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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와 촛불의 흔적

우리 민족 고유의 술이라고 해서 예로부터 막걸리를 즐겨 마셨지만, 요즘은 막걸리를 마실수 있는 기회도 흔하지 않다. 농주라고 해서 농촌에서 농사일을 하면서 많이 마셨지만, 농촌에도 요즘은 소주와 맥주를 마시는 경우도 많은것 같다.

 

도시에서는 막걸리를 마실수 있는 주점들이 있기도 하고 시장에 가면 부친게와 함께 막걸리를 싸게 파는곳도 있지만, 그렇게 흔하지 않고 그곳을 찾는 경우도 많지 않기에 요즘 막걸리를 마시기란 이래저래 흔치 않은것 같다.

 

그래도 나는 요즘 막걸리를 마시는 기회가 자주 있는 편인데...

서울에서 마실수 있는 막걸리 가운데, 녹색병의 장수막걸리가 대체로 맛이 괜찮은것 같다. 방부제가 들어 있지 않은듯 하며(?) 유통기간도 몇일에 불과하다. 그러면서도 탄산수가 들어 있어 달콤하며 톡 쏘는 맛은 있다. 서울 이외 근교의 막걸리도 경우 다 맛은 괜찮았으며, 이들 막거리는 대체로 서울 막걸리 같이 탄산의 맛을 덜 느낀다.

 

우리 흔히 알고 있는 일동 이동 조껍데기 류의 막걸리들은 비추천이다. 이들은 크다란 병에 담겨져 나오는데, 방부제를 잔뜩 넣었는지 유통기간은 6개월은 족히 된다. 그리고 마셔보면 맛도 영 아니다. 따라서 이들 막걸리를 마시지 않게 되는데, 지난 봄에 남도 섬에 갔는데도 이 막걸리가 따라 왔으나 아무도 마시지 않았다.

 

어떤 막걸리던지 마시고 나면 냄새가 난다던지 하는것은 어느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없지지만, 조심스럽게 마시더라도 옷 어디엔가 뭍어서 흰색으로 물들어 있는 경우를 발견하게 되고 다음날 막걸리 마신 증명해 보이게 된다.

 

요즘 연일 촛불행사로 초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이 촛불도 오래도록 켜 있다보면 촛농이 떨어져서 그 흔적을 남기게 되고, 지우기도 그렇게 쉽지를 않다. 지난날 효순이 미선이 촛불집회를 할때도 여기저기에 촛농이 떨어져 있어 한동안 고생을 했는데, 요즘에는 더 많은 촛농들이 떨어져 있다.

 

촛농이 처음에는 바지끝 부분에 떨어져 있는것을 발견 했으나, 윗옷, 가방, 신발, 책 등 자세히 보면 없는데가 없이 촛불의 흔적이 남아 있다. 손에 촛불이 세어 나온것은 처음에 약간은 따뜻한 감촉이었다가 잠시만 지나면 떼어낼 수도 있지만, 다른 부위에 뭍은 촛농은 그렇게 쉽게 지워지지도 않는다. 요즘은 촛불은 바람 많아 더 그런것 같다.

 

자세히 보니 나 자신에게만 촛불의 흔적이 있는것이 아니고, 시청 잔디밭에도 촛농들이 잔뜩 떨어져 있었다. 그리고 거리의 아스팔트 위에도 촛농들이 아주 많이 떨어져 있는것을 발견했다. 생각컨데 이 촛농들을 떼어낼 수도 없을듯이 보였다.

 

지난 14일 토요일인가 행진후에 세종로거리에 앉아서 촛물이 많이 떨어진것을 보고는 사진을 찍어 봤다. 초가 공장에서 노동자들의 손의 의해서 만들어져서, 이곳 광장으로 와서 사람들의 손에손에 들려져서 자신을 태우면서 까지 우리의 염원을 외치다가, 그 파편들이 거리에서 떨어져서 '돌들이 소리치리라'고 한것 처럼 오래오래도록 남아서 우리들과 함께 소리치게 될것이다. 

 

명박 아저씨가 어렇게 저렇게 우리를 힘들게 한다. 뿐만 아니라 애꿋은 잔디와 거리에 까지 촛물로 고생을 하게 만드는 아저씨는 나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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