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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밟히는 책은 베껴쓰고 보자.'에 해당하는 글들

  1. 2009/09/22  꿈꾸는 앵거스
  2. 2009/09/09  [펌] 위반이 질서를 가능케 한다
  3. 2009/09/09  '스토리'의 독재
  4. 2009/09/02  오욕은 그의 몫이었다.
  5. 2009/08/08  미결인 채로 (10)
  6. 2009/08/06  2009/08/06
  7. 2009/06/18  두부 감자 들깨탕 (2)
  8. 2009/05/22  올해의 연습곡 (4)
  9. 2009/03/25  균형은 결코 이루어지지 않는다.
  10. 2009/03/15  소진

꿈꾸는 앵거스

2009/09/22 01:08 베껴쓰기

내게 올까요? 꿈꾸는 앵거스가

저녁빛을 뚫고 조용히

내가 기대하지 않던 때, 내가 졸고 있을 때

내가 자고 있을 때, 쉴 준비가 되어 있을 떄

그때 내게 올까요? 꿈꾸는 앵거스가?

 

올 거란다, 아가야. 딱 맞는 때에 올 거야.

넌 창가에 선 그를 보게 될 거야, 아가야.

그는 거기 있을 거야, 늘 거기에 있단다.

 

그의 머리 주위를 나는 새들을 보게 될까요?

그의 입맞춤인 그 새들을?

우리 서로가

스스로 사랑받지 못한다고 생각할지라도

그 사람의 훌륭한 점을 알아 주는 누군가에 의해

변할 수 있다고, 달라질 수 있다고 믿게 될까요?

그렇게 생각하게 될까요?

 

그래, 앵거스가 오면

넌 그렇게 생각하게 될 거야, 바로 그렇게.

약속하마. 내가 약속하마.

 

그가 내게 깨달음과 해방을 줄까요,

내 가슴을 부술까요,

내 사랑을 보여 줄까요?

내 마음에 만족을, 슬픔의 끝을 줄까요,

그가 날 위해 그렇게 해줄까요, 그렇게?

 

꿈꾸는 앵거스는 그렇게 해줄 거란다, 아가야

그렇게 해줄 거야. 이제 자렴.

꿈꾸는 앵거스가 히스 밭 위를 사뿐히 날아다니며

그 입술로 부를 이름은 네 이름이니

그가 지닌 선물은 너를 위한 선물이니

정말이란다, 아가야. 모두 정말이란다.

.

.

.

.

.

.

.

잠들지 못하는 나를 위한, 그리고 당신을 위한 휴식.

잘 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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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2 01:08 2009/09/22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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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위반이 질서를 가능케 한다

2009/09/09 17:13 베껴쓰기
[한겨레] 모두 '우측통행'땐 체증, 일부 무시땐 흐름 생겨

다양성 관련 물리실험, 백승기·김범준 교수 논문

상식의 역전?

오른쪽·왼쪽 한 길만을 이용하는 보행규칙을 따르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더라도 어느 정도에 이르면 통행 체증을 일으킬 수 있으며, 이때엔 보행 규칙을 위반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체증 해소에 도움을 준다는 물리학 연구논문이 발표됐다. 물리학자인 백승기 박사(스웨덴 우메오대학 연구원)와 김범준 성균관대 교수 등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 피지컬 리뷰 이(E) > 에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처음엔 무질서였다가 점차 우측통행 규칙의 질서가 갖춰지는 과정에서 보행 체증이 일어날 수 있으며, 좌우 통행을 맘대로 하는 규칙 위반자가 있어야 이런 체증이 해소될 수 있다는 사실을 컴퓨터 모의실험(시뮬레이션)을 통해 밝혔다.

'규칙은 어떻게 형성되는가'에 관한 기존의 게임이론들에선 어떤 상황에서 출발하더라도 결국엔 효율이 가장 큰 '질서'의 상태로 자연스럽게 나아간다고 설명해왔는데, 이번 연구는 이런 이론에 반하는 사례로서 주목된다.

이번 실험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이뤄졌다. 컴퓨터에선 입자(점)로 표현되는 수천~수만명의 사람들이 어떤 넓은 길의 양 끝에서 무질서 상태로 마주쳐 걷도록 설정했다. 대부분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 마주치거나 앞사람이 멈출 때엔 오른쪽으로 피해 걷는 규칙을 따르도록 했고, 일부 사람들은 좌우 마음대로 피하도록 설정했다. 김범준 교수는 "좌우 통행 규칙이 없는 지하철 통로에서 출근길에 수많은 사람들이 마주쳐 걷는 상황과 비슷하다"며 "물론 아무 규칙이 없을 때 처음엔 극심한 혼란이 빚어지지만 점차 우측통행 규칙이 생겨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모의실험에선 규칙이 언제나 원활한 소통을 만들지 못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는 점이 흥미롭다. 예컨대 모든 사람이 우측통행 규칙만을 따르는 상황에서는 서로 자기 길을 찾다 보면 오히려 길 한복판에선 체증이 쉽게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규칙을 무시하는 사람들이 어느 정도 생기면 꽉 막혀 있던 체증을 흐트러뜨려 결과적으론 규칙이 자리잡는 일을 돕는 것처럼 나타났다.

이 논문은 미국 < 에이비시 > (ABC) 방송 뉴스에서도 흥미로운 연구 결과로 소개됐다. 백 박사는 전자우편 인터뷰에서 "무질서가 언제나 평탄하게 질서로 바뀌는 게 아니며 규칙 없는 상태가 어떤 조건에선 오히려 더 나은 흐름을 일으킬 수도 있음을 입증한 것"이라며 "워낙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기존 이론에 의문을 제기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 것 같다"고 말했다.

김범준 교수는 "사람 개인의 규칙은 단순해도 무수한 사람들이 모인 전체 상황은 매우 복잡함을 보여준 연구 결과"라며 "인간사회에서도 한 가지 생각이 절대 우세를 차지하지 않고 여러 다른 생각들이 공존해야 소통이 건강해진다는 인문사회 분야의 견해와도 조화를 이룬다는 점에서 흥미롭다"고 말했다.

사람이 생각하는 질서나 합리성이 늘 효율적이지는 않음을 보여주는 다른 컴퓨터 모의실험도 지난해 국내에서 발표된 적이 있다. 정하웅 카이스트 물리학 교수 연구팀은 "모든 운전자들이 빠른 길만 찾는 '자기 중심의 합리적 선택'을 한다고 전제해 모의실험을 해보니, 운전자들의 협조가 이뤄질 때에 비해 도로망의 비효율(운행시간)이 25~30%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연구팀이 수행한 모의실험에선, 일부 도로를 폐쇄하면 교통체증이 오히려 줄어드는 '상식의 역전' 효과가 나타났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 피지컬 리뷰 레터 > 에 발표된 바 있다.

정하웅 교수는 "컴퓨터 모의실험이 실제 상황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현실에선 직접 실험하기 힘든 상황을 쉽게 여러 조건을 달아 해볼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며 "어떤 조건에서 어떤 패턴을 만들어내는지 간단하고 단순화한 원리를 찾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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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09 17:13 2009/09/09 17:13

'스토리'의 독재

2009/09/09 00:22 베껴쓰기

필딩이 소설의 형식에 대하여 전적인 자유를 주장한다고 할 때, 그는 우선 소설의 의미와 본질을 구성한다고 주장되는 행동, 몸짓, 말의 인과 관계, 즉 영국인들의 용어로 말하자면 '스토리'(story)로 소설이 환원되기를 거부하고자 한 것이다. '스토리'의 절대주의적 권력에 항거하여 필딩은 특히 "그가 원하는 곳에서, 그가 원할 때" 자신의 주석과 성찰의 개입에 의하여, 달리 말하자면 여담(digressions)에 의하여, 서술을 방해할 권리를 내세운다. (......) 그[로렌스 스턴]의 소설을 무의미하다고 비난했던 사람들은 올바른 단어를 사용한 것이다. 그러나 필딩이 말한 바를 되새겨 보자. "여기에서 우리가 독자에게 제시하는 양식(糧食)은 인간 본성이다." 그렇다면 위대한 극적 행위들이 진실로 '인간 본성'을 이해하기 위한 가장 좋은 열쇠일까? 오히려 있는 그대로의 삶을 가리는 장벽이 아닐까? 우리의 가장 커다란 문제점 중 하나가 무의미 아닌가? 바로 그것이 우리의 운명이 아닌가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이러한 운명은 우리의 행운일까? 불운일까? 우리의 굴욕일까, 혹은 그와 반대로 우리의 위안, 탈출구, 이상향, 피난처일까?

_밀란 쿤데라, <커튼>, 박성창 옮김, "'스토리'의 독재".

 

문학을 회피하면서도, 문학적 삶을 구현하고자 하는 욕망. 진실을 말하지 않음 혹은 대면하지 않음, 말하지 않는 가운데 끊임없이 말함. 공간의 확보. 부지불식 간에 진실을 말해 버리기. 잊어버리기. 늘 말하되 영원히 말하지 않은 채로 두기. 한 발자국도 절대로 먼저 움직이지 않기. 하지만 늘 먼저 말하기. 견디되 다가서지 않기. 열어 두되 끌어당기지 않기. 그리하여 종국에 도달하려 함이 무의미인 걸까? 그것으로 된 걸까?

이러다 또 갑자기 면을 뒤집어 버리면 안 될 텐데. 스토리를 강요하는 건, 바깥일까? 아니면 안일까? 여하간 몸 아픈데 마음을 다치니 뒤숭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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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09 00:22 2009/09/09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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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욕은 그의 몫이었다.

2009/09/02 02:16 베껴쓰기

그가 하나뿐인 전등을 켜자, 젤리빈이 정비소에 들어설 때 어슴푸레하던 동쪽은 이제 짙고 선명한 푸른빛이 되었다. 그는 다시 스위치를 내리고 창가로 가 창턱에 팔꿈치를 괴고 깊어지는 아침을 응시했다. 감정이 깨어나면서 그가 처음으로 인지한 것은 하찮다는 느낌, 그의 인생이 철저하게 어둡다는 데서 오는 둔한 통증이었다. 갑자기 벽 하나가 불쑥 솟아올라 그를 둘러쌌는데, 황량한 방의 흰 벽처럼 확실하고 손에 만져지는 벽이었다. 이 벽을 인식하게 되자, 그의 존재의 로맨스, 태평함, 마음 내키는 대로 하는 즉흥성, 삶이 부여했던 경이로운 관대함, 지금껏 있어 왔던 이 모든 것들의 빛이 바래 버렸다. 느릿한 노래를 흥얼거리며 잭슨 가를 어슬렁거리던 젤리빈, 가게마다, 노점마다 그를 모르는 곳이 없었고, 가벼운 인사와 동네 특유의 재치로 가득했던 그, 슬프기 위해서만, 그리고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만 슬펐던, 그 그 젤리빈은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 밀려오는 통찰력으로 그는 알 수 있었다. 메릿이 그를 경멸하고 있었음을, 새벽녘 낸시의 키스조차 질투가 아닌, 낸시가 스스로를 낮춘 것에 대한 경멸만을 불러 일으켰음을, 한편 젤리빈, 그는 낸시를 위해 정비소에서 배운 속임수를 사용했다. 즉 낸시의 도덕성을 세탁해 준 것이다. 오욕은 그의 몫이었다.

어스름이 푸르스름해지며 방을 밝히고 채워 왔다. 짐은 침대로 건너가 그 위에 몸을 던지고는 거칠게 침대 가장자리를 움켜 쥐었다.

"난 그녀를 사랑한다." 그는 크게 소리쳤다. "맙소사!"

이렇게 말하고 나자 그는 마치 목 안에서 응어리가 녹아 내리듯 자신의 안에서 무언가 허물어져 내리는 것을 느꼈다. 공기가 맑아지면서 여명과 함께 빛을 발했다. 그는 엎드려 얼굴을 베개에 묻고 소리 죽여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_스콧 피츠제럴드, 「젤리빈」, 『재즈 시대 이야기』(1922); 박찬원 역,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펭귄클래식 코리아, 2009)

 

이상하게도, 점점 더 철이 없어져서 동안이란 소리를 듣는 일이 늘어가는데도... 속은 여지 없이 그대로 늙어 간다. 아니, 살아보니 별 거 없다는 거, 자기 자신을 견디는 거밖에 없다는 걸 알게 되서 그럴까? 아니, 그래서 철 없이 사는 수밖에 없는 걸까?

 

이런 소리를 하려고 쓰기 창을 누른 건 아니고... 퇴근하고 방 보러 돌아다녔더니... 또 새로운 공간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스트레스/흥분이 불면증을 부른 참에... 뭐라도 타이핑하자 싶어서 휴가 때 읽은 소설 한 대목. 어제 오후에 떠난 여배우는 이런 말을 했었지. "여기까지 오려고 너~무 고생을 많이 해서... 정~말 잘하고 싶다고." 악바리라는 별명을 갖고 있던 사람이었으니까 그럴 만도 해. 난 생애를 통틀어 독종이었던 기간은 1년이나 될까? 그렇다고 내가 오래나 사는 건 확실할까? 내일 죽어도 후회 없이...라고 말로는 잘도 떠들지만, 내 자신의 죽음은... 잠들다가도 의식이 희미해지는 순간 이렇게 죽는 건가 싶어 화들짝 놀라 깰 정도로 두렵지만, 이상하게도 나 죽었다고 누가 우는 건 싫다. 아무도 안 울면 이상하겠지만, 내가 누군가의 죽음에 울어준 적이 없어서 그런가... 나 죽으면 세상이 알기나 할까... 그런 생각도 잠깐. 워워... 우울증에 빠진 건 아니고. 어쨌든 앞으로 나가야 하는데, 뭘 얻으려고가 아니라 오늘만큼 나가는 수밖에 없어서...니까 그냥 나 생긴 대로 살다가 나 가야 할 때 별로 흉하지 않게나 가면 좋겠다...라는 생각 잠깐.

 

퇴근하고 두 시간 만에 방을 세 군데 보았는데... 아직 최종 결정은 내리지 못했지만... 이번에도 쾌락 원칙이 현실 원칙을 이길 것 같다. 돈은 들지만... 어차피 누릴려고 버는 건데 뭐. 쪼까 벌어 유흥비로나 탕진하던 때보다야 진일보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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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02 02:16 2009/09/02 02:16

미결인 채로

2009/08/08 22:55 베껴쓰기

봄에 꽤 많이 듣긴 했지만... 저녁에 휴지 사러 슈퍼 다녀오면서부터 박지윤이 간만에 듣고 싶었다. 약간 고생을 했지만, 파일을 구해 내서 포스팅까징. 노래랑은 영 엉뚱한 텍스트이긴 한데... 데리다의 환대를 들으면서 "글쓰기는 환대다" 식으로 해서 데리다의 글쓰기론에 대해 전에 잘 생각 안 해본 게 쬐끔 알듯도 싶어서...... 근데 내가 읽어 본/소장한 데리다 텍스트는 얇은 문고판 한 권. 그것도 학교 다닐 때 전에 무슨 말인 줄도 모르고, 지하철에서 글자만 읽어 갔던 책. 어쨌든 10년 만에 펼쳐서 후룩후룩 넘기다 눈에 걸린 몇 줄.  

 

여성의 유혹은 멀리서 효과를 내므로, 거리는 여성이 지닌 힘의 한 요소이다. 런데 이 노래, 이 매력에 대해서 거리를 두어야 하고, 사람들이 그렇게 한다고 믿는 것처럼 이 거리에도 거리를 두어야만 하는데, 이는 그 매력으로부터 스스로를 경계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매력을 느껴보기 위함이다. 거리가 필요하다. 거리를 유지해야만 하고, 이것이 우리에게 필요하며, 우리가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는 인간이 인간에게 하는 솔직한 충고와 유사하다. 유혹하기 위해, 그리고 유혹당하지 않기 위해.('베일들', 41~42쪽)

여성적 거리는 거세와의 관계를 유예하면서 진리를 따로 떼어 놓는다. 여기서 관계를 유예한다는 것은 하나의 돛이나 관계를 팽팽하게 당기거나 펼칠 수 있듯이 하는 것이며, 동시에 미결정상태에—미결인 채로 내버려두는 것이다. 그리고 중단상태(εποχη, epoche)에 두는 것이다.('진리들', 51쪽)

_<에쁘롱, 니체의 문체들>, 자크 데리다, 김다은·황순희 옮김, 동문선 

 

박지윤, 7집 <꽃, 다시 첫 번째>, 05 '그대는 나무 같아'

그대는 나무 같아 / 그대는 나무 같아
조용히 그 자리에 서서 / 햇살을 머금고 노래해 내게
봄이 오고 여름 가고 가을 겨울 / 내게 말을 걸어준 그대

그대는 나무 같아 / 그대는 나무 같아
사랑도 나뭇잎처럼 / 언젠간 떨어져 버리네
스르르르륵 스륵 스륵 / 스르륵 스륵 스르르륵 스르륵
봄이 오고 여름 가고 가을 겨울 / 내게 말을 걸어준
봄이 오고 여름 가고 가을 겨울 / 내게 말을 걸어준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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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8 22:55 2009/08/08 22:55

2009/08/06

2009/08/06 00:50 베껴쓰기

이층에서 내려와 현관문을 열고 나설 때만 해도 산책이라면 한 걸음 한 걸음 떼면서 걸어가면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걸어가려고 보니까 어쩐지 그로서는 그 한 걸음을 떼기가 힘들었다. 역시 나쁜 징조였다. 가슴이 쿵쾅거리고 얼굴이 후끈 달아올랐다. 그는 맨션 주차장 앞에 서서 좌우로 길게 이어지는 골목길을 바라봤다. 그의 오른쪽 담장 아래 어둠 속에 숨어서 기다리다가, 더는 견디지 못한 길고양이 한 마리가 조금도 머뭇거리는 기색이 없이 그의 앞을 지나쳐 골목 저편으로 사라질 때까지 그는 그렇게 가만히 서 있기만 했다. 그는 한 걸음을 내디딘 뒤에 자신이 과연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없었는데, 그런 불안감이 매일 밤 그를 잠에서 깨우는 심장의 통증으로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그는 차가운 새벽 공기를 깊이 들이마셨다가 내뱉었다. 폐와 식도를 거쳐서 덥혀진 공기가 이빨 사이로 빠져나갔다. 그는 코끼리와 함께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_김연수, <산책하는 이들의 다섯 가지 즐거움>

 

전전하지 말 것.

날은 계속 덥고, 나는 이미 길을 출발했다.

 

오늘밤, 잠들기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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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06 00:50 2009/08/06 00:50

두부 감자 들깨탕

2009/06/18 00:08 베껴쓰기

적린님의 [채식 감자탕] 에 트랙백으로 소개하는 "두부 감자 들깨탕"

두부로 담백함을 더하고, 풋고추로 여름 느낌을 살리는 하얀 감자탕이다.

(두부 요리만 모아 놓은 <에브리데이 두부> 책에 나온 걸 좀더 간단하게 만든 버전)

 

재료

두부 반 모, 감자 2개, 동글납작하게 썬 연근 한 주먹, 마른 표고 4개, 풋고추/홍고추 각 1개, 들깨 4큰술, 다시마 가루 1작은술, 국간장 1/2큰술, 들기름, 소금, 물 2와 1/2컵

 

요리하기

1. 감자는 솔로 깨끗이 씻어 껍질 채 한 입 크기로 깍둑썬다.(영 낯설다면 껍질을 벗겨도 좋지만, 껍질에 영양분이 참 많단다) 감자와 연근 썬 것을 물에 담궈 변색을 막는다.

2. 풋고추와 홍고추도 씨를 빼고 1cm 크기로 큼직하게 어슷썬다.

3. 표고는 물 1컵에 살짝 불린 후 건져 2등분한다. 불린 물은 그대로 둔다.

4. 두부는 반 모 크기로 것을 노릇하게 지져서 길개 반으로 자른 후 5mm 두께로 썬다(두부가 일종의 고기처럼 씹는 맛을 주는 요리인 셈)

5. 들깨는 믹서에 물 1컵을 넣어 간 후, 체에 한 번 거른다(겉껍질이 살짝 껄끄럽다). 남은 물 반 컵으로 믹서를 헹궈 들깨즙 낭비를 막는다.

6. 냄비에 들기름을 두르고 손질한 표고, 감자, 연근을 볶는다. 여기에 다시마 가루, 국간장, 표고 불린 물 1/2컵을 넣고 끓인다.

7. 국물이 끓으면 들깨즙과 남은 표고 불린 물을 붓고 두부와 고추도 넣어 한소끔 끓여 낸 후 소금으로 간한다.

 

이런 건 해장국으로도 좋고, 현미밥 말아 먹으면 탱글탱글 밥알과 구수한 국물이 끝내 준다. ^ ^

생들깨가 없으면... 5번 빼고 6번까지 진행한 후, 7번에서 들깨즙 대신 하얀 들깨가루1와 분량을 맞춘 물을 넣어 끓이면 된다.

 

트랙백인 만큼... 채식과 욕망의 자제에 관해서 몇 줄.

한참 채식을 할 때는 많이 먹는다는 게 또한 하나의 문제였다. 야채의 깊은 맛에 눈을 뜨니 자꾸 손이... 당시에 합정동 근처의 어떤 호프집에 갔는데, 특이하게도 야채접시라는 메뉴가 있는 것이다. 값도 불과 5000원, 아주 저렴했다. 시켜 보니... 무, 피망, 배추, 당근, 오이 등이 한 접시 나왔는데... 내가 무와 피망까지 아삭아삭 씹어 먹는 걸 보고 주변 사람들이 좀 질려하더군(이후로 요리하면서 생재료를 잘 집어 먹는 버릇이 생겼다. 생감자, 생양파, 생우엉, 생연근, 생도라지..... 본래 맛을 알아야 요리한 뒤의 맛도 상상할 수 있다).

여하간... 채식이든 잡식이든 덜 먹는다는 건 단순히 욕망을 자제하는 문제와 다르다. 인간 신체는 축적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어서(고등학교 때 배운 지방간의 원리^ ^)...  적은 양을 먹으면, 그만큼 그 적은 부피의 음식 안에 있는 모든 영양소를 섭취하기 위해 더 많이 노동을 하게 되면서(이것을 극단적으로 추구하는 게 단식이다. 단식 기간엔 1차적으로 핏속의 불필요한 성분들—콜레스테롤, 혈당 등—이 기초대사를 위한 에너지원으로 활용된다), 신체 전체의 활성화가 이루어진다.

좀 다른 이야기지만, 푹 익은 스파게티보다 오독오독 씹히는 알덴테의 스파게티가 사실 소화가 더 잘되는데, 이유는? 더 잘 씹어서 먹기 때문이다. 오래 씹는 동안 침도 더 많이 나오고, 혀 운동을 많이 하면서 혀와 연동된 식도와 위도 음식을 받아들일 준비를 충분히 하게 된다.2 비슷한 이유로 통곡물이 더 소화가 잘 될 수도 있다. 보다 많은 무기질과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균형 잡힌 영양 섭취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물론  덜 먹고도 든든하고. 그러니까 채식은 욕망의 자제가 아니라 에너지를 쓰는 방법과 욕망의 출처를 바꾸는 것이다. 많이 먹고, 소화시키는 데 애를 쓰다 보면... 빨리 늙는다(아, 이런 걸 10대에 알았더라면- -;;) 밥 먹고, 소화시키고 내보내는 과정을 간단하면서도 충분하고, 멋지게 만들고... 남은 에너지로, 각자 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나한테는 그런 문제다. 고기를 참는 문제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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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얀 들깨가루: 껍질 벗긴 들깨를 가루낸 것을 이른다. 추어탕이나 순대국 먹을 때 나오는 검은색 들깨가루는 껍질 채 간 것임.텍스트로 돌아가기
  2. 여기서 나의 인문서론, "인문서는 알덴테 파스타다"가 나오기도 했지. ^ ^;;텍스트로 돌아가기
2009/06/18 00:08 2009/06/18 00:08

올해의 연습곡

2009/05/22 01:17 베껴쓰기

 

 

JE TE VEUX 너를 원해.

 

J'ai compris ta détresse 나는 알아. 세상에 혼자인 듯한 네 괴로움을.
Cher amoureux 내 고운 사랑아.
Et je cède à tes vœux 그리고 나는 너의 바람에 순종하지

Fais de moi ta maîtresse 너의 연인이 되도록 해주어.
Loin de nous la sagesse 지혜로부터 멀리 달아나
Plus de tristesse 더 많은 슬픔이 오더라도
Et j'aspire à l'instant précieux 나는 지고의 순간을 희망해.  

Où nous serons heureux 우리가 행복할 그 때를...
Je te veux 나는 너를 원해.

 

Je n'ai pas de regrets 후회하지 않아 
Et je n'ai qu'une envie 다만 바랄 뿐이지.
Près de toi là tout près 네 곁에서, 바로 네 곁에서.
Vivre toute ma vie 내 온 생을 살아가는 것.
Que mon corps soit le tien 네 몸은 내 것이 되고,
Que ta lèvre soit la mienne 내 입술은 네 것이 되고,
Que ton coeur soit le mien 네 심장은 내 것이 되고,
Et que toute ma chair soit tienne 그리고 내 모든 육신은 네 것이 되는 것...

 

J'ai compris ta détresse 나는 알아. 세상에 혼자인 듯한 네 괴로움을.
Cher amoureux 내 고운 사랑아.
Et je cède à tes vœux 그리고 나는 너의 바람에 순종하지

Fais de moi ta maîtresse 너의 연인이 되도록 해주어.
Loin de nous la sagesse 지혜로부터 멀리 달아나
Plus de tristesse 더 이상의 슬픔도 없이
Et j'aspire à l'instant précieux 나는 지고의 순간을 희망해.  

Où nous serons heureux 우리가 행복할 그 때를...
Je te veux 나는 너를 원해.

 

Oui je vois dans tes yeux 그래, 난 네 눈 속에서 봐.
La divine promesse 신성한 약속을.
Que ton coeur amoureux 사랑에 빠진 네 심장이
Vient chercher ma caresse 다정한 내 손길을 찾아오는.  
Enlacés pour toujours 끊임없이 포옹하고,
Brûlant des mêmes flammes 같은 불꽃을 태우며,
Dans un rêve d'amour 똑같은 사랑의 꿈속에서
Nous échangerons nos deux âmes 우리는 두 영혼을 서로 나누지

 

J'ai compris ta détresse 나는 알아. 세상에 혼자인 듯한 네 괴로움을.
Cher amoureux 내 고운 사랑아.
Et je cède à tes vœux 그리고 나는 너의 바람에 순종하지

Fais de moi ta maîtresse 너의 연인이 되도록 해주어.
Loin de nous la sagesse 지혜로부터 멀리 달아나
Plus de tristesse 더 큰 슬픔이 오겠지.
J'aspire à l'instant précieux 나는 지고의 순간을 희망해.  

Où nous serons heureux 우리가 행복할 그 때를...
Je te veux 나는 너를 원해.

 

타로의 사티 연주 앨범을 입수한 다음, 천천히 한 번씩 들어보면서 단박에 마음에 든 곡은 그 유명한 (너를 원해). 전에도 이런저런 버전(음~ 조수미?)으로 몇 번 들어봤는데... 화사하거나 정확한 그 노래들은 그냥 유명한 노래다 그런 느낌이었다. 하지만

중년의 아줌마가 부른 이 버전은... 뭐랄까? 천천히 사그러드는, 하지만 결코 꺼지지 않는... 그런 사랑의 느낌이다. 그런 사랑은 아직 꺼지지 않은 불씨에 억지로 물을 붓고 연기 속에서 눈물을 한참이나 쏟고, 거울 속에서 부은 눈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돌아서서 굳세게 살아가지만, 여전히 꿈속에서는 내 이름을 부르는 그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깨버리는... 그래서 돌아갈 수는 없지만, 그 순간 이를 악물고, 한기를 느끼며, 그 순간 [그를] 사랑해....라고 말할 때에야 겨우 안심해서 잠들 수 있는. 그걸 버티고 버티다 서로들 나이 들어 만나서, 그럼에도 사랑한다고 말하는. 그런 사랑일 것만 같다. 그러니까 그건 "너를 원해"가 아니라 "나는 너를 원해"다. 그렇게 서늘하고도, 아리고도, 순한, 자기 긍정.

마음에 들어서 4월 이후 꽤 자주 들었고... 불어 공부도 새로 시작했겠다 해서... 불어 공부하면 샹송 하나쯤은 다들 부르는 줄 아는데(예지원만 "빠로레"를 부르는 건 아니라서, 가끔 Y양에게도 시키는 사람이 있다) 나도 뭐 한 곡쯤은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올해의 연습곡으로 삼아서(연습해서 어디서 어케 부르려고?ㅋㅋ) 연마하겠다고 떠벌이기까지 했는데... 사실 노래 뜻도 제대로 모르다가... 오늘 갑자기 생각 나서, 남들이 번역해 놓은 것도 보고, 앨범 재킷에 들어 있는 불어, 영어 가사도 섞어서 보고, 나한테 들리는 노래 느낌도 반영하고 해서(아아, 내일 푸코 강의 마지막날이라 사실 오늘 일찍 자야 하는데...) 적어본다. 이렇게 해두면, 정말 연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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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22 01:17 2009/05/22 01:17

균형은 결코 이루어지지 않는다.

2009/03/25 01:46 베껴쓰기

당신의 섬에는

밤이 늦게 찾아오는가?

내가 당신 앞에서 걸어가는 것은,

샌들을 신은 당신 발을

뱀이 물지 못하게 하기 위함인가?

균형은 결코 이루어지지 않는다.

별들이 아무런 설명도 없이

고요한 까닭은 이런 때문이다.

 

당신이 없는

계절을 어떻게 보낼 수 있을까?

 

산 위에서

휘도는,

과거와 미래에 대한

내 생각의

흐름은

또 어떻게 해야 하나?

 

균형은 결코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 밤,

서로에게 반향하는 당신과 나의 눈에는

아무런 혼란의 흔적이 없다.

On your island
does the night fall later?
Am i walking a little ahead of you
so that no snake will bite your sandalled foot?
The balance is never made
This is why the stars are silent
offering no account.
How to measure
a season
against
the calender of your absence?
How to measure
the stream
of my tangled light
in the mountain
of what has been
and will be?
The balance is never made.
Yet in the night your eyes and mine
sounding one another
show no trace of vertigo.

 

불면의 밤. 잠이 오지 않으면, 잠이 올 때까지 자지 않으면 된다던 HY옹의 말이 어젯밤 떠오른 다음부턴, 잠을 자기 위한 노력을 아예 내다 버렸다. 어차피 머리는 아픈걸 뭐... 시를 세 편 베껴 적었다[지난 주말부터 쓰다 만 노트 앞장을 뜯어서 빈 노트를 만들어, 한동안 버려두었던 워터맨 만년필로 글씨 연습 겸 시를 베껴 적는다]. 그 가운데 마지막 한 편. 또 존 버거. 오늘밤 어찌나 좋던지 두 번이나 쓰고는, 블로그에 타이핑하곤, 검색해서 원문까지 구해 놓는다.

다 좋은데, 이 밤중에 눈 마주칠 사람은 없군. 갑자기 몇 년 동안 열어보지 않은 채 책장 위에서 먼지 뒤짚어 쓴 편지 상자를 끌어내려 열었다. 뭐 그리 내가 나한테 써놓은 편지가 많은지(스무 살의 내가 스물다섯의 나한테 보내는 식... 제대로 수취한 경우는 하나도 없다. 낯뜨겁구만... 이런 건 다 버려야 한다니깐), 뭐 그리 내용도 없이, 발신인도 제각각인 군사우편들은 또 그리 많은지(무슨 과동기, 동아리 동기, 선배, 후배..... 다 내가 보내서 답장 온 것이니... 하여간 오지랖도 넓었다니깐...) 어처구니가 없다.... 그리고 짧은 생일카드들, 외국에서 받은 것, 외국에서 보낸 것, 홧김에 적어서 끝내 보내지 못하고 밀봉해 버린 편지(이건 열 수도 없잖아).... 20대로 돌아가고 싶지도 않지만... 오늘밤만은 신기하다.

다만 어떤 편지들에선, 돌아올 수 없는 그 감정들이, 그저 끝없이 자기 삶의 한때를 호소하는 그 마음들이 느껴진다. 그때의 나에겐 턱없이 모자라기만 했던 마음들이었는데... 끌리면서도 믿지 못하는 나 자신을 얼마나 지긋지긋해 했던가. 그럼에도 지금에서야 감동하다닛.... 불현듯 내가 준 상처들이 미안해진다. 여전히 속좁고 잘 삐치곤 하는 내게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는군. 이래서 열어보지 않으려고 했다니깐... 이러니 오늘도 자기는 다 글렀군. 버거 선생처럼 경지에 오르려면, 정말 반세기쯤은 필요한 걸까?

 

벌거벗은 채 태어난 내 심장은

자장가 속에 감싸였지.

시간이 흐른 후에야 내 심장은

시를 옷처럼 입었네.

나는 내가 읽었던 시들을 셔츠를 입고 다니듯

등에 지고 다닌다네.

그렇게 나는 반세기를 살았네.

우리가 말없이 만났을 때까지.

의자 등받이에 놓여 있는 내 셔츠를 통해

얼마나 긴 시간 마음을 닦으며

당신을 기다려 왔는지를

오늘밤

나는 깨닫는다네.

My heart born naked
was swaddled in lullabies.
Later alone it wore
poems for clothes.
Like a shirt
I carried on my back
the poetry I had read.

So I lived for half a century
until wordlessly we met.

From my shirt on the back of the chair
I learn tonight
how many years
of learning by heart
I waited for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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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25 01:46 2009/03/25 01:46

소진

2009/03/15 23:00 베껴쓰기

사색이 뇌를 소모하는 것처럼 욕망 또한 뇌를 소모한다.
_김현, <반고비 나그네길에>

 

내가 만족시키지 못한 모든 욕망, 모든 정열이 내 죽어서까지 남아서 나를 괴롭히게 되지 않을까 두렵다. (......) 내 맘속에 대기하고 있던 모든 것을 이 땅 위에 표현하고 완전한 절망 속에서 죽기를 나는 희망한다.
_앙드레 지드, <지상의 양식>

 

나는 운명도, 운도 믿지 않는다. 믿는 것은 오직 내 몸과 마음의 상태일 뿐이다. 인간이란 할 수 없는 일은 할 수 없고 할 수 있는 일은 할 수 있는 존재다. 나는 완전히 소진될 때까지 글을 쓸 수 있다. 이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 1968년 프랑스에서 학생운동이 극에 달했던 시절, 바리케이드 안쪽에 씌어진 여러 낙서 중에 'Ten Days of Happiness'라는 글귀가 있었다고 한다. 열흘 동안의 행복, 그 정도면 충분하다. 문학을 하는 이유로도, 살아가거나 사랑하는 이유로도.

_김연수, <청춘의 문장들>

 

김연수를 읽고 있으니까... 3년 전, 5년 전 또 적어 둔 글들이 생각 나 아예 다 모아둔다. 나는 나를 충분히 소진하면서 살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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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15 23:00 2009/03/15 2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