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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없는 사람들.

  

한국 사회에서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 사는 사람이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전기를 아예 사용하지 않고 사는 사람들은 아마 없을 것이라고 본다. 무인도나 오지여서 한국전력에서 공급해 주지 못하면 발전기를 돌려서 전기를 사용할 수도 있을 테고, 태양광 발전을 이용하기도 할 것이다. 하다못해 라디오나 전화기에 베터리라도 사용을 할 것이다.

 

오늘을 살아가면서 아무런 전기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살아가기란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그러나 최소한 한국전력 발전소에서 공급해 주는 전기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불가항력적으로 빛을 밝히기 위해 최소한의 전기를 사용하고 있는 집을 보았다.

 

몇해전 강원도 화천 어느 집을 방문한 적이 있다. 포장도로에서 떨어져 있고, 집까지는 차가 들어갈 수 없는 산 밑에 위치하고 있다. 그곳에 집을 짓고 사는데 학교 다니는 아이와 젊은 부부가 살고 있었다. 집은 지을 때 조명을 많이 받기 위해 창을 크게 하고, 방은 구둘을 놓아 장작을 패서 불을 피워 난방을 하고 있었다. 아이는 학교를 걸어서 다녀야 하고, 집에 와서는 창가에 앉아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방에는 매일 불의 때야하기에 매일 장작불을 지펴야 한다. 그러려면 아픈 날이 있어도 곤란할 것이다.

 

이 집에도 석유를 이용하는 발전기를 가지고 있었다. 흐린 날 아이가 공부를 해야 하고, 밤중에 꼭 필요한 전등을 잠깐이라도 켜야 하기 때문이다. 농사도 두 가지 농사를 한다고 한다. 재배하는 농사가 있고, 산에 가서 채취하는 산농사를 함께 한다고 한다. 해에 따라 이게 잘 될 때도 있고, 저게 잘될 때도 있다고 한다. 그러니 흉년이 따로 없다고 한다. 가끔 산골에서 혼자 살아간다는 이야기는 듣고 있지만, 공부하는 아이가 있는 젊은이가 이렇게 사는 모습을 보고 한참 놀랬다.

 

올해 봄에 강원도 인제에 다녀왔다 그곳도 산 속 집에서 살고 있는데, 위의 화천 집과 마찬가지로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 지내고 있다. 이 분도 도시에서 살만큼 살았다고 하는데, 산 속에서 혼자 전기 없이 생활하면서 수천 평의 잔대농장을 일구어 놓은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 이집도 전기를 아주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작은 방 천정에 조잡하게 보일 수 있는 아주 작은 LED판넬을 달아놓고 베터리를 활용하여 꼭 필요할 때 불을 밝힌다고 한다. 저 정도의 LED라면 전력소모라면 거의 미미할 것이라고 본다. 베터리가 방전되면 아래 마을에 가서 충전을 해 오고. 내 생각에 전기가 필요할 때가 더 있을 것 같아 태양광 집열판이라도 설치를 해서 전기를 얻으면 좋겠다. 라고 하는 물음에 이곳은 오후 두시 정도면 해가 넘어가서 그것도 마땅치 않다고 한다. 이렇게 전기 없이 살아가는 집 앞 산으로 거대한 송전탑이 생겨 흉측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는 발전소에서 공급해 주는 전기를 부족함 없이 충분하게 사용하여 생활의 불편함 없이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모두다 위의 경우 같이 전기 없이 살아야 한다고 말 할 수는 없고, 그래서 이런 기억을 되살리는 것도 아니다. 그러면서도 이렇게 생활하는 사람들도 있고, 그런 삶이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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