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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차여행제주도1

  • 등록일
    2008/08/23 23:16
  • 수정일
    2008/08/23 23:16

지난 4월 나름 거금을 들여서 잔차를 사고

이후 악세사리 값으로 또 그만한 돈이 들어갔다.

 

늦은 시간 한강변을 달리는 맛에 취할 무렵,

잔차여행을 꿈꾸다가 이곳 저곳 인터넷을 통해 확인하고

또 주변에 굴러다니는 말들을 주워 담다가 결국 제주도 잔차 일주를 꿈꾸게 되었다.

 

항상 하는 짓이 번갯불을 콩구워 먹는 것과 같은 지라,

간다고만 했지, 결국 아무것도 준비하지 못하고

당일날(8월 18일)이 되어서야 혹시나 필요할지 모를 몇가지를 구해보려 했으나,

시간은 어느새 어물쩡 지나가 버렸다.

 

사실 토요일(8월16일), 아니 금요일부터 휴가여야 마땅한 나의 일정이었으나, 8.15 행사와 촛불, 그리고 상반기 사업결과 정리(이날까지도 하나도 정리를 !@#$%^&*() 하여튼 그랬다)로 16일이 되어서야 얼렁뚱땅, 대~~충 정리하니 밤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확인한 휴가(제주도 잔차여행기간중)기간의 일기가 그리 순탄하지 않다는 사실. 내내 비가 온단다.

어지러웠다.

그래도 난 잠만 잘잤다.

일요일이 되어서 평소 알고 있는 등산용품점과 자전거 가게를 들렸으나, 쉬는 날이였다.

다시 중요했던 일요일이 술렁술렁 지나가버렸다.

결국 여행 당일인 월요일이 되었다.

일찍 일어난다는게, 10시가 되어서야 눈을 뜰수 있었다.

잔차에 짐받이를 달고, 짐받이용 베낭을 마련하면서 확인한 것은 다시 비가 오지 않는 다는 사실.

뭐가 뭔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마음이 약간 가벼워 짐을 느낀다.

평소 여행이나, 등산을 가게되면 항상 듣는 말이 있다.

"잰 가방만 커~~~~"

역시나 뭔지 모르게 짐이 무지 많다.

 

8월 18일 15시

- 길이 시작되었다.

지하실의 잔차를 꺼내서 물건을 챙겨 페달을 밣았다.

내가 대충 확인한 것이라곤, 대충  인천항 19시 청해진해운의 오하나마호라는 것외에는 사실 아무것도 모른채의 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밤새 내리던 그리고 계속 올거라던 비는 간간히 내리고 있다.

어쩌면 엉켜버린(잔차들고 제주도 간다라는 목표외에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았던) 시작은 그간 다녔던 길과는 다른 선물을 준비하고 있을 거라는 기분이다.

 

홀로 떠나는 낯선 자전거 여행의 불안함조차 설렘과 흥분으로 다가오고 있다.

모든걸 차분히 받아들일 각오, 그래 그러면 될 것이다.

일반자전거(접는 자전거는 제외)는 전철에 탑승할 수 없다길래, 번잡스런 영등포역을 피해서 신길역을 택해서 동인천역으로 향했다.

* 영등포서 간단히 점심해결

* 동인천행 전철 안에 멋지게 주차

*전철안은 썰렁했다(가능하면 사람들이 붐비지 않는 시간을 이용, 사실 종점 바로 앞 ㅋㅋ)

 

잔차를 끌고서 전철을 타자 모두들 재밌다는 표정으로 바라본다.

난 가능하면 좀 뻔뻔스러워지기로 했다.

다행히 한낮의 전철은 한가했다.

 

인천항이 동인천역에서 가깝다길래 왔지만, 어딘지 모르는 제주행 배를 찾기 위해서 길을 지나는 많은 사람들과의 대화가 필요했다.

묻고 또 물어서 약 1시간만(잔차로)에 17시 30분 인천항에 도착했다.

 

* 자 멋지게 한방, 이제 시작이다.

 

바로 청해진해운의 오하마나호 3등석(58,000원)을 끊을 수 있었다.(나중에 확인한 결과 예매를 하면 좀 싸다는,,, 그리고 주말의 경우 예매를 하지 않을 경우, 구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날씨는 여전히 오락가락하며 비를 뿌리고 있다.

덕분에 온몸이 눅눅하다.

뭐가 뭔지 모르고 대충 출발하여 제주행 배표를 구하고 나서야 뭔가 놓고 온듯한 기분이지만,

이미 길은 시작되었다.

 

개출구(18시20분)를 통과하여 화물전용 출입구에 잔차를 주차하고 나서야 승선을 하였다.

*나만 그런게 아니라, 다들 두리번 거린다. 그리고 내게 물어온다. '여기 어떻게 해야합니까,' 그럼 전 어쩌란 말입니까..................... 답답

* 화물전용 출입구 슬며시 올라가면 자전거를 올릴 장소를 일러준다. 말이없으면 물어보면 된다. 모른다고 누가 뭐라하지 않는다.

* 잔차를 화물칸에 싣고서 늦게서야 승선하러 이동

* 화물칸에 잔차전용 주차시설(불안한 맘에 자물쇠를 했으나, 주차시설은 튼튼했다.)

 

늦게 오른 덕분에 3등석 나의 C-11칸은 이미 다들 자리를 잡고 있길래, 난 구석에 찌그러져 자리를 잡았다.

첨이라, 모든게 낯설고 어수선하고 그래서 난 쭈삣거렸다.(평소 나를 아는 인간들은 안믿겠지만)

큰배라 흔들림이 작고, 샤워시설 등이 갖추어져 있었다.

식당은 8시까지 운영(5천원)을 하였지만, 준비한 밥의 부족으로....필요할 경우 미리 이동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사실, 그리고 매점은 12시까지 운영을 하였지만, 확실히 확인한 것은 필요한 물품 및 식사는 밖에서 미리 준비하거나, 먹는 것이 좋겠다는 점.

 

드뎌 배가 출항을 하여 인천항을 벗어난다.

 

* 끝도 보이지 않는 다리를 만들고 있다.

* 혼자 떠난 여행인데, 개찰구에서 벌써 사람을, 동행자를 만났다. 찰칵

 

객실안에서 간단히 짐을 정리하고, 캔맥주 두병을 마시고 들어와 잠을 청하였으나, 입담 좋은 두분의 아주머니 덕분으로 수면시간이 계속 짧아졌다.

 

새벽 1시 배의 좌현으로 등대가 반짝인다.

서해안을 따라 내려가는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파도가 높아 큰배가 출렁이고 선실의 잠자리는 마치 물침대처럼 출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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