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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08

  • 등록일
    2009/07/08 09:58
  • 수정일
    2009/07/08 09:58

오락가락하는 빗줄기따라

함께 오락가락하는 날씨때문에

혹은 바쁘다는 핑계로

며칠만에 켜본 내방의 컴퓨터가 켜지지 않는다.

인터넷 공유기도 맛이 갔다는 말...

며칠전 밤새 하늘에서 갈겨된 번개가 내 컴을 콩구워먹은 듯하다.

그날 새벽에 잠깐 깨서 빗줄기 내리치는 창문을 닫고 다시 잠든 기억이 난다.

 

최근 쓸데없이 들어가는 돈이 은근....만만찮다.

 

이리저리 만져본 컴은 역시나 아예 파워가 들어오지 않아서 결국 A/S를 받기로 하고 포장하여 보내기로 했다.

 

최근 오랜만에 보는 사람마다 하는 소리가 있다.

볼때마다 불어가네...

사실 며칠사이 나의 몸무게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그런데 1년을 두고 보면 상당히.....

어쨋건  자꾸 늘어나는 배때문에 고민이 계속되고 약 한달보름전부터 몸살림을 새롭게 시작하였다.

어깨가 펴지는 느낌이다.

"몸을 펴면 살고~~

그럼 죽었다는 말인지...

 

 

군대있을때 인가,

집착하는 버릇이 생겼다.

통신부대 행정반에 들어가서, '상황, 정보, 작전, 보안 등'을 맡았다.

툭하면 벌어지는 일상의 폭력과 검열, 감사, 작전...

하루 하루가 별것이 아니면서도 또 하루하루가 일상일수 없는 군대 생활

특히나 우리 중대는 그 작은 중대에 행정반만 9명이나 되었다.

이런 저런 장비부터, 1군을 대표하여 툭하면 달려오는 감사는 한시도 숨을 돌릴 수 없게 한다.

물론 그에 비해 부대는 자장면 등의 중국음식, 족발, 보쌈에 통닭은 기본이고, 심지어 비디오 테이프까지 배달된다.

돈없으면 군생활도 만만찮다.

 

처음 본부대로 배치되어 1개월정도의 적응 기간을 거친후, 행정반에 들어가 다시 적응의 기간과 시험의 기간을 거치게된다.

처음부터 고참들과, 하사관들, 그리고 장교들과의 기싸움이 시작된다.

물론 승산없는 싸움이기는 하나, 나로서는 결코 만만치 않는 녀석임을 확인시켜야 했다.

처음부터 머저리같은 헐렁헐렁한 녀석으로 찍힐 경우, 생활이 결코 편하지 않을 것이라는 정글의 롤이 적용될 것은 뻔하기 때문이다.

약 2~3개월을 적응 기간을 거친후, 동기들은 대부분 고지 중계소로 파견을 나가고 행정반의 일원이 되었다.

그러나 행정반 생활을 거의 잠을 이룰 수 없는 생활이 계속되었다.

새롭게 배우기 시작한 차트글씨부터, 첨보는 장비들 이름과 온갖 보안문서, 주파수, 고도, 지도들 그 못난 글씨로 작전판과 새롭게 벌어지는 각종 감사와 검열 보고판을 청테이프가 지문을 없앨때까지 계속되었다.

잠든 상태에서 따르릉 거리는 딸딸이 전화기를 입으로만 '통신보안'을 외치면서 받다가 고참으로 부터 뒷통수를 맞은 것부터 행정반 생활은 시작되었다.

그리고 바로 그때부터 알게모르게 시작된 '폭식증'이 나타난 것 같다.

그때나 지금이나 그렇게 심각하지 않지만, 또 어느정도 스스로 통제가 가능하다고 스스로는 생각하지만, 간혹 나타나는 증상에 스스로 놀라기도 한다.

 

중계소를 운영하는 부대이다보니 매주 목요일 중계소로 부식을 하게되는데, 그 부식에는 온갖 것들이 있다. 그리고 가능하면 중계소 부식은 간부들이 해먹지 않는 불문율도...

어여튼 그 부식안에는 곰보빵과 카스테라가 있었고, 중대 창고안에는 언제나 최소 수준의 빵들이 넘쳐났다.

그리고 그 창고는 행정반의 관리하에....

그리고 나의 서랍안에 언제나 넘쳐났다.

하루종일 카스테라를 먹게되는 일도 다반사로...

쫄병일때는 스트레스를 받게되면 서랍안의 부식을 축냈다.

어느정도 군생활이 여유가 생겼을때, 장교와 다툼이 벌어졌을때는 PX의 닭발과똥집, 그리고 몰래파는 양주가 나를 자극했다.

그래도 생활이 끝날때까지 햇볕한번보지 못한 얼굴로 환자로 불렸지만, 나의 몸무게는 62kg을 지켰다.

아마도 이때 나에겐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두가지가 생긴것 같다.

먹는 것과 운동,,,

벌써 가마득한 일이 되어버린 일이지만,

 

며칠전 생겨버린 일이 마음을 무겁게 하고 수면을 방해하기 시작했다.

뱃살을 빼기 위한 나의 고민과 배치되는 스트레스가 몰려든다.

쉽지 않은 일들이 나를 몰아쳐간다.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 수면도 제대로 취하지 못한다.

 

컴퓨터를 포장하고 난후,

늦은 시간 잔차를 끌고 한강으로 나갔다.

약 1시간 가량, 시원한 바람이 몸을 스쳐감을 즐겁게 느꼈다.

늦은 밤이지만 한강변에는 자전거와 사람들로 북적였다.

어둠이 더 깊어지고 사람들이 사라질때까지 페달을 계속 밣았다.

시원한 강바람보다 몸에서 쏟아지는 땀과 열기가 몸을 감싸고, 허벅지가 뻐근해질때쯤. 안양천-여의도-한강대교- 용산참사현장-강변북로 - 성산대교 - 행주대교에 도착했다.

푸하고 내뿜는 담배연기따라 사라졌으면 하는 많은 것들이 있지만,

뒷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상태

페달을 밣던 아스팔트를 밣더 힘차게 달릴수 밖에 없다.

저녁 9시에 시작한 잔차질을 새벽녘이 되어서야 끝내고 들어왔다.

땀으로 범벅이 된 몸과 몽롱한 머리, 힘빠진 몸...

 

결국 또 배가 고프다.

샤워하고 난후, 누웠더니 고프던 배는 아프기 시작..

설사까지 겹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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