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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사야 한다

한달 후면 강화로 이사를 가야 하고

강화에 가기 전에 운전에 익숙해져야 한다.

월요일 도로주행시험만 남겨두고 있고

차를 사서 시내연수도 받아야한다.

 

남편이랑 노치가 같이 철산동 중고차 시장에 갔는데

우리가 원하는 경차-마티즈, 모닝-은 엄청 비싸다.

원래 예산으로 300~400만원 정도를 잡았는데

그 돈으로는 2000년대 초반에 나온 차 정도를 살 수 있다고 한다.

 

도로주행 수업을 받는데

강사가 이번 달이면 그만 둔다고 한다.

노치가 추천해준 좋은 선생님이셨는데.

그 분한테 배우기 위해 2주일을 기다렸는데

그래도 시간이 안맞아서 앞에 월, 화는 다른 사람한테 배웠다.

그 사람은 엄청 느끼했다.

.... 말하고 싶지가 않다.

그래도 좁은 차안에서 보내야할 두 시간 때문에

느끼한 농담 하면서 재밌죠? 하면 그냥 웃으며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

 

이번 달 말까지만 근무한다는 지금 선생님은

일흔 넘으신 할아버지인데

엄하고 담백하다.

남자는 늙어야만 담백해지는 걸까?

운전학원에서 보낸 두 달의 시간동안

내가 확인한 건,

"얼마나 젊냐, 얼마나 예쁘냐, 얼마나 말을 잘듣냐"

(<결혼하고 싶은 여자>에서 장신영기자가 했던 말)

에 따라 행해지는 노골적인 차별이었다.

여자들 안에서는 저 기준으로 통용되는 것같고

 

조선족 수강생들에게 윽박지르는 아저씨들의 말투는

같이 듣고 있기 미안할 정도였다.

그 차별의 공기를 온 몸으로 느끼면서도

나는 학원아저씨에게 항의하는 대신

말을 잘 못알아듣는 조선족 아저씨에게

통역 비슷하게 지시사항을 다시 알려주고

두 사람 사이에서 이렇게 저렇게 설명을 해주는 정도로

미안함을 달랬다.

 

어쨌든 빠른 시일 안에 면허를 따기 위해서

아저씨들한테 잘 보여야한다는 생각에

나를 구박하는 아저씨에게는 음료수도 사 드리고

추근거리는 아저씨에게는 집에서 안쓰는 커튼을 갖다 드렸다.

내 얘기를 들은 친구는 다시 돌려받으라고 난리를 쳤다.

 나라는 인간은 참....

 

어쨌든 월요일 시험만 합격하면

그곳과도 끝이다.

세상의 축소판인것 같았던 그 곳.

비겁하고 무기력했던 나의 행동에 대해서

잊지 말아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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