓가락 기술을 놀라워한다. 밥 한톨을 테이블 위에 놓고 집어보란다. 가볍게 집으니 저쪽의 미국남자에게 이거 보라며 놀랜다. 그 다음으로 밥알 하나를 던진다. 공중에서 집으란 얘긴데 그렇게 할 수 있었으면 다른 직업으로 풀렸을지 모른다. 아이 돈 스킬.

 

5.

밥을 먹고 나와 작은 동물우리들을 구경하고 길을 걸으니 큰 뱀이 있다. 1불을 내면 목에 감고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용감한 한국인 여성 벌벌 떨면서도 뱀을 메고 사진기 앞에서 브이자를 그린다. 다시 가장작은 4인승 배로 갈아탄다. 앞뒤에서 두명이 손으로 노를 젓는다. 좁은 수로를 헤쳐나간다. 이 메콩 페키지 투어는 메콩강에서 다른 크기의 배 3가지를 타보는 투어인거 같다. 다시 큰 강이다. 처음 탔던 배로 갈아탄다. 한 부산 여성이다. 초등학교 특수 교사란다. 한 아이를 3년은 계속 맡는단다. 오늘 밤 한국으로 떠나야 한단다. 다음엔 베이징에 가고 싶다며 얼마가 드는지 묻는다. 자기도 나같이 길게 여행하는게 꿈이란다.

 

6.

버스를 다시 탔다. 한 절에 잠시 들렸다가 사이공으로 돌아간다. 돌아가는 길은 조금 수월하다. 킴 트레블 앞에 도착했다. 한국인 4명이서 음료 한잔씩을 했다. 무표정한 얼굴의 한국인 자매가 있었는데 어디 가버렸나 보다. 뱀을 매고 사진찍었던 한국여자는 계속 혼자서 여행했단다. 직장때문에 시간이 없어 비행기로 캄보디아로 간단다. 두여성 모두 회사나 학교에서 짤리지만 않으면 1년 무급휴직내서 여행을 다니는게 꿈이라 말한다. 대전남자가 아까 말한 것이 생각난다. 자기가 베트남에서 한국관광객들을 보면 딱 표가 난단다. 인상 잔뜩 찡그리고 있는사람들이 한국사람이란다. 이 깊은 억압의 사회를 어찌해야 하나?

 

7.

두 여성과 헤어지고 대전남자와 맥주한잔을 했다. 베트남 관리들 참 영리하단다. 베트남은 토지사유가 금지되어 있다. 하지만 투자도 할만하게 법을 절묘하게 만들어 놓았단다. 이 친구는 진보나 활동과는 전혀 상관이 없음에도 토지나 사유재산 규제를 풀면 베트남도 자본에 넘어가 버린다는 것을 말한다. 베트남은 성공할 거 란다. 열대지방나라에서는 드물게 사람들이 일에 열심이란다. 잔업특근을 별로 싫어하지 않는단다. 여기도 가족 전체가 벌어야 살 수 있단다. 보통 월급이 우리나라돈으로 10만원선 외국계 회사야 되야 3-4백 만동 한 20-30만원이 된단다. 그런데 여기서 한국사람들이 가라오케 같은데서 100달라를 팁으로 던진단다. 

 

8.

이곳에서 한국사람은 베리리치한걸로 찍혀 있나보다. 내가 어제 공원에서 숙소로 가는데 한 베트남 젊은 여자가 하이하면서 팔짱을 끼려는 것을 뿌리친 적이 있다. 어떤 여자들이냐고 물어보니 한 100만동에서 150만동, 한국돈으로 10만원 내외를 주면 며칠동안 같이 먹고 자고 노는 여자들이란다. 중국과 베트남은 외국남자와 현지여자가 혼숙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해 놓고 있다. 베트남에서도 혼숙하다 걸리면 추방이란다. 하지만 실제로는 지켜지지 않는단다.  

 

9.

이 대전남자와 악수를 하고 헤어졌다. 사이공의 마지막 밤이다. 베트남은 좀 아쉽게 넘어가는 거 같다. 아쉬움이란 느낌은 곧 이곳이 나쁘지 않았다는 말일게다. 베트남 넘어올때 보다는 이 곳이 훨씬 편해졌다. 단지 10흘만에... .

 

 

* 050206 (일) 여행 73일차

 

(잠) 사이공 4인 도미토리 3150원 (3불)

(식사) 저녁 해물스파게티, 맥주한병 3000원 (40000동) 

(이동) 메콩강 하루 페키지 7350원 (7불)

(간식)  호주맥주 1050원 (14000동)

          과일주스 375원 (5000동)

           빵 300원 (4000동) 

          과일음료 300원 (4000동) 

(기타) 인터넷 450원 (6000동)  

       

...................................................................... 총 15,97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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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12 18:30 2005/02/1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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