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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관산-억새풀

  • 등록일
    2008/10/13 10:23
  • 수정일
    2008/10/13 10:23

지난 10월초 얼떨결에 강원평창으로 가을을 만나고 온후,

왠지 산이 그리워서

역사와산을 찾았다.

 

천관산,

사실 첨들어본다.

억새를 기대한 것도 아니요.

사람을 기대한 것도 아니다.

잿빛바다와 어우러진 섬들을 기대한 것도 아니였고,

울긋불긋한 등산객의 차림새를 기대한 것도 아니였다.

 

단지,

가는 세월 속에

가을바람을 맞고 싶다는 기분 뿐.

 

남쪽바다 그 끝에 있는 산.

월출산, 두륜산, 그리고 천관산이 있다는 걸 새롭게 알았다면 알게된 것이였고,

또 그곳이 지금 한참 억새풀로 장관을 이루고 있다는 것도 10일밤 내려가는 버스안에서 알게 되었다.

장장 7시간을 달려 도착한 천관산의 입구, 장천재

보통 고개로 알기 쉬운 그곳은 누구의 집이란다.

김유신이 자주 찾은 기생의 이름인지, 하늘를 바라보고 누은 관의 이름인지 전설처럼 떠도는 산의 이름이 사실 그닥 다가오지 않는다.

5년 만에 찾은 역사와산에

여전히 그 5년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반가움이 낯설움이 교차하기도 하고,

7시간의 버스여행길은 오랜만의 낯설은 무박산행의 불편한 자리와 스치듯 지나는 무릎에 대한 불안감이 부담감으로 다가오는 시간이기도 했다.

 

짧아진 해 덕분에 6시가 넘어서 도착하여, 산행을 서두르지만 여전히 태양은 구름에 가려있다.

 

- 중턱쯤 오르자 태양은 이미 구름 속을 헤치고 있다.

 

- 아직 식전, 김밥이라도(역사와산 등반대장, 서글서글한 인간, 사실 역산와 산에 내가 끌고 갔다. 월 1회가는 산행모임에 가끔 같이 가자고 했다가.  그는 역사와산의 주요멤버가 되었고, 쉬는 동안 백두대간 종주에도 도전했다가 마지막 주간 무릎 고통으로 하산하였다. 모두가 멋진친구라고 한다. 나에게 그냥 괜찮은 넘인데. 그게 그말이겠지. ㅋㅋ)

 

 

- 앞서가는 사람들

 

- 작은 산에 온갖 풍광이 존재한다. 서울에서 너무 멀다는게 한이다.

 

- 오르는 내내 남쪽(산행 왼쪽)은 바다와 섬이 눈에 들어온다.

 

- 뒤쪽은 논과 작은 산, 그리고 작은 마을이 오밀조밀하게 모여있다.

 

- 산의 북쪽은 끝없는 산들이 이어진다.

 

- 으악새 슬피우~~니, 가을이라오, 그 으악새가 억새란다. 괜히 어디가서 하늘나는 새라고 우기지 말지어다.

- 밤새내려오던 버스안에서 억새풀얘기가 많았다. 사실 산에서 본 억새는 기대만 못했다. 너무 기대수준을 올린것인지.

 

- 해발 700미터의 작은 산, 그래도 바다 옆의 산이라 그만큼 올라가야 한다. 그래도 널널했다...

 

- 장천재에서 출발하여- 연대봉(남쪽 왜구의 침략을 연기를 피워서 알렸다는 곳)-환희봉으로 이어지는 길, 이곳이 산에 온것인지, 바다여행을 온것인지 흐뭇하다.

 

- 산의 남과 북 정경이 이렇게 다르다니. 고단한 버스길을 마다하지 않고 올만하지 않은지.

 

돌배기 아이가 이날 산행에 참여하였다. 산행초기 그리 많지 않은 사람들 사이를 지나 오르던, 산행은 오전 10시가 지나자. 이곳이 관악산인지, 헤갈리기 시작했다.

내려오는 내내 사람들과 부딪혀가면 속도를 낼 수 없었다.

오랫동안 가문 탓인지, 먼지가 풀풀 날리고, 계속되는 사람들 사이로 비켜서기를 끝없이 했지만, 산행은 가볍게 끝나버렸다.

 

솔잎향 가득한 동동주에 파전을 마시고

전어 무침에 밥한그릇 해치우고

서울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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