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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액션 데이! 액션! 액션! 액션!

 

 

 4월 26일, 태국에서는 에보트 사에 대항하는 시위가 또 열렸어요!

 

 한국에서도 삼성동 애보트 본사에서 집회가 함께 열렸다고 합니다.~

(누군가 트랙백이라도 걸어준다면 좋으련만! 흐흐흥~ ^^;;;;; 인터넷 초 강대국 한국에서 무시무시하게 빠른 스피드로 누군가 사진을 올릴 수 있으시겠죠? 흐허~ 여기서는 참고 참고 또 참아야 겨우 한 장 올라간단 말이오! - 잔뜩 게으름 피운 주제에 그래도 한번 떼써 봅니다. *^^*)

 

 이제 다들 애보트 사가 뭐가 문제인지는 아시는거죠?

 칼렉트라라는 에이즈 치료제가 꼭 필요한데, 이 약이 엄청 비싸답니다. 그래서 태국 정부가 애보트 사의 독점적 특허권에도 불구하고 자국민들에게 복제약을 제공하기 위해 강제 실시라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이에잔뜩 화가 난 에보트는 앞으로 태국에 신약을 출시하지 않겠다고 협박하고 있습니다.

 

 (관련 글은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renewal_col&id=991&category1=19 을 봐주세요~)

 

- 에이씨! 어쩌란 말이냐~

 

 태국의 문제들은 사실 매우 기본적인 질문을 제기하게 됩니다. 꼭 필요한데, 없으면 안되는 물건을 왜 살수 없는 걸까요? 그건 특허권이라는 그럴듯한 핑계가 사실은 독점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판매자가 독점적 권리를 가지는 순간 수요자들의 필요는 그 힘을 잃게 됩니다. 그 멋진 수요-공급의 자유 시장 원리가 작동 불가능하게 되는 거지요. 그렇다면, 수요자들은, 약이든, 밥이든,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걸 얻을 수 없는 사람들은 무얼 할 수 있을까요?  

 

 특허권이 강제하는 독점의 기간과 정도를 수요자들은 도대체 결정할 수가 없습니다. 트립스 협정과 그에 따른 강제 실시는 의약품에 관련된 독점을 통제할 수 있는 너무나 몇 안되는 유일한 수단입니다. 

 

 사실 독점의 문제는 단순히 "좀 줘!"의 문제와는 다릅니다. "가난하고 불쌍한 우리한테도 좀 줘~"라는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이른바 먹고 살만한 사람들도 독점 자본의 힘 앞에서는 빽도 못씁니다. 태국의 사례처럼 독점적 권리를 가진 제약회사는 한 국가의 시장에 들어갈지 말지를 자신들이 결정할 능력을 가집니다. 이들이 시장에서 철수해 버리면, 도대체 이를 살 방법이 없습니다. 돈이 있어도 살 수 없게 된다는 거지요. 특정 국가에, 해당 시장에 약을 팔지 않겠다는 거부권을 이들이 행사할 수 있다는 것, 이것이 가지는 영향력은 너무나 큽니다. 특허권은 이른바 다른 판매자들이 이들이 떠나버린 시장에 들어오는 것조차 불가능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원 제조사의 약도 못사고, 복제약도 못사는,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이 되는 겁니다.  

 

 한국에서 푸제온이라는 치료제를 살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원 제조사가 시장 출시를 철회한 상황에서 도대체 이 약을 구할 방법이 없는 겁니다.

 한미 FTA이후 상황이 무시무시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원 제조사의 특허권을 너무 열심히 보호해주어서 제네릭 의약품, 그러니까 복제약 생산은 더욱 늦추게 만든 여타 조항들이 눈에 팍팍 들어 옵니다. 문제는 올라가는 약값만이 아닙니다. 안팔겠다고 배짱 튕기는 순간, 도대체 어쩔거냐 말입니까? 손가락 빠는 수밖에 없습니다.

 

- 항의서한 전달

 

 태국에서는 애보트의 이번 조치가 경쟁법 위반이라는 점을 마구마구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네 맘대로 팔고, 안팔고는 맘대로 결정해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합리적인 이유도 없이 안팔겠다 할수는 없다는 거지요. 이를 알리기 위해 100여명의 태국 감염인들이 태국 산업부에 모였습니다.

 

 

  이렇게 항의 서한도 전달하고, 상황이 어떤지도 설명했습니다.

 

 (여기서 잠깐 든 생각은 인사치레 일 수도 있지만, 태국 정부에서 대표자 한 명이 아닌 모든 집회 참가자들이 큰 강당 안에 들어와서, 앉아서 전달 상황을 보고, 답변도 들을 수 있게 했다는 겁니다. 정부 청사 안에 들어 가서 서로 이야기하는 것, 이거 좀 좋은거 아닐까요? 날 더우니 물도 한 컵씩 가져다주는 센스 정도가 그래도 서로서로 있다는 게 좀 부럽기만 했습니다. 비록 군사 쿠테타 정부라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 거리 행진

 

 그리고는 차를 타고 룸피니 공원에 와서 집회 점심밥도 먹고, 실롬 역 주변의 번화가에서 거리 행진을 하였습니다. 시민들에게 에보트 불매 팜플렛도 나누어주고, 큰 쇼핑몰 앞에서 발언도 하고, 피켓팅도 하면서 말입니다.

 

 

 거리에 사람이 어찌나 많던지요, 점심 시간 인파를 헤치며, 팜플렛을 잔뜩 잔뜩 시민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제가 주는 건 외국인이 주는 거라고 다들 받더라구요~ 우훗~

 

 

 

이 플랜 카드는 너무 예쁜 두 분이 들어서 사진 인기가 장난이 아니었답니다. ^^;;;;

쇼핑몰 앞에서 발언하는 동안, 한국에서 오신 인의협(?)에서 오신 한국 활동가께서 발언도 함께 해주셨습니다.

 

 

 

 날이 덥지만, 그래도 다들 웃으면서 즐겁게 하는 집회였어요!

 

 

 

 

 

 사실 태국 정부가 이런 엄청난 비난을 받는 조치를 취할 수 있었던 것은, 이처럼 집회에 꼬박꼬박 오는 수많은 감염인들과 활동가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태국이 어찌나 넓은 데요, 아침 9시 집회에 오기 위해 저 멀리 북쪽 이싼에서부터 남쪽 지방까지 열 몇시간이 걸리는 시간을 버스를 타고, 기차를 타고, 밴도 빌려서 사람들이 새벽같이 옵니다. 시골에서 농사 지으시는 아저씨들도, 언니들도, 버스 운전하는 총각도,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말입니다. 사람들이 싸우러 온다는 것 혹은 다 함께 웃으려고, 함께 걷으려고 온다는 것. 그것이 태국 에이즈 운동의 힘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모두들 어깨펴고, 친구들과 함께 걷고, 이야기하고, 소리치고, 노래합니다. 제가 슬쩍 물었지요. "에이즈 감염인이라는 걸 누가 알수도 있는데, 이렇게 나오는 거 걱정되지 않으세요? - 물론 이런 복잡한 뉘앙스의 완전한 문장을 태국어로 말하지는 못합니다. ^^;;;" 돌아오는 대답은 "누가 감염인인 줄 아는데? 다 같이 있는데, 누가 감염인이고 누가 감염인 아닌지 누가 구별할 수 있겠어?"

 

 그렇지요? 때론 우리가 너무 두려워만 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누군가 손가락질 할 수도 있지만 함께 있는 동안 더 많은 친구들이 생겨납니다. 그리고 이 '함께 모임'이 힘이 됩니다. 혼자만 알고, 혼자만 슬퍼하는 동안에는 두려움만 자꾸 커져가니까요. 동부 지역에서 망고스틴 농사짓는 언니가 이야기해줍니다. "다 같이 와서 얼마나 재밌어~"

 

 매번 태국에서 집회에 갈때마다, 한국에서 딱 한번 함께 했던 에이즈의 날 집회가 생각이 자꾸자꾸 납니다. 사실 저는 그때 주눅이 잔뜩 들었거든요. 저 위의 아저씨같은 그런 당당함이 없었어요.  어깨 펴고, 팔에 힘이 꽉 들어가는 그런 힘, 몸의 힘 말고 마음의 힘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즐겁지도 않았어요. 그냥 왠지 모르게 주눅이 자꾸 들기만 했거든요.

 

 한국에서의 집회는 어땠나요? 사눅 막막- 엄청 재미있었나요? 돌아가서 언젠가 우리 모두가 오늘 엄청 재밌었어라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집회를 꼭 다 같이 했으면 합니다. 모두가 더 당당해져서, 더 기뻐지는 순간 그 순간을 함께 꼭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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