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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덧글 덕분에 에니어그램 유형을 보고.. 돕고 싶어하는 사람, 이 꽤 높게 나왔구나, 하였지만,

어쨌든 참 오랜만에, 블로그에, 이런 말을 남기려고 들어왔다.

 

나,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어하는구나. 참으로......

외로움도 많이 타는 것을 보면, 꼭 일방적인 영향력 행사 또는 권력 행사를 꿈꾸는 것은 아니지만(물론 그렇다고 권력욕이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 의존형'을 좋아하는 것은 분명하구나. 그렇다고 다른 것을 쉽게 받아들이거나 내 부족한 부분을 쉽게 인정하는 것도 아니니 고집이 센 것이 맞구나. 아니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좀더 정확히 말하면, 잘 고치지 않는 것이다. 어쨌든 결국은 사랑의 문제 아니겠는가. 고치고 싶지 않은 것이다.

내가 바뀌고 싶지는 않아하면서 내가 불편을 겪게 만드는 다른 것에 대해선 입을 다물길 원치 않는다. 귀찮아도 싸우기를 원하는 편이다. 그런데 왜 싸움이 계속되는 것에 비해서 바뀌는 것은 적은가? 나 하나의 습관, 나 하나의 허물, 하나를 바꾸기가 이렇게도 어려운 걸 보면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한 가지에 몰입하면 다른 것을 보지 못하는 점.

감정에 많이 좌우되는 점.

아직도 (특히 강자의 윤리적 부족함이 조금이라도 보이는 순간)

윤리적 우월의식을 어느새 가지고 있는 나, 게다가 쉽게 독선이 되어 버리는 점.

그 순간부터 나는 내 부족함을 인식하면서 배울 것을 얻기보다, 상대를 비판하는 데에 안주해 버린다.

약자에 대한 공감자와 강자에 대한 비판자 역할에 한없이 머무르려고만 한다. 그 이상은 없다.

문제는 그러면서도 여전히 내가 누군지 모르겠다는 것.

 

무엇보다, 착한 역할에 머무르고자 하면서도 능력 부족을 시인하고 싶지 않은 욕심.

이것 때문에 소화 불량에 걸리고, 잠이 불규칙하고, 우울하거나 또는 오버하거나, 하는 것이 아닐까.

욕심을 어느 정도에서 잘라야 할까. 나이가 더 먹고 기회가 줄고 몸이 좀더 건강이 상해서 어쩔 수 없을 때까지 이 욕심 끝까지 쥐고 있으려고 할까. 적어도 지금은 무엇 하나 놓고 싶지 않은데. 더 갖고 싶은데.

 

물질이 아닌 것이라고 해서 갖고 싶은 만큼 다 가질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니건만......

게다가 물질이 아닌 것에 대한 욕망은 점점 더 물질에 대한 욕망으로 대체 가능하게 되어 가고 있다. 물질이 아니었던 것들이 모두 물질화되는 데에 비례해서 말이야.

 

구체적인 예를 들면, 요즘 - 일할 컴퓨터가 모자란 것이 계기이긴 하지만 - 노트북 컴퓨터를 알아보면서, 될 수 있으면 싸면서도 가볍고 성능 좋고(빠르고 발열 소음 적고) 배터리는 오래 가고 오래 작업하기 편하게 키보드 감촉도 좋고, 고장이 안 나거나 나더라도 A/S 받기가 나쁘지 않으며 컴퓨터를 많이 몰라도 편히 대략 신경 안 쓰고 쓸 수 있길 바라면서, 디자인 욕심이 없는 게 다행이라 생각하면서(그나마도 없는 것이 아니다, 단순한 디자인을 좋아하는 취향은 분명 고집이다), 그 어떤 욕심도 쉽게 못 털어 내느라 노트북을 못 사거나 하루하루 미루고 있는 것이다. 값은 얼마나 싸기를 바라냐 하면, 공짜에 가까울수록 좋다(말이 되니?!)...

 

사무실에서는, 친척이라서 내가 얻는 것만큼 잃는 것이 엄청나게 많은데, 그것을 잃기 싫어서 이렇게 혼자 밤을 새우는데, 밤만 새울 뿐 나오는 게 없어서 쪽팔리다... ㅠㅠ 그리고 내가 잠시나마 이곳에 있는 좋은 사람들을 만난 게 참 반갑고 감사하고 다행한 일이지만, 뭔가 어딜 가나 한계를 많이 느껴. 이런......

 

요즘 한동안 (워커홀릭으로 지내면서도) 일도 생활도 즐거운 편이었는데 말이지, 이제야 좀 가라앉히고 현실을 바로 보는 눈이 생기고 있는 것인가(이것도 일시적 현상-_-;; 그래야 버티는 건가도 싶고;; 헐)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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