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일

2008/04/11 00:31 생활감상문

- 귀찮고 하기 싫은 마음 꾹꾹 누르면서 더 꼼꼼히 일하기

- 어이 없이 무례한 사람에게 생글거리면서 대화하기

- 보고 싶은 사람에게 보고 싶다고, 만나자고 말하기

- 별로 할 얘기 없는 사람이 만나자고 할 때 예의 있게 거절하기

- 기껏 세워놓은 계획 다 무너져서 자포자기할 때 차선이라도 다시 계획 세워서 움직이기

- 대운하 한 삽이라도 뜨면 그날로 이민 수속 들어간다고 호언장담하면서 정말 이민 계획 세워보기

- 일껏 조언해 줬더니 별로 반영할 게 없다는 사람에게 상처받지 않기

- 보람찬 하루 보내고 밤에 제때 잠들기

 

음.. 에.. 또....

그래서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게지?

1분이라도 일찍 자고 내일 아침엔 며칠째 빼먹은 운동을 가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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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11 00:31 2008/04/11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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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는 일 없던 4월 9일

2008/04/10 00:11 생활감상문

4월 9일...

이래저래 되는 일 없어.... 뭔가 기분 털어내고 자려고...

그나마 꼼꼼히 몇십 줄 적었더니만.... 그조차 키보드 잘못 눌러 날아가 버렸다. 헉~

꿋꿋이 요약 버전으로나마... 털어내자.

 

하기 싫었던 마음 꾹꾹 참고 한 투표는 하나마나한 결과. 에잇.

 

막냉이랑 놀려고 선거 빼먹고 싶은 마음 참고

부모님 댁 간 건데 막냉이는 아침만 먹고 수련회 가버렸다. 에잇.

 

밤잠 설쳐 집에 오자마자 잔 낮잠 너무 길어져 오늘 꼭 가리라던 운동도 못 가고. 에잇.

 

기분 전환 겸 나름 정성 들여 구운 케이크는 습기찬 날씨에 눅눅해지고. 에잇.

 

그 와중 아침에 급조된 선은... 비도 추적추적 오는데

참고 나갔더니 상대도 별로, 분위기도 별로, 밥도 못 먹고 들어오고. 에잇.

(자기 얘길 안 하고, 아버지 사업하신단 얘길 하는 상대는 또 처음. 어이 없음)

 

꿀꿀한 기분에 주말 약속 조정하려고 Y군에게 전화했더니 안 받고...

한 시간 후에 전화해서는 이번 주말 약속마저 펑크라는 비보를 전하는데...

지 뜻이 아니라니(어째 3월 이후 내내 바쁘단 소식만 듣는군)  더 말도 못하겠고. 에잇.

 

그나마 기분 좋아지려고 <온에어> 방송 시간 기다리는데...

재미도 없고, 흥미도 없는 개표방송 때문에 하루 쉰단다. 에잇.

 

되는 일 없는 날이다. 정국도 마음에 안 드는데, 뭐 신나는 일이라도 있어야지.

에잇. 에잇. 에잇!!!!!!!!!!!!!!!!!!!!!!!!!!!!!!!!!!!!!

 

투표 안 하고, 좋은 데 가서 좋은 사람이나 만나던지,

책이나 볼걸. 에잇!

 

차라리 바쁘거나 아픈 날이 더 견딜 만하다.

이런 날... 인생 참 지리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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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10 00:11 2008/04/10 00:11

국어사전 찾기를 숨쉬기처럼.

2008/04/04 12:42 편집자–되기

편집자들은 종종 한 뭉치의 원고를 한 권의 책으로 변신시키는 작업을 출산에 비유합니다. 아기가 뱃속에 있는 열 달 동안 엄마들은 예쁜 것만 보고 듣고, 좋은 음식만 먹습니다. 모두 아이가 어디 한 군데 탈난 데 없이 무사히 태어나기를 바라는 한결같은 정성의 마음에서 비롯한 일입니다. 요즘 엄마들에겐 좋은 음식을 먹는 것보다 방부제나 인공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은 음식을 찾아 먹는 일이 어려운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공해가 너무 심한 탓이지요. 태어나면서부터 한국어를 쓰고, (영어 못지않게) 초·중·고 그리고 대학에서까지‘국어’라는 이름으로 오랜 시간을 들여 배우기까지 했음에도, 정확하지 않은 언어 구사를 창피해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나라, 이 나라에서 편집자로 사는 일도 특수한 공해에 시달리는 일입니다(띄어쓰기에 눈을 뜬 다음부터 버스나 지하철 광고를 읽는 일이 너무나 괴로워지는 일은 많은 새내기 편집자들의 공통 경험이죠). 그래서 교정이 그토록 어려운 일이 되었습니다.

요즘에는 출산을 위해 특별한 운동도 배우지요? 그렇다면 편집자들이 공해 많은 세상에서 애를 잘 낳으려면, 그러니까 문제없는 책(사실 제일 어려운 과제입니다)을 만들려면 어떤 숨쉬기 방법이 필요할까요? 5, 4, 3, 2, 1. 네~. 정답입니다. 출산, 아니 출간을 앞둔 편집자에게 최고의 운동은 바로 사전 찾기입니다.
이미지를 누르셔도 표준국어대사전 검색창으로 이동합니다.

<국립국어원 홈페이지 : http://www.korean.go.kr, 'O'로 표시된 부분들이 활용도가 높습니다.>

국어사전에도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종이사전도 있고, 전자사전도 있고,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사전도 있습니다. 오늘은 한국어를 알기만 하고, 기본적인 인터넷 사용법만 알면 누구나 쓸 수 있는(음성으로도 제공되어 시각장애인도 이용 가능합니다) 사전을 소개합니다. 바로 세금 걷어 만든 국어사전, 국립국어원에서 펴낸 표준국어대사전입니다.

매일 아침 저는 출근하면, 차를 한잔 마시며 마음을 가라앉힙니다. 그러고는 그날 볼 교정지를 (가끔은 그날 얼마만큼 볼지 수를 세서) 펼쳐 놓고, 만년필에 잉크를 채웁니다. 만년필 옆에는 수정액과 교정지에 기타 사항을 적을 연필 한 자루, 그리고 지우개와 교정지에 다시 살펴볼 페이지를 표시하기 위한 포스트잇을 꺼내 놓습니다. 그러고는 국어사전 검색창을 열어 놓습니다. 사제가 성경을 대하듯 교정교열을 특별하게 만드는 의식 준비 완료입니다.
사진 촬영을 위해 동료 편집자의 컴퓨터에 표준국어대사전 검색창을 열어놨습니다.
자, 그럼 이제 실제 교정 중에 국어사전을 어떻게 쓰는지 말씀드려야겠죠?

 

첫째, 남들처럼 쓰는 방법이 있습니다. 원고를 읽다가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사전을 찾습니다. 뜻을 알아야 글을 이해할 수 있으니까요. 책을 읽을 때는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그냥 지나가거나 주변 맥락으로 대강 추론해도 되지만, 교정을 볼 때는 단어 하나하나의 뜻을 모두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그러지 않고, “그렇겠지”, “그럴거야” 하고 지나가 버렸다가는 꼭 그 부분에서 오류가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특히 번역서를 다룰 때는 더욱 신중해집니다. 한국어에는 없는 단어를 옮기다 보면, 비슷하지만, 정확하지는 않은 단어가 선택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경우를 최소화하는 데는 사전의 여러 항목을 비교하고, 단어의 유래 등을 정확히 파악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기독교 범주를 생각해 봅시다. 천주교, 가톨릭, 구교 혹은 개신교, 프로테스탄트, 신교 등의 범주가 떠오르지요? 기독교가 어떨 때는 개신교를 의미하기도 하고, 가톨릭과 개신교를 모두 뜻하기도 합니다. 또 (우선 카톨릭이라는 영어 발음을 가톨릭이라는 외래어 표기로 적는다는 것을 확인한 다음의 일입니다만) ‘가톨릭’을 쓸지 ‘천주교’라 바꿔야 할지, 원고의 성격과 단어가 쓰인 맥락 그리고 사전에서 소개된 의미를 파악한 다음에야 정할 수 있는 일입니다.

국어사전을 숨 쉬듯 찾아야 하는 둘째 이유는 띄어쓰기입니다. 사실 정확한 한국어라고 하면 글자 받침 정확하게 쓰고, 용언 변화 틀리지 않게 쓰는 정도를 떠올릴 분들이 많겠지만, 띄어쓰기도 분명 한글 맞춤법의 일부랍니다. 그러나 총 6장과 부록으로 이루어진 한글 맞춤법 5장 띄어쓰기 항목은 불과 10항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어문 규정이란 본디 기본만을 알려주는 법이라 어떤 단어들이 실제로 붙여 쓰는지, 띄어  쓰는지, 아니면 붙여도 되고 띄어도 되는지 확인하려면 이 또한 사전을 확인해야 합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사전에서 복합어를 붙여서 검색해 봅니다. 붙여 써도 되면, 결과가 나옵니다. 붙여도 되고 떼어도 되는 단어는 중간에 아치() 모양의 붙임표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그 부분에서 붙이거나 뗄 수 있다는 말이지요. 검색 결과가 없다고 하면? 답은 아시겠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국어사전에서 알려주는 정보, 그 셋째는 한자입니다. 문장 가운데 동음이의어가 있어서 읽다가 혼동할 여지가 있을 때, 혹은 특별히 그 어원을 독자에게 알려 주어야 할 때 편집자는 저자를 대신해서 한글 단어 옆에 한자를 함께 적습니다. 한자를 아주 잘 아는 편집자라 할지라도, 이럴 때는 본인의 상식과 추측을 맹신 말고 사전을 한번 찾아보아야 합니다. 삐침이나 파임 하나라도 빠뜨려서는 안 되니까요.

넷째는 외래어 표기입니다. 우선 한 가지 전제가 있습니다. 중학교 국어시간에 외래어의 정의를 배울 때 나왔듯, 외래어는 외국어가 아닙니다. 외국어에서 온 한국어입니다. 한국 어문 규정에서 정하는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외국어를 옮겨 적은 말이지요. 실제 영어 사용자들이 ‘orange’를 ‘어륀지’에 가깝게 발음할지는 모르지만, 밝은 주황색이 감도는, 어른 주먹만 한 크기의 동그랗고 새콤한 감귤류의 한 종류를 한국어에서는 오렌지라고 적고, 읽습니다. 50만 항목을 자랑하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일상에서 흔히 쓰이는 외래어들을 원어와 함께 소개하고 있습니다. 제가 늘 혼동하는 Hollywood의 경우 ‘헐리우드’가 맞을 듯싶지만, ‘할리우드’라 적어야 한다고 알려 준답니다. *(^^)*

이 밖에도 국어사전은 용언 변화 확인, 옛 한글 검색(별도로 서체를 내려받아 설치해야 합니다만), 낱말별 품사를 확인해서 문법에 맞게 쓰기, ‘-ㄹ는지’나 ‘-ㄹ런지’, ‘-던지’와 ‘-든지’처럼 따로 알려주는 사람도 없이 늘 아리송한 어미들의 차이, ‘너댓’과 ‘네댓’, ‘네다섯’ 중에 무엇이 틀린 표기인지 등 그 쓰임새가 무궁무진하답니다(너댓이 틀린 표기입니다).
 
출산을 할 때는 (경험은 안 해봤습니다만) 진통이 올 때 숨을 조금씩 내뱉으면서 배에 힘을 주면 아기가 조금씩 밀고 나온다고 합니다. 교정을 볼 때도 문장이 꼬여 있고, 뜻 모를 단어 때문에 머리가 아플 때, 그때 사전을 꼼꼼히 읽어 보면서 낱말의 뜻을 이해한 다음, 문장을 새로 쓰는 게 아니라 조금만 고치면 그 태아(원고)는 출생(출간)의 순간에 곧 가까워진답니다. 그래서 오늘도 숨 쉬듯 국어사전을 찾습니다.


.................................................................................................................................회사 블로그 출판/편집 이야기 게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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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04 12:42 2008/04/04 12:42

나는야 경품의 여왕

2008/04/02 19:45 생활감상문

작년 가을인가, 월별 운세에 마음 먹으면 못 이룰 일이 없다고 하더니

고음악 연주회, 금관악기 연주회, 피아노 연주회, 류트 연주회까지 연속으로 되고, 

시사회 몇 번에다가, 심지어 돈 주고 <입술은 안 되요>를 봤더니 이쁜 가방이 날아왔다.

그 외에도 공짜로 카드케이스가 두 개쯤 생겨서 주변인들에게 나눠줬다.

그 달의 경품을 총액을 내보니 30만 원이(음악회 표가 원채 가격이 쎄니까) 넘더군.

 

그러다가 딱 11월이 되니까... 운이 다했는지, 잘 안 되더군.

(그래도 연말에 <오다기리 죠의 동경타워>인가 된 듯하다.)

 

그리고 해를 넘겨... 운이 조금씩 되살아나 <빨간 풍선> 시사회가 되더니... 그 뒤로 다시 불이 붙고 있다.

거의 매주 시사회 당첨에 2주에 한 번꼴로 음악회 당첨쯤 되나?

노다메 칸타빌레 스페셜 OST를 샀더니, 불과 20명 주는 소설책과 만화책 18권 세트 증정 이벤트 당첨.

서울 시향의 말러 공연도 그렇게 봤다.

 

3월 중순부터는 화/목에 영어 회화 코스에 등록해 놓고...

날짜도 안 보고 신청을 하는지라(곧잘 되니까 재미에... 취미 생활이 되어 버린 듯)

선정되고도 못 가서 이 사람, 저 사람 갈 사람 대신 찾느라 더 바쁘다.

 

백건우와 런던필 연주회는 동생 Y양과 남친 R군이 갔고,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는 시사회가 아니라 무료 관람권이라 Y군 불러다가 관람.

<브레이브 스토리>는 회사의 S후배가 가기로 했다가 급한 야근으로 불참.

프랑이부르크 고음악 연주회는 L과장님이 가기로 했다가 같이 갈 사람 없다고 해서...

갑자기 갈 사람 구하지도 못해서 펑크.

지난 주엔 집에 왔더니 웬 굴박스(스티로폼 박스)다 식탁 위에 있다.

2월인가 재미 삼아 해본 청정원 생라멘 이벤트에

나도 모르게 당첨되어 냉장 보관으로 라멘 2인분짜리가 와 있더군.

 

화요일에 상영한 <식코>는 영화 좋아하는 후배 J양과 그 애인에게 양도.

그러고는... 이제 꼭 제대로 확인해서 화/목에 하는 건 신청은 말아야지 했더니..

그 와중에 3주 전인가 신청한 <버킷 리스트>도(이건 금요일) 당첨됬다는 문자가 온다. ㅎㅎㅎㅎ

 

하도 되니까.. 신기해서 자꾸 자랑을 하게 된다. 지금처럼.

(몇 번 자랑을 했더니만 Y군은 경품녀라고 대놓고 놀리더군.T T 뭐, 명품녀보다야 건전하지 않은가!!!)

 

작은 행운이 주기적으로 오니까 생활의 활력이 되어 좋기는 한데,

P차장 왈, 그럼 다른 데서 운이 빠져나가지 않을까요?

아... 하기는, 경품 응모할 시간에 다른 생산적인(!) 일을 하는 수도 있구나.

예를 들면... 그래서 '훈늉한' 편집자가 못 되는 것일지도?

 

에잇... 그냥 다른 데서 부족한 운을 보충해 주는 거라... 나 좋을 대로 해석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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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02 19:45 2008/04/02 19:45

속이 상할 땐...

2008/03/29 10:17 생활감상문

속은 상하고, 약속은 없는 주말엔...

음악 크게 틀어놓고, 억지로 꾸역꾸역 하는 청소와 빨래가....

그래도 위로가 된다.

 

괜히 술 마시고, 의미 없는 일들에 매달리느니....

깨끗한 집안에서 한숨 푹 자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주말 TV에 볼 게 참 없구나.

(쳇, 케이블채널까지 매달 꼬박꼬박 자동이체 되는 금액이 얼만데...)

 

청소 마치면 빨래 널고, 빨래 마치면 한숨 자다가

운동 갔다가 시장 보고, 저녁엔 미뤄둔 원고나 좀 보면서...

또 전형적인 30대 직딩의 주말을 보내줘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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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29 10:17 2008/03/29 10:17

간사한 마음 다잡기

2008/03/27 08:24 생활감상문

피트니스 센터 끊은 지 한 달 반, 꾸준히 다닌 지는 한... 4주?

웨이트 기계로 운동 시작하면서 밤 늦은 술자리와 야식도 피한 지 열흘...

(어제는 신촌으로 나오라는 J팀장님/S과장님의 전화가 총 6번이나 왔는데, 끝까지 안 감...

뒷수습 어찌 해야 할지 걱정이지만... 술 취한 선배들 콜에 순순히 나가 주는 일은 이제 그마안~!)

 

6시 20분쯤 센터 도착해서 유산소 운동 40분,

10분 신문 보고 웨이트 트레이닝 30분....

8시에 귀가해서 일단 밥부터 먹고, 씻고, 옷 갈아입고... 아침이면 우왕좌왕...

옷.. 딴길로 빠졌군.

 

본론은... 그렇게 해서...

이번 주 드디어 수치상으론 의미 있는 변화,

외관상으론 작년 봄에 입던 청바지 착용 가능....

 

그런데 사람 마음이 간사하다고... 아침에 운동 가기가 힘들다.

(지지난 번 포스팅의 월요병 이후 컨디션이 계속 난조다. 그제는 비도 잠깐 맞았고.

어제는 오랜만에 한의원 가서 침 맞고, 비상용 환약도 2만원어치나 사가라 해서...

속으론 에구, 장삿속....이라 생각하면서도 군소리 없이 돈 내고 들고 왔다.) 

 

어제는 한 시간 늦게 운동가서 겨우겨우 유산소 운동만 했고.

오늘은 그나마도 빠지고... 집에서 고구마 오븐에 굽고, 달걀말이 부치면서 아침 먹고,

도시락 싸고, 설겆이하고.... 날씨 확인한답시고... 컴퓨터 켜서는 이러고 있다.

 

오늘은 영어학원 갈 때 혹은 올 때 혹은 왕복할 때... 걸어야겠다.

저울이 다시 올라가면 또 찾아올 우울증 방지 차원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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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27 08:24 2008/03/27 08:24

기분 좋게 마감하는 월요일.

2008/03/25 00:33 생활감상문

걸어서 오가는 회사와 집 사이에 있는 영화관에 저녁 8시 반 영화를 예매해 놓고...

집에 들어가자니 나오기 귀찮아질 듯하고, 회사에서 H양과 메신저로 노닥거리다가...

혼자서 뭔가 먹기도 애매한 채 일단 나왔는데...

회사 앞에서 우연히 P선배를 만나... 김밥 한 줄 얻어먹으며 짧은 수다 떨었다.

(그 양반은 저녁도 드셨는데... 수다가 필요했나 보다)

 

영화관에 가니 그러고도 20분이 남았다.

상상마당 극장... 지하 4층에 좁은 대기실인데도 아늑하고 상큼하다. 흣.. 역쉬 홍대앞이얌.

옛날에 코아아트홀 시절이 잠깐 생각난다.

대기실에 마음에 드는 의자를 하나 골라 앉는다.

 

S출판사에 다니는 K후배에게 전화를 하니 안 받는다.

 

친구 H군에게 전화를 하니 진지한 대화중이란다. 그냥 걸었다고 하고 얼른 끊는다.

 

혼자서 출판사를 하는 R선배에게 전화를 하니, 반가이 받는다.

2년 전 C출판사를 홀연히 관두고 프랑스로 유학 갔다 돌아온 K선배랑 만나기로 했는데.. 같이 보잔다.

다담주쯤 연락한단다(경험상 이래 놓고 이 양반에 전화 안 한 경우가 많지만. 여튼.)

 

대전에서 회사를 다니는 대학 동기 L군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 녀석은 내가 애인 없어서 심심하면 전화하는 것을 뻔히 알고는... 연락할 때마다 얼른 애인 구하란다.

지도 4년째 솔로인 주제에(뭐 그렇다고 나한테 넘어오지도 않는 주제에)....

나한테 말만 덜하면 넘어올 남자 많다며 작업의 기술을 전수해 준다.

(아아~~~~ 나도 나의 단점이 뭔지는 알거든) 살짝 짜증이 나려 했지만...

"친구.. 친구의 고언 명심하겠네. 그런데 영화가 시작하네그려." 대기실에서 극장 안으로 도망간다.

 

자리에 앉아 전화기 끄려는 순간.. 아까 전화했던 K후배한테 전화 온다.

가벼운 안부. 그리고 다음에 또 봐요.

 

영화는 재미있었다.

크레딧 올라가는 사이 메신저로 떠들던 친구 H양(일본 영화 좋아한다)에게 영화평 바로 쏴준다.

 

터덜터덜 즐거이 걸어 집에 오는 길에 슈퍼에 들러 달걀과 참치를 샀다.

손님이 별로 없는 동네 구멍가게. 주인 할아버지는 별것 아닌 대화에도 즐겁고 다정하시다.

 

길을 건너 야채가게에서 느타리버섯 한 팩과 붉고 푸른 피망을 한 개씩 샀다.

(요즘 양파와 피망, 버섯을 굴소스와 볶아 현미밥 비벼먹기에 아주 재미 붙였다.

담백하고 아삭아삭한 야채, 꼬들꼬들한 현미밥... 든든하고 맛나다.)

내일이 물건 들어오는 날이라고 1000원밖에 안 받으신다.

설마 천원이랴 싶어서 두 번이나 다시 물어보았다. 헷.

 

노트북에 걸린 과전류...로 인한 라디오 소음이 전자파 차단용 멀티탭을 사보았지만

접지가 안 되는 기본 아답터로는 해결이 안 나서

며칠이나 고민한 끝에 배송료까지 2만 7천 원 들여 접지되는 아답터를 샀더니

훨씬 상태가 좋아졌다. 음악과 함께 고양되는 이 기분~~~

 

집에 오니.... 아까 진지한 대화중이던 H군이 문자를 보냈다.

전화 제대로 못 받아 미안하다고. 미숙한 자기의 현재 모습에 괴로워하는 후배 상담 중이었다고.

"괜찮아. 후배 상담해주다니 잘했네. 일천한 경험이지만 나누고 살자고."

"ㅋ 일간 한번 보자고."

 

그리고 다시 메신저로 H양와 영화감상문 그리고 하루의 소회를 나누다.

 

어제는 멀리 나갔다가 우리 집 근처를 거쳐 귀가할 수 있는(기실 최단경로로 귀가중인)

친구 H양과 Y군에게(H양은 일산에서 청량리, Y군은 서대문에서 불광동)

각각 놀자고 꼬셨으나 비 온다고 집으로들 가버렸다.

특히.. Y군... 내가 <대왕 세종>보다 못한 거야?

(물론 어제도 낮에는 친구들 전화는 왔지만 전화기 꺼놓고 낮잠이었고,

부모님 서운하시게시리... 전화 거셨는데도 답전화도 안 했다. 저녁에 다시 하실 때까징.)...

 

오늘은 사람이 많다. 사랑받는 기분이랄까?

기분이 즐거워 자정 무렵인데도 

파 한 가닥 한 가닥 다듬고, 당근 다지고, 참치 기름 빼서 달걀말이 만들고

도시락 싸놓고 설거지 하는 일이 즐겁기만 하다.

기분이 안 좋아도 요리는 헝클어진 나를 정리해 주는 마법을 부리지만.

 

오늘은 더 특별하다. 특별한 마음에... 또 잠 깎아먹고, 몇 줄 적었습니다.

작은 행복일수록 적어두고 오래 음미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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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25 00:33 2008/03/25 00:33

당신을 포기하지 않을 만큼

2008/03/24 00:32 베껴쓰기

당신을 포기하지 않을 만큼 사랑할 거에요.

_마르그리트 뒤라스, <이게 다예요>

 

뒤라스의 소설을 제대로 읽은 적은 없는데... 한동안 프랑스어 공부에 빠졌던 8학기쯤에...

뒤라스나 투르니에의 에세이집은 몇 권 읽은 적이 있다.

그때 읽은 뒤라스의 유고집에서 몇 구절인가를 메모지에 옮겨 적고는

수첩 케이스에 끼워 놨다.

 

처음 읽었을 때는 참 이기적인 방식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약간 충격이랄까, 깊은 인상을 받은 듯싶다.

왜냐하면... 나는 그때 포기하겠다고 결심만 하고, 미련에 허우적거리는 짝사랑을 하고 있어서...

그를 포기하는 것이 그에 대한 더 큰 사랑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80대에 마흔 살 아래의 연하남과 마지막 사랑을 불태운 뒤라스는

내게 평생 자기 욕망을 좇아간 이기적인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뭐 사실 실물은 모르니까. 영화 <연인>에서 보인 대로 엄청난 자의식의 소유자라는 건 확실하겠지만.

 

몇 해 시간이 지나서는... 생각이 좀 바뀌었다.

누군가와 지속적인 관계를 갖는 것에 관한 말이 아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포기하지 않을 만큼 사랑하려면 먼저 자기를 포기해야 한다.

끝없이 희생적인 사랑을 말함이 아니다.

난 이런이런 사람을 사랑하겠어. 내가 하려는 사랑의 방식은 이러이러한 거야.

이런 규정들을 버리는 것을 말함이다. 그저 사랑할 뿐이다.

사랑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배우지 않고도, 생각하지 않고도 이런 사랑을 한다.

그러나 나는 다른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하는, 이 사랑에 대한 이해에

20대 후반이 되어서야 도달했다.

 

그리고 나는 또 그런 사랑을 꿈꾸었다. 하지만 그것은 역시 쉬운 일이 아니었다.

원칙적으로는 옳았을지도 모르지만... 여전히 내겐 서툰 부분이 있었다.

내가 그러한 방식의 사랑을 시도했기는 했지만,

내가 포기하지 않도록.... 한 사람이 나를 사랑하게 만드는 데는 실패했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의 방식이 나를 힘들게 한다는 것을 제대로 표현할 줄 몰랐다.

혹은.... 그에게 내 사랑이 제법 단단한 것이라는 걸 전해 주질 못했던 거고...

나는 여전히 나를 다 포기하지 못해서, 그래서... 또 희생적인 모드를 발동하고.

거기에 대한 보상을 기대했던 듯싶다.

어느 날 내가 그를 내 삶에서 완전히 배제하기로 결심했을 때,

나는 다시 한번 "당신을 포기하지 않을 만큼 사랑하는 것"이 가능할까 의심하게 되었다.

 

그래서... 몇 년간, 얼마간은 "사랑 따윈 필요없어." 식의 모드가 되어버렸달까?

오, 물론... 그 동안에도 연애나 좀더 안정적인 관계들을 꿈꾸고, 시도했고,

(별 다른 성과는 없었지만) 안정적인 "사랑"의 조건들에 관한 목록은 점점 길어졌다.

 

한참 바쁜 뒤, 모처럼 한가한 한 주일.....

가벼운 몸살 기운으로 하루 종일 집에서 꼼짝도 안 한 일요일 밤.

낮잠은 길었고, 이른 저녁 마신 커피 핑계로.. 괜시리 잠들기를 미루는 밤.

(월요병은 늘 일요일 자정을 넘기는 순간 시작된다.)

 

또 이 생각 저 생각... 걱정과 몽상 가운데... 오랜만에 뒤라스에 도달하다.

누군가를 "포기하지 않을 만큼" 사랑할 자신감은 여전히 없지만...  

연애뿐 아니라 관계 전반에 관해 생각을 확장해 보자면....

또 누군가들이 지금 내 사람이 되어 있지 않은가.

그러나 그 관계들도 변하고 있고, 그 지속의 확실성도 말할 만한 것이 아니다.

결국 포기던 지속(혹은 집착)이든 내 의지대로 일어나는 일은 아닌 셈이다.

그럼에도 내가 무언가 또 배운 것이 있다면.... 포기하지 않을 만큼 노력할 준비 정도 아닐까?

그리고 또 한 구절... 그저 초대할 수 있는 소박한 뻔뻔함과?

 

내게로 오세요. 내 얼굴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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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24 00:32 2008/03/24 00:32

봄맞이 대청소1

2008/03/22 00:27 생활감상문

사무실에서 봄맞이 대청소를 했다.

평소 책상 정리는 여러 가지 이유로 열심히 하는 터라 자리 주변은 별로 치울 것이 없었고...

(본디 청소를 귀찮아하는데, 회사 책상 정리만은 의식적으로 열심히 한다.

건망증으로 인한 사고 방지 차원에서다.)

 

지난 연말에 다녀온 워크샵 이후로 반찬들이 쌓여만 가던 냉장고를 비웠다.

(중간중간 몇 번 버렸음에도, 해결이 안 나는 애들이 있었다.)

 

냉장고를 비우고, 냉장고 칸막이들을 꺼내서 닦고... 걸레질을 좀더 하고...

힘쓰는 일 못할 것 같아서,

(우리집 냉장고는 닦은 지 한 달 넘는 것 같다만)

냉장고 청소가 제일 친숙하다 싶어서 맡았는데... 어디서 뭐가 무리였는지...

아마도 먼지를 많이 먹어서였는지... 

갑자기 목이 붇더군. 급히 일을 쉬고...

포도 주스 반 잔과 냉동실에 있던 엿을 좀 먹었다.

그래도 당분 부족... 요즘 설탕 기피라 웬만하면 손 안 대는 유자차도 한 잔 마셨다.

 

한 시간 만에 목은 가라앉았지만, 목의 통증은 바로 혓바늘로 전화되었다.

그렇게 빠른 전환은 처음이었다.

 

피곤해서 배도 안 고파 하면서... 평소 같으면 그냥 팽개쳐두고 퇴근할.... 메일 답장 쓰고...

회사 내부 게시판에 보고서를 두 건이나 써서 올리고....

인터넷 서점에 미리보기 파일 만들어 보내야 하는 J차장 도와주고...

시간이 잘도 흘렀다.

 

오늘 하루도 빡시고 바빴구나.

 

주간님께 회사 카드까지 받아 우삼겹 먹으러 가자는 P차장을 비롯한 남자 동료들 뿌리치고...

새로 도착한 <하울의 움직이는 성> DVD며 네루다 자서전을 들고 돌아왔다.

집앞 야채가게에서는 맛있는 거 해먹는다고 토마토와 피망, 버섯을 샀다.

아주머니는 주말이라 피망이 신선하지 않다고 피망은 공짜로 주셨다.

이렇게 꽉 찬 하루... 의욕적인 귀가..였으나...

 

그러나 집에 와서 신발을 벗은 순간 마음이 달라진다.

청소는 뒷전, 설겆이도 하지 않고...

어제 저녁에 만들어둔 카레나 한 사발... 오며 가며.... 해치워 주시고...

(그래도 어제는 사과도 갈아넣고, 꿀도 뿌리고.. 제법 정성을 다한 야채카레였다.)

 

음악이나 들으려다가 노트북이 접지가 안 되어 전자파 차단 멀티탭까지 사왔걷만 소용이 없다.

몇 달 동안 침만 꿀떡꿀덕 삼키다가 무려 11만 4천 원이라는 거액을 주고 새로 산

Enzer 라디오(스피커 겸용)가 나 이 노트북 싫다고, 애가 이기적이라고

어찌나 비명을 질러대던지.... 오히려 상태가 더 나빠졌다. 

그거 해결해 주려고, 지식in 뒤지고..

멀정한 정품 아답터 두고 호환되는 접지형 아답터를 살지,

노트북 전용 전자파 차단기를 살지... (둘 다 4만 원쯤 한다. 흑.. 돈 아까.)

각종 노트북 액서사리 전문 쇼핑몰만 돌아다니다가...

결국 또 아무것도 결정 못하고 탈진.

디비디는 꺼내지도 못했고, 가방 꽉 찼다며 품안에 꼭 감싸서 들고 온

두툼한 책은 책상에 던져둔 채 펼치지도 않았다.

 

이 글을 쓰며 방을 둘러본다.

혹시 꽃샘추위가 올지 모르니 아직 겨울 옷은 집어넣지도 않았다.

이사를 하지 않기로 한 대신... 이사 비용으로 서랍장을 하나 사기로 마음을 먹었지.

집을 옮기지 않는 대신 방 분위기를 이사 못지 않게 바꾸기로 했는데...

도무지 각은 안 나오고... 기운도 딸리고.... 인테리어는커녕 방 청소도 대충대충...

누구는 놀러와서 제법 아늑하다 해주었지만.... 역시 어수선하다.

 

1주에 한 번 청소하고, 두 달에 한 번쯤 안 입고 안 쓰는 물건 버리고...

그래도  버리고 버려도... 또 버릴 것이 나온다.

4월이 되기 전에 봄맞이 청소를 해야지.

또 이렇게 계획만 세우는구나. 실천보다 계획이 많기론 나도 어디 가서 빠지질 않네.

 

버뜨.... 할 수 있어. 아자아자!!!!!!!! 

하겠다는 의지가 아니라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꼭 하자.

 

방 배치 어케 바꿀지... 연구 끝나면.. 끄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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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22 00:27 2008/03/22 00:27

봄...은 바햐흐로 영화의 계절

2008/03/18 12:50 생활감상문

언제는 계절 찾아 영화를 봤냐만...

아무래도 방학 때보다는 비수기인 봄과 가을이 영화 보기엔 좋다.

올해는 몇 년 만에 짬을 내서 전주영화제 가고 싶은 마음도 있고....

깜깜한 극장에서 햇빛 가득한 거리로 나오는 낯선 기분...

그리고 재채기. 영화 보는 사람이라면 다 알지.

그래서 계절이 좋을 때는 낮에 영화관에 가면 참 좋다.

 

뭐 꼭 다 보겠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보고 싶은 영화 목록을 뽑고 있노라면...

설레는 마음이 쑥쑥 자라난다. 

기분이 좋다. 이렇게 또 새로운 계획.

 

아비정전Days Of Being Wild

식코Sicko

내가 숨쉬는 공기The Air I Breathe

버킷 리스트 - 죽기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The Bucket List

쿵푸팬더Kung Fu Panda

카페 뤼미에르Coffee Jikou

인터뷰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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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18 12:50 2008/03/18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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