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굿나잇 속으로 순순히 가지 마세요.

2008/06/08 23:59 베껴쓰기
그 굿나잇 속으로 순순히 가지 마세요.

딜런 토머스

 

그 굿나잇 속으로 순순히 가지 마세요.

늙은 사람이라면 하루가 끝날 때일수록 불사르고, 몸부림을 쳐야지요.

빛의 소멸에 노하고, 노여워하세요.

 

현명한 자들도 마지막에 이르러 어둠이 마땅함을 앎에도,

자기네 말로써 번개를 일으키지 못한 까닭에

그 굿나잇 속으로 순순히 가지 않아요.

 

선한 이들은 마지막 파도가 지난 후 울부짖습니다.

작은 초록빛 만에서 춤추는 자기네의 덧없는 행적이 얼마나 환히 빛났을지...

빛의 소멸에 노하고, 노여워합니다.

 

거친 사나이들은 달아나는 해를 붙잡고 노래합니다.

그리고 배우지요. 너무 늦었음을. 해가 가도록 내버려두지 말 것을.

그 굿나잇 속으로 순순히 가지 마세요.

 

엄숙한 사람들은 죽음에 가까워져, 눈멀게 하는 시선으로

먼 눈도 유성처럼 불타고 명랑할 수 있음을 깨닫고,

빛의 소멸에 노하고, 노여워합니다.

 

그리고 당신 내 아버지, 그 슬픈 높이에서

이제 제발 맹렬한 눈물로 나를 저주하고, 축복해 주세요.

그 굿나잇 속으로 순순히 가지 마세요. 

빛의 소멸에 노하고, 노여워하세요.

 

 

 

작년 봄인가, 장기 휴가 내고 유럽 여행 중인 김경(<싸이는 싸이고, 김훈은 김훈이다>의 그 김경)에게 책 내자고 메일 보냈더니... 이미 딸린 출판사가 많아 어렵지만... 여행 중에 자기 글 좋아한다는 편지 받으니 기분 좋다며 읽던 시를 일부 적어 주었다. "그 굿나잇 속으로 온순히 가지 마십시오"라는 구절이 좋다고. 그래서 1975년에 초판 번역된 시집을 얼마 뒤엔가 샀는데... 번역이 옛 말투라 읽기가 좀 힘들어... 김경이 답장에 적어 준 그 감동은 되살아나지 않았다.

 

오늘은.... 비가 오고 맘은 여러 가지로 글루미했다. 이 어지러운 와중에 낮부터 블로그에 쓰기 창을 열었다 닫았다를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르겠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 분명치도 않았다. 저녁 나절 코엑스까지 가서 뮤지컬 공연을 봤지만, 기분이 별로 나아지질 않았다.

집에 와서... 결국 이 시를 골라 안 되는 영어로 더듬더듬 번역까지 고쳐 옮겨 놓는다. 우리가 우리 삶에서 찾고자 하는 궁극적인 순간은... 결국 포기하지 않는 것에 도달하는 것임을.... 이 어지러운 와중에 한번 더 되새기고,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이 글을 읽고 있을 당신에게도 하고 싶어서이다.

 

어제 오랜만에 집에 갔다가 데모 다닌다고 아버지께 꾸중들었다. 학생 시절이 아닌지라... 웃으면서 내 정치적 선택은 내가 하고 책임도 내가 진다고... 주눅들지 않고 말하긴 했지만.. 역시 자리가 불편한지라... 자러 갔다가 그냥 저녁만 먹고 집으로 왔다. 이명박 세대인 아버지는 아버지가 살아온 삶이 있고, 또 그 방식이 있는지라.... 그 정치적 선택을 뭐라 하거나 굳이 설득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이미 다 자란 자식과 소통하시는 방법을 새로이 고민하지 못하시는 게 안쓰럽고 안타까울 뿐.

 

적어도 그게 내 우울의 시작은 아니다. 간만에 족욕을 하고 잠을 좀 푹 자면 나아지겠지. 오늘은 그 굿나잇 속으로 순순히 갈란다. 나는 늙지도 않고, 그다지 현명하다거나 착하거나 용감하지도 않으니까. 내일도 젊은 마음으로 일어나 조금 더 현명해지고, 조금 더 선하게, 조금 더 용감해지려면... 오늘은 순순히 잠을 청하는 편이 낫겠다. 한동안 운동을 소홀히 했는데.... 내일부터 재개해야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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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08 23:59 2008/06/08 23:59

역사가 없네

2008/06/05 23:28 베껴쓰기

역사가 없네

정철훈

 

 

도시는 얼마나 불온한가
도시는 얼마나 우울한가
도시는 음란한 꿈이요, 음란한 교환가치여서
낡은 시민아파트가 매일 철거되고
아파트 단지 사이 초등학교 교정은
뜨거운 모래알 위로 꾸벅꾸벅 졸고
길은 온통 아스팔트에 덮여
죽음을 죽음보다 무겁게 누르네
우리는 도시에서 성장하지 않고
다만 이사 몇번을 갔을 뿐
일곱 평에서 열여덟 평으로
스물세 평에서 서른두 평으로
너덧 번의 이사가 나이처럼, 나이의 성장처럼
우리 생활의 전부였으니
몇번의 전출과 전입, 몇번의 이직과 전직
몇번의 사랑과 이별이 우리 삶의 전부였으니
하! 역사가 없네
부유하는 것은 역사가 아닌데
달리지 않는 철마는 철마가 아닌데
우리는 몇번이나 역사가 아니어야 하나
하! 유구한 흐름이 없네
눈빛이 없네, 고뇌가 없네
뼈와 살이 녹는 내통이 없네
이사와 이전과 이주와 전이의 역사에는
생활이 없네, 생명이 없네, 거주가 없네
유랑하는 삶은 가벼운 발걸음만큼
스쳐가는 일상은 가벼운 보행만큼 역사가 아닌데
거리에도, 방안에도, 농짝에도, 책상에도
도청에도, 민원실에도, 우리들의 심장에도
하! 역사가 없네, 눈물이 없네
이제 어린 두 발을 감쌌던
배내옷에서부터 역사는 다시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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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9월에 미니홈피에 베껴둔 시인데...

어디서 어떻게 읽고 옮겼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정철훈 시인이라면 누군지 조금 알고 있다.

K일보의 문학전문기자인 그는 얼마 전 두번째 소설을 펴낸 소설가이기도 하다.

편집자들이 인정할 만한 서평을 쓰는(책 내용을 정말 이해했다는 뜻이다)

몇 안 되는 출판 담당 기자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그의 시를 제대로 찾아서 읽어본 적은 없다.

 

다만... 서울의 주민이라면 다들 그렇겠지만...

내게도 이사의 경험이 내 삶에서 생각지도 않을 만큼 많은 부분을 결정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이삼 년 전부터 해온 터라... 다시 옮겨 적는다.

(아니, 어쩌면 이 시는 잊었지만, 시의 내용을 가지고 마치 내 생각인 양 계속 생각한지도 모르겠다.)

 

엄마 뱃속에서부터 한 살 때, 일곱 살 때, 열세 살 때, 열여덟 살 때, 스물두 살 때, 스물여섯 살 때

가족과 함께 이사를 다녔고... 스물여덟에 독립하고 2년 후에 또 한 번 이사했다.

총 아홉 번의 이사... 게다가 끝난 것도 아니다. 결국 두자릿수가 되겠지.

 

유목민으로 태어난 적도 없는데 뿌리가 없는 인간인 나는...

정주할 공간은 둘째 치고, 정주할 관계들조차 변변치 못하다.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였다는 Y군과 M군 같은 관계를 보면... 부럽기도 하고, 신기할 따름이다.

 

그래서 또 늘 그런 관계들을 꿈꾸고, 매달리고, 상처받기도 했나 보다.

나보다 딱 1년만 먼저 죽으라던... 그런 약속은 왜 했을까.

평생 보자는 그런 말들에 왜 그리 설렜을까.

왜 그저 그 순간 함께 있는 즐거움만으로 만족하지 못했을까.

꼭 그 관계를 지키기 위해 그 관계들을 망쳐야 했을까.

가깝던 것들은 멀어지고, 먼 것들은 아주 천천히 내 곁에 왔다가는 급속히 사라진다. 혜성처럼.

 

최근에 내 스스로 과거에 무덤덤해진 것을 느끼면서...

(아팠더라도) 그래도 과거인데... 생각하고 보관했던 물건들, 일기장 등을...

방도 좁은데 없애 버릴까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러기엔 아직 젊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럼에도 다시 펼쳐 보는 게 무의미하다는 생각도 든다.

나중에 읽어보면 재미있겠지만... 더 이상 내 삶을 움직이지는 못하니까.

그건 지금 내 삶의 양태 때문일까. 아니면 우리 삶의 형식이 그러한 시대 탓인가.

아니면 처음부터 그것들이 내 역사가 아니었기 때문일까.

그래서 부유하는 나는 눈물이 없는 겔까?

 

그렇다고 해서 지금 울 준비가 되어 있기는 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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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05 23:28 2008/06/05 23:28

인생이 영화라면....

2008/06/03 00:50 베껴쓰기

오늘 신입사원맞이 회식이 있었다.  

한정식으로 맛있게 밥 먹고, 카페로 이동... 한참 방담한 후에...

마지막 정리 분위기로 신입들에게 질문 하나씩 던지는 시간을 가졌다.

 

순서를 보니 내가 마지막인데...

솔로들이면 소개팅이나 주선할까 해서.... 이상형이 어떠하냐고 물어보려 했더니만...

나보다 두번째로 앞인 J차장이.... 연애들 하냐고 물어봤고....

A양은 5년째, HA양은 2년 반째, S군은 현재 없음이란다.

 

비슷한 질문 안 하느라 급조한 것이... 어디서인가 본 질문 베끼기.

"만약 인생이 영화라면 당신의 인생은 어떤 장르의 영화라 생각하나요?"

 

A양은 블랙코미디, S군은 판타지, HA양은 스릴러란다.

 

내게 같은 질문은 던진다면 무엇일까?

 

지난 주 영어회화 수업 쫑파티에서

내가 일생에 걸쳐 <사운드 오브 뮤직>을 열세 번 봤다고 하자...

영어 샘인 데이비드는... 나 보고 "You are a girl."(소녀 취향이로군)이라고 놀렸다.

20대 후반에 마지막으로 영화를 봤을 때....

판타지의 달콤함보단 '반-페미니즘 영화로군.'이라는 분석을 하기 시작해서....

'효력이 떨어졌군. 이제 그만 봐야겠다' 하긴 하지만...

그래도 언젠가 한두 번은 더 보게 될 것 같다.

그러니까 이 영화를 좋아하던 시절의 나라면 인생은 뮤지컬 영화 같은 거다.

딱 떨어지는 정교한 합이 있는 뮤지컬.

돌아서면 거기 그가 있는. 내 모든 감정을 모두 표현할 수 있고.

 

그래서 지금은 달라졌냐고?

글쎄.... 오늘 나온 또다른 질문(K주간님)을 빌려서 답해 보자.

"내 인생에서 책에서 읽은 문구나 시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드는 문장은?"

 

아마... "이해는 동의와 동의어가 아니다."가 아닐까?

 

정확히 말하면 이런 문장. 그리고 이런 느낌. (벌써 2005년에 쓴 메모로군.)

 

사회과학에서 가장 오래된 오해 가운데 하나는 이해와 동의를 같은 뜻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앤드류 세이어, <사회과학방법론>

 

그 속에서 이 문장을 읽은 순간... 눈물이 날 만큼 공감했다. 가슴속이 뻥 뚤리는 기분이었다.

사람들을 이해하려는 내 노력을... 전형에서 벗어난 것들에 대한 헛된 관심이라고

무시당하기 일쑤였던 때였다.

 

이해와 동의는 결코 같은 것이 아니다.

한 사람 혹은 한 현상을 이해한다고 해서 그것에 동의해야 할 의무란 없다.

많은 사람들은 이해와 동의를 동의어로 생각함으로써 이해를 거부하고자 한다.

이해란 동의하기 위해, 혹은 동의하지 않기 위해 먼저 거쳐야 할 단계이며,

무엇보다도 그러한 과정을 통해 한 대상을 인식하고, 받아들이고,

공존(통합이 아니라!)을 모색하기 위한 실존적인 노력이다.

 

어디가서도 늘 타인과 다름 때문에 고통을 받던 나로서는...

동의는 아니어도 이해받고 싶었으며

또 타인을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을 멈출 수 없었다.

 

그래서 요새 좋아하는 건... <카모메 식당>이나 <타인의 취향>, <녹색 광선> 같은 판타지다.

뮤지컬 영화와 드라마 영화 사이에 뭐 그리 큰 차이가 있냐고?

꽉 짜인 판타지(선악은 분명하고, 불굴의 정신엔 신분 상승과 영원한 행복이라는 대가가 따르는?)와

허술한 판타지(결국 상황이 달라진 건 없지만, 계속 살아갈 능력과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 확보?)의 차이 아닐까?

 

S군은 "내 인생이 내 생각과 달라서 판타지"라고 했다.

내게는 "내 인생이 내 눈앞에 있는 것과 꼭 같다고 꼭 믿을 필요는 없으니까" 판타지이다.

내가 그러는 한, 나 생긴 대로 사는 게 가능할 수 있다는 판타지.

저 먼 어딘가에 있는 판타지가 아니란 말이다.

어쩌면 가능할지도 몰라...가 뭐 그리 큰 잘못이란 말인가.

 

그러니... 다들 (꼭 요즘이 아니어도) 촛불 하나 켜고 사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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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03 00:50 2008/06/03 00:50

내 싸움은 승리를 위한 것이 아니다.

2008/06/02 16:43 베껴쓰기

하늘이 장차 누군가에게 큰 소임을 맡기려 할 때에는

반드시 먼저 그들의 심지를 괴롭히고,

근육과 골격을 수고롭게 하고, 육체를 굶주리게 하고,

그들 자신에게 아무것도 없게 하여서 그들의 하는 일을 어긋나게 만든다.

그것은 마음을 쓰고 성질을 참게 해

일찍이 해낼 수 없던 일을 능히 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사람은 언제나 과오를 저지른 뒤에야 고칠 수 있고,

마음에 떠오르고 음성에 나타난 뒤에야 깨닫게 된다.

안으로 법도 있는 세가와 보필하는 선비가 없고,

밖으로 적국과 외환이 없다면 그런 나라는 언제나 망한다.

그런 뒤에야 근심 속에서 우리가 살아나고,

안락 가운데에서는 오히려 죽어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_맹자 제6편 고자 장구

 

 

내 싸움은 승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 존재를 위한 것이 되고 싶다며

이왕주 교수가 인용한 맹자의 글. 

계란으로 바위치기라 해도

결국엔 하는 수밖에 없는 일들이 있다. 지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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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02 16:43 2008/06/02 16:43

낮이나 밤이나 촛불

2008/05/29 23:35 생활감상문
출처 . | 물병자리
원문 http://blog.naver.com/taeg78/140052233466

 

 작은 힘이라도 보태기 위해 블로그에도 촛불을 밝히기 "온라인 촛불 문화제"

 

촛불 밝히기 동참하기 누르시면 위와 같은 작성란이 나오네요.

 

그리고 원하는 방식으로 촛불을 다시면 됩니다.

모르시는 부분은 촛불다는 방법 보기에서 보시면 됩니다.

 

전 블로그 이미지를 다운 받아서 촛불을 달았네요. seal.jpg 파일을 받으시면 됩니다.

 

EDIT를 눌러서 내사진에 촛불을 올려 놓으시면 되요. 전 44942번째 촛불이네요.

 

혹시나 사진란이 없는 경우에는 리모콘에 들어가서

프로필 사진 표시을 체크 해주시면 됩니다.

 

촛불 문화제 싸이트 : http://www.sealta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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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9 23:35 2008/05/29 23:35

지금 내가 손학규라면: 낭만적 정치는 정말 불가능한가?

2008/05/28 00:13 생활감상문

이럴 때 이명박 탄핵한다.

찌질하게 정운천 나부랭이나 해임안 냈다가 부결시키고...

내, 원, 망신스러워서.... 한 나라의 제1야당 대표 정치력이 이것밖에 안 되다뉫...

정치력만 부족한 건가, 머리가 부족한 건가...

진심과 결단력이 없으니까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는 거지.

 

노무현이 탄핵당했을 때는 촛불 바다가 넘실댔지만....

이명박 탄핵 성공한다고 과연 누가 지켜주겠는가? 저 많은 촛불들이?

그런 일은 절대 없다는 거... 알지 않나?

 

민주당 표만 잘 관리하면... 친박연대도 이 참에 박근혜 출마시키려고,

선진당도 명박이 빼면 한나라당 뭐 인물 있냐고...

이회창 출마하겠답시고... 당근... 표 던질 텐데....

 

탄핵 발의해서 표결만 성공하면.... 해볼 수 있다니깐...

정치학자요, 교수 출신인 손학규... 범생이라서 못하나?

까짓 제대로 못하면 쫓겨날 대통령 자리 탐내지 말고...

(그러느라 합법적인 영역에 머무르려고 하는 거겠지?) 

역사에 길이 남을 영향력 있는 정치가가 될 생각은 왜 못한단 말인가.

왜 민주당엔 조순형 같은 미친X가 없는 거지? 당명만 같으면 어디다 쓴단 말인가?

 

 

2/4분기 시작한 일드 <체인지>에서 불과 3회 만에....

여당 총재 선거(=총리대신 선거) 출마한

초선 의원 아사쿠라 케이타(기무라 타쿠야 분)가 엄청난 표차로 당선되었다.

그는 다만 약속했을 뿐이다.

여러분이 이해할 수 있게 말하고,

여러분이 정말 관심 갖는 것에 나도 관심을 갖겠다고.

나만 잘났다고 하고, 남의 말 듣지 않는 게 프로라면....

정치의 프로는 되지 않겠다고.

이게 그저 일본판 스미스씨일 뿐이라고, 포퓰리즘 판타지라고 비판하면...

뭐 분석적으로는 할 말 없다.

그러나 내 마음이 즐겁고, 꿈꿀 수 있고, 그래서 삶을 위한 싸움을 위한 에너지를 북돋으니까...

나는 보고, 꿈꾸고, 믿고, 실현시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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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8 00:13 2008/05/28 00:13

수입 반대 현수막.

2008/05/27 21:41 생활감상문

 

집에도 하나 사다 걸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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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7 21:41 2008/05/27 21:41

두꺼비 남자

2008/05/27 10:02 꿈 일기

오늘 새벽엔 고딕풍 흑백 애니메이션으로 꿈을 꾸다 3시 40분에 깼다.

그러고는 30분 간격으로 자다깨다를 반복하다 컨디션 꽝이라 회사도 못 올 뻔했다.

아침 먹고, 찜질하고, 뜨거운 샤워 후에 겨우 정신 차려 출근했다. 

 

약해 보이는 남자와 전형적인 전사처럼 보이는 듬직한 남자가....

마왕의 성인지, 이국의 요새인지를 단 둘이서 쳐들어간다.

모양새는 두 남자가 십자군이라도 되는 듯하다.

 

(앞부분은 역시나 잘 기억이 안 나고...)

중반쯤 듬직한 전사가 마왕의 눈에 마구 총인지 화살인지를 날린다.

마왕은 실체가 없다. 거대한 성벽에 비친 검은 그림자다.

그런데 그 그림자에 노란 눈이 있다.

 

마왕이 약간 상처를 입자, 갑자기 사방에서 창과 화살이

두 남자가 있는 바닥으로 날아든다.

이 전사들은 말하자면 거대한 성의 해자를 건너,

성문을 막 진입해서 외성과 내성 사이쯤에 있던 듯하다.

 

듬직한 전사의 몸이 날아온 거대한 칼인지, 도끼인지에 두 동강 난다.

그러고는.... 부디 끝까지 잘 싸워달라고 약해 보이는 남자에게 당부를 한다.

약한 전사에겐 칼조차 없다. 어쩌면 그는 전사가 아니라 사제였는지도?

 

성 바깥의 강에 배가 다가와 죽은 전사의 시신을 싣고 떠나고...

망연자실 그 배를 바라보던 약한 전사는....

"내게는 아무것도 없소. 그저 처분하오."하고 강가에 무릎을 꿇고 앉는다.

그러자 또 어디서인가 도끼가 날아오고 남자는 목이 잘린 채

강가에 머리를 처박는다.

 

그러고 꿈이 끝났느냐.. 아니다..

 

이 남자 살아났다. 피부가 검초록으로 변했다.(그렇다, 칼라 꿈으로 바뀌었다.)

 

알고 보니 이 남자 두꺼비들의 힘으로 살아났나 보다.

달빛 아래 검푸른 초록색으로 창백하게 빛나는 남자의 얼굴...

긴 칼자국이 있는 턱은 두꺼비 턱처럼 부풀어 있다.

 

그리곤 큰 수박만 한 두꺼비들이 이 남자를 둘러싸고...

남자는 잡아당기면 진득진득하게 긴 밧줄처럼 끌려나오는 두꺼비 침을 삼킨다.

 

이 성 주변 마을 사람들을 공격한다.

이 사람이 어느 집 앞에서 서서 팔을 한번 집안으로 넣어 휘저으면

그 팔에 사람들의 장기만 줄줄이 달려나온다. 

자신과 동료를 죽인 종족을 몰살하기 위한 저주의 힘을 얻기 위해

죽어 버린 건가?

 

끝부분은 기억이 잘 안 나지만...

어느 순간.... 내 시점이 그저 애니메이션 관객의 입장에서 이 남자의 시점으로 이동.

그 순간 정말 무서워져서 깨버린 듯.

 

아아..... 이것이 명박이 때문에 받은 스트레스 때문인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이렇게 설화 같고 흉측한 꿈은 그만 꾸고 싶다.

애도 아니고.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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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7 10:02 2008/05/27 10:02

감옥 탈출

2008/05/26 22:57 생활감상문

5월 초에 몸이 또 감옥이 되어 간다고 썼다.

 

그리고 내내 감옥 생활이었다. 아팠고, 병원에 다녔고, 일에 눌렸다.

생활에 갖혀 결국 아무것도 제대로 못해 내는 기분이었다.

도망치고 싶은 마음만 가득했다.

그만 아프고 싶었고, 운동도 하기 싫어졌고,

일할 때도 두 개의 자아 사이를 오락가락했다. 잘하고 싶은 마음과 순간순간 멍해지는 나.

그러는 사이 몸이 아니라 내 마음이 내 감옥이 되어가고 있었다.

 

어제, 그제 광화문에서 벌어진 일들 때문에 좀 열받기도 하고...v못 가서 멋쩍기도 했다.

M선배 블로그나 다른 블로그들을 하루 종일 들여다보고 있었다.

꽤 바빴는데도. 마음이 잡히질 않았다.

적어도 어제보다는 컨디션이 나아졌으니까...

오늘은 가야겠다.... 병원을 갔다가 갈까.. 뭐 그냥 갈까... 어쩔까 하다가...

찬물에 밥 말아먹고, 서울 가는 기차 타듯이....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가면 되겠다는 마음이 섰다.

 

촛불집회가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면 뭐가 뻥 뚤릴 것도 같았다.

전에도 그랬듯이.... 뭔가 열심히 바라는 일에 동참하는 일이.

전선이 명확할 때는 싸움을 하는 게 오히려 힘 받는 일이었으니까.

이기려고 하는 싸움이 아니라 살려고 하는 싸움 말이다.

 

퇴근하고 집에 와서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혼자 쭈볏쭈볏 나서면서...

인사동에 있다는 H양에게 전화를 했다. 구두를 신어서 오기가 힘들 것 같단다.

M선배한테... 혹시 오늘도 나오세요? 하고 문자 쳤더니.... 도무지 회의가 안 끝난단다.

Y군과 M군과 H군도 제각각 바쁜지.... 뒤늦게나 문자들.......

 

오늘은 같이 갈 사람이 있건 없건 일단 나서기로 한 거라....

지하철 타고 가서 청계광장으로 나갔다.

 

어색하면서도 뭔가 편안했다. 이래서 사람이 몸의 경험을 무시 못하는 거다.

집회 참여도 자전거 타기처럼.... 말문이 막혀 있을 줄 알았는데....

촛불 드는 것도, 구호를 외치는 것도...

심지어 남의 발언에 혼자 궁시렁궁시렁 추임새를 넣는 것도....

몸의 독기를 빼내는 것처럼 시원했다.

 

까짓, 될 때까지 우리가 하겠다는데... 지들이 어쩔 거야?

 

아.. 어쩌면 그간 내가 느낀 압박감은

정말 살기 힘들어질까 봐... 뭐 이런 두려움이었나 보다.

그런데 정말 아무렇지 않게 광화문에 가서,

아무렇지 않게 몇 시간을 사람들과 보내고 오니...

 

속이 뻥~~ 뚤린 것까지는 아니지만

(어제그제 부상/연행 때문에 오늘은 좀 자제하는 분위기. 정말 큰 싸움을 앞두고 있으니까)...

좀 답답한 게 풀린 것도 같다.

 

그들은 현재를 지키기 위해 저리 악랄하게 굴지만...

우리는 미래를 걸고 꿈을 꾸고 웃으면서 싸우니까.

승산은 우리한테 있다.

 

초조해하지 않을 테다. 히딩크의 태극전사들처럼 끈질기게 악착같이 침착하게 물고 늘어질 테다.

내 감옥을 내가 부수면.... 더 큰 감옥도 부술 수 있겠지.

자, 이제 그럼 감옥 탈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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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6 22:57 2008/05/26 22:57

아픈 직장인의 주말

2008/05/24 22:06 생활감상문

아침 먹고, 청소하고, 세탁기 돌리고,

운동 가려다 힘들어 못 가고...

쉬었다가 한의원 가서 침 맞고,

일요일 아침거리 시장 봐서 들어와서는...

침 맞느라 빠진 기운 채우느라 또 드러누워 있다가...

 

2~3주 전부터 약속한 모임 의리상 갔다가는....

또 컨디션 망가져서 주중에 일 제대로 못하고

일 밀려서 더욱 스트레스 받을까 봐 조마조마해서는....

미안해하면서 못 간다 전화하고...

 

겨우 찜질팩 깔고 누워서....

<엄마는 뿔났다>나 한 시간 보다가... 다시 드러눕는다.

 

이번 주에 정쿤이 내 블로그엔 온통 뭐 해 먹은 이야기밖에 없다 하길래

한번 휘~ 돌려봤더니.... 음식해 먹은 이야기와 함께 계속 아픈 이야기다.

신체의 능력을 어디까지 되돌려야 할지....

뭐, 사는 동안 건강했던 적은 별로 없지만....

그래도 이렇게 오래 병원을 다니지는 않았던 듯싶으니...

한번 진지하게 생각을 해봐야겠다.

 

그냥 직장인의 피곤함이기만 하다면...

주말에 친구 만나고, 찜질방 다녀오면 훨씬 개운할 터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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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4 22:06 2008/05/24 2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