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Results

'분류 전체보기'에 해당하는 글들

  1. 2008/05/26  감옥 탈출
  2. 2008/05/24  아픈 직장인의 주말 (1)
  3. 2008/05/22  국보 0호 (3)
  4. 2008/05/20  고기 대신, 버섯두부지지미. (2)
  5. 2008/05/19  원고검토서의 재구성 (3)
  6. 2008/05/18  리셋. 하지만 버버벅.
  7. 2008/05/13  배냇향 (2)
  8. 2008/05/12  껍질째 먹어요. (2)
  9. 2008/05/11  이사 대신.
  10. 2008/05/10  술 앞에 약해지다. (2)

고기 대신, 버섯두부지지미.

2008/05/20 17:01 생활감상문

간만에 도시락 싼답시고... 새로 개발한 요리.

개발은 언제나 즉흥적으로... 다음에 또 같은 요리 나온다는 보장 없다.

 

재료

두부 반 모, 새송이버섯 한 봉지, 양파 1개, 달걀 2개, 통밀가루 3~4큰술

다진 파 1큰술, 다진 마늘 1큰술, 깜장깨 1큰술, 구운소금 1작은술, 참치액(혹은 굴소스) 3큰술, 참기름 1큰술, 후추

식용유

 

만들기

1. 두부는 다져서 물기 짠다. (꼭 짤수록 좋지만... 난 이거 잘 못해서... 빅마마가 알려준대로 전자렌지에 살짝 돌려서 물 빠지기 좋게 만든다)

2. 새송이버섯은.. 걍 대충 다진다. 고기 대신 먹는 요리라 씹는 맛 나게 하려고.

3. 양파는 버섯보다는 잘게 다치는데.. 채썰어서 다지면 된다.

4. 큰 볼(우리 집엔 없어서 큰 냄비나 밥통 이용^ ^)에 재료 전부 넣고... 열심히 쪼물락거린다. 간도 골고루 배고, 끈기도 생긴다.

5. 미리 240도로 예열한 오븐을 이용하면 좀더 간단하고... 아니면 가스렌지에 프라이팬 달군다.

6. 오븐팬(프라이팬)에 기름 넉넉히 두르고.... 넓적하니 팬 크기대로 펼쳐서 1cm 두께로 굽는다. 컨벡션 기능(강제 공기 순환 기능)이 있는 오븐이라면 컨벡션 모드로 30분 정도 구워주면, 뒤집지 않아도 위쪽까지 이쁘게 갈색으로 잘 익는다(뭐 어차피 고기가 아니니까 안 익어도 큰일 날 건 달걀밖에 없다)... 프라이팬이라면 좀 작게 해서 한두 번 뒤집어 가면서 익혀야 할 터이고.

7. 금색이 되면 꺼내서 식힌 후... 한입 크기로 썰어 먹는다.

 

손님 초대나 명절 제사상에 올린 것도 아니고, 두께가 꽤 되어서... 굳이 한입 크기로 작게 부치지 않아도 된다. 오븐이 있다면 넣어놓고 다른 일 볼 수 있어서 편하고.... 오븐에서 구울 땐 15분쯤 지났을 때, 잠깐 문을 열고, 오븐팬을 앞뒤를 돌려서 넣어준다. 겉을 좀 바삭거리게 구워줘서 씹을 만한 식감을 올려주는 게 비법.

호박이나 당근, 피망 등 좋아하는 야채 모두 추가 가능.

 

몸에 좋은 거 먹으려고 싸오는 도시락인데... 이왕이면 뭐 좀 안 먹는 거 해서 나눠 먹으면 좋겠다 싶어서... 만들어 보았다. 맛있다고 다 먹어버려서 과정샷은 없음. ^ ^;;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8/05/20 17:01 2008/05/20 17:01

원고검토서의 재구성

2008/05/19 14:46 편집자–되기

* 제가 일하는 출판사 블로그 '출판/편집 이야기' 게재용으로 작성된 글을 옮겨 온 포스트입니다.

 

 

소믈리에는 처음 만나는 와인마다 맛을 보고, 와인 시음서를 작성합니다. 와인의 모든 요소를 하나하나 충분히 검토해서 작성한 시음서는 뒤에 손님에게 와인을 추천하는 데 기본 잣대가 됩니다. 편집자들은 원고를 검토하고 원고검토서를 작성합니다. 소믈리에가 함께 내놓는 음식과 와인이 어울리는지 생각하듯이, 이 원고가 우리 출판사의 정신, 우리가 내온 책들(합쳐서 도서목록!)과 조화를 이루는지 살펴보고, 그 와인이 손님의 요구, 상황, 분위기를 채울지 고려하듯이 지금 이 시대의 독자들이 원하는 책인지, 또 독자들에게 정말 필요한 책인지를 고민합니다.
여기 제가 일하는 출판사에서 쓰는 원고검토서의 양식이 있습니다. 불과 A4 한 장짜리이지만, 그 안에는 꽤 많은 정보가 압축되어 담긴 원고검토서는 한 원고의 운명을 좌우하게 됩니다. 오늘은 원고검토서 작성법을 통해, 원고 검토가 어떻게 출간 결정으로 이어지는지 설명해 보겠습니다. 국내 필자가 쓴 (조금은 불완전할 수도 있는) 원고를 검토하는 일과 이미 외국 출판사의 편집과 독자들의 검증을 거친 해외 도서를 검토하는 일은 세부적으로는 많이 다릅니다만, 여기에서는 처음으로 소개하는 것임을 감안, 포괄해서 서술하겠습니다.


제목과 검토자 의견 :원고에 실체성을 부여하는 '제목',
원고의 운명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검토자 의견'

원고검토서의 최상단에 위치합니다.
제목
원고 제목을 정확하게(해외 도서는 원제도 꼭!) 적습니다. 실제 편집이 시작되어 제목이 확정될 때까지, 보통 이 이름으로 계속 불리게 됩니다. 이름 없는 사람은 딱히 뭐라 부르기 힘들기 때문에 결국 타인과 관계 맺기도 어려워집니다. 원고도 마찬가지입니다. 내용만 있고 제목이 없는 원고는 형체가 없기 때문에 머릿속에 남기 어렵습니다.

검토자 의견
모든 보고서 작성의 원칙은 한 가지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라. 결론을 알면 뒤에 따라오는 각종 정보를 훨씬 논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원고검토서에도 ‘검토자 의견’이 맨 위의 오른쪽, 제일 시선을 받기 좋은 곳에 자리합니다. 원고검토서를 객관적으로 써야 한다고, 장점과 단점을 똑같은 비율로 쓰고, 출간에 관한 가부간의 의견을 쓰지 않은 검토서는 아무것도 검토하지 않은 바나 같습니다. 결정은 윗선에서 하더라도, 검토자 자신의 판단이 꼭 들어가 있어야, 그 검토서가 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원고를 포괄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정보들 : 원고 사양, 지은이 약력, 콘셉트, 목차

원고 사양
편집자는 책의 출판에 드는 비용을 어림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검토자는 책의 판형과 장정 방식뿐 아니라, 원고 분량(번역서의 경우 서양어는 1.5배, 일본어는 1배, 중국어는 약 2배 정도 페이지가 늘어납니다), 사진 수, 원색 및 흑백 사진의 수까지 세부 정보를 모두 파악해서 완성될 책의 정확한 이미지를 그려야 합니다. 바로 이러한 정보들이 이 책을 대량 생산(책은 한 번 쓰인 내용을 무한복제해서 내놓는 대량 생산품입니다)할 가치가 있는지, 제작 단가와 가격 결정의 기초 정보가 되어 줍니다. 완전 원고를 언제 입수할 수 있는지에 관한 정보, 즉 스케줄도 적절한 출판 시기를 가늠하게 해주는 유용한 정보입니다.

지은이 약력
물론 지은이의 이름부터 정확하게 적어야 합니다.  전공이나 현재 직위와 함께 이전 저술 경력, 수상 경력, 이 책의 내용과 관련되어 독자에게 어필할 만한 특이한 이력을 적습니다. 출간시 특판 가능성 등이 있다면 그 역시 포함하면 좋습니다.

콘셉트

단순할수록 좋습니다. 원고가 한마디로 정리 안 된다면 두 가지 경우뿐입니다. 원고 자체가 정리가 안 된 원고이거나, 검토자가 제대로 내용 파악을 못했거나. 후자의 경우라면 원고를 다시 꼼꼼히 읽어야 할 것이고, 전자라면 출간을 포기하는 편이 좋습니다. 콘셉트가 명료한 원고일수록 그만큼 내용이 상세하고, 논지가 힘 있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콘셉트는 새롭고 참신한 요소를 담고, 친숙하지 못한 세계를 열어 보여 주는 것이어야 합니다. 책의 목적이 무엇인지 명쾌하게 말해 주면서 출간에 확신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목차
원고를 보기에 앞서 책 전체의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이해하게 해줍니다. 목차를 보면 책의 구성이 주제를 어떻게 지지하고 확대시키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원고의 외부 : 어떤 독자가 읽을 것인가? 비슷한 책은 어떤 것이 있는가?
출간했을 때, 어떤 위치,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는가?

대상 독자
책을 좋아하다 못해 책을 만드는 이야기가 궁금해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처럼 꾸준히 책을 읽고, 좋은 책을 알아봐 주는 독자, 의외로 세상에 많습니다. 하지만 출판사에서 이 세상의 모든 독자를 위해 책을 만들지는 않습니다. 이 책을 꼭~ 읽고 싶은 독자, 이 책이 저~엉말 필요한 독자, 그 전엔 몰랐지만 이 책을 읽고 지인~짜 감동할 독자들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습니다. 똑똑하고 아는 것 많은 독자냐고요? 물론 아닙니다. 위에서 책의 콘셉트는 단순할수록 좋다고 말씀 드렸지요? 대상 독자란 그 단순명료한 특수 주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독자를 말합니다. 말하자면, ‘준비된 독자’지요. 대상 독자는 1차 대기독자층과 2차 타깃 독자층, 3차 주변독자층으로 나누어 구체적으로 기입합니다. 예를 들면, 지난 1월 출간한 『에도의 몸을 열다』의 경우 1차 대기 독자층은 일본 근대사 연구자 및 일본학 관련학과 학생으로, 2차 타깃 독자층은 18세기 연구자 및 시각이론 독자층으로, 3차 확대 독자층은 문화사 독자층으로 점차 확대해서 선정했습니다. 대상 독자를 미리 선정하는 일은 어느 정도 주관적이고, 경험에 근거하기 마련이지만, 편집자 역시 한 사람의 독자로서 불특정 다수 독자의 관심과 이해를 추체험하고, 그 대상 독자의 취향과 요구에 맞추어서 책을 만들도록 미리 준비하는 과정이 된답니다.

유사도서
대상 독자를 선정했다면, 그 독자들이 좋아하는 책이 이 원고의 유사 도서라 할 수 있습니다. 유사도서 목록을 파악하면, 이 분야에서 어떤 책이 나왔고, 또 어떤 책이 더 필요한지를 알 수 있습니다. 또 기존 출간 도서와 어떻게 구별 지을지 그 독자들의 취향과 기초 지식을 파악해서 고민할 부분이 생겨납니다.  

포지션
유사도서 목록을 보면, 이 책이 어디에 자리 잡을지 좀더 분명해집니다. 인문/철학 등의 포괄적인 대분류가 아니라 정확한 세부 분야를 제시해야 합니다. 실제 서점 분류방식에 따라 1~3분야 정도를 선정해서 적습니다.
포지션을 정할 때는 출판 전체 시장에 관한 언급뿐 아니라 우리 출판사의 도서목록에서는 또 이 책이 어떻게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정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원고라면, 우리 출판사의 책 가운데 이 원고와 형제자매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책과 같은 분야로 선정하는 편이 좋습니다. 그렇지 않고 아이템에만 치중해 자사 도서목록에서 기존 도서가 없는 장르로 생뚱맞게(!) 내놓는 경우, 독자들에게 우리 출판사의 색깔이 무엇인지 혼선을 주게 됩니다. 단, 기존 도서가 없더라도 여러 권의 책(혹은 시리즈)이 함께 준비된다면, 미개척 분야에 진출해 우리 출판사의 외연을 확장할 수도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원고의 장단점과 시장에 대한 고민 : 강점과 약점은 비단 시장에서의 성공 여부만을 말하는 것이 아님.
책으로서 지니는 가치와 마케팅적 가치를 동시에 고려해야 함.

강점과 약점
원고의 장점만 나열하는 것은 제대로 된 검토서라 말하기 힘듭니다. 순수한 장점은 뒤집어 생각하면 바로 취약점이 될 수도 있거든요. 강점과 약점을 정확하게 적고, 할 수 있다면 그 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서 저자와 의논해 원고를 보완하거나, 편집/마케팅상 고려할 점을 미리 생각해 두어야 합니다 .

마케팅 포인트
원고 검토를 편집자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마케터와 함께 고민하고 그 과정을 함께 만들어 가는 책은 확실히 그 생명력이 다릅니다. 보는 눈이 다른 만큼 더 많은 고민이 담기니까요. 앞에서 작성한 정보를 가지고, 이 책을 시장에 언제 내놓고, 어떤 방식으로 유통시켜서, 독자에게 어떤 책으로 노출시킬 수 있을지 마케터와 미리 상의하는 일도 출간 결정에 필요한 부분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최종 점검 : 이전의 항목에서 다뤄지지 않은 내용, 강조할 내용을 기입.
세부 내용 중심으로 명료하게 적어야 함.

검토 내용
콘셉트만으로 파악하기 힘든 세부 내용도 적습니다. 검토자는 감상을 배제하고 핵심 내용을 객관적으로 요약해야 합니다. 문체, 구성, 내용의 독창성, 주장의 시의성, 완성도 등을 중심으로 기입하되, 특히 아이템 자체의 가능성을 중시해서 적습니다.

하지만 회사 내의 다른 분들을 설득하기 위한 글임을 가정(기본적으로 출간에 긍정적인 의지를 가질 때 원고검토서를 작성하는 법입니다)해서 흥미롭게 읽히게 할 필요는 있습니다. 흥미를 위해서는 책 안의 내용에만 머물지 말고, 사전조사를 통해 되도록 많은 정보를 전달합니다. 원고가 자리한 분야에 관해 신문기사나 학계 동향 등을 파악해서 적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저자 홈페이지를 찾아본다든지, 검색을 활용해서 저자의 다른 글, 인터뷰 등을 확인해 본다든지 하면 좋습니다. 외서라면, 외국 출판사의 홈페이지나 아마존 서점의 서평과 등수를 확인한다거나 다른 학술지에서 제공한 서평 등을 확보한다던지 하면 금상첨화입니다.  

원고검토서는 어느 정도 동일한 목적을 달성해야 합니다. 이 책에 대해 아무런 사전 정보도, 상상력도 없는 사람들에게 말하는 것처럼 검토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회사 내의 다른 동료들이 출간 여부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의심할 여지없이 충분한 자료를 갖추고, 이 원고가 변신해서 태어날 책의 모습을 정확하게 그릴 수 있게 해주는 것, 그것이 원고검토서의 목적입니다. 검토서 양식을 두고 빈칸 채우는 법을 알려드리다 보니 글이 좀 딱딱하고 지루해지지나 않았는지 걱정입니다. 하지만 지금 책을 써서 출판사에 투고하고 싶은 분, 또 출판사에서 어떤 책을 내는지 알고 싶던 독자들의 실질적인 궁금증을 풀어드리는 데 작은 도움이나마 되면 차암~ 좋겠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8/05/19 14:46 2008/05/19 14:46

리셋. 하지만 버버벅.

2008/05/18 22:08 생활감상문

컨디션이 나빠진 게 3주 되어간다. 4월 마지막주부터니까.

일은 많은데, 속력을 내기는커녕 중압감에 시달리다 겨우 정신만 추스렸고...

물리적인 양도 조금은 (해치워서) 줄였지만.... 몸은 여전히 뻣뻣하다.

 

옛날에... 뭐더라... 제목은 잊었지만... 쥐스킨트의 단편집 <깊이에의 강요>에 실린 단편 중에...

온 지구가 석회 조개가 되고 있다...는 소설이 있었는데...

그렇게 몸이 뻣뻣하다. 아프다기보다는 뻣뻣하다.

근육이 굳어 있어서... 계속 스트레칭을 해주지만, 쉽게 유연해지질 않는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올봄 제법 비가 잦았다. 비가 와서 몸이 궂은 게 아닐까 싶다. 

그래서 오늘은... 몇 달을 가고 싶어만 하고 못 가던 목욕탕을 혼자서 갔다.

원고도 볼 게 있고, 엄마는 집에 왔으면 하는 눈치였고,

국제도서전도 출판사 취직한 이래 한 해도 빼먹지 않고 갔건만... 올해는 빼먹었다. 

 

리셋하려고. 일요일은 리셋하는 날이란다. 아침에 라디오에서.

 

아침에 일어나서 100퍼센트 현미밥 먹고,

일부러 멜론이랑 포도도 챙겨 먹고(옆집 사는 Y양 냉장고에서 빼왔다)

정성껏 드립해서 커피도 마시고, 한약도 데워서 마셨다.

설거지를 하면서는.... 새로 한 현미밥에 통밀가루를 뿌리고 빈 와인병으로 밀어서...

180도에 30분간 구워 현미 플레이크도 만들어 두셨다.

(요새 새로 배운 건데.... 두유에 말아 먹으면 맛이 와따다)

 

어제 싱크대랑 욕실 때를 벗겨낸 데 이어, 오늘은 방청소를 좀더 해주셨다.

골골한 탓에 한약을 새로 지은 터라... 이번달 월급 타면 사려던 책장은 보류.

잡동사니를 정리해서 책을 스무 권 남짓 더 집어 넣을 공간을 마련했다.

 

점심으론 아까 구운 현미 플레이크에 두유 부어 드시고는....

간만에 쿠프랭 몰아서 들어 주시다가....

목욕탕 가서 반신욕도 하고, 자수정 사우나도 들어가 주고,

찜질방 층으로 올라가서 왕소금 위에서 찜질도 해주시고,

담요 덮고 억지로 땀도 빼주셨다.

염분 뺐다고(집에 와서 밥하기 귀찮아) 미역국도 한 사발, 먹어주셨다.

 

수선을 떤 덕분에 저리던 허리와 왼쪽 고관절 조금 풀린 듯도 하다만...

뻣뻣한 어깨와 등은.... 여전하다.

 

음악 틀어놓고, 형광등 끄고, 촛불 켜고...

긴장 풀리는 모드 조성해 놓고.... 요가를 해주셨다.

분명 시원하기는 한데... 풀리질 않는다. 

 

주말에 검토(해야 할)하려던 원고가 두 건인데....

엄두가 안 나는군. 이래서 또 중압감과 함께 월요일 출근하면...

한 주 내내 힘들 텐데. 아... 그냥 원고를 보고 잘 것인가, 일단 자고...

내일 아침에 수습할 것인가. 결국 내 등이 뻣뻣한 이유는...

매달려 있는 짐 때문인가? 역시 신체의 능력 부족이다. 오늘도.

 

 

* 자기 자신의 행동을...~해 주시다..라고 쓰는 건 고교동창 꼰주의 일기체인데...

오늘 우연히 나왔네. 요새... 다른 사람 말투 나도 모르게 따라하는 현상... 좀더 심해진 듯도?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8/05/18 22:08 2008/05/18 22:08

배냇향

2008/05/13 23:20 베껴쓰기

“갓난애를 보면 누구나 생명의 신비를 느낍니다. 생명력 그 자체이니까요.

그래서 그 몸에서 나는 냄새는 정말 향기롭습니다. 배냇향이라는 건데

이게 생명력의 냄새입니다. 그런데 좋은 차에서 바로 이 향기가 난다 이겁니다.

그래서 차=알가=우주적 시원이란 등식이 성립되는 거죠.

차를 마시는 일은 곧 생명력을 회복하는 일이요

정신적으로는 우주적 시원에 도달하는 것입니다.

__ 소설가 한승원 선생의 지난 주 토요일자 J일보 인터뷰 가운데.

 

 

 

배냇향..... 아기 냄새를 생각해 본다. 순하고 달큰하고 마음 착하게 하는 향기.

아, 그런 맛을 내면 되는 거였구나.  

 

헬스장에서 자전거 운동하면서 인터뷰 보고는 당장 녹차 마시고 싶어졌다. 집에 마땅한 우리 녹차는 없어서, 작년에 오사카 여행에서 선물용으로 사왔다가 하나 남은 센차(煎茶)를 열었다. 저렴하니 기념으로 산 거라 비싼 건 아니고... 한 봉지에 350엔 주었던 듯싶다.

 

몸에 좋은 건 쓰다는 소리에 녹차는 쓰고 텁텁한 맛에 마시는 줄 아는데... 배냇향을 생각하며 녹차를 우려 보니... 새순을 우린 차라 연하고 맑은 녹색에, 맛은 달고 혀에 감기는 느낌도 텁텁하기는커녕 매끄럽기만 하다.  아, 그러고 보니... <녹차의 맛>도 무덤덤한 일상이 아니라 마음을 가라앉히는 단맛을 담아낸 영화던가. 영화의 농도가 달라지네.... ㅎㅎ

 

예전에 SJ언니가 술기운에 내 품에 안겨 잠깐 졸았다가....... 다음날 하는 소리가 "화장품 냄새는 아닌데, 순한데 뭔가 좋은 냄새, 파고들고 싶은 냄새였어" 라 해서 수줍어하던(속으로만 좋아하던) 기억이 났다. 아직도 그런 냄새가 날까. 

 

김치 냄새가 나도 푸근하던 엄마 냄새도 생각난다.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던 엄마의 몸. 언제나 잠이 잘 오던. 중학생 때까지 종종 엄마 품에서 잤으니까 거의 막냉이가 태어나기 직전이로군. 나는 아마 오래 아기였던 탓에 세상에 늦게 눈떴나 보다. 뭐 이런 허접한 생각.

 

그래도... 덕분에 녹차 맛에 새로 눈떴다. 맛있는 차 마셔야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8/05/13 23:20 2008/05/13 23:20

껍질째 먹어요.

2008/05/12 14:27 생활감상문

처음엔 음식물쓰레기 버리기 귀찮아 시작한 일이었어요. 껍질째 먹기....

 

알고 보니 껍질에 영양소가 제일 많다죠? 껍질은... 자연에 맞서서 한 개체가 자기 자신을 지키려는 부분으로 생명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난 부분이라서 영양소가 많대요. 또 나 좀 데려다 먹고, 내 몸속 씨 좀 옮겨주소...하는 유혹의 향과 색소가 껍질 부분에 집중해 있는데.... 이 향과 색소가 몸속 독소를 없애는 항산화 성분이라네요.

 

사과가 제일 쉬웠지요. 어릴 적부터 많이 해봤으니까요. (알고 보면 사과 과수원집 조카딸 출신^ ^)

베이킹소다나 소금으로 박박 씻어서 먹었어요.(물에 30분 이상 담궈놓는 게 농약은 제일 잘 씻긴다지만... 성질이 급해서리 그렇게까지는 못하고)

 

2단계로.... 고구마와 단호박을 삶거나 구울 때... 비료는 많이 주겠지만, 딱히 농약을 많이 뿌려야 하는 식물은 아닌지라.... 껍질을 솔로 열심히 닦은 다음 익혀서 껍찔째 먹었어요. 별로 거칠지도 않고, 쓰지도 않았어요.  섬유질을 많이 먹는다 생각하니까 좋더라고요.

 

3단계는 땅콩. 옛날 회사 다닐 때인지라 A팀장님한테 껍질째 먹기를 시작했다 하니까... 땅콩도 속껍질 벗기지 말고 먹어 보라 하시더군요. 속껍질을 먹으면 땅콩알의 콜레스테롤 섭취를 막아준다면서... 원채 선배들 말 순진하게 잘 믿는 후배인지라... 실험 정신으로 한번 먹어보았지요. 맛에 별로 차이가 없더라고요. 해서 땅콩도 껍질째 먹게 되었어요.

 

4단계로는... 당근도 잘 씻어서 껍질째 먹게 되었고, 감자도 곧 그리 되었지요. 그리해서 껍질째 먹는 야채카레 요리법도 개발하게 되었지요(레시피 궁금하신 분은 글 아래 야채카레를 눌러보세요^ ^)

 

그리고 주춤하다가... 그저께 5단계로 넘어왔어요. 얼마 전 TV를 보는데, 참외영농협횐가 어딘선가... 참외는 껍질째, 씨도 몽땅 먹어도 된다는 광고를 하더군요. 사실 참외... 껍질 단단해서 벗기기 힘들고, 씨나 껍질 놔두면 파리 꼬여서 먹기 전후 처리가 귀찮은 여름 과일(사실은 야채지만)인데... 껍질째 먹으면 그 수고는 줄겠다 했죠. 그제 또 실험 정신을 발휘해서... 깨끗이 씻어서 꼭지만 살짝 잘라내고.. 사과 한 알 먹듯이 껍질째 먹어 보았어요. 하나도 안 쓰고, 단단하고, 껍질 덕분에 과육이 흔들리지 않아서 과즙도 덜 흐르고 먹기 편했어요. 그래서 참외도 껍질째 먹게 되었답니다.^ ^

 

그러고 보니.. 야채와 과일만 껍질째 먹을 수 있군요. 뭐 하기는 쇠고기나 돼지고기도 껍질을 먹어보긴 했지요. 콜라겐이 많다길래. 요새는 고기 자체를 많이 안 먹으니까 먹을 일이 없지만.

 

껍질째 먹어요. 아주 편해요. (뭐 농약이 걱정되시면, 이번 기회에 유기농으로다^ ^. 저도 이번 주에 생협 조합원 가입했걸랑요.) 나름 운율이 맞군요. 아예 이렇게 시작하는 노래라도 한번 만들어 볼까요?



카레 재료를 모두 따로 볶아서 끓이면 종류별로 기름을 넣어줘야 해서 칼로리가 높아진다. 그래서 연구한... 칼로리는 낮추되 단맛을 높인 카레 요리법

 

1. 감자 中 세 개, 양파 中 2개, 당근 小 1개를 큼직하게 썬다.

(감자와 당근은 솔이나 야채 전용 수세미로 박박 문지르면 껍질 안 벗겨도 좋고, 영양도 더 우수하다.)

2. 냄비에 손질한 재료를 담고 물 세 컵=600cc을 붇는다.

3. 올리브유 한 큰술을 넣고 센 불에 끓인다.

4. 끓어오르면 불을 약불로 줄이고 20분쯤 익힌다.

5. 감자가 너무 퍼지지 않게 익고 국물 색깔이 뽀얗게 야채즙이 우러나왔을 때쯤 잠시 불을 끈다.

6. 물 50cc와 우유 50cc에 카레 100g(소포장 1봉지)을 고루 섞는다.

(요즘 카레 과립형이라 잘 녹는다지만 그래도 개서 넣는 게 금세 녹아서 더 좋다.)

7. 익은 야채에 카레 갠 것을 조금씩 넣어가며 골고루 섞어준다.

8. 이미 어느 정도 농도가 나왔겠지만 카레의 향료가 충분이 향을 내도록 약불에서 가끔 저어가며 끓인다.

9. 8이 익는 동안 사과 한 개를 깨끗이 씻어 씨를 제거하고 깍두기 모양으로 썰어넣는다.(감자나 당근보다는 작게 썬다.)

10. 사과를 넣고 2~3분 후 불을 끄고 냄비 뚜껑을 덮은 채 30분 이상 기다린다. (이때 먹어도 되지만 30분 기다리면 훨씬 더 맛있다.)

 

큼직하게 썰은 야채가 깊은 맛을 내고 올리브유는 필수지방산을 더해주면서 야채가 서로 잘 어우러지게 한다. 우유는 카레에 들어 있는 나트륨 섭취를 막아주면서 걸죽함과 함께 부드러운 맛을 내고, 사과는 향긋함과 함께 달콤한 맛을 낸다.

 

달콤한 맛에 밥이 없어도 한 대접 가득 먹고 한 끼 식사로 충분하다.

(감자와 양파, 당근, 올리브유... 모두 다이어트 식품^ ^)

 

꼬들밥이 어울리는 카레에 현미밥을 비벼 먹어볼 것을 추천한다. 그러나 죽처럼 건더기를 풍부하게 만든 진하고 걸죽한 카레이니 밥은 반 공기만 넣어도 충분. 아무 반찬 없이도 향긋하게 한 그릇 뚝딱으로 추천한다.

 

무엇보다 따로 볶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불 조절 말고는 그냥 끓이기만 하면 되니 요리법 간단하고 불가에서 땀 흘릴 일 없고... 불에 올려놓고 청소나 빨래 등 다른 집안일과 같이할 수 있는 요리.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8/05/12 14:27 2008/05/12 14:27

이사 대신.

2008/05/11 16:23 생활감상문

지난 번 이사는 험난했다. 몇 달 동안 안 나가던 방이... 열흘 후에 비워달라는 조건으로... 갑자기 나가 버렸고, 겨우 이틀 만에 처음 본 방을 동네가 조용해 보이고, 대체로 넓다는 이유로 바로 계약해 버렸다. 회사에서는 한참 바쁠 때라... 이삿날인 재작년 어린이날 새벽 4시에 퇴근해서... 집에 와 2시간 자고... 들이닥친 학생이사 아저씨들 도움으로 겨우 이사. 그냥 아저씨들이 놔주는 대로 짐 풀어놓고... 2시간 더자고... 공휴일인데 당직중인 필자(당시엔 D일보의 논설위원이던 K교수)에게 교정지를 갖다 주러 다녀왔다.

그리고 2년... 이 집에 와서 공부를 많이 한 것도 아니고, 우울증과 불면증에다가 교통사고까지 몸은 계속 아팠고, 연애를 시작하길 했나, 돈을 많이 벌기를 했나, 굳이 따지자면 되는 일이 없었으므로.... 이사를 하려고 했다.

하지만 대충 알아보니 새 이사는 더욱 험난했다. 전세가 많이 올라.... 내가 가진 돈으론 더 나은 집으로 옮길 가능성은 희박했고, 집 앞에 다니는 휘트니스 센터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작하면서 대충 재미를 붙였고... 3월부터 다닌 영어학원에, 아직도 가끔 아픈 몸 때문에 종종 가야 하는 병원, 그리고 주 1~2회는 하게 되는 야근에 덧붙여 이사라는 대업까지 이룰 정신적 여유가 없었다. 게다가 냉정하게 말하자면 작년에 병원 다니며 석 달 논 탓에 이사에 따르는 비용을 감당할 여윳돈도 없었다. 물론 더 나은 주거환경을 위해 감수할 수 있는 비용이었지만, 더 나은 주거환경을 구할 수 없다는 게 문제였다.

해서 방 알아본 지 1주일 만에 이사 포기. 그냥 살기로 하고, 집주인이 원하는 대로 한 달에 월세 10만 원을 올려주기로 했다. 이사 안 할 거라 생각하고 다시 집을 둘러보니.... 벽지의 때도 눈에 띄고, 구석구석 먼지도 많다.

이사 대신... 집을 좀더 살 만하게 만들자고 연구. 우선 잡동사니들부터 처리. 책꽂이 자리만 차지하던.. 이비에스에서 녹화한 영화 비디오들은 버리고, 복사만 해두고 안 보던 프린트들은 이면지 처리. 직접 받은 게 아니라 대학원 연구실에서 주워온 논문들 폐지 처리. 안 입는 옷은 한 보따리 싸서, 버리려고 하니까... 윗집 아주머니가 동네 어려운 할머니들 드리신다고 챙겨 가셨다. (좀 켕기더군) 일이나 공부의 공간보다는, 잡동사니만 쌓이기 일쑤인 책상을 버리고, 그 자리에 앤티크 스타일의 서랍장을 들여놨다. 자주 입는 옷은 그리로 옮기고, 플라스틱 서랍장은 안 입는 계절 옷 보관용으로 용도 변경. 책상 대신 노트북을 놓으려고 독서대 겸용 기능이 있는 작은 다과상을 샀다. 부착식인 스탠드 조명도 끼울 데가 없어서 회사 책상으로 옮겼다. 새로 독서용 스탠드를 하나 더 사야 한다. (이런 걸 두고... Y양은 돈지랄이라 하지.T T) 독서는 침대에서, 교정은 식탁에서 뭐 이렇게 되나? 다음달 월급 타면 책장도 하나 더 살 예정인데... 좀 비싼 듯해서 빈 벽에 선반을 설치하면 어떨까 연구 중.

이제 남은 건 부엌과 욕실. 룸메들과... 싱크대도 한 번 속의 것 다 들어내고 닦아야 할 것이고, 냉장고도 묶은 때 벗기고, 화장실에도 락스 좀 뿌려야 할 듯싶고, 여기저기 그림들도 위치 좀 다시 조정. 이런 식으로 계속 조금씩 여기저기 손 보는 중. 

하지만 일에는 끝이 필요한 법. 피곤하다. 대충 이번 연휴까지 하는 걸로 마무리하고... 5~6월엔 일에 몰두. 7월에 여름휴가 놀다 와서... 업무 복귀 전에 살짝 마무리하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8/05/11 16:23 2008/05/11 16:23

술 앞에 약해지다.

2008/05/10 07:49 생활감상문

며철 전부터 금요일 저녁에 술 마시자는 말이 회사에 돌았다.

내게도 얼핏 말이 있었지만....

술에 대한 욕구가 별로 없다며... 대충대충... 대답.

실제로 술을 마시고 싶다거나 취하고 싶은 욕구가 별로 없었다.

 

야근을 해야 하나, 일을 싸가지고 올까...

(오후에 촛불집회 갈 사람 두엇 물어봤는데...

막냉이는 약속 있다 하고, M선배는 답장이 없고)

뭐 이러면서... 일을 하다 보니..

얼핏 6시 반쯤 어제 분량의 일은 마무리될 상황.

 

퇴근할 사람들은 하나둘 인사하고 떠나고....

쭈꾸미 먹으러 가자는 대화가 이리저리 들려오는데

드디어 P차장(아니, 우리의 식사부장 P부장)이 다가온다. "야근하시나요? 저녁 드시고 가시죠?"

이미 야근할 생각은 사라져 있었기에 쭈볏쭈볏.

그러나 어제 용띠 운세.... 먹고 놀 운수가 있다길래....

에라이...

 

맘 급하고 배고픈 P차장과 얼른 먹고 와서 야근할 임쿤.... 

먼저 나가 쭈꾸미 굽기로 하고.... 일 마무리하고, 연휴에 볼 원고 챙겨야 하는

나와 J차장은 10분 후 출발.

 

걸어가는 그 몇 분 사이에도...

J차장은 다음주에 함께 해야 할(내게 인수인계할) 저자 미팅....에

관련해서 계속 브리핑이닷. 당할 수 없는 꼼꼼함.^ ^

 

가보니 한 판 가득 익는 중, 양푼 안에도 한 가득.

쭈구미 고추장 볶음에 곁들여. 산사춘 두 잔....

오랜만에 마시는 술인데, 딱히 맛있지도, 딱히 어렵지도 않게....

그냥 밥에 국 곁들이듯이.

그러고선 뭔 얘기했는지 기억은 안 났지만... 제법 화목한 시간. 

30분쯤 지나 외근 갔다 온 L과장님도 합류. 주종이 소주로 바뀌었다.

(역쉬 영업자들의 소주 사랑은 못 말려.)

소주는 좀 쓰더군. 그래도 얼핏 석 잔쯤 마신 듯.  

 

알딸딸하고 화목한 분위기에 얼결에 당구장까지 따라간다.

내게도 쳐보라 하는데... 포켓볼 친 지도 거의 10년쯤 된지라..."구경만 하겠습니다. 재미있게"

 

구경 잘하고 있다가... 갑자기 취한 건 아닌데, 기분이 침울해지더라.

그들과 있는 건 즐겁지만, 더 보고 싶은 사람들이 있었다.

 

낯설고, 서글펐다. 가슴이 답답하기도 하고....

내가 여기서 뭐하고 있나 싶기도 했다.

 

전주영화제 가서 본 영화들에 나오는 여자들이 모두 담배를 피워서 그랬는지...

약간 흡연 욕구가 생겨서.... 괜히 누가 꺼내놓은 담배만 만지작만지작.

담배가 매울까 봐가 아니라.... 진짜로 흡연자가 될까 봐.... 겨우 참았다.

 

마시질 말걸.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8/05/10 07:49 2008/05/10 07:49

미라와 시체

2008/05/09 00:43 꿈 일기

작년 여름으로부터... 의지와 상관 없이, 그러나 되돌릴 수도 없이... 부정할 수는 없이, 몸이 풀리듯이.... 그렇게 생겨난 변화들. 나는 또한 이 꿈을 꾼 그 사람이 아니다. 더이상은.

 

 

2007년 8월.....

 


하루는 목이 잘린 미라와 그에 관한 전설이

모든 TV 채널에서 소개되는 꿈을.... 꾸었고...

또 하루는 비닐봉지에 담긴 채 우물에 처박힌 여인들이

상반신 누드로 나타나 자기들을 찾아내라고 시키는 꿈을 꾸었다.

 

꿈에 귀신이 나온다는 것은 평소 마음이 허약하다는 것.

그러나 시체를 본 것은 큰 재물운이 온다는 거다.

어느 쪽을 믿어야 할까.

허약한 마음에 로또라도 사고 싶은 걸까?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8/05/09 00:43 2008/05/09 00:43

그저 그뿐.

2008/05/09 00:43 꿈 일기

이제는 그를 꿈에서 보지 않는다.

적어도, 꿈을 기억하지는 않는다.

 

꿈속으로 불러내서 "이젠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해 버린 다음에는.

 

  

2007년 6월....

 

지난 주인가 지지난 주인가 지금은 만나지 않는 누군가가 자꾸 꿈자리에 나왔다.

내게 화를 내거나 냉담했다. 마음이 아팠다.

 

며칠이나 꿈에 나타나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 조금은 걱정을 했다.

잘살았으면 좋겠다. 그뿐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8/05/09 00:43 2008/05/09 00:43
─ tag 

스물여덟의 백일몽

2008/05/09 00:42 꿈 일기
더 이상 내게 이런 판타지가 유효한지는 잘 모르겠다.
오히려 적어도... 요즘에는 위로받는 편보다는 위로하는 편인 듯하다.
그렇다고 그 순간 나한테 사랑에 빠지는 사람은 없는 듯하다.


2004년 가을, 스물여덟 번째 생일 무렵....

 

퇴근길 합정역에서 집으로 걸어가면서 환타지 하나...

나를 알아봐 주는 사람이 있으면 그냥 녹아버릴 듯하다.

이미지로 말하자면...
지금 내 안에 갇혀 있는 성질들을 다 부리고 있을 때

그걸 묵묵히 참아내고 희생해주는 게 아니라
그냥 내가 화낼 만하다고 인정해 주는 사람이다.

매트릭스2에서 네오가 트리니티의 심장을 만져서 살려내는 것처럼
그거 알아봐 주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다 녹아버려서
그 순간 그 사람을 사랑해 버릴 듯하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8/05/09 00:42 2008/05/09 0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