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패킹 개시.
몇 주 동안 미친듯이 장비를 장만한 후 텐트를 개시하기 위해 서울 근교 노고산으로 백패킹을 떠났다.
원래 지리산 소막골 야영장을 예약했었는데, 비 예보로 아침부터 폐쇄한다고 했다가 다시 개장한다고 했다가 혼선이 있어서 결국 버스 예매도 취소하고(위약금 6800원 날렸다...) 포기하였다. 그냥 멍때릴 수도 없어서 부랴부랴 인근에 백패킹 박지를 찾아보았는데, 노고산이 나왔다. 그래서 냉큼 출발하였다.
텐트 등을 챙기는데, 결국 음식까지 하니 10킬로그램이 넘는 짐이 되었다. 매트는 제로그램 거 친구가 빌려주었는데, 무겁기는 해도 대단히 따뜻해서 좋았다. 부피를 줄이는 건 한계가 있고, 배낭은 가는 목적에 따라 리터수를 좀 더 가변적으로 운영해야겠다.
올라가는데 약간 힘에 겨웠다. 오랜만에 산에 가서 그런 것이겠지...
이렇게 미리 워밍업 하지 않고 지리산 갔었으면 큰일날뻔했다.
아무튼 노고산은 산 위 헬기장에서 텐트를 치는 건데, 바로 앞에 보이는 북한산 풍경이 장관이었다.
더해서 노을도 좋았고 바람도 시원하니 좋았다.
오전에 비가 와서 그런지 저녁 때 텐트는 나까지 포함해서 총 4동.
다른 텐트 쪽에서는 늦게까지 대화를 이어가서 좀 시끄럽기도 했지만, 나도 대화도 하며 조용하게 잘 보낸 거 같다. 음식도 햇반에 컵라면에 간단히 고기도 굽고 잘 먹었다.
이렇게 밤을 보내고 잠도 푹 자고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천천히 정리하고 산에서 내려왔다. 최소화하려고 했지만 쓰레기도 조금 나왔다. 다음에는 좀 더 줄일 수 있도록 식단을 짜야겠다.
노고산은 고양시하고 양주시하고 걸쳐 있는 산이다. 흥국사 입구라는 곳에서 출발하는데, 올라가는 데 1시간 반 내려올 때 1시간 10분 정도 걸린 거 같다. 처음에 쭉 올라가는 코스라 꽤 힘들다. 산에 갈 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했는데, 연신내역에서 내려 34번 버스(704번도 감)를 타고 흥국사 입구 정류장에서 내려 걸어올라갔다.
힘든 것도 있었지만 정말 좋았다.
다음번에도 백두대간 종주 준비를 위해 적당한 장소를 물색해봐야겠다.
이렇게 백패킹 시작한다.
둘이 다니려면 배낭 리터수를 좀 늘리긴 해야겠다... 다시 장비 물욕이 스멀스멀.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