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침에 일어나는데 몸이 가렵다. 장소를 크게 옮기면 처음에 주의가 필요하다. 탈이 나는 경우가 많다. 어제 한국 자매는 캄보디아 물이 안 좋다며 큰 생수 몇개를 사왔단다. 베트남 동은 외국에서는 휴지취급 받는다며 1000동 남기고 다 썼단다. 베트남과 캄보디아가 워낙 사이가 안좋아 베트남 짚 모자를 버린단다. 이 정도로 예민할 필요는 없는거 같다. 더 예민한 사람의 얘기를 들었다. 자매가 리장여행중에 한국인 남성과 같이 하루 여행을 했단다. 그 남성 왈, 자긴 이렇게 걷는 베낭여행 스타일이 아니다. 페케지 여행 스타일이다. 어디서나 하루에 한국음식 두끼이상은 먹어야 된다. 이 오빠 여행은 왜 오셨나?

 

2.

짐을 꾸리고 나와 왼쪽 골목길로 들어갔다. 바로 여행자 거리가 나온다. 게스트 하우스 간판이 보인다. 한 곳으로 들어갔다. 호수가에 지어놓은 숙소다. 3불짜리 욕실없는 싱글룸을 선택했다. 짐을 풀고 샤워를 하고 나왔다. 환전소가 있다. 은행과 별 차이가 없다지만 확인해 보아야한다. 일단 50만동을 환전하자. 30.30달러 혹은 12,1000리알 둘 중에 선택할 수 있다. 리알로 달라했다. 달러가 그냥그냥 쓰이나 보다. 미국은 참 대단한 나라다. 한 나라의 화폐가 전 세계에서 통용된다. 여행자에게 달러는 필수적이다.

 

3.

숙소로 돌아와 호수 위의 레스토랑 겸 휴식처에서 식사를 주문했다. 후불제다. 체크아웃 할때 방, 먹는거, 빨래, 등등 한꺼번에 계산하면 된다. 마음놓고 쓰라는 얘기다. 호수를 쳐다보면서 식사를 했다. 과일주스도 마셨다. 어제 국경 넘어올때의 더위가 가시는거 같다. 오늘은 중심도로를 가볍게 왕복해보자. 이곳도 베트남같이 오토바이택시가 깔려있다. 이젠 타라는 말이 좀 면역이 되었다. 하지만 타기는 싫다. 그냥 남쪽으로 죽 걸어가자.

 

4.

조금만 걸어도 덥다. 저기 백화점이 보인다. 냉방이 확실하다. 2층에 아디다스 매장이 있다. 간단한 인사말은 아이쇼핑하면서 배우는게 최고다. 안녕하세요가 잠립수~아 이고 고맙습니다가 아우콘 이다. 캄보디아 점원이 두손을 기도자세로 만들고 잠림수~아 한다. 외국여행할때 인사말과 감사의 말 두가지는 확실히 해 두어야 한다. 그나라 인사말로 먼저 인사를 하면 바가지 두 번 쓸것도 한 번으로 족하다. 나와서 다른 옷가게에서도 인사말을 써먹었다. 이제 좀 귀에 익는다.

 

5.

중간중간에 이렇게 쉬어갈수 있는 곳들이 있다. 햄버거 체인점 안에 들어가 주스하나 사먹고 큰 슈퍼에 들어가 한참을 돌아보다 군것질 거리를 샀다. 여기부터는 피씨방들이 이어진다. 한시간에 2000리알이다. 500원정도다. 한 시간 남짓 하고 다시 슈퍼에 들어가 사과 한 꾸러미를 샀다. 드디어 남쪽의 독립기념탑까지 왔다. 맞은편 돌 의자에 앉아 휴대용 칼로 독립기념탑을 쳐다보는 것으로 더이상의 앞으로 걷기를 멈추었다. 이제 돌아가는 것이 남았다.

 

6.

돌아오는데 저기 비디오방이 눈에 들어온다. DVD영화를 진열해 놓고 골라서 방에 들어간다. 4불이란다. 하나 보고 들어가자. 마틴 스콜세지 감독 영화중 30-40년대 영화감독이자 항공산업의 선두주자였던 하워드 휴즈의 삶을 다룬 레오나드로 디까프리오 주연 영화, 제목이 기억이 안난다. 마틴 스콜세지는 시대극과 인물을 주무르는데 일가견이 있는 감독이다. 여기서도 하워드 휴즈의 광기를 순간적인 기억상실과 나중에는 자폐증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어찌 초기 분노의 주먹인가 한 권투선수 영화에 미치지 못한다. 일반적으로 나이를 먹고 경험이 많아질수록 지혜로움이 표현되는데 예술의 영역은 황금기가 있나보다. 난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이 인생의 절정기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때 꼭 잘되란 보장은 없다. 이 영화 길기도 하다. 하여튼 에어콘 나오는 넓은 비디오방에서 영화 잘 보고 나왔다.

 

7.

날이 어두워졌다. 오늘 왔던 길을 되돌아서 걸어갔다. 물하나 사서 숙소로 들어갔다. 프놈펜은 그리 큰 도시는 아니다. 오늘 도시의 대강의 줄기는 파악했다. 파악하면 익숙해진다. 익숙해지면 편하지만 그건 권태로 이어진다. 생소한것은 설레지만 부담이 간다. 이런 딜레마의 주기가 빠른게 여행이다.

 

 

* 050208 (화) 여행 75일차

 

(잠) 프놈펜 북쪽 뱅칵 호수 그린 사이드 게스트하우스 욕실없는 싱글 3150원 (3불)

(식사) 아침 야체카레라이스 파인에플주스 2100원 (2불)

          점심 피자 한조각 1050원 (1불)

(간식) 물 2개 200원 (800리알)

          앙코르맥주캔, 치솔, 포테토칩, 쥐포구이 2100원 (2불)

          사과, 과일말린거, 땅콩 1700원 (1.6불)

(기타) 인터넷 600원 (2500리알)

          비디오방 4200원 (4불)

 

....................................................... 총 14,100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5/02/25 14:53 2005/02/25 14:53

Trackback URL : https://blog.jinbo.net/aibi/trackback/88

  1. samakeun
    2005/02/17 17:39 Delete Reply Permalink

    캄보디아하면 화양연화 때문인지 벽속에 구멍이 생각납니다. 비밀을 얘기하고 돌아오는 오래된 구멍..

  2. aibi
    2005/02/17 23:20 Delete Reply Permalink

    사막은)무사히 귀국하셨네요. 새로운 에너지가 생기셨는지 모르겠군요. 화양연화. 음. 보다가 졸았던 거의 유일한 영화라 생각나는게 없네요. 노래만 생각납니다. 키사스, 키사스, 키사스... .

« Previous : 1 : ... 614 : 615 : 616 : 617 : 618 : 619 : 620 : 621 : 622 : ... 706 :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