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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네 번째 영화. 10년동안 쓴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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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1/07
    설레임(4)
    하루

설레임

 

사슴벌레가 보내준 노래.

몇 번의 포맷으로 즐겨찾기가 없어져서

블로그 홈에서 제목만 보고 들어가 버릇 하다가

문득 사슴벌레와 레니와 자일리톨 벌레 EM 강이 가 떠올랐는데

그래서 하나씩 하나씩 찾아가봤는데 내가 잊고 있던 시간만큼

그들도 블로그를 잊고 있는 것같아서 섭섭. 보고 싶어요.

 

사슴벌레가 보내준 이 노래를 하루에 열 번씩은 듣다가

사무실에서 듣고 싶어 뮤즈에서 찾아봤는데 없었다.

'유리로 만든 배'도 없다.

다들 귀한 노래들이다.

 

'방문자 위치보기'의 카운터가 급격하게 올라가길래 이상해서 살펴보다가

그 비밀을 알게 되었다.

포스트를 클릭할 때마다 방문자 수가 올라간다.

이로써 '방문자 위치 보기' 지도는 바보라는 게 밝혀졌다.

처음엔 재미있었는데 데이터 로딩 중이라는 화면이 자꾸 뜬다.

블로그가 고장날 거같아 그냥 지웠다.

며칠 전에 선배가 물었다.

"너는 어떻게 그런 말들을 블로그에 다 쓰니?"

 

남편하고 싸울 때 가끔 하는 말이 있다.

"당신은 종교인이지만 나는 예술인이야.

당신이 기도를 하는 것처럼 나는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하고 술을 마셔."

그는 기막혀했지만, 그리고 싸움 끝에 나온 말이라 비약이 있을 수는 있지만

몇 번 그런 얘길 했더니 이제 나는 스스로에 대해서 예술인으로 규정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

한 때는 액티비스트로서의 전망을 가졌지만

그리고 액티비스트와 아티스트가 딱 갈라 떨어지는 건 아니지만

어쨌건 지금 내가 선 자리나 나의 영화는 액티비즘과는 좀 거리가 있으니까.

 

아주 오랫동안 나는 내가 감독으로 혹은 예술가로 불리는 게 싫었지만

이제 나는 스스로를 예술인으로 칭한다.

나의 이 노출증은 예술가의 본성이라고 여기고 싶다.

다큐멘터리 감독으로서 내 영화의 질료는 나의 시간, 나의 생활이다.

좀더 밀도 높은 영화를 만들기위해

나는 성기더라도 매일 기록을 남긴다.

자꾸자꾸 드러내기, 자꾸자꾸 표현하기.

이 공간은 나의 수련의 장.

 

가끔 이 블로그의 주인 하루는

현실의 rmlist와는 다른 인물인 것같다.

나는 좀더 섬세하게 내 시간을 헤아리려 하고

동일한 상황들을 다중적인 자리에서 바라보려 한다.

내가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들, 나와는 아주 다른 다른 사람들

태어나서 한 번도 만날 일이 없을 것같은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나의 영화를 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좀더 많은 사람과 소통하고 싶은 마음을

나는 이런 시간에 이런 자리에서

이렇게 저렇게 풀어내보곤 한다.

 

그런데....

<유리로 만든 배>는 여전히 그리고 정말 참.....

좋다.

음악은 그 때의 시간으로 나를 데려간다.

광명에서 홍대 앞으로 출퇴근하던 3년의 시간.

테잎에 노래를 모아서 보내줬었던 친구.

가르치던 아이가 교통사고를 당해서 병문안 갔다가

잠깐 그 테잎을 빌려줬는데....그 후 그애는 이사를 가버렸고

나는 그 테잎을 돌려받지 못했다.

 

그리고 이 밤, 다시 그 노래를 찾아서 듣고 있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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