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TROWATCH.COM(이하 D)의 화면 오른쪽에는 리눅스 랭킹이 있습니다. 랭킹이라는 말만 들어도 마음이 떨리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뭐 아무튼. 이 랭킹은 배포판 이미지의 다운로드 수가 아니라 배포판 설명 페이지가 열람된 수를 기준으로 한 것입니다. 당연히 화면을 스크롤하지 않아도 되는, 랭킹 테이블 상단에 놓인 배포판들이 계속 클릭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D의 리눅스 배포판 랭킹은 해당 배포판을 실제 설치한 유저의 만족도와는 얼마간의 괴리를 예상해 볼 수 있겠죠?
예를 들어, 2011년부터 2017년까지 7년간 부동의 랭킹 1위였던 Mint의 경우는 704명의 유저들이 직접 평가한 점수로는 평균 8.6점이고, Mint를 2위로 주저앉히고 금년 내내 1위를 달린 Manjaro는 789명이 평균 8.5점을 줬습니다. 데스크탑 리눅스 배포판 중 최고의 완성도를 보이는 것 중 하나인 elementary의 2018년 페이지 방문 순위는 3위지만 유저 180명의 평가는 8.3점, 한국 유저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Ubuntu는 언제나 Top 5안에 들지만 372명이 평가하여 7.5점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32위인 Ubuntu Mate는 165명에 9.3점, 36위인 Xubuntu는 117명에 9.1점, 91위인 Calculate는 39명에 9.3점을 받고 있습니다. 100명 넘는 유저들이 9.5점을 준 배포판도 본 적 있습니다. 이런 걸 보더라도 관심도와 실제 설치 후 평가는 확실히 차이가 있는 듯합니다. 상위 랭크된 배포판들은 호기심에 설치한 사람들이 리눅스에 적응하지 못하고 박한 점수를 준 탓도 있지만, 반면에 완성도는 높지만 저평가된 배포판들은 소수의 지지를 분명히 받고 있는 듯합니다. D에 의견을 남기는 사람들은 주로 적극적 사용자층이며 리눅스에도 상대적으로 익숙한 사람들이 많다는 걸 감안한다면, 결국 초기 화면의 랭킹 순위를 추천 순위로 이해할 필요는 전혀 없다는 뜻이 됩니다.
온라인 쇼핑에서 찜을 한 숫자나 전문 블로거들의 리뷰 보다 실제 후기가 더 도움이 되듯이, D의 인기 순위나 전문가들의 평가에 따라 배포판을 골라 쓰기 보다 다양한 배포판들을 이것저것 구경하고 만져보면서 각 배포판이 지향하는 철학과 그것을 실현시키고자 하는 디자인 방향을 즐겨 보는 게 리눅스 입문자들에게는 훨씬 도움이 될 겁니다. 커피와 맥주는 이것저것 맛보면서 취향을 과시하는 사람들이 OS는 지겨워하지 않더군요.
‘다양성’이라는 단어를 약자와 소수자들을 위한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의 수사로서만 사용하지 말고 생활 속에서 실천해야 합니다. 독점과 의존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와 개방과 협동, 그리고 소통과 영감의 세계를 치매 예방 두뇌 퀴즈로 만든 것이 바로 데스크탑 리눅스 배포판의 가장 큰 장점이니만치 그 장점을 최대한 누려봐야죠. 가급적 10여 개의 배포판을 직접 설치해 보고 적어도 한 달씩은 다루면서 본인과 어울리는 것을 찾아보길 권합니다.
덧붙임
* 5년 전 리눅스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가지고 놀기 시작하면서 윈도우즈와, 비싼 비용과(혹은 해적질과?), 그리고 무엇보다 악성 프로그램들과 완전히 결별했으니 목표는 달성한 셈입니다. 물론 여전히 초보지만 말입니다. 아무튼 그동안 리눅스에서는 쇼핑이나 금융, 관공서 관련 업무는 이제 폰에서 거의 다 해결 가능하고 게임마저도 스팀을 설치하면 매끈하게 돌아가는 환경이 되었다는 점도 탈-윈도우즈의 과정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커뮤니티의 힘에 놀랐습니다. 결과적으로, 그리고 앞으로도 저사양 컴퓨터와 자유 소프트웨어로 제3세계의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GNU/Linux, 그리고 오픈 소스 진영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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