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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자전거 여행

작년 9월에 2박 3일로 제주도 올레에 다녀왔다. 1코스와 7코스를 돌았다.

 

그리고 한 달 후, 제주도가 너무 좋아서 자전거로 제주도를 일주했다.

 

10월이면 다소 늦은 게 아닐까 생각했다. 

 

차라리 조금 늦게 오길 잘했다 싶을 정도로 제주도 날씨는 그럭 저럭 따뜻했고

 

바람은 시원하고 하늘은 파랬다. 별 준비없이 떠난 여행, 저가항공에 힘입어 제주도는

 

무척 가까운 곳이 되었다.

 

>>자전거 여행에서 가장 힘든 점은 자전거 운반. 그런데 김포공항 1층 화물센터에서 2만원

정도를 받고 포장을 해주는 서비스가 생겼다. 전용 박스까지 갖춰져 있다. 인천국제공항은

어찌되었는지 잘 모르겠다. 

 

 

오전에 출발해서 점심 지나 제주에 도착했다. 1만원을 내면 자전거 박스를 보관해주는 곳이

 

있더라. 제주도 여행 가는 사람들이 늘어나니까 사소한 부분까지 서비스가 갖춰져 가는 듯.

 

박스를 맡기고 해안가에 내려서 서에서 동으로 일주를 시작했다. 이 때가 대략 3시쯤.

 

해안선을 따라 반시계방향으로 돌아 9시 방향에 위치한 협재 해수욕장에 도착했다.

 

그게 대략 7시 30분쯤...이미 해는 지고 사방이 컴컴했다.

 

 

>> 해질녘, 서쪽 하늘이 예술이다. 오랜만에 다시 살아나는 이 느낌...

 

협재 해수욕장 근처에서 1박. 이름이 하얀집 민박이었다. 1박에 3만원쯤. 비스기에 제주도는

 

왠만한 여행지보다 싸게 여행할 수 있다. 저가항공까지 있어 경비가 저렴해진 요즘, 같은

 

값이면 KTX타고 부산같은 데 가는니 제주도를 가는게 훨 낫겠어.

 

이튿날 아침, 실컷 자고 느즈막히 11시쯤 길을 나섰다.

 

 

>> 협재 해수욕장. 아침에 이 곳을 떠나며 아쉬운 마음에 몇 컷 찍었다.

 

 

해안선을 따라 가는 무난한 코스를 제쳐두고 살짝 오르막을 올라 내륙지방을 뚫고 갔다.

 

대략 9시에서 7시방향 정도로 갔다고 할까? 중간에 위치한 평화박물관에 들르기 위해서였다.

 

 

>>내륙으로 접어드니 반가운 올레길 표지 발견. 올레길 13코스던가?? 어느새 동쪽에서 출발한

올레길이 해안선을 따라 시계방향으로 돌아 서쪽까지 돌아왔단 이야기...

동네 이름이 평화동이다.

 

>> 제주도에는 일제 시절, 일본군이 파놓은 땅굴이 많다. 땅굴이라기보다는 요새에 가까운데

안으로 들어가보면 산 전체가 복층 구조의 건축물처럼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다. 강제징용당한

제주도민들이 만들었다고 한다.

 

평화박물관은 일본군이 파놓은 동굴을 위주로 오름 일대를 돌며 관람(??)하도록 되어 있다.

 

친절하게 안내인 한 분이 따라다니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주었다. 기억나는 이야기만 해보면..

 

예전에 고이즈미 일본 전총리가 방문했을 때 상대의 심기를 건드릴까봐 평화박물관 표지판을

 

모두 치웠다고 한다. 좌우로 편을 갈라 상대가 한 행위는 무엇이든 부정하려는 현대사의 어두운

 

단면이 자신의 상처마저 감추려 하는 불행을 낳은 것이다. 

 

정부 지원이 없는 형편이라 재정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개인이 운영하는 박물관이라

 

한계가 많은 듯...그럼에도 꾸준히 박물관을 알리려 애쓰는 듯...안내인 역시 자원봉사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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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자전거 교체

간만에 자전거로 기분 좀 내보려다 큰 일날 뻔했다.

 

무뎌진 허벅지 테스트도 하고, 모처럼 찾아온 봄날에 취해보려 했다.

 

언덕길을 올라가기 위해 속력을 올리는 찰나, 왼 편에서 내리막길을 내려오던 자동차와 충돌했다.

 

오래만에 자전거를 타면 항상 이런 일이 일어난다. 이젠 겁도 없고 자전거도 제법 타는 라이더라 자처하는데

 

원체 조심성이 없어서 자주 다치는 편이긴 하다. 대체로 경미한 사고들이어서 크게 신경 안썼는데

 

오늘은 좀 놀랐다. 다행히 둘 다 속력이 엄청 높은 상태는 아니었기 때문에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다시 한 번, 조심성 없는 자신에게 화가 나고...

 

운전하던 아저씨도 엄청 놀라셨던데...내가 툭툭 털고 일어나니까 병원부터 가보라고 하시네..

 

그냥 됐다 했다. 자전거도 안 비싼건데 이미 또 너무 오래되었고, 자동차도 찌그러졌고,

 

아무리 생각해도 어느 쪽의 일방적인 실수는 아닌 거 같아서 그냥 서로 보상 문제는 안 하기로 했다.

 

 

 

쩝 또 이렇게 봄이 오는구나...간만에 정신차리라고 액땜 하는구나 생각하며 교훈으로 삼기로 했다.

 

 

 

몸은 괜찮은 거 같았는데, 일어나 보니 자전거 앞바퀴가 휘었다. 구겨진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찌그러진 원판처럼 많이 휘었다. 휠을 통째 갈아야 할 판인데 배보다 배꼽이 더 클 거 같아서 그냥

 

폐차하기로 마음 먹었다. 페니어용 짐받이랑 렉만 챙기고 자전거는 고물상에 팔아버려야겠다.

 

계속 자전거를 새로 사고 싶어서 여기 저기 기웃거리고 있었는데...

 

때마침 잘되었다 싶어서 그냥 새걸 바로 질러버렸다.

 

두툼한 놈으로 사서 마음 편하게 타고 다닐까(여행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요즘 대세인

 

폴딩식 미니벨로를 살까 고민하다가...생활형 라이더가 되기로 마음 먹고 폴딩되는 미니벨로를 샀다.

 

 

 

자전거 타는 시간을 늘려보자...다짐은 한다. 접어서 기차에, 지하철에 그렇게 해 볼 생각이다.

 

내 인생의 첫 자전거, 서른 다 되어 유럽여행의 소중한 추억을 선물하고 자전거 타기의 즐거움을 알려준

 

첫 자전거. 18만원짜리 아테네가 5년만에 수명을 다했다.

 

유럽/일본/강화도/양평/송정/제주도... 함께한 날들...고맙다. 수고했다.

 

늙어가는 사람처럼 관절에서 삐그덕대는 소리가 들렸는데...이제 그만 쉬거라.

(오그라드는 의인화. 그런데 진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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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의 말이 생각난다.

인터넷으로 뉴스를 읽다가 mbc 100분 토론이 1.8%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심지어 주제가 요즘 가장 뜨거운 '천안함 침몰'이었는데도...

 

 

 

문득, 손석희가 광우병 사태 때 했던 말이 떠오른다.

 

'참여정부는 조/중/동과 싸웠는데 실용정부는 초/중/고와 싸우고 있다.' 고...

 

 

이 말의 의미를 곱씹어본다. 조소와 동시에 쌉싸름한 기운이 퍼진다.

 

 

실용정부의 유치한 말장난이 점입가경이다. 뭐 흥분할 가치조차 없을 정도로 저질이다.

 

그런데, 그래서, 망연자실하지만, 사실은 그래서 초/중/고에 대비되는 어른들은 이명박의 적이 되지 않는다.

 

대놓고 뻥을 치고 사발을 까도 혹여 내게 떨어질 불이익과 혹여 내게 떨어질 떡고물 사이를 저울질하는

 

어른들에게 이명박의 유치함이란 무엇인가?

 

 

친구에게 물었다. 천안함 사건에 대한 사람들의 냉소와 분노가 장난 아니다.

 

제 2의 촛불시위가 올까?

 

안 온다.(그 친구는 군대를 다녀왔다.) 흥분의 핵심은 예비역인데 그들은 절대 나서지 않는다.

 

.......

 

광우병 때처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걸린 게 아니잖아. 아마 안 나설거다.

 

 

그런가? 그럴까? 잘 모르겠다. 근데 확실한 건 초/중/고는 안 나설거 같다. 군대 안 갔다 온 애들이

 

뭘 아냐고 떠져댈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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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보원 유감을 읽고...

한겨레 신문 <세상읽기>에 실린 김종엽 씨(한신대 교수)의 '남보원 유감'을 읽었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 진보정치 10년만에 이 정도 친밀감을 주는 스타 정치인이 나왔다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 보수언론도 더 이상 강기갑 의원에게 과격한 이미지를 덧씌우기 어려울 것이다.

- 그럼에도 부정적 효과가 더 강하다. 이데올로기적으로 퇴영적인데 두 가지 측면에서 그렇다.

우선, 사무직 노동자(최효종), 전통적인 민주노총 남성 조합원(황현희), 민주노동당 의원(박성호)으로
상징되는 이미지는  대중들에게 각인된 진보정치의 상투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희화화시킨다.

둘째로, 여성해방 담론을 왜곡시키고 여성운동과 노동운동의 오래된 불화를 부각시킨다.

 


헐...참 이 분석 보고 어지간히 깝깝했다.
 

이 분석 자체가 너무나 상투적이다.

 

문화현상이 담아내는 시대적 분위기를 읽어내려는 고민이 어째 고작 이런 수준이냐는거다.

 


이런 식의 분석은 꼴통보수 방송개혁연대라는 단체에서

<남보원>을 '특정 이데올로기 지향성을 띄고 있다'고 비판한 것 만큼이나 식상하다.

 

결국 모든 게 '보수에게 유리하냐? 진보에게 유리하냐?'는 식인데

 

이런 분석틀로 나올 수 있는 답은 뻔하다. 진보인사가 나오는 것은 좋은데 좀 더 도덕적일 것!

 

"...뭘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세요? 그저 개그일 뿐이잖아요..." 같은 저질 댓글 따위와 비교 마시라.

 

난 정말 안타까워서 쓰는 말이다. 매력없는 진보 담론에 보내는 애정표시이자 자기 고민이다.

 

권력관계를 중심에 두고 분석하니 우습게도 꼴통보수와  전통진보가 같이 흥분한다.

 

재밌지 않나? 결국 그래서 강화되는 것은 진보 VS 보수라는 구도를

 

고정시켜 재미를 보는 사람들이다. 정작 20대~30대를 주 타겟으로 한 이 개그 코드가 왜 젊은이들에게

 

큰 호응을 불러 일으키는지는 깊이 생각하지 못한다. 그래서 이 코너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철없거나 사려 깊지 못한 사람이다. 나도 열라 좋아하는데......흠.....그럼 난 뭐지....

 

전통진보가 쳐놓은 기득권의 방어막만 강력해진다. 도덕성이라는 그 높은 담벼락말이다.

 

 

진보정치의 상투성은 씹히면 안되나?? 진보정치도 대중과 경합하란 말이다.

 

뭘 더 고상해지려고??

 

 

 

정작 진보의 상투성을 강화시키고, 진보란 구태의연한 것이라는 인식을 강화시키는 효과가 발생.

 

남한과 북한이 서로를 씹어대며 재미를 보듯이, 씹어대는 사람끼리 권력을 분점하게 된다.

 

 

 

그러니 소외된 자들에게는 새로운 언어가 늘 갈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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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론

1.

 

나이를 가지고 평가당하는 것은 싫어도 남을 비판할 때는 나이를 들먹이는 게 꽤나

 

효율적이다. 으레 상상하는 30대의 모습, 그렇게 되어가는 게 너무 싫었던지 나는 무던히도

 

관습에 저항했다. 그러나 한 편으로 남을 씹을 때는 나이를 자주 들먹였다.

 

성인 포비즘 같은 게 있는 나로서는 쉽게 고치기 어려운 언어 습관 가운데 하나다.

 

아주 작은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강의실 들어가서 진보정당을 홍보할 때마다 쓰던 말이,

 

'이제 낡은 정치는 몰아내야 한다. 나이든 사람들이 말하는 고리타분한 이야기 말고 우리가 직접

 

정치를 해야 한다.' 뭐 이런 내용이었는데... 마침 내 말을 듣고 있던 한 사람에게, '나이로 사람을

 

평가하는 건 옳지 못하다. 나이든 사람도 사상이 모두 다르다.' 는 맥락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 때 난 기분이 상했지만 한마디도 못했다. 맞는 말이니까...

 

그 뒤로 나는 어법을 조금 바꾸었다.

 

 

2.

 

학자들도 세대론을 좋아하는데  [88만원 세대]에서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 까지 우석훈씨도 그렇다.

 

젊은 세대에게 희망을 주고자 하는 진정성은 십분 이해하나 내용은 그닥 새롭지 않은 느낌이었다.

 

누군가의 지적처럼 30~40대가 바라보는 20대란 "아직 투쟁 수단을 찾지 못한 채 파편화된 개인"

 

이거나 "정치에 무관심한 채 소외된 삶의 동기를 된장 지향으로 채우려는 소비자"일 뿐이다.

 

이런 계몽적인, 즉 그들을 외부에서 훈계하려는 태도가 다분히 반감을 불러 일으키기는 하지만...

 

그러나 나 역시 이런 분석의 도구가 너무나 편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확실히 이런 분석은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타인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사람들에게 마음 편한 해석

 

방식이긴 하다. 그 분석은 무엇보다 해석의 언어를 찾지 못해 불안해하는 자신을 위로한다.

 

"아직 진실을 모르는 것이야...진실을 안다면 저들도 일어설 것이야."

 

이런 식의 자위를 도처에서 목격한다. 한겨레, 시사인, 오마이, 프레시앙, 진보넷 등등... 글읽기가

 

지나치게 편협한 것도 이런 식상함을 더한다.

 

"....4대강, 세종시, 미디어법, 용산, 반값 등록금, ...입만 열면 뻥인데 언제까지 사람들을 속일 수 있나

 

보자. 언젠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와 스스로 무덤을 판 꼴이 될 것이다. 6월에 (지방선거에서) 보자..."

 

이런 식이다. 자기 위로의 어법은 비교적 단순한 메커니즘을 따라 작동한다.

 

지배세력이 뻥을 치고 있다. -> 사람들은 사탕발림에 속고 있다. -> 그러나 곧 진실이 드러날 것이다.

 

-> 각성한 사람들이 지방선거에서 복수할 것이다. ->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

 

그러나 슬프게도 사람들이 생각하는 정의는 그렇게 단순한 거 같지 않다. 아니 정의는 단순한데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이해관계가 그렇게 간단해 보이지 않는다. 선거가 정의를 배신한 경험을 한 두 번

 

겪었는가? 그런데도 어떻게 그 많은 사람들이 저런 단순한 자기 최면에 기대고 있는걸까?

 

이해가 간다. 아주 가끔은, 나도 정신분열을 일으킬까 걱정스럽다. 그러나 선거는 여전히 권력을 둘러싼

 

게임의 요소가 너무 강하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아주 단기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표를 행사한다.

 

 

3.

 

학원강사를 하고 나서 수많은 어른들을 만난다. 대치동 엄마로 표상되는 그 세계는 어느덧 성큼

 

내 일상이 되어 있다. 그들을 만나며 나는 일상적인 분열을 겪는다.

 

대놓고 대치동 엄마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보다,

 

"보수 부모는 아이가 일류대 학생이 되길 소망한다. 진보 부모는 아이가 진보적인 일류대 학생이 되길

 

소망한다."고 김규항이 지적했던 그 진보 부모들이 분열을 더한다.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모순적인 가치들 사이에서 이들의 뇌구조는 난맥상을 이룬다.

 

이것은 도덕이나 상식 수준 문제 이전에, 권력의 문제이며 경제의 문제이다.

 

넘쳐나는 20대 분석에 대한 반감까지(20대 분석의 주체는 20대가 아니므로) 더해 그들을  욕하고 싶을

 

때가 있으나, 어쨌든 나이로 일반화시킬 수 없다는 '세대론'에 대한 거부감이 늘 생각의 진전을 막는다.

 

한나라당에 대한 극도의 반감, 20대(아마도 나도 크게 보면 그 부류로 인식이 되는 것 같다. 혹은

 

이 세계에서 저 세계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존재쯤.)에 대한 우월감. 유기농 식단과 높은 경제력.

 

왕성한 지적 소비. 자녀에 대한 엄청난 교육열. 예민한 정치의식과 각성. 권력욕과 학력.

 

"그래도 우리 때보다는 쉽게 운동했어. 우리 땐 학내에 경찰이 상주했으니까.."

 

이런 말을 들을 때는 마음이 조금 썼다. 냉소수치 급상승.

 

불꺼진 건물에서 밤새도록 혼자 수백장의 선전물을 만들고, 백명도 되지 않는 사람들로 도로에 나섰다가

 

대열 사이를 쓩쓩 지나가는 차들에 목숨이 위태롭기까지. 무엇이 더 힘든 일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것도 역시 옛날 이야기다. 이런 이야기는 또 다른 추억을 만들고, 자기합리화를 위한 좋은

 

도구가 될 뿐이다. 현재는 현재의 삶을 고민해야 한다.

 

 

그 모든 언어가 과거에 대한 향수일 뿐이라 공감이 안 갈 뿐이다. 20대에 대한 시선이 자신의 문제가

 

아닌 남의 문제를 대하는 외부인의 시선이기에 공감이 안 간다. 

 

완성된 자신은 더 이상 분열하지 않는데 남더러 분열하라고 자꾸 주문한다. 도덕적 우월감 따위도 우습다.

 

무엇일까?? 비판하되 계몽하지 않고...분열하되 냉소하지 않고...바라보되 저울질하지 않는 시선이란...

 

 

 

열심히 활동하는 사람들을 존중한다. 그들 만큼은 아니어도 항상 그 마음과 시선을 느껴보고자 노력한다.

 

동시에 어떤 삶이든 희생이 아니라 생활의 일부이며 즐거움과 분열과 고민의 원천이라 믿는다.

 

세상 모든 이에게 저마다의 사연이 있음을 알고, 그러나 그럼에도 평가는 해야 하고 비판도 해야 하고

 

그 모든 게 상대적으로 등가의 삶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어떤 완성된 밑그림보다는, 그냥 자신의 욕구에 충실한 그런 한 해가 되기를.

 

그래서 머리도, 몸도 좀 더 가벼워지고 바쁘게 움직이는 한 해가 되기를.

 

 

한 살 더 먹으며 든 생각이다.

 

역시 애는 절대 갖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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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영화, 이것 저것

- 씨티홀, 히어로

 

정치를 다룬 드라마의 진화 단계를 보여주는 현주소.

 

비정함을 내세우기에는 사이즈도 작고,

 

헐리웃의 꽉 찬 스토리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에겐 이야기도 너무 헐겁고

 

권력투쟁을 앞세우기에는 너무 착하고 투박하고,

 

그래도 씨티홀은 좀 잘 만들었다. 정치 환타지라는 면에서 이 정도의 꽤감은,

 

이야기가 다소 촌스럽고 착해도 괜찮다. 착한 이야기에 대한 환타지라면, 그것도 잘 만들어진, 나는 늘 좋다.

 

반면 히어로는 좀 안타깝고 불쌍하달까? 아무리 좋게 봐줘도 시청률이 더 나올 리가 만무한.

 

김선아와 차승원 캐릭터 둘 다 매력있다. 생활에 지친 30대에게, 적당히 정직하고 그러면서 과히

 

부담스럽지도 않은 정도만 갈등하고 투쟁하는 캐릭터로서, 휴먼 코메디라는 장르에서 김선아는

 

독보적 위치에 올라섰고

(그녀가 울면 신파도 사랑스럽다. 그녀를 보며 노무현이 자꾸 생각나는 이유는 '상식'이라는 단어 때문)

 

코메디와 냉소를 버무리는, 그래서 늙어가는 남성상에 정면으로 맞서고 싶다는, 차승원의 얼굴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관심있게 지켜보는 일 흥미롭다.

 

노무현이 돼지저금통 모아 대통령이 되는 과정은 그 자체로 드라마틱해서, 씨티홀에서 온갖 찌질이들이

 

낙오자들과 정직 인간들을 모아 김선아가 시장 선거를 치루는 과정과 매치된다.

 

훨씬 더 심각하고 진지한 내용을 가진 사람들은, 대체 정치에서 무엇으로 감동을 줄 수 있을까 그게

 

고민이다. 노무현으로 대표되는 정치세력보다 적어도 감동이라는 점에서 더 큰 진정성을 보여줄 수

 

없다는 게 늘 아쉽다. 더 많이 싸우고, 더 많이 다치고, 더 많이 .... 더 많이....그런 게 참 많은데 말이다.

 

 

 

- 추노

 

사전 제작의 위대함을 보여준다. 영상도 스토리도 퍽이나 잘 짜여진 느낌.

 

민폐 이다해로 묘사되는, 여성 캐릭터들이 계속 어울리지 못하고 미끄러지는 게 좀 불편하다.

 

이런 근육질의 세계를 다룰 땐 차라리 여성 캐릭터들을 억지로 끼워 넣지 않았으면 좋으련만.

 

그 험한 산길을 내달리는데 흔적 하나 남지 않는 이다해의 소복은 대체 무슨 소재로 만들었는지...

 

 

 

- 진보신당, 지방선거

 

지방선거에 대해 난생 처음으로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아마도 독립 때문에 내 집, 혹은 내 동네라는 개념이

 

생겼기 때문일까? 꼭 진보신당일 필요는 없지만, 누구든 좋다-그러니 나는 누구든 관심없다, 는 자세 말고

 

어떻게든 구체적인 도움을 주고 싶어서 지방선거에서 자원봉사라도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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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 2박 3일 (2)

아...어제에 이어서 쓰려니 감떨어져. 게다가 가을인데 모기는 왜 이리 많은겨? 다 잡고야 말겠다.

(아~~누워서 쓰고 싶다.)

 

둘째날 찾아간 할망민박은 첫날 찾아간 집과 분위기가 많이 달랐다. 첫날 찾아간 집은 여행객을 위한 숙소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어서 할머니는 아예 딴 집에서 주무신다. 그런데 둘째날 찾아간 집은 가정집을 그대로

 

숙소로 쓰고 있었다. 자식들을 모두 서울에 내보낸 할머니가 혼자 살고 있는 큰 집. 역시 할머니는 말을

 

섞고 싶어하는 분위기다.(제주도 할머니들은 쿨하기로 유명하단다. 거의 간섭이 없다고.)

 

여행하는 입장에서는 첫번째 집이 편했다. 다음 날 일어나보니 물도 얼려주시고 간식하라고 계란도 삶아

 

놓으셨다. 옆 방에서 자니까 살짝 신경쓰이긴 했지만 이런 친절 앞에 할머니가 사랑스럽지 않을 수 있나?

 

이미 정해진 코스대로 움직일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은 초짜 올레꾼은 셋째날 일정을 마음대로 조합해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간다는 7코스 중간부터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길을 택했다.

 

보통 올레코스는 동에서 서로 시계방향을 따라 도는데  나는 반시계 방향으로 동쪽을 향해 갔다.

 

>> 7코스 초반부에 위치한 법환포구에서 역방향으로 걷기 시작.

 

>>6~8코스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코스로 아름다운 해안가를 따라 걷도록 되어 있다. 이전부터

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였던 만큼 잘 다듬어져 있고 볼거리도 많다.

 

 

올레코스를 만들기 위해 새롭게 만든 길도 있지만 대부분은 이미 있던 길들을 새롭게 해석한게 올레길이다.

 

그러다보니 올레길은 발길이 닿을 수 있는 곳은 아무 곳이나 다 지나간다. 그렇다면 올레꾼들은 어떻게

 

올레길을 놓치지 않고 따라갈 수 있을까?  표지판을 세우기 힘든 곳에는 다양한 방식으로 길을 표시해서

 

올레꾼들을 배려한다. 산길에는 등산로처럼 리본이 달려 있다. 표식을 열심히 찾다가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올레길을 표시하는 모든 표식은 파란색으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신호등에, 전봇대에, 철문에,

 

맨홀 뚜껑에, 돌멩이에,... 아무튼 표식이 될 만한 곳에는 죄다 파란색이다. 그래서 나중에는 파란색만

 

보면 몸이 저절로 반응한다. 그래서 이 번에는 역으로 파란색 화살표 반대 방향으로만 길을 잡았다.

 

새로운 길찾기 재미가 더해졌다.

 

>> 식생이 육지와 다른 것도 볼거리다. 야자수처럼 생긴 나무에다 저 괴물처럼 생긴 잎파리..

 

>>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산책로가 잘 되어 있다.

 

 

그런데 화살표를 역으로 따라가는 일은 정방향으로 가는 것보다 조금 더 어렵다. 왜냐하면 그 화살표가

 

어디로부터 나왔는지를 추측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종종 길을 잘못 찾기도 했는데 그래도 지도를

 

보고 거점을 찾아가면 반드시 어디에선가 파란색 표식이 짠~ 하고 나타난다.

 

>> 으아...물빛봐라..마치 수세식 변기에 청정제를 풀어 놓은 거 같다. 아래 사진은 외돌개.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찾는 곳이란다. 다시 한 번 느꼈지만 사람들이 많이 오는 이유가 있더라.

 

>> 해안선을 따라 아름다운 장면이 끝이 없다.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굴은 일제강점기 때 일본군이

제주 주민들을 강제 동원해 파놓은 굴이란다. 무기를 숨겨두기 위한 군사적 목적이었던 것으로 기억.

 

>> 거꾸로 거슬로 6코스로 이동

 

>> 길가에 감귤이 지천에 널렸다. 아직 덜 익은 감귤을 그냥 따서 먹는다. 신기하게도 속은 그냥 귤이다.

 

>> 예쁜 연꽃도 보고

 

>> 해변가 마을을 지나

 

>> 소정방 폭포에 발도 담근다. 시원~~하다.

 

이러면서 놀다보니 어느새 번화한 코스는 지나고 다시 한적한 길이 이어진다. 이제 버라이어티도

 

끝나나부다 생각하는 순간, 또 다른 작은 감동. 없는 길을 만들어 새로운 길을 냈다. 오른쪽으로 해변가.

 

왼쪽으로는 그냥 차도인데... 그 사이 숲 속에 나무를 베고 길을 냈다.

 

>> 재밌는 발견. 역방향으로 노란색 표식이 나 있다. 1코스에서는 발견 못한 것인데...아마도 이 쪽은

사람들이 많이 찾다보니 역으로 가는 사람도 제법 있는 모양이다.

 

>> 숲을 뚫고 낸 길 입구. 어릴적 아지트 놀이처럼 신비롭고도 무섭다. 20세기 소년처럼...

 

>>올레길을 만든 사람들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 그리고 역시 마무리는 술. 물집 잡혔다.

 

>> 이른 아침. 노숙자 꼴로 다시 서울로 향한다.

 

 

으아~~~ 다시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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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 2박 3일 (1)

제주올레를 다녀왔다. 마지막날 아침 일찍 비행기로 올라온 시간을 제외하면 여행은 2박 3일 코스.

 

첫 날 점심 비행기로 내려가서(이스타 항공 진짜 싸다. 잘만 고르면 KTX타고 부산가는 거보다 싸다.

(같은 값이면 제주도를 가지..뭐하러 부산 가나...)

 

잠깐 졸고 나니 제주도. 이 번 여행으로 제주도에 대한 심리적 거리감이 완전 사라졌다. 1시쯤 도착해서

 

올레를 걷기는 뭐해서 동북부에 위치한 비자림에 갔다. 비자나무가 울창한 숲인데 흙냄새, 풀냄새가

 

마냥 좋았다. 비자나무는 가지가 非자 모양으로 뻗어나가서 붙은 이름이란다. 그 이름 그대로 가지가

 

무성하게 뻗어나거서 몇 백년된 비자나무는 그 자체로 하나의 세계다. 환타지 영화에나 등장할 법한

 

elf종족의 살아 있는 나무를 연상시킨다. 자연의 힘이 필요한 그 날이 오면 뿌리를 뽑고 진노한 얼굴로

 

일어설 기세다. 엄청나게 무성한 나뭇가지, 그 사이사이로 난 새집, 이끼 등등 온 세상을 다 들고 일어서는.

 

>> 버스 기다리다 지겨워서 그냥 찍었다. 제주도의 상징 검은 돌 현무암. 비수기에는 한적해서

버스가 별로없다. 자전거나 스쿠터를 이용한 여행을 해보고 싶다.

 

>> 비자림. 울창한 숲으로 햇빛이 안 들어와서 제대로 찍히지가 않는다. 으아~~~똑딱이의 비애

 

 

비자림을 나와 다시 버스를 기다리는데 젊은이의 로망이 부러웠던지, 아님 드라이브 나온 저녁에

 

바람 살짝 불어주시니 기분이 째지셨던지, 그도 아님 그지같은 행색이 불쌍했던지 중년 부부

 

한쌍이 차를 태워줬다. 바로 민박집으로 직행.

 

1인당 만원만 내면 되는 할망민박은 아직 몇군데 없는데 제주올레코스에 아주 조금씩 생겨나고 있는

 

모양. 여행자의 로망을 모아놓은 곳으로 상업성이 두드러지지 않아 맘 편하고 현지 주민과 연결되는

 

기분도 괜찮고 놀랍게도 시설마저 훌륭하다. 가격대 성능비 최상~~

 

>>훌륭하다. 정말. 기업 스폰이나 저질 지자체장들의 농간이 끼어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리고 다음 날부터 올레를 돌았다. 첫 날 숙소에서 올레를 풀코스로 돌았다는 사람을 만났는데

 

'인내심이 부족해 인내심 키울 셈으로 걸었다'고 하더라. 그럴거면 좀 더 하드한 곳을 가야지...이런

 

낭만적이고 훌륭한 곳에서 인내심은 무슨... 각설하고 올레코스가 다 재밌고 멋지고 그런 건 아니다.

(올레 매니아들이 꽤나 형성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올레가 골목길이란 뜻이라던데 딱 오래된 골목길 걷는 기분으로 가면 된다. 그러다보면 예상치 못한

 

즐거움과 만난다. 논밭, 산길, 도로, 바닷길, 오름, 주택가 등등 정말 잡스럽게 오만 곳을 돌아다니는데

 

지루한 곳도 있고 멋진 곳도 있다.

 

13코스까지 개발되었는데 1코스는 일출로 유명한 성산봉 근처에서 출발해서 성산봉에서 마무리된다.

 

여기서부터 제주 해안가를 중심으로 시계방향으로 돌면서 동쪽 끝에서 서쪽 끝까지 13개 코스가

 

다양한 모습으로 사람들을 유혹한다. 사람들은 보통 주상절리, 옥빛 물색, 외돌개 같은 기막힌 바위로

 

가득한 서남쪽 해안가 6~8코스를 선호한다.

 

한 코스는 대략 15km정도로 짜여져 있고 딴 곳으로 새지 않고 쉬엄쉬엄 걸으면 6~7시간 정도 걸린다.

 

하루 두 코스 걷기는 무리고 한 코스씩만 걸어도 3일 이상 내리 걸으면 상당히 피로가 누적될 듯.

(호기심에 약한 사람은 보통 이곳 저곳으로 새기 마련이라 시간도 더 걸리고 피로도 더 쌓인다.)

하루에 한 코스씩 돌기로 작정하고 남들 다 가는 곳만 가면 그러니까 1코스 돌고 6~8 중에 하나 돌기로

 

마음 먹고 첫날 1코스로 출발했다.

 

>> 1코스 출발지. 세심하게 잘해놨다. 곳곳에 정성이 보인다. 어른들, 특히 화병걸리신 엄마들

데리고 오면 엄청 좋아할 거 같다. 효도관광 한 번 다녀오면 몇 십년 쌓인 원망 다 풀고 올 듯.

두고 두고 생색내면 쵝오~~

 

>> 1코스 시작하면 바로 오름 두 개 나온다. 오름에 올라 내려다 본 마을 풍경. 밭들이 퀼트천처럼

아기자기하다.

 

>> 아 .... 이 센스가 정말 맘에 든다.

 

>> 올레에는 골목길이란 이름에 걸맞게 보이지 않는 이야기를 엮어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안 가보신 분들은 사진들 속에서 재밌는 비밀 하나를 찾아보시길...

 

>> 오름 오르는 길. 참...이런 들판 좋다.

 

>> 이쯤되면 결정적 단서. 비밀을 알아내셨죠??

 

>> 중간에 잠시 쉬었던 초등학교. 올레길 걷다보면 옆으로 새기 마련. 첫 날이라 더 그런 것도 있고...

 

>> 작은 것 하나 하나 참 사랑스럽다.

 

>> 마을입구마다 마을을 지키는 팽나무가 있다 한다. 주민과 여행자들에게 쉼터가 되어 주기도...

 

>> 어느새 길은 바닷가로 접어들었다. 한치를 말리고 있다. 한마리에 1500원에 판다. 맥주안주 ㅋ~~

 

>> 1코스 끝자락. 성산일출봉 가는길.

 

>> 올레코스는 성산일출봉을 우회해서 간다.

 

왜냐하면 일출봉은 유료이기 때문. 돈을 받는 곳은 철저하게 올레코스에서 제외되어 있다.

 

상업적 개입을 완벽하게 차단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올레에 담긴 걷기의 철학도 맘에 들지만

 

이런 일관된 태도 역시 맘에 들었다. 그렇다고 안 갈 수는 없고. 신기하게 둘러둘러 가는 길을

 

다 찾아놨다. 장인정신마저 돋보이는 대목~

 

성산일출봉은 왜 돈을 받냐고 투덜투덜댔으나 여기까지 온 마당에 또 유명한 곳을 외면할 수도 없고...

 

그냥 올랐다. 정상까지 오르 내리는 데 1시간도 안 걸린다. 정상에 올라 내뱉은 한마디.

 

"와~~ 돈 받을만 하네." 깨갱~~ 멋지더라. 다들 유명한 데 가는 이유가 있더라.  

 

>> 올레길은 코스와 코스가 모두 연결되어 있다.

 

계속해서 오후 늦은 시각. 2코스 일부를 걷기로 결정. 첫 날 할망민박에 완전 반한 나머지 그 다음

 

숙소도 할망민박을 알아봤다. 그랬더니 2코스 중간에 있는 것이지. 어차피 내일이면 6~7코스 쪽으로

 

건너뛸 거 짧은 시간에 조금이라도 더 많은 코스를 맛보고 싶은 마음에 2코스를 일부 걷고 할망민박에서

 

숙박하기로 결정. 걷기는 계속되었다.

 

 

>>이래도 올레길의 비밀을 모르겠다면 당신은 지진아.

 

 

>> 제주도에 말이 많다 많다 하더니 실제로 본 건 처음이다. 주로 동쪽 마을에 많이 있는 듯.

(어설픈 짐작) 애가 정말 미끈하게 잘 생겼다. 어머~~ 저 핏줄 좀 봐. 섹시하다...머리도 어찌나

이뿌게 자르셨는지..

 

>> 2코스의 컨셉은 물이다. 늪지와 습지가 계속 나타난다. 어둡고 낮고 습한 기운이 주위를 압도한다.

그런데다 날마저 흐려 구름이 짙게 깔렸다. 오싹하고 묘한 기분~

 

>> 마을 한 가운데 이런 늪지가...난 자꾸만 살인의 추억...그런 이미지들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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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곽길 걷기

서울 성곽길을 한 번 걷고 싶어서 짬을 보다가 한겨레 esc(목요일 여행 섹션)에 나온 기사를 보고

 

3구간을 걸어봤다. 산+걷기+역사가 결합된 아이템이니 그 자체로 재밌고 게다고 소실된 담벼락을

 

찾아 골목 골목 누비며 흔적을 찾아내는 게 보물찾기 같은 기분이 들어 내 정서에 딱이다.

 

자세한 내용은 녹색연합에서 발행한 팜플렛이 너무 잘 되어 잇으니 참고하면 된다.

(홈페이지 가면 PDF파일로 무료배포. 주소는

http://www.greenkorea.org/zb/view.php?id=baekdu&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43)

 

1, 2구간은 도심을 지나는데 소실된 부분이 너무 많아서 재미없고 3, 4구간이 청와대 뒷산을 지나는

 

산길이라 재밌다. 3구간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개방한 구간으로 산에 오르면 청와대와 경복궁이 보인다.

(근데 여전히 군사지역이라 군인들, 정확히 말하면 공익 애들이 지키고 있다. 신분증도 보여주고

출입증을 받아야 하니 찜찜하신 분들은 그냥 포기하시던가...)

 

시간은 대략 3~4시간 잡으면 충분한데 등산화까지는 필요없고 그래도 산은 산이니 물이나 간식 싸가면

 

충분하다. 청와대 쪽보다는 그 반대편으로 커프에서 이선균씨 살던 동네 부암동을 비롯하야 세검정

 

평창동 같은 동네들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옛날에 선비들이 음풍농월하던대라 그런지 개발이 안되어서

 

그런지 서울에 이런 곳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3구간은 한성대 입구역에서 출발. 혜화역 쪽으로 넘어가다 차도 옆에 뜬금없이 혜화문이라고 왠 옛날

 

대문하나가 나온다. 여기가 성곽이 끊어진 흔적이다. 여기서부터 골목으로 돌아돌아 가다보면 성곽길

 

입구를 찾을 수 있다. 자세한 건 지도보면 다 나온다. 골목길도 이뿌니 이런 거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딱이다. (대략 종로구 뒷동네들이 요즘 각광받는 분위기니까..)

 

 

>> 혜화문에서 시작되는 성벽의 흔적. 보수 공사를 안 한 오래된 돌에서는 이런 분위기가 나온다.

서울 한 복판에도 이런 곳이 있다니 꽤나 신선하다.

 

>> 성벽길 찾으며 골목을 전전하다 찾은 집. 포카리 스웨트 광고도 아니고...쩝...분위기에 맞게

컨셉을 잡으셔야지...

 

>>온갖 잡종 이미지가 혼재할 거 같은 동네라 한 번 찍어봤다. 요 아래래 찻길 따라 올라가면

시와 노래에 나오는 길상사 나온다.

 

>> 성벽의 흔적. 학교 돌담의 일부가 되어 있다. 성벽을 이루던 돌 위로 새로 얹은 콘크리트 돌담이

확연히 구분된다. 왕조를 지키던 돌이 이제는 학교를 지킨다.

 

>> 본격적인 성곽 입구. 주변 사람들한테 물어 물어가면 금방 찾을 수 있다. 주택가를 가로질러

만나 성곽은 완전 다른 세계. 주변이 조용해서 좋다.

 

>> 서울성곽도 식후경. 이런 게 소풍의 재미지...아이참 재미지다.

 

>> 성곽 옆길로는 또 이런 산동네 풍경이. 정체불명의 분위기가 좋다.

 

>> 본격적인 성곽길은 산을 타고 오르 내린다. 등산까지는 아니고. 좀 긴 산책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군사지역이라 그런지 곳곳에 철조망이...

 

>> 퀼트천을 엮은 듯. 모자이크 바둑판 흑백TV 등등

 

>>대략 요런 분위기

 

>> 정상에서 본 서울도심. 경복궁이 보인다. 왼편 아래로 청와대 지붕이 살짝 보인다. 꼴도 보기

싫은 쥐아범이 살고 있는 곳.

 

>> 이 곳은 반대편 풍경. 산을 가로지리는 길을 4코스다. 오른편으로 이선균이 드라마 찍었던

그런 집들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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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권

매일 매일 신문을 읽는게 치욕이다.

 

 

어지간히 예민한 사람이 아닌 이상 대체로 국가권력을 피부로 느끼며 살아가기란 힘든 일이다.

 

이익에 민감한 사람들은 정부정책이 자신에게 미칠 영향력을 저울질해보긴 하지만

 

정부정책이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이란 계급, 성, 지역, 연령 등 매우 포괄적인  범주로 묶여

 

작용하기 때문에 개개인이 구체적인 감정을 느끼지는 않는다.

 

어떤 문제에 특별히 예민한 사람들은 예비군 훈련이나 민방위, 주민등록증과 불심검문, 원천봉쇄와 강제철거

 

국기에 대한 경례와 두발제한 따위와 같은 일상적인 문제에 좀 더 예민하게 반응하겠지만

 

대다수는 그럭저럭 잘 산다.

 

 

 

또 이런 점이 권력을 가진 자들에겐 좋은 무기가 되기도 하는데 논리적으로 국가정책이 잘못되었다

 

판단하더라도 직접적으로 자신에게 심각한 불이익이 가지 않는 이상 쉽게 불만이 있더라도 쉽게

 

저항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명박은 다르다. 이 새끼는 삶의 곳곳에 직접적인 폭력을 가하며 세상을 송두리째 집어 먹으려 한다.

 

한국 우파가 가진 정체성이라고는 기득권 유지 외에 아무 것도 없다.

 

자유주의와 시장주의라는 보수의 상식에도 맞지 않고

 

오로지 기득권 유지만이 지상 최고의 목표다. 필요하면 시장을 작동시키고 필요하면 국가가 나서서

 

프레임을 다 짠다. 안보와 질서라는 전통적인 가치에는 충실하지만 최소한의 민주적 의식이 없기 때문에

 

이 또한 진정한 의미의 보수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 새끼들은 진심으로 지난 10년 동안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권력을 빼앗긴 게 아니라 권리를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원래 자기들 거였는데 남이 가져갔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극장에서 대한뉴스가 부활했다는 소식을 들으며 굴욕감을 느낀다.

 

국가권력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쪼잔하고 잔인하고 파렴치하게 삶의 곳곳에 똥칠을 하고 있다.

 

 

 

그런 싸가지들이 싸울만한 상대나 되면 이렇게 기분이 나쁘지는 않을텐데...

 

무식하고 능력없고 매력없고 예의없는 것들에게 삶이 조롱당하는 것 같은 기분.

 

이들이 가진 유일한 능력이라곤 사람들 내면에 자리한 저질욕망을 부추기는 것.

 

자극하고, 겁주고, 달래고, 편가르고, 뻥치고, 뒤통수치고, 안면몰수하고...

 


 

그런 게 잘 통하고 상식이 무시당하는 세상...

 

언젠가 뭔가 터진다, 터진다, 그런 기다림 따위는 의미없다.

 

일상적으로 불만을 표출할 수 있는 무언가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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