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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도 아는 것
부슬부슬 비 오는 밤 12시, 머릴 풀고 칼 맞을 자 있어
환하게 터지는 백열 촉 아래
입을 다물고 눈 질끈 감아 퍼렇게
질린 두상 또아리에 올려두고
빨간 색, 사냥꾼의 명찰 이마에 붙여
요기를 따라 찔러주세요 굵은 머리칼로 금을 쳤노라
속 검게 태운 씨앗, 채하실까 깊은 속속 심어두어
목 마른 이 목을 빼고 기다린다
겹겹이 옷 껴입고 우산으로 몸을 가리운
사내, 감은 자와 두 눈을 맞추고
내 몸뚱인 뉘에게 주려 화살표 그려진 아스팔트 위를 걷는지
비 오는 하늘이라 차마 묻지 못하고
갈 지 자 걷는 역촌동, 머릿 묘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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