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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9/23
    "지친 머리로는 일할 수 없다."
    바람결~
  2. 2008/09/10
    사람의 공명통, 마음
    바람결~

"지친 머리로는 일할 수 없다."

  • 등록일
    2008/09/23 08:47
  • 수정일
    2008/09/23 08:47

자기계발 소설 시리즈라고 한다.

<<배려>> <<경청>>에 이어 <<청소부 밥>>을 읽었다.

 

<<배려>>나 <<경청>>과 달리

<<청소부 밥>>은 미국인 토드 홉킨스와 레이 힐버트가 지은 책을 번역한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책을 읽는 중간부터 개신교의 냄새가 물씬 풍겨나온다.

하지만 그 개신교의 자리에 각자의 종교를 대체해도 큰 무리는 없으리라 본다.

나는 할머니 환원 후 하고 있는 천도교를 청소부 밥의 개신교 자리에 놓고 책을 읽었다.

 

<<청소부 밥>>은

청소부 밥이 사별한 부인 앨리스로부터 전해받은 여섯 가지 삶의 지침을

사장인 로저에게 전하는 과정을 담백하게 그린 책이다.

 

 

"지친 머리로는 일할 수 없다"는 말은 앨리스가 밥에게 늘 하던 말이자

앨리스의 첫번째 지침의 내용이다.

 

아래는 앨리스가 밥에게 전했던,

그리고 지금은 밥이 로저에게 전하고 있는 여섯 가지 지침이다:

 

첫째, 지쳤을 때는 재충전하라.

둘째, 가족은 짐이 아니라 축복이다.

세째, 투덜대지 말고 기도하라.

네째, 배운 것을 전달하라.

다섯째, 소비하지 말고 투자하라.

여섯째, 삶의 지혜를 후대에 물려주라.

 

 

책을 내 읽으면서 나는 요즘 내 삶의 원칙들과 많이 흡사함을 느꼈다.

 

재택근무를 하는 나는 저녁 7시에는 가능하면 과감히 일을 손에 놓는다.

그리고 하루를 정리하면서 밤 9시경에는 기도를 한다.

늦어도 밤 11시 이전에는 잠들려고 노력하며, 아침 7시 이전에는 깨려고 노력한다.

아침에 일어나서는 1시간 정도 산책 및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렇게 삶의 주기를 바꾼지 3주 정도가 되어 가고 있다.

 

내가 이렇게 삶의 주기를 바꾼 이유는 나를 재충전하기 위해서다.

돌이켜 보면 나는 밤 2~3시 정도까지 컴퓨터 작업을 하다가 겨우 잠을 잤다.

그러니 아침 10시에 일어나면 이른 거고 휴일같은 때는 11시 내지 12시에 일어난다.

아침 겸 점심을 먹고 낮 동안 멍하니 시간을 보내다가 저녁 때쯤 정신을 차려

저녁 먹고 8시 내지 9시경부터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한다.

그러니 당연히 밤 2~3시경까지 일을 해야 업무 하나를 제대로 끝내게 되는 것이다.

 

이런 주기에서는 중요한 문제가 하나 있다.

바로 내 자신을 재충전할 수 있는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내 자신을 재충전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결국 일을 할수록 초췌해져 가는 내 모습을 깨달은 후 과감히 삶을 주기를 바꾸기로 한 것이다.

 

그러니 앨리스의 지침 중에서 첫번째 세번째는 최근의 일이지만 내가 실천하고 있는 듯하다.

두번째는 내게는 늘 당연한 이야기였는데, 다시 한번 상기시킨 계기가 됐다.

그런데 네번째와 여섯번째는 일단 비슷한 지침인 듯 아직 구분을 못하고 있는데,

'내가 삶의 지혜를 전달할 연배나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끝으로 다섯번째 지침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결국 <<청소부 밥>>은 내게 전반부에만 훈훈한 인상을 주고

후반부에는 다소 급하게 글을 맺는 느낌을 줬다.

하지만 전반부의 내용만으로도 나는 기분이 훈훈해졌고,

읽는 사람에 따라서는 후반부의 내용을 더 인상깊게 받아들일 수도 있으리라.

 

아래는 내가 특히 기억하고 싶은 구절들인데,

무엇보다 마지막 글이 가슴에 남았다.

물론 가장 인상깊었던 문구는 "지친 머리로는 일할 수 없다"는 것이다.

 

==============================================

 

"할 일이 넘쳐날 때도 기도를 해 보게나. 더 중요하고 집중해야 하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구분할 수 있는 통찰력을 얻어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될 거야. 그래서 결국에는 인생 전체에서 진정한 가치를 갖는 것들과 단순히 한순간 중요하고 급해 보이는 일들을 구분해 낼 수 있게 되지. 이 모든 게 기도를 통해서 시작되는 거라네." p.106 (밥이 로저에게 세번째 지침을 설명하면서...)

 

"사람은 몇 년을 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일세." p.207 (건강하고 오래 사시라는 로저의 위로에 밥이 답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을 충실히 마치고 나면 마치 신나게 놀다 녹초가 된 어느 저녁처럼 몸은 피곤하지만 더없이 충만한 느낌으로 행복하게 잠들 수 있습니다. p.216 (밥의 묘비 그림 위에 쓰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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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공명통, 마음

  • 등록일
    2008/09/10 12:26
  • 수정일
    2008/09/10 12:26

이사온 지 2달이 넘어가도록 서랍 정리를 못하고 있다가

어제 오늘 서랍 속 잡동사니를 무조건 꺼내놓았다.

 

솔직히 말해 어제 오늘 꺼내놓은 서랍 속 잡동사니는

이사오기 전에도 5-6년 내내 거의 정리되지 않은 상태로

이사를 다닐 때마다 서랍장 통채로 옮겨다니던 것들이었다.

 

지금 책상 위는 물론이고 의자 주변 가득히 서랍 속 잡동사니들로 정신이 없다.

오래된 영수증, 이면지, 정리되지 않은 명함, 너저분한 문구류, 나무곤충 작업 도구들...

 

어떻게 정리할까 막막하던 차에

'에라 모르겠다' 하고 쇼파에 누워 아무 생각없이 책을 읽기로 했다.

위즈덤하우스에서 발간된 <<경청>>청이란 책.

 

지난해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배려>>란 책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내심 많은 감동을 받았었다.

<<경청>>이란 <<배려>>에 이은 일종의 시리즈로 나온 책인데,

보름 전에 사 놓고 읽는다 읽는다 하면서도 계속 손을 못대던 것이었다.

 

책을 읽다가 문득 마음에 드는 부분이 눈에 띠어

황급히 컴퓨터를 키고 인터넷을 접속하여 내 블로그에 왔다.

내 블로그의 [삶의 양식]이란 내가 읽은 책 중에서 기억하고 싶은 부분을 적으려고 만든 것.

<<경청>>에서 기억하고 싶은 부분은 이렇게 적게 됐다.

 

 

======================================== <<경청>>, 위즈덤하우스, pp.65~67

 

[이 선생. 혹시 이 선생은 청력이 좋았을 때, 다른 사람들의 말을 잘 들어주는 편이었습니까?]

갑작스런 구 박사의 질문에 이토벤은 가슴이 뜨끔했다. 한동안 무슨 말을 할까 망설이는데 구 박사가 다음 대화를 이었다.

'곤란한 질문을 했나 봅니다. 장자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음악 소리가 텅 빈 구멍에서 흘러나온다.']

[무슨 뜻인가요?]

 

[악기나 종은 그 속이 비어 있기 때문에 공명이 이루어져 좋은 소리를 내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바이올린에서도 소리를 내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 공명통입니다.]

이토벤이 아는 체를 했다.

 

[그런데 사람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토벤은 구 박사와의 대화에 흥미가 동했다.

[이번에는 잘 모르겠습니다.]

 

[사람에게도 공명통이 있다는 것을 아십니까? 사람의 공명통은 마음입니다.]

구 박사는 천천히 설명을 이어 나갔다.

 

[그러니까 사람은 마음을 비워야 좋은 소리가 난다는 것인가요?]

이토벤이 재빠르게 답변을 달았다.

 

[맞습니다. 마음을 텅 비우면 사람에게서 참된 소리가 생겨난다는 뜻입니다.]

구 박사도 빠르게 대화를 이어갔다.

[마음을 텅 비울 때, 비로소 우리는 상대방과 대화할 준비가 되는 법이지요. 그렇게 되면 대화 속에서 진실의 목소리를 듣게 됩니다.]

 

이토벤은 잠시 혼란스러움을 느꼈다. 누군가와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관련된 지식을 모으고, 상대의 말이 옳은지 그른지를 판단하고, 끊임없이 생각하면서 내 주장을 관철시킬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박사님, 솔직히 말씀 드리면 잘 모르겠습니다. 텅 빈 마음으로 대화를 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요? 그렇게 대화를 한다면 결국 상대방이 원하는 대로 끌려가게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이토벤은 조심스럽게 질문을 했고, 잠시 후에 구 박사의 답변이 모니터에 떴다.

 

[우리는 대부분 상대의 말을 듣기도 전에 미리 나의 생각으로 짐작하고 판단하곤 합니다. 상대의 말을 왜곡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먼저 빈 마음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텅 빈 마음이란 아무것도 생각하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나의 편견과 고집을 잠시 접어 두라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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