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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을 보았는가?

어제 국회에서 촛불집회가 처음에는 비폭력이었으나, 5월 24일 이후로 폭력시위로 변질되었다고 정부에서 여러번 강조하였다. 가뜩이나 더운날에 짜증이 나서 견디기 어려었다. 그들이 그 현장에서 나와서 얼마동안 그 어떤 폭력을 보았단 말인가?

 

경찰은 자신의 몸을 보호할 수 있는 진압복을 입고, 방패와(날카롭게 갈고, 모서리를 깨서 칼날처럼 만들고), 진압봉을 가지고 있으며, 소화기, 물대포, 고성능 확성기, 또 버스안에는 각종 보조장비들(쇠파이프, 낫, 공구, 밧줄도 있고), 각종기능을 가진 차량들, 무선을 비롯한 통신 장비들이 있고, 성을 쌓을수 있는 수백대의 버스와 용접까지한 콘테어니 성곽까지, 이거 말고도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장비들이 많을 것이다.

 

시민들이 가진것은 무엇일까? 경찰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운 날씨와 장시간 집회에 참가하기 위한 보조기구로, 그들의 가방 속에는 물과 깔판, 휴지와 수건, 간단한 먹을거리, 카메라, 피켓과 나누어준 촛불, 아기가 있는 집은 유모차, 음악하는 사람들은 악기, 재미있게 하기 위한 약간의 소품들, 그리고 단체에서는 깃발을 가져 나왔을거고, 또 무엇이 있을까? 한 밤중에는 시민들이 제공한 야식도 있었군~

 

이런 시민들이 나와서 한것은 무엇인가? 길거리에서 목 터지게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부르고, 한밤중에 서울 시내를 행진하다가, 경찰이 막으면 돌아서 저 멀리 다른곳으로 가고 하는 이런 형태를 반복햇던것이 아닌가? 그러다가 우리의 목소리를 대통령에게 전달하기 위해서 청와대 가까운 곳까지 가서 전달하고자 하여, 청와대 가까이에서 경찰과 대치하게 되고 길을 막는 경찰들에게 항의를 하면서 우리의 진로로 방해하지 말고 평화집회를 보장하라고 우리는 요구하지 않았던가?

 

이런 평화시위대들에게 경찰은 방패로 쳐서 피가 나게 만들고, 물대포와 소화기를 쏘면서 시민들에게 폭력집압하는 과정에서 말하기도 끔찍하게 많은 시민들이 피 흘리고 다쳤으며, 지금도 병원에서 고생하고 있지 않은가? 물론 이 와중에 경찰도 약간을 다쳤을것이다. 무장한 경찰의 폭력집압으로 다친 비무장한 시민의 그것과 무장경찰의 그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일것이다.

 

이를 본 시민들이 우리의 길을 막은 경찰의 차벽을 보고 밧줄로 차를 묶어서 끌어 낼려고 했고, 흙을 쌓아서 그 위로 넘어서라도 갈려고 하고, 넘어가서 잡혀 들어가게 된것이 아닌가? 이러는 와중에 분을 참지 못하고 물병을 던지고, 차의 유리창을 파손한 경우는 있다고 할지라도, 이것이 물대포와 칼날선 방패에 맞아서 피 흘리는 모습을 보면서도 감히 비무장 시민의 폭력이라고 말할수 있겠는가?

 



나도 평소에도 비폭력이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 폭력에 대해서는 몇년동안 어느정도 고민을 하고 있었고, 지금도 비폭력의 기조는 지켜 나가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다. 5월 초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비폭력을 외쳤으나, 그 후 이런 경찰의 폭력을 보고 그 목소리가 좀 줄기는 했지만 지금도 비폭력을 유지할려고 노력하고 있다. 무자비한 경찰의 폭력을 줄여 보자고 눕자행동단이 결성되어 비폭력평화운동을 하는 사람들도 무자비하게 짓밟았고, 집회중에 가끔 분을 참지 못하여 과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그 속에서 말리고, 설득을 하면서 진행을 해 왔다.

 

 

명박산성이 들어서기 전인가 경찰의 버스를 끌어내던 그 어느날 밤에 세종로 네거리에 앉아 있었는데, 옆에 앉아 있던 한 남자가 자신은 한나라 대통령을 찍었고, 오늘 처음 나왔다고 하면서 말을 걸어 왔다. 그가 하는 말이 구호나 외치고 비폭력으로 하면 좋지 않겠은가? 라고 하길래 우리는 의사표시를 경찰이 막아놓은 구석에서 우리들끼리 외치다 가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 그리고 이제껏 그렇게 해 보았지만, 아무것도 변한것이 없다. 6년전 효순이 미선이때도 그랬다.

 

우리는 폭력을 사용하고자 하는것이 아니고,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을 저들에게 전할려고 하는것이다. 가까이 가서 이야기를 할려고 하니, 막혀있고 그러니 우리는 맨몸으로라도 앞으로 전진하고자 하는것이고, 그러다 보니 저들과 부딪쳐서 얻어 터지는것은 우리다. 이어 말할수 있는대로 앞으로 서민들의 삶은 더욱 피폐해질것이고, 나아가 그 정도가 심해져서 어떤 형태로 까지 갈지 모르겠다. 이때껏 이명박의 잘못된 정책과 행동들에 대해서 말을 해 주니, 그런거 같고 잘 알겠으며 고맙다. 라고 하면서 일어나더니 함께 온 동료와 함께 그도 버스를 끌어내는 밧줄을 쥐고 당기고 있었다.

 

그렇다. 폭력을 운운하기 전에 그 현장에 하루밤이라도 한번 지내 보고 폭력이라고 이야기하던 무슨 이야기를 하던지 해야 할것 아닌가? 이는 민주당 의원들이 몇시간이라도 함께 지내 보면서 그들의 폭력을 조금이라도 이해를 했을 것이다. 넘어지거나 약간 맞은것도 참기 힘들것인데, 피를 흘리고 눈이 보이지 않고 손가락이 잘려나간 사람들의 처절함을 어느정도일것인가 짐작해 주기 바라는 마음이다.

 

'비폭력'이라고 하면 '무저항'이라고 하는 오해를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것 같다. 저항은 폭력이고, 비폭력은 무저항이 결코 아니다. 우리는 저항을 하고, 행동을 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비폭력의 기조는 지켜 나갈수 있다. 비폭력이라고 해서 가만히 앉아 있는 모습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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