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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노동자정치협회]노동자대회유인물-87년 노동자대투쟁 20주년에 노동자대회를 맞이하며!

글 순서
1. 87년 노동자대투쟁 20주년에 노동자대회를 맞이하며!
2. 누가, 어떻게 이 사회를 지배하는가?
3. 민주노동당의 어용노총 끌어안기는 사민주의의 필연적 결과다!!



1. 87년 노동자대투쟁 20주년에 노동자대회를 맞이하며!

전국의 노동자 동지들!

우리는 오늘 87년 노동자대투쟁이 일어난 지 20주년이 되는 위대한 해에 노동자대회를 치르고 있다. 이 땅의 노동자들은 거대한 역사를 창조해 왔다. 87년 7,8,9월 노동자대투쟁, 96년 말 97년 초 전국적 총파업!

그런데! 노동자대투쟁 20주년이 되는 올해는 어떠한가? 자본과 정권의 반동적 공세가 극에 달하면서 지금도 노동자들이 죽어 가고 있다. 아니 자본과 정권에 의해 노동자민중들이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

전태일 열사는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며 산화해 갔다. 37년이 지난 지금 건설노조 정해진 열사가 “단체협약을 체결하라!”며 자신의 몸을 불사르며 산화해 갔다. 화물연대 서울우유지회의 두 동지가 분신을 기도했다.

2003년 노동자대회를 앞두고 노동자들이 연이어 분신했던 참상이 떠오른다. 노무현 정권 취임 첫 해, 정규직 비정규직 할 것 없이 노동자들이 죽음으로써 자본과 정권에 맞섰다. 노무현 정권 말기에 노동자들은 더 극악해진 자본과 정권의 탄압에 맞서 손배가압류 당하고, 해고되며 처절하게 투쟁하고 있다. 노동현장에서는 여전히 중대재해와 직업병으로 노동자들이 죽어가고 있다. 한국타이어에서 보듯 죽음의 공장, 골병공장이 되어 가고 있다. 감옥은 구속된 노동자, 농민, 민주인사,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로 넘쳐나고 있다. 집시법이 개악되었고 여전히 국가보안법은 사상과 결사의 자유에 철퇴를 내리고 있다. 전 사회에 대한 감시와 통제, 억압이 늘어나고 있다. 민주주의는 죽었다! 민주주의는 자본의 노동자 착취와 억압을 보장하는 자본주의 독재체제를 은폐하는 가증스런 이름일 따름이다.

고작 80여만 원의 초저임금을 받던 이랜드, 뉴코아 노동자들의 고용보장 요구를 정권은 공권력을 투입해서 자근자근 짓밟았다. 개악된 비정규직 법안으로 인해 비정규직은 늘어나고 있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계약해지가 줄을 잇고 있다. 전국이 노동자들의 처절한 절규의 신음소리로 가득 차 있다.

최소한의 생존권을 보장하라! 고용안정을 보장하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는 얼마나 소박한가? 이 소박한 노동자들의 요구에 자본과 정권은 무자비한 탄압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더 이상 소박한 요구에 머물러 있을 수만은 없다. 세상을 확 뒤집어엎자! 노동자가 이 세상의 진짜 주인이라는 것을 보여주자!


민주노조가 죽어가는 자리에 구사대의 폭력이 판을 치고 있다!

세상의 진짜 주인인 노동자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 87년 노동자대투쟁과 96-97년 노동자 총파업으로 세상을 뒤흔들며 역사를 창조했던 노동자들은 사기가 저하되어 숨죽이고 있다. 투쟁의 기관차였던 대공장 노조는 어용과 노사협조주의자들에 의해 장악되어 있다.

현대자동차에서는 구사대들이 무쟁의를 선동하고 파업반대 운동을 조직적으로 전개했다. 현대자동차 집행부는 구사대의 준동에 휘둘리고 협조주의 노선에 의해 이미 결정된 파업조차도 연기하며 10년 만에 처음으로 무쟁의를 기록했다.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에서는 원청자본이 사주한 구사대가 비정규직 투쟁을 깨기 위해 폭력난동을 피웠다. 구사대는 비정규직 투쟁에 연대하는 정규직 활동가들에게 조차도 무자비한 백색테러를 자행했다.

GM대우 부평공장에서도 똑같은 일들이 벌어졌다. 노사협력부 주도로 구사대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잔인하게 짓밟았다. 비정규직 투쟁에 연대하던 정규직 활동가가 노동조합 앞에서 집단폭행을 당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왜 이런 기가 막힌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가?

기아차지부는 비정규직의 파업에 대해 비정규직 투쟁의 정당성을 매도하고 조합원들에게 회사 살리기 정서를 불러일으키고 정규직, 비정규직 분열을 조장했다.

“3만 4천 조합원의 소중한 일터에서 벌어지는 비정규지회의 점거파업에 대해 유감을 표명합니다. … 도장공장은 1만 2천 조합원의 평생일터이며, 회사의 존폐를 가늠하는 공장이다. … 특히 투쟁방식에 있어서 비정규직지회의 일터가 아닌 기아차 조합원의 소중한 일터를 침해하는 행위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결국 기아차지부가 구사대의 폭력을 막지 못하고 불러들인 꼴이 되었다. 기아자동차의 민주노조는 허울 좋은 간판만 유지할 뿐 구사대의 난동 앞에 깃발을 내렸다.

지난 해 창원공장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굴뚝농성을 하는 것에 대해 노조에서는 ‘공장을 볼모로 하는 투쟁’이라고 악선동 했다. 현 집행부에서도 비정규직에 대한 태도는 하나도 달라지지 않고 있다. 비정규직, 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구사대의 만행이 저질러지고 난 뒤에 GM대우자동차지부는 참으로 속물적이고 파렴치한 내용의 유인물을 배포했다.


“…지금의 정규직, 비정규직 현장 노동자들에게 전 민중이 자본주의 사회를 뒤집는 역사적 피의 혁명을 통해 전 국민이 평등한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하자는 이론을 교화한다면 비오는 날에 이불 빨래하는 개그콘서트 하냐고 반문할 것이다.”


심지어 GM대우자동차지부는 비정규직지회와의 사전 협의 없이 외주화 과정에서 발생한 24인의 해고자 중 10명 선별 복직안을 합의하여 사실상 외주화를 인정했다. 무쟁의를 일삼고 비정규직을 탄압하는 어용 현대중공업과 대부분의 조선업종의 어용노조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민주노조가 사라진 자리에서 독버섯처럼 어용들이 준동하고 구사대의 잔인한 폭력만행이 판을 치고 있다. 투쟁하는 비정규직과 정규직 활동가들을 잔인하게 짓밟고 있는 구사대는 앞으로 정규직 조합원들 전체에 대해서도 칼을 겨누게 될 것이다.

비정규직 투쟁은 이제 비정규직의 문제를 넘어서 민주노조 운동 전체의 생사가 걸린 공동 운명의 문제가 되었다. 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투쟁이 회사를 말아먹고 있다. 비정규직 투쟁을 깨고 회사를 살려야 한다.”는 회사 살리기 운동을 펼친다면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공멸할 수밖에 없다. 자본은 뒤에서 정규직 조합원들의 회사 살리기 정서를 부추겨서 비정규직 투쟁을 깨고 난 다음에는 정규직 노동자들을 구조조정의 희생양으로 삼을 것이기 때문이다. 언제까지 제살 파먹기 식으로 연대와 계급적 단결을 외면할 것인가? 그것이 바로 자본이 의도하는 바가 아닌가?


총부리를 누구에게 겨눌 것인가?

구사대의 폭력은 기아자동차, GM대우뿐만 아니라 이랜드-뉴코아, 코스콤 등 투쟁하는 비정규직 사업장 전체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랜드-뉴코아에서는 구사대와 점주들을 앞장세워 비정규직 투쟁을 깨려고 하고 있다. 전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싸움이 구사대에 의해 짓밟히고 피로 얼룩지고 있다.

정규직 노동자들의 경우에도 투쟁할라치면 자본가 언론 전체가 벌떼처럼 달라붙어 온갖 논리를 동원하여 투쟁의 정당성을 매도한다. 철도파업을 코앞에 두고 자본의 사법부는 51억 손해배상을 때렸다. 자본가 언론은 망향휴게소에서 구사대의 폭력에 분노하여 정당하게 투쟁했던 화물연대 조합원들을 파렴치한 폭력범으로 몰아 붙였다.

정규직, 비정규직 가리지 않고 노동자 투쟁에 대해 전 사회가 반동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보수꼴통인 이명박이 40% 넘는 지지를 받고 있고, 악랄한 반노동자 정권인 노무현 정권을 좌파정권이라고 하는 극우적인 이회창이 단박에 20% 넘는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다.

왜 사회 전체의 반동 보수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가?

노무현 정권 들어 비정규직이 엄청나게 확대되고 최저임금 노동자가 두 배로 늘어났다. 전체 노동자의 임금상승률도 계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청년실업자는 늘어나고 있고, 구조조정은 확대되고 있다. 한 줌도 안 되는 자본가들은 엄청난 부를 쌓으며 호화스럽게 살고 있는데 대다수의 사람들은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노무현 정권과 남한 자본주의는 노동자민중들에게 분노와 절망감만을 안겨주고 있다. 그런데 다수 대중들은 노무현 정권보다도 더 우익적인 세력에게 미래의 희망을 발견하고 있다. 왜 그런가?

남한 자본주의가 다수 대중들에게 고통을 심어주고 있다면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더 급진적으로 변해야 하는 것 아닌가? 사회가 보수적으로 변하는 것은, 자본의 절대적인 힘 앞에 굴복해서 나와 우리 가족이라도 살아남아야 한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졌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는 노무현 정권과 남한 자본주의 체제에 저항하는 노동자 계급이 믿음직한 대안과 새로운 사회에 대한 전망을 심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주택 부실대출로 사태로 인해 전 세계에 공황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남한도 예외가 아니다. 자본가들은 투기열풍에 빠져 주가가 끝없이 폭등하다가 어느 날 곤두박질치면 불안과 공포에 휩싸인다. 거품이 꺼지면 경제위기로 앞날이 불투명하다고 호들갑을 떤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자본가들은 부동산, 주식투기 등 퇴폐적이고 기생적인 방식으로 엄청난 부를 챙기고 있다.

이렇게 자본주의는 한 쪽에서는 막대한 부를 주체하지 못하는 한 줌도 안 되는 자본가들이 있다. 반대편에는 하루하루를 먹고 살기에도 빠듯하게 연명하는 절대 다수의 빈곤한 노동자민중들이 공존하는 끔찍한 사회이다.

자본주의 경제공황이 오면 자본가들은 노동자들을 더욱 더 벼랑 끝으로 내몰아서 위기를 탈출하려 한다. 우리는 지난 97년 IMF 경제공황을 기억하고 있다. 자본가들은 경제공황을 대량실업, 비정규직 확대, 구조조정 강화와 복지후퇴로 돌파했다. 우리는 지금 노동자들의 투쟁 현장에서 무자비하게 폭력을 행사하는 구사대의 모습에서 파시즘의 망령을 본다. 자본의 위기가 더욱 극심해지고 구사대의 폭력이 전 사회적으로 확산되면 파시즘적 요구를 내건 극우 반동적 파시즘 세력들이 등장하게 될 것이다. 광기에 사로잡힌 극우반동 정치세력들은 백색테러를 통해 노동자들을 공격하게 될 것이다. 자본은 비정규직 노동자에 비한 정규직 노동자의 상대적으로 우월한 조건조차도 단숨에 무너뜨리고 전체 노동자를 공격할 것이다.

노동자들 앞에는 두 갈래의 길이 있다. 자본의 꼭두각시가 되어 노동자들끼리 서로 물고 뜯는 아비규환으로 갈 것인가? 아니면 정규직, 비정규직, 이주노동자 전체 노동자가 굳건하게 단결하여 자본가들에게 총부리를 겨눌 것인가? 공멸의 길을 갈 것인가? 노동자 단결과 연대의 길을 택할 것인가? 양보교섭을 하다가 전부를 내줄 것인가? 전투적으로 투쟁하여 쟁취할 것인가?

전태일 열사는, 정해진 열사는 살아 있는 우리들에게 처절하게, 엄숙하게 이렇게 외치고 있다. 악랄한 자본과 정권에 맞서 더 이상 죽지 말고 싸워라! 전체 노동자들이여, 분열하지 말고 흔들리지 말고 싸워라!! 반드시 승리하라!!!


2. 누가, 어떻게 이 사회를 지배하는가?

“삼성을 위해 검찰이 움직이고, 국정원이 움직이고, 청와대가 움직이고, 모든 언론 기관이 움직이며 실시간 정보보고를 했다.”

지난 5일 삼성의 비자금 사건을 폭로하면서 김용철 변호사가 한 말이다. 과연 삼성공화국이었다. “삼성의 인력으로 국무회의도 움직일 수 있다”는 말이 있는데 이번 사건으로 그 말이 증명되고 있다. 전 사회를 지배하는 이 삼성을 이건희와 이재용이 움직이고 있다. 결국 이건희, 이재용 같은 최상층 독점자본가들 몇 명이 이 사회 전체를 마음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 이전에도 삼성이 어떤 사기와 범죄로 이 사회를 지배하는지가 드러났다. 이른바 지난 X파일 사건 때에도 X파일 사건을 통해 삼성자본의 불법대선 자금 제공과 추악한 비리가 만천하에 폭로됐다. 그러나 삼성X파일 사건은 불법도청 사건으로 둔갑하여 오히려 이 사건을 보도한 기자를 기소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건희는 재산 8천억 원을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하여 이 사건을 무마시켰다.

김용철 변호사는 현직 최고위급 검사들 여러 명이 수백, 수천만 원씩 삼성의 불법뇌물을 정기적으로 상납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재경부와 국세청에는 “0이 하나 더 붙는다”고 했다. 지난 해 법조비리 사건의 중심인물인 김홍수의 살생부 수첩을 보면 100여 명의 법조계 인사가 연루된 것으로 돼 있다. 이렇듯 이미 사법부는 자본의 뜻대로 움직이고 있다.

삼성은 자체 법률팀을 꾸리고 있다. 이 삼성의 법률팀에는 120여 명의 전직 고위 판검사 출신 변호사들이 즐비하다. 윤영철 전 헌법재판소장도 97-99년 사이에 삼성 법률고문으로 활동했다. 삼성은 이것도 모자라 국무총리, 장관, 차관출신 고위 행정관료와 경찰고위 간부들로 법률팀을 보강하고 있고 앞으로 500여명으로 변호사를 늘리려고 하고 있다.

삼성은 직접적인 매수 외에도 이런 고위급 출신들을 통한 인적관계를 활용하여 자신들에게 유리한 판결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삼성재벌 노동자 탄압백서’를 제작하고 인터넷에서 삼성의 부당노동행위를 폭로했다는 이유로 삼성일반노조 김성환 위원장이 3년 8개월의 수감생활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을 담당한 검사는 삼성 법무팀 담당 변호사와 선후배 사이에다가 연수원 동기, 수원지검에서 같이 근무한 경력이 있다. 심지어는 삼성전자가 형사고발한 삼성전자 소속 노동자를 기소한 검사가 퇴직한 뒤 곧바로 삼성에 취업하는 사례도 있었다.

삼성은 법조계뿐만 아니라 국가기관 전체를 자신의 손아귀에 놓고 마음대로 주무르고 있다. 심지어 삼성은 언론계, 대학, 예술계 등 모든 사회영역을 장악하여 삼성공화국을 공고히 하고 있다. 자본주의 국가권력의 핵심 기관 전체가 독점자본의 하수인이 되어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비리와 사기, 매수, 폭력이 어디 삼성에서만 저질러질 뿐인가?

지난해에는 정의선, 정몽구 부자가 현대그룹 비자금 사건과 편법 경영권 승계로 발각됐다. 그러나 정몽구는 검찰 출두를 하루 앞두고 1조원 대의 주식매각 대금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발표해서 구속됐다가 집행유예로 풀려 나왔다. 그리고 남북정상회담에 노무현과 같이 버젓이 참여하기도 했다. 재벌비리에는 삼성, 현대뿐만 아니라 한화그룹, SK, LG, 두산 등 모든 재벌이 연루되어 있다.


영업비밀 철폐, 비리재벌 재산 몰수로 자본주의의 사적소유를 공격하자!

자본주의는 법이 지배하는 사회라고 한다. 법은 만인에게 평등하다고 한다. 그러나 자본주의의 법의 지배 뒤에는 이렇게 막강한 자본을 가진 독점자본가들이 있다. 독점 자본은 노동자를 착취하고 온갖 비리와 사기를 통해 이 사회의 절대권력자로 군림하고 있다. 삼성 이병철로부터 그룹을 물려받은 이건희는 온갖 비리와 불법탈법으로 이 절대권력을 자신의 아들인 이재용에게 물려주려 하고 있다. 현대는 정주영으로부터 정몽구, 정의선 등 형제 아들로 경영권을 세습하고 있다.

한 줌도 안 되는 수백 명의 독점자본 일파가 남한 자본주의 지배의 최상층을 차지하고 있고, 독점자본의 떡고물로부터 수혜를 받는 임원, 고위관료, 정치인, 법률인, 언론인, 경찰, 군대 상층 등 수만, 수십만의 지배자들에 의해 이 사회가 지배되고 있다. 한 줌도 안 되는 지배자들이 내놓는 떡고물의 일부를 받는 가장 낮은 최하층에는 10만원, 15만원씩의 일당을 받고 앞장서서 폭력을 행사하는 사적 폭력집단인 용역깡패가 있다.

독점자본은 노동자를 착취하고 억압해서 만들어진 자본을 자기마음대로 사용하고 있다. 삼성은 무노조 신화를 자랑하고 있다. 삼성은 노조건설에 앞장섰던 노동자들을 납치, 감금, 회유, 협박 등 조폭 보다 더한 폭력으로 노조를 파괴했다. 삼성은 심지어 죽은 사람의 명의를 도용한 핸드폰 복제로 노조활동에 앞장선 노동자를 위치추적하고 미행 감시하는 악랄한 범죄를 저지르기도 했다. 삼성은 구조조정으로 수만 명의 노동자를 구조조정하고 하청노동자로 다시 받아들여 착취를 강화하기도 했다. 삼성은 용역깡패를 동원해서 노조파괴를 하기도 했다.

900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횡령한 정몽구는 집행유예로 나와 버젓이 회장행세를 하고 있다. 그런데 기아자동차에서는 고작 부품단가 1000원을 문제 삼아 노동자들을 해고시키는 기가 막힌 일도 벌어지고 있다.

독점자본은 고작 5%도 안 되는 지분으로 재벌 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독점자본은 계열사에 대한 물량 몰아주기, 편법적 자금지원, 위장 계열사 설립, 주식 사기 등 온갖 비리와 사기 범죄로 막대한 부를 챙기고 있다. 독점자본은 2, 3차 하도급 업체를 만들어 하청단가를 조작하고 2중, 3중의 착취를 하고 있다. 2, 3차 하청자본은 이를 하청 노동자들에게 모조리 전가하여 이윤을 남기고 있다.

자본은 영업비밀 보호제도를 통해서 이러한 온갖 불법탈법 비리와 사기를 만들어 내고 손쉽게 은폐하고 있다. 자본의 분식회계는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독점자본의 비리와 사기 뒤에서 노동자들은 계약해지, 구조조정을 당하고 자본과 사법부와의 결탁에 의해 수없이 많은 노동자들이 부당해고를 당하고 구속되고, 손배, 가압류로 고통 받고 있다.

노동자들은 영업비밀 철폐 요구를 통해서 자본이 가져가는 총이윤이 얼마인지, 이 중 얼마나 재투자되고 있고, 얼마나 자본의 손에 들어가는지, 업체별 임금등급을 조장하는 하청 업체별 도급단가는 얼마인지 밝혀내야 한다. 그리고 불법적 매수와 비리가 근절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자본주의의 악취 나는 비리와 사기적 범죄를 폭로해야 한다.

자본주의의 모든 비리와 사기, 매수는 노동자들을 착취해서 나온 이윤을 독점하고, 노동자들이 만들어낸 전 사회적 자본을 자기 마음대로 사용하는 것을 보장하는 사적 소유에서 비롯되고 있다.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철폐, 구조조정 철폐, 용역깡패 투입 중단 요구뿐만 아니라 비리연루자 전원 구속과 경영권 박탈! 비리재벌 재산몰수! 상속제 폐지! 요구를 통해 자본주의의 범죄적인 사적 소유권과 재산권을 공격해 들어가야 한다.


3. 민주노동당의 어용노총 끌어안기는 사민주의의 필연적 결과다!!

10월 15일 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가 어용노총에게 보낸 사과공문을 두고 당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당원증 반납, 당대표와 사무총장 사퇴투쟁까지 전개되자 11월 2일 민주노동당은 대표 이름의 사과문을 발표하였다. 그러나 사과문은 어용노총에 대한 명확한 태도, 어용노총에 대한 사과가 갖는 본질적 의미 등에 대해서는 회피한 채, 절차와 시기, 방법상의 문제에 한해서만 사과하겠다고 밝힘으로써 다시 한 번 전체 노동자 민중을 기만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식의 사과문 발표에 항의와 비판이 더욱 거세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후 민주노동당은 몇 차에 걸쳐서 최고위원회 회의를 했지만 단일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다가 11월 7일 4차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사과문 철회를 결정했다. 그러나 실제로 사과공문을 보낸 주요한 이유였던 한국노총과의 정책연대 철회에 대해서는 이후에 당대표가 적절한 시기에 다시 회의를 소집한다고 결정했다. 여전히 민주노동당은 한국노총을 버릴 수 없는 것이다.

자본과 정권에 의해 자본주의 체제유지를 위해 탄생한 한국노총에 대한 태도는 투쟁하는 노동자라면 누구나 ‘해체’와 ‘타도’로 명쾌하게 정리될 수 있는 사안이다. 그러나 이토록 명확한 것이 소위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표방하는 민주노동당에게는 사과문 사태가 발생한 지 한 달여가 되도록 끝내 정책연대에 대해서는 당의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는 복잡한 문제가 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답은 하나다. 오직 노동자투쟁정당만이 한국노총의 반노동자성에 대해서 명확한 입장을 세울 수 있다. 그러나 이미 노동자 정당이라는 수식어조차 떼어버리고 서민의 정당이라는 몰계급적 표어를 전면에 내세우는 민주노동당에게 한국노총의 표는 단칼에 떼어버릴 수 없는 치명적인 유혹인 것이다. 따라서 소수 민주노동당 내 의견그룹들의 거센 항의와 비판에 직면하면서도 민주노동당은 여전히 어떠한 것이 다수표를 획득하는 데 유리할 것인가를 계산하고 있으며 이후에도 철저히 그 계산에 따라 행동할 것이다.


민주노동당의 짝사랑은 한국노총에게만 향한 것이 아니다!

그동안 대선시기에 민주노동당의 행보는 열린우리당과 반대의 길을 걸어왔다. 열린우리당은 그동안 대선시기가 오면 비정규직 문제를 내세우고, 투쟁사업장까지 방문하면서 자신들이 실질적인 개혁을 담보할 수 있는 후보라는 이미지를 조장해왔다. 이에 반해 민주노동당은 계급성을 약화시키는 방향으로 소부르주아의 지지를 얻고, 나아가 중소 자본가들에게 조차 지지를 확대하여 몰계급적인 서민정당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해왔다. 따라서 시간이 지날수록 이러한 두 정당의 이미지는 차별성이 없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이번에는 문국현까지 가세하면서 세 집단은 부르주아 언론에게도 범여권으로 통칭해서 불리고 있다. 얼마 전 민주노동당은 부르주아 언론들에게 정동영, 문국현과 함께 범여권으로 표기하지 말아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은 삼성 사태, 이회창의 등장으로 인해 더욱 더 이들과 보조를 같이 할 가능성이 크다. 이회창의 등장은 한나라당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지만 비슷비슷한 이미지의 세 후보에게는 범여권 후보 단일화를 통해 한나라당의 독주를 막을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물론 후보 단일화로 까지 이어진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이미 정동영 후보 측에서는 ‘반부패 미래사회 연석회의’ 등을 공세적으로 제안하고 있다. 이에 민주노동당은 먼저 삼성에 대한 태도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확인해야 할 것은 과연 민주노동당은 삼성에 대한 어떠한 계급적 태도를 가지고 있는가이다. 민주노동당이 내세우는 것은 자본가계급의 이해를 대변하는 부르주아 국회에서의 특검과 엄정한 수사일 뿐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삼성이나 현대 등 대자본의 온갖 비자금 문제가 촉발됐을 때 부르주아 국회에서의 특검은 몸통은 건드리지도 못한 채 마무리되었다. 정말 제대로 된 수사를 진행했을 때, 자본과 부르주아 정치권과의 추악한 결합고리가 만천하에 폭로되는 것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부르주아 국회에서의 특검으로는 결코 대자본의 본질을 폭로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엄정한 수사 또한 공문구에 불과하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민주노동당이 진정으로 노동자 민중의 열망을 대변하기 위해서는 삼성 독점자본과 이를 비호하는 자본가 정권에 대한 투쟁을 통해서 현 국면을 돌파해야 한다. 그러나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의 개혁을 추구하는 민주노동당은 삼성 비자금 사건에 대해 시민단체 수준의 재벌개혁 요구로 합리적인 자본주의를 만들려고 한다. 결코 삼성이라는 대자본과 정면승부를 원하지 않는다.

이것이 민주노동당의 현주소이다. 민주노동당의 짝사랑은 한국노총에게만 향한 것이 아니다. 중소자본가에게까지 표를 구걸하는 민주노동당의 모습을 보라! 대자본과의 한 판 격돌을 회피하는 민주노동당의 모습을 보라!

아무리 투쟁하는 노동자계급이 어용노총에 분노할지라도 당대표의 사과를 통해서 한국노총과의 정책연대를 실현하고, 표를 얻을 수만 있다면 사과하는 것 따위는 더 이상 민주노동당에게 아무런 거리낄 것 없는 행위인 것이다.


우리는 노동자의 정치권력 장악을 왜곡하는 민주노동당의 사민주의 기조에 더욱 분노한다!!
많은 동지들이 민주노동당의 한국노총 사과에 대한 분노를 토로하고 있다. 지극히 정당한 요구다. 그러나 동지들!

왜 노동자의 정치권력 장악을 부르주아 의회 내에서의 다수 확보로 왜곡하는 민주노동당의 사민주의 기조에는 분노하지 않는가? 왜 ‘진보적 성장’ 운운하면서 자본주의 국가경제를 살리겠다는 민주노동당의 부르주아 국가관에는 분노하지 않는가?(민주노동당의 진보적 성장에 관한 몰계급성은 노동자 정치신문 10월호 정치폭로 기사를 참조 바란다.)

왜 한국노총과의 정책연대에는 치를 떨면서 문국현이라는 자본가 후보와의 가치연대를 검토하고 있다는 것에는 그만큼 분노하지 않는가?

우리는 이번 한국노총 사과 사태는 민주노동당의 사민주의 기조에 따른 필연적인 결과라고 생각한다. 또한 노동자계급의 정당이기를 포기하고 소부르주아를 포함하는 서민의 정당을 자임한 것에 따른 결과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민주노동당은 ‘민생혁명, 서민 지갑 채우기 사회임금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현재 서민들의 생활고를 복지확충을 통한 사회임금을 통해서 극복시키겠다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에게 서민의 생활고의 원인은 노동자계급의 생존권을 짓밟고 자신들의 이윤확대를 위한 자본과 정권, 자본주의 체제 모순의 심각성에 있지 않다. 따라서 민주노동당은 노동자계급의 투쟁을 통해서 자본의 구조조정을 분쇄하고, 자본주의 모순을 철폐하여 자본주의 체제 자체를 분쇄시키는 데 목적을 두는 것이 아니라 사회복지제도의 확충을 통해 단지 그 폐해를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이미 파산한 서구 사회복지제도의 앙상한 유물을 다시 끌어들이고 있다. 자신들의 선배격인 사민주의 정당들에 의해 도입되었다가 폐기처분된 사회복지제도 이외에 민주노동당은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 자신들의 경제정책을 찾을 수 없는 것이다.

이미 서구의 경험들에 의해서 자본가 계급의 이해를 대변하는 정당들에게 한순간에 무너져 내릴 민주노동당의 경제정책을 보자면 실소를 금할 수 없다. 그러나 실소 뒤에 씁쓸함이 남는 것은 민주노동당의 이러한 모습은 그들이 필사적으로 부여잡고 있는 사민주의 정당의 노선을 포기하지 않는 한 반복될 것이기 때문이다.

동지들! 민주노동당의 한국노총 사과사태의 본질을 분명히 하자!

이제 우리들의 분노는 민주노동당의 사민주의 본질로 향해져야 한다. 그럴 때만이 한국노총에 대한 명확한 태도는 물론이고 노동자계급의 올바른 정치세력화의 길을 나아갈 수 있다.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의 개량과 개혁의 추구는 언제라도 이번과 같은 사태를 만들어낼 것이다. 우리는 진정한 노동자계급 투쟁정당을 건설해야 한다!!< 노동자정치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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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L : 02-6414-1917 / E-mail : labor04@jinbo.net


전국노동자정치협회 노동자대회 유인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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