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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선언 새로썼어요. 너무 수세적인가;

 

청소년이 국기에 대한 경례에 반대할 수 밖에 없는 이유


“모두 일어섯! 국기에 대해~~ 경례~엣!”

보통 이 사회에서 의무적으로 시행하는 교육 받고 자란 사람치고 저 말을 들었을 때 아무 장면도 연상되지 않는 사람 없으리라. 그게 지금 학교를 다니는 청소년이든, 다녔지만 더 이상 다니지 않는 청소년이든 어쨌든 초등학교는 의무였으며 신성한 의무교육의 초등교육에는 ‘애국심’이라는 교과서가 필요 없을 정도로 반복, 세뇌하는 과목을 배웠으리니

학교를 그냥 다녔던 청소년들이라면 12년간 받아온 반복학습에 의해 애국가만 나오면 자동으로 손은 가슴에, 눈은 국기로, 눈가엔 눈물그렁그렁, 마음은 ‘쓸데없이 이런 거 왜하나?’ 라는 생각. 그러자고 안하자니 주변의 시선이 두려워 함부로 거부하진 못하고선 전원이 메스게임하듯 동시동작 착착. 잘도 맞는다.


이번에 시행령인가로 국기에 대한 맹세를 집어넣는다고 한다. 청소년이 아닌 사람이 듣기에도 징글맞은 소리이겠지만, 청소년들에게는 더 징글맞게 들린다. 이 사회에서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애국’을 부려먹기 편하다는 이유로 강요하고, 그들의 말에 따라 더 강도 높은 ‘애국’을 해봐야 자신의 인간성을 강도 같은 국가에 뺏긴다는 걸 잘 아니까.

‘애국’은 내신에도 들어가지 않는 종목이니까 그냥 거부하면 되지 않느냐고? 천만의 소리

‘애국자이기 이전에 하나의 사람이어야 한다.’라는 이유로 거부하거나, 거부까지 아니더라도 애국을 조금 생각해보고 할 필요가 있다고 하면 전형적인 교사들은 이렇게 부른다. “이런 비국민새끼” 거짓말이라고 생각해보면 그 기억 좀 더듬어 다시 생각해보라. 국기에 대한 경례를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뭐라고 하는가? 뜻 해석하면 결국 “이런 비국민”이지.

국기에 대한 맹세가 일제의 잔재라느니 그런 소리는 별로 하고 싶지 않다. 일본에서 하면 어떻고, 한국에서 하면 어때? 좀 일본에서 살았다느니, 한국에서 살았다느니 하는 걸 따지지 않고 서로 친구하면서 싸우지 않고 경쟁하지 않고, 서로 필요한 걸 나누면서 살아가는 걸 바라는 사람에겐 “너는 한국민족이고, 너는 일본민족이니까 너넨 태어날 때부터 서로 경쟁해야하는 운명인거고 서로 으르렁거리면서 총칼 겨누고 싸워야 해. 게다가 이기기 위해선 한국민족은 한국민족끼리 뭉쳐야하고, 일본민족은 일본민족끼리 뭉쳐야 해”라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자의 명령 따윈 필요 없다 이거다.

‘히틀러’, ‘히로히토’, ‘무솔리니’, ‘박정희’ 예로부터 애국을 사람들에게 강요하셨던 분들치고 평화로운 세상 만드신 분 없었더라. 사람을 사람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국가를 위해 더 많은 희생을 하고, 더 많은 생산을 해야 하는 도구로 취급했던 분들은 언제나 ‘애국’을 강요하셨다. 그렇게 사람들이 피땀 흘리면서 고생한 다음 이뤄낸 생산량 증가 등이 인간을 행복하게 하지 못했다는 위대한 가르침을 몸소 실천한 건 좋은데, 이제 충분히 겪었으니 더 이상 ‘애국’이 인간을 얼마나 잔인하게 만들고 불행하게 만드는지 실험할 필요는 없다고 전한다. 젠장.


나는 청소년이다. 국가가 나한테 해준 것이라곤, 얄딱꾸리한 로또번호같은 이상한 일렬번호로 나를 관리하고 사람들끼리 경쟁시키는 것 정도. 도대체, 나는 사람이란 말인가? 소모품이란 말인가?

다시 한 번 ‘청소년’으로써 말하자면 ‘정말 애국이 좋은 거라면 왜 강제하는지 모르겠다.’ 라는 식의 소극적인 질문을 넘어서, ‘역사 좀 보고 깨닫자. 인간을 인간이 아니라 소모품으로 보고 희생시키는 사회는 인간이 행복하지 못한 사회가 된다. 난 기계가 아니라 인간이야!’ 라고 소리친다. 안 그래도 이 사회에서 이것저것으로 청소년들 괴롭히는 거 많아 싸울 거 많은데, 이런 말도 안 되는 짓보다는 인간이 애국자이기 이전에 인간답게 살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부터 먼저 생각해봐.



이 아래의 명단은, 국기에 대한 맹세가 인간을 비인간적으로 만든다는데 동의하고 이번 행정자치부의 멍청한 시행령 통과에 반대하는 청소년들의 명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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