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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게

 

 나무에게



1

흙을 빨아 올려 뼈를 만들었다

돋은 잎들로 살을 붙이고 붉게, 꽃봉오리 심장을 찍어 퍼올린 핏물을

벌에게 나비에게 내어주다 피가 굳어 시들하면 살이, 심장이 흘러내리는 것을

떼구루루 구르는 것을

한 겹, 뼈들로 보고 있느냐 나무야


2

아스팔트길 가 전선을 가로질러 웃자란 나무들이 싹 틔울 가지를 잘려 봉오리 앉힐 꽃대가 끊겨 비가 내리는 봄 밤, 외마디로 젖고 서서 깜깜 하늘에 삿대질하고 뭉근 팔로 절규하는데 이제 고개 떨굴 이파리도 없어 주룩주룩 섧게 울며 살아지는 날들에 입마저 다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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