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또 감옥이 되어 간다. 다 내 죄지만.

2008/05/02 01:13 생활감상문

지난 주부터.... 계속해서 빡빡한 저녁 스케줄을 소화한 결과, 또 골골하다.

 

월요일 저녁에 서랍장 배송 와서 집에 헐레벌떡 뛰어왔다가 세탁소에 겨울 코트 맡기고 운동 갔다가 화요일에 영어학원 갔다가 집에 와서 인터넷 안 된다고 신경질... 수요일에 야근하고.... 집에 와서 <온에어>에 잠시 기분 좋아졌다가... 목요일에 영어학원 갔다가 N언니랑 방오빠 만나 술 마시고 노래방 갔다가 새벽 2시 귀가. 금요일에 결국 수면 부족에 골반 아파서 한의원 갔다가 11시 넘어서 출근... 그러고도 저녁엔 집에 통밀가루 사 가지고 들어와  초컬릿 레시피 연습. 토요일에 집에 서랍장 자리 정하고 대청소 시작했다가 N언니 아들 돌잔치 갔다가 사진 찍어 주고, 4년인가 5년 만에 만난 Heon's 수다 들어주고, 돌잔치 끝나고 다시 모인 선배들 수다 들어주고, 다시 지하철까지만 데려다 준다더니 거의 납치 수준으로 구로까지 데려다 주면서 풀어낸 Heon's 수다 들어주고. 부모님댁 가서 내일 할 강의 원고 쓸 자료 준비하다가... 일요일에 아버지랑 막냉이 아침 차려 주고, 집에 와서 대청소 마저 하면서 머핀 구워서 Y군이랑 M군이랑 <너를 보내는 숲> 영화 보고 메밀묵밥 먹고 아이스크림(콜* 스* CJ거라 좀 그렇지만 맛은 있더라) 먹고, 집에 와 일하다가 자정 넘어 취침.

 

다시 시작된 한 주....

월요일 저녁에 세종문화회관으로 낭만주의 피아노 공연 갔다 기운생동한 연주와 어딘가 기이한 피아니스트의 몸짓과 표정 '지대로' 즐겨 주다가 끝나고 SW이와 수다 떨고...(광화문 스폰지 1층 카페 좋더라.) 화요일에 허리 아파서 일찍 귀가했다가 영양 부족인 듯해서 3시간 동안 주말에 하던 서랍장 및 책꽂이 정리 마무리하고 반찬 만들고 설거지하다가 허리 다시 아파지고... 수요일에 점심 시간에 병원 다녀왔다가 야근하고... 또 겨우 <온에어> 시청.  그런데 또 정신 못 차리고 몸도 아픈 주제에 다음날 늦게 자도 된다며 괜히 새벽 1시까지 인터넷에 티비 시청에 빈둥빈둥. 목요일엔 날은 좋은데 삭신이 쑤시고, 입엔 혓바늘이 다섯 개쯤 났다. 피곤하다고 운동도 병원도 안 가고.... 괜히 룸메이트 밥 차려주고, 학교 가서 친구들이랑 먹으라고 당근케이크 구워주고.... 자고 싶은데 깅의 원고도 써야 하고, 다음주에 만나기로 한 서울대 K교수 원고도 검토해야 하고... 당근 케이크 먹고 소화 안 될까 봐 낮잠도 못 자고.. 계속 스트레스만 받다가 괜히 친구들에게 전화나 돌리다가.... 서울시 지원금 신청 중인 Y양 방해하면서 어버이날 선물 뭐 살까 열라 고민하면서 왕 수다 떨다가... 과연 기차표랑 영화표 끊어놓은 전주를 갈까말까 하면서(사랑방 신청 떨어진 후에는 못 갈 듯해서 방도 안 구해 놓았다가...) 한옥 숙박을 구하면 웬지 전주 가서 병이 다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희망을 품었다가... 역시 예약이 꽉 찬 것을 보며 좌절했다가  괴로워하면서 겨우 30분 원고 좀 쓰다가 영어 학원 갔다가 소화시킨다며 걸어왔다가 티비만 내처 보다가... 11시 반 넘겨서야 원고는 무슨 원고, 강의 목차나 제대로 잡자고 여기저기서 필요한 내용 잡아서 타이핑만 하다가... 괜히 일하는 H양 방해하면서 메신저질 하다가.... 여기 와서 또 이러고 있다.

 

몸이 조금만 골골하면.... 정말 사는 게 구질구질하다. 신체의 능력 부족. 이럴 땐 몸이 정말 감옥 같다.

한번도 치열한 적 없이 바쁘고, 아프기만 한 몸. 산만하고 에너지 절약할 줄 모르는 정신 상태.

 

게다가 기다리는 전화는 오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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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2 01:13 2008/05/02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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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감옥 탈출 Tracked from 2008/05/26 22:57  dele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