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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심기

지난 토요일에 경기도 군포에 가서 논에 모심기를 하고 왔다.

 

누구나 마찬가지이겠지만 농촌에 있을때는 모심기를 해본 경험이 다 있을것이다. 요즘은 논의 물 사정이 나아졌지만, 지난날에는 하늘에서 비가 내려야만 모를 심을수 있는 천수답이 대부분이어서 지금쯤 장마철이 되면은 애 어른 할것 없이 움직일수 있는 사람은 모두다 논으로 나가서 모심기를 해야 했다. 학교에서는 이 때에는 집에서 농사일을 도우라고 학교를 쉬게 되는데 '가정실습'이라고 한듯 하다.

 

도시에 살면서도 한해에 한번씩 정도는 농촌 일손돕기 또는 체험의 명목으로 모심기나, 모 심은후 빠진데 뜬모를 심는 일을 해 볼수 잇었다. 최근 몇년동안은 이것도 끊겨서 모를 심을 기회가 없었는데... 올해에는 지난 5월 초순에 완도에서 배 타고 들어가는 청산도라는데 가서 모를 심어보고, 지난 6월 첫주에는 강원도 횡성에서 모를 심게 되었고, 이번에는 이곳 군포에서 도시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모를 심게 되었다.

 

모를 심을 논에는 미리 논을 갈고 쓰레질을 하여 놓았으며, 논에 물까지 찰랑찰랑 넘칠 정도로 준비를 해 놓았다. 내가 보기에는 논에 물이 너무 많아 모를 심으면 물 속에 잠길것 같아 물을 좀 빼는것이 좋을것 같아 보였다. 이제 논두렁을 손질해야 하는데, 두렁 근처 논바가에서 흙을 파서 논두렁으로 올리면서 물을 새는것을 방지하고, 흙이 파여진 논 가에는 물이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다음에 논에다가 모를 심기전에 유기질비료를 주는데, 200평 남짓한 논에 5KG짜리를 10포를 나누어 뿌렸다.

 

 

이제 모를 심기 위한 모든 준비가 완료되어 물 속으로 들어와 모를 심게 되는데, 모를 고르게 심고 통풍이 잘 되며 나중에 제초를 할때 수월하게 하기 위하여 줄을 치고(데고) 모를 심어 나가게 된다. 모를 심는 자리의 기준을 만들어 주는 줄잡이는 동네에서 어른이나 주인양반이 맡게 되는 경우가 많다. 어른은 많은 경험으로 줄을 잘 델수도 있고, 몸이 약하기에 힘든일을 할 수 없어서 그러하기도 하다.

 

모를 심을때는 왼손에 모를 쥐고(오른손잽이일때), 모를 오른손으로 너댓포기씩 떼어내어 논에다가 살짝 옮겨 심으면 되는데, 이것도 처음이면 떼어내는 숫자가 일정하지 않게되고, 잘못 떼어내다 보면 줄기가 뿌리가 끊어지기도 하고, 논에다가 너무 깊이 심으면 물에 잠기게 되기도 한다.

 

 



처음에는 경험이 어느 정도 있는 이들이 심고, 다음에는 처음 심어 보는 이들과 함께 섞여서 심다가 나중에는 어린이들이 심어 보면서 길지 않은 시간에 모심기를 끝낼수 있었다. 모를 심는 사람은 모를 심지만, 심을 모를 논 바닥에 고르게 옮겨 놓기는 하지만, 모를 심다보면 그것이 여의치 않아 뒤에 모가 남거나 모자라는 경우 모를 심는 도중에도 그것을 도와 주어야 하는데 이런 역활을 하는 사람을 모잽이라고도 부른다.

 

모심기를 끝내기 전에 새참을 먹는것이 보통이지만, 모를 심을 논이 크지 않고 일꾼들이 많아 오래지 않아 끝이 나겠기에 모심기를 끝내고 점심을 먹게 되었다. 모를 심는 도중에도 나무 그늘아래서는 부침게를 부치고, 밭에서 딴 야채를 씻어서 준비를 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저마다 준비해 온 도시락을 풀어 놓으니 눈 두렁에서 먹는 풍성한 점심상이 되었다. 여기에다가 막걸리 가지 한순배 돌게 되니 노동의 힘듬은 어느새 잊어 버리게 되고 배가 부름 물론이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변한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오늘 심은 논을 뒤로 하고 모두들 집으로 가게 되는데....

처음에 논에 왔을때는 물만 찰랑찰랑 넘치고 있었는데, 그 위로 모가 심겨져서 보기에 뿌듯함과 함께 이 모가 자라서 가을에 얼마나 많은 벼를 수확하게 될지 모르지만, 더운 여름에 잘 자라서 더 튼튼하고 더 많은 벼가 수확되기를 바랄뿐이다. 오늘 심은 모는 홍성에서 가져온것이라고 했는데, 심고 남은 모는 또 파주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학자 농군이 가져가서 심을것이라고 한다. 제초제를 뿌리지 않을것이기에 일주일 후에 우렁이를 넣어줄 것이라고 한다. 올해는 조류독감 때문에 논에 오리를 넣는것이 어렵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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