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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도.

어제 청산도를 다녀왔다.

겨울이 지나가고 있으면서도, 아직 봄은 일러 관광객들이 많지않다. 완도항에서 8시 20분 두번째 배를 타고 청산도에 들어가, 순환버를 타고 섬을 한 바퀴 돌고 5시 마지막 배를 타고 나왔다. 배삯 편도 7,000원. 순환버스는 하루 6차례 섬을 도는 버스인데 타고 내리고를 반복해도 된다. 버스요금 5천원.

버스를 타고 처음으로 내린 곳이 '서편제' 촬영장이다. 촬영장을 보존해 놓았고, 저 멀리 바다가 바라 보이는 높은 지형이다. 그 아래에는 책에서만 보았을 '초분'이 아직도 남아있다. 유봉 김명곤은 소화 오정해에게 소리를 가리칠려고 눈까지 멀게 하였다. 높은 예술은 이런 고통의 이야기들이 숨어 있는가 보다. 90년 대 초반 영화가 상영될 때만 해도 우리 문화와 서편제에 대한 관심이 좀 있었는데 지금은 서편제를 기억하는 이들도 많지도 않다. 서편제 촬영장 윗 편으로 '봄의 왈츠' 촬영장이 있고 또 몇 드라마를 더 촬영했단다. 
봄에 유채꽃을 피우기 위해 가을에 심은 유채가 부실한 곳은 유채 모종을 하고 있다.

촬영장 근처에서 성곽같이 돌담을 쌓아 높다랗게 걸을 수 있을 길을 걸어 고인돌이 있다는 읍내리까지 걸어갔다. 예전의 고인돌이 많이 훼손되었다고 지금은 공원처럼 꾸며 놓은 자리에 몇기만 남아 있다. 다시 버스를 타고 슬로푸드 체험관을 찾았다. 학교를 고쳐서 만든 건물인데 지금은 활용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조용하고, 윗층은 새로 고쳐서 팻션(민박)을 한다고 한다. 뒷 마을에는 '구들장 논'을 보여주기도 한다. 논 농사하기에는 척박한 땅이어서 방구들같이 골을 깔고 그 위에 찰흙과 흙을 덮고 반듯한 논을 만들어 벼 농사를 하고 있다. 차마고도에서 소금을 말리듯이.  08년 도에 구들장 논을 보러 왔다가 적어 놓은 이 있다. 청산도는 구들장 논과 함께 계단식 논도 유명하다. 무려 100계단이 넘는 곳이 있다고 한다.

바닷가에 범바위가 볼만 하다고 해서 멀지만 걸어 올라갔다. 왕복 한시간 반이 넘어 걸린 듯하다. 범바위 앞에는 두꺼비 같이 생긴 바위가 있고 전망대가 있어 컵라면 하나로 허기진 배를 채웠다. 절 멀리는 거북이가 새끼들을 이끌고 바다로 기어 들어가는 듯한 지형이 있다. 버스 시간이 촉박하여 빠른 걸음으로 산을 올랐다가 내려가니 땀이 나고 다리가 후들 거린다. 차를 타고 들어 왔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하다. 빠르게 움직이다 보니 '슬로'해야 한다는 청산도에서 슬로 하지 못하고 NO슬로였다. 나중에 여유롭게 천천히 걷는 날을 만들어 보면 좋겠다.

다음은 돌담길로 유명한 상서마을을 찾았다. 마을을 지나다보니 08년에 청산도에 와서 하루밤을 지낸 마을 옆 동네다. 동내 길 전체를 돌담으로 쌓았고, 집도 담벼락 위에 지어 내 고향 마을같이 포근함을 더해 준다. 돌담집을 보면서 요즘 돌집에 대해서 부쩍 마음이 간다. 담벼락 높이도 사람 키보다 낮아 집안을 다 들여다 보일 수 있도록 했다. 매일 관광객들이 찾아서 마을과 집들을 둘러 볼 터인데 어려움이 많을 듯 하다. 집집마다 소 몇마리와 염소 돼지들을 키우고, 좁은 농토라 자투리 땅도 알뜰하게 농사를 짓고 있다. 지금 벌써 완두콩은 꽃을 피우고, 마늘도 튼튼하게 자라고 있으면, 봄동 배추는 지금이 수확철이다. 

아침부터 걸어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파며 기운이 빠진다. 소나무가 우거진 바닷가 해수욕장, 갯돌로 이루어진 해수욕장은 버스 차창으로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도청리 선착장이 있는 곳은 일재 때 부터 고기가 많이 잡혀 수만 명이 이곳에 상주했고, 상가나 유곽들이 많았다고 한다. 지금도 그 건물들은 그대로 남아 있다. 옛 청산면 사무소 자리인 언덕배기에는 향토역사문화전시관이 있어 청산도의 모습을 담아 놓은 사진들이 있어 청산도 구석구석을 볼수 있다. 또 청산도 출신 시인과 화가들의 시와 그림이 있어 솔직하고 정겨운 시와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

청산도는 돌이 아주 많았다. 그래서 집에도 돌담, 논에도 구들장 논, 밭에도 돌담을 쌓았고, 마을 요소요소마다 돌로 비석과 공덕비를 아주 많이 세워 놓았다. 비석의 내용은 효孝를 기리는 비석이 가장(아주) 많았고, 그 다음으로 애향愛鄕, 가끔은 열녀도 있었다. 공덕비도 많은 편인데, 그 중에서 서편제 촬영장 한 켠에는 아예 공원처럼 가꾸어 전직 군수의 공덕비를 화려하게 꾸며 놓았다. 그럴 정도의 업적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청산도는 산이 많으며 농토도 산 아래 비탈 진 곳을 일구어 작은 뙈기에서 농사를 짓고 있었다. 비탈지고 작은 밭에서 농사를 짓다보니 그만큼 농사하기에 고생이 많을 수 바께 없겠다. 그런대도 알뜰하게 가꾸어 놓았다. 아직 봄이 이른 청산도를 제대로 보지 못 한 듯하다. 봄이 되는 때에 청산도를 가면 제대로 된 청산도를 볼 수 있으리라 본다. 4월에는 완도에서 해조류 박람회를 하고, 청산도에서는 걷기대회를 한다.

청산도에서 담아온 몇장의 사진이다.  다랑이 논은 다른 이의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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