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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의 행군

이라고 이름을 붙여놓고 보니 너무 엄살을 떠는 거같긴 하다.

월요일, 손을 털기로 결심을 하고 편집을 끝냈지만

테잎 아웃이 안되어 점심 먹기 전부터 저녁 먹기 전까지 내내 낑낑대다가

조연출에게 도움을 요청.

"30분 안에 갈께요~"

그러더니 츄리닝 차림에 바람냄새를 풍기며 나타난 조연출이 샤샤샥~ 모든 문제를 해결했고

나는 어린이집 끝날 시간이 되어서 집으로~

조연출은 테잎 세개에다가 디비디까지 굽느라 밤을 새운 듯.

 

화요일 아침 일찍 사무실에 출근해서

조연출이 만들어놓은 테잎들을 챙겨서

광화문 우체국 가서 하나 부치고(당일 배송은 9시 50분 마감인데 나는 10시 10분에 도착 ㅜ.ㅜ)

서울독립영화제 사무실에 가서 테잎 건네고

그리고 할 일이 세 개 더 남았는데 너무 힘들어 사무실에 잠깐 들렀는데

그냥 그대로 시간이 흘러가버렸다.

내가 했어야할 일은

1. 노트북 업그레이드 및 배터리 교체

2. 도서관에 책 반납하기

3. 하돌을 위해 산 키보드를 집에 갖다 놓기 였다.

 

1번은 as센터에 전화를 해보니 비스타 전용이라 다른 건 못 깔고 비스타 깔아주는 데만 49500원이란다.

moon대표가 그런 건 자기가 해주겠다고 해서 그냥 패스.

2번은 사무실에 걸려오는 전화 받고 이런저런 잡일을 하다보니 퇴근시간이 다 되어버려 못가고

3번은 겨우 했다.

하돌이 아침저녁으로 멜로디온을 부는데 그 열성은 높이 살 만 하지만 귀가 아프고

또 방음상태가 좋지 못해 이웃들로부터 항의를 받을 것같아서

고민고민하다가 중고로 야마하 77건반을 사게 되었다.(단돈 5만원에~~~~!)

마천까지 가서 사오는 것까진 좋았는데 그거 들고 노트북매고 책 5권을 들고 다니려니까

허리와 팔이 끊어지는 것같아서... 그래서 잠깐 사무실에 들렀던 것이

결국은 퇴근시간까지 앉아있게 된 거다.

어린이집에서 애들 데리고 버스 타려면 손이 자유로워야해서

건반을 집에 갖다 놓고 어린이집에 가고 하느라 무척 분주.

 

아이들을 데리고 집에 들어가는 순간, 하돌이 활짝 웃었다.

그런 거 땜에 허리아픈 거나 팔 빠지는 건 그냥 참게 되는 것같다.

이어폰을 낀 채로 연주를 할 수 있어서 참 좋음.

 

오늘은 운전학원에 처음으로 가는 날.

눈이 펑펑 내리길래 하늘이 나으 첫 출발을 축하해주는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어제 반납 못한 책을 반납하고 미야베 미유키 책을 두 권이라 빌리고(이건 아주 드문 경운데... ㅋㅋ)

사무실에 들어왔더니 DMZ기획안 마감이 오늘이라고 해서 이런 저런 일들을 끝내고 나니 4시 30분.

함께 애쓴 동료들하고 늦은 점심을 먹고 사무실에 들어와서 '아이들' 상영테잎을 복사하려고 보니까..

앞부분 10초 정도까지 타임코드가 찍혀있었다.그래서 지금 다시 테잎 아웃 받는 중이다. 글이 더 안써지네...

 

(2시간 후)

아깐 엔터가 안먹더니 이젠 글이 써지네.

그동안 테잎이 완성되어서 확인을 해보니

중간에 5프레임 정도가 까맣다. 이유는 알 수 없고....다시 테잎으로 받기 위해 랜더 중.

집에 가고 싶다.

집에 가서 따뜻한 아랫목에서 푹 자고 싶다.

언제 끝날까....ㅜ.ㅜ

서독제에 보낸 테잎은 안전할까.

기술팀장님 말씀으로는 괜찮다고 하던데 제발 별 일 없기를.

 

예전에 김동원감독님이 <송환> 편집을 하시면서 '프리미어에 대한 백 몇가지 실수'

이런 책 쓴다 하셨는데 그 마음 알 듯.

파이널컷프로로 작업하는 건 프리미어에 비해 안정성은 있는 것같은데

출력이 항상 어렵다.

문대표도 며칠째 고생하다 오늘 성공했고

난 지금까지 이러고 있다.

오늘 안에 집에 갈 수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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