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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소설 시리즈라고 한다.
<<배려>> <<경청>>에 이어 <<청소부 밥>>을 읽었다.
<<배려>>나 <<경청>>과 달리
<<청소부 밥>>은 미국인 토드 홉킨스와 레이 힐버트가 지은 책을 번역한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책을 읽는 중간부터 개신교의 냄새가 물씬 풍겨나온다.
하지만 그 개신교의 자리에 각자의 종교를 대체해도 큰 무리는 없으리라 본다.
나는 할머니 환원 후 하고 있는 천도교를 청소부 밥의 개신교 자리에 놓고 책을 읽었다.
<<청소부 밥>>은
청소부 밥이 사별한 부인 앨리스로부터 전해받은 여섯 가지 삶의 지침을
사장인 로저에게 전하는 과정을 담백하게 그린 책이다.
"지친 머리로는 일할 수 없다"는 말은 앨리스가 밥에게 늘 하던 말이자
앨리스의 첫번째 지침의 내용이다.
아래는 앨리스가 밥에게 전했던,
그리고 지금은 밥이 로저에게 전하고 있는 여섯 가지 지침이다:
첫째, 지쳤을 때는 재충전하라.
둘째, 가족은 짐이 아니라 축복이다.
세째, 투덜대지 말고 기도하라.
네째, 배운 것을 전달하라.
다섯째, 소비하지 말고 투자하라.
여섯째, 삶의 지혜를 후대에 물려주라.
책을 내 읽으면서 나는 요즘 내 삶의 원칙들과 많이 흡사함을 느꼈다.
재택근무를 하는 나는 저녁 7시에는 가능하면 과감히 일을 손에 놓는다.
그리고 하루를 정리하면서 밤 9시경에는 기도를 한다.
늦어도 밤 11시 이전에는 잠들려고 노력하며, 아침 7시 이전에는 깨려고 노력한다.
아침에 일어나서는 1시간 정도 산책 및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렇게 삶의 주기를 바꾼지 3주 정도가 되어 가고 있다.
내가 이렇게 삶의 주기를 바꾼 이유는 나를 재충전하기 위해서다.
돌이켜 보면 나는 밤 2~3시 정도까지 컴퓨터 작업을 하다가 겨우 잠을 잤다.
그러니 아침 10시에 일어나면 이른 거고 휴일같은 때는 11시 내지 12시에 일어난다.
아침 겸 점심을 먹고 낮 동안 멍하니 시간을 보내다가 저녁 때쯤 정신을 차려
저녁 먹고 8시 내지 9시경부터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한다.
그러니 당연히 밤 2~3시경까지 일을 해야 업무 하나를 제대로 끝내게 되는 것이다.
이런 주기에서는 중요한 문제가 하나 있다.
바로 내 자신을 재충전할 수 있는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내 자신을 재충전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결국 일을 할수록 초췌해져 가는 내 모습을 깨달은 후 과감히 삶을 주기를 바꾸기로 한 것이다.
그러니 앨리스의 지침 중에서 첫번째 세번째는 최근의 일이지만 내가 실천하고 있는 듯하다.
두번째는 내게는 늘 당연한 이야기였는데, 다시 한번 상기시킨 계기가 됐다.
그런데 네번째와 여섯번째는 일단 비슷한 지침인 듯 아직 구분을 못하고 있는데,
'내가 삶의 지혜를 전달할 연배나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끝으로 다섯번째 지침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결국 <<청소부 밥>>은 내게 전반부에만 훈훈한 인상을 주고
후반부에는 다소 급하게 글을 맺는 느낌을 줬다.
하지만 전반부의 내용만으로도 나는 기분이 훈훈해졌고,
읽는 사람에 따라서는 후반부의 내용을 더 인상깊게 받아들일 수도 있으리라.
아래는 내가 특히 기억하고 싶은 구절들인데,
무엇보다 마지막 글이 가슴에 남았다.
물론 가장 인상깊었던 문구는 "지친 머리로는 일할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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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일이 넘쳐날 때도 기도를 해 보게나. 더 중요하고 집중해야 하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구분할 수 있는 통찰력을 얻어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될 거야. 그래서 결국에는 인생 전체에서 진정한 가치를 갖는 것들과 단순히 한순간 중요하고 급해 보이는 일들을 구분해 낼 수 있게 되지. 이 모든 게 기도를 통해서 시작되는 거라네." p.106 (밥이 로저에게 세번째 지침을 설명하면서...)
"사람은 몇 년을 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일세." p.207 (건강하고 오래 사시라는 로저의 위로에 밥이 답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을 충실히 마치고 나면 마치 신나게 놀다 녹초가 된 어느 저녁처럼 몸은 피곤하지만 더없이 충만한 느낌으로 행복하게 잠들 수 있습니다. p.216 (밥의 묘비 그림 위에 쓰인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