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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리반]GS건설, '부실 시행사' 뒤에 숨어 재개발하나?

http://cafe.daum.net/duriban/957l/322

GS건설, '부실 시행사' 뒤에 숨어 재개발하나?
마포구 동교동 재건축 시공사 GS건설과 시행사 남전디앤씨의 수상한 관계
10.07.05 09:31 ㅣ최종 업데이트 10.07.05 09:32 고영철 (kaze)

 
 
   
마포구 동교동 167-3번지 두리반 일대 재개발 철거 진행 사진
ⓒ 고영철
동교동

 

 

 

 

 

 

평화롭던 서울시 마포구 동교동 167-3 번지 일대에 흉흉한 소식이 전해진 것은 지난 2007년 2월이었다. 마포구청이 발표한 도시정비계획을 근거로 마포구 동교동 재건축 사업에 뛰어든 남전디앤씨라는 시행사가 명도소송장을 11세대의 가게에 일괄적으로 보내온 것이다. 이에 11세대의 가게 주인들은 남전디앤씨에게 생존권을 보장하는 서한을 보냈지만 돌아온 것은 개별 연락시에만 협상에 응하겠다는 냉정한 대답이었다.

 

이에 11세대 가게 주인들은 법정 투쟁을 시작했지만 1심과 2심에서 영세 상가 세입자를 보호해주지 못하는 임대차보호법의 독소조항에 걸려 모두 패하고 말았다. 그 사이 1심 재판에 패한 뒤 변호사 비용이 없어 항소를 하지 못했던 라틴댄스 학원은 시행사가 보낸 용역들의 위협에 못이겨 단 한 푼의 보상도 받지 못하고 쫓겨났고, 결국 공포에 떨던 세입자들은 단 1세대를 남겨놓고 모두 이사비용 명목의 푼돈을 받고 반강제로 보금자리를 떠났다.

 

이에 시행사인 남전디앤씨는 지난 2009년 12월 24일 철거용역과 인부들을 동원하여 마지막까지 남아 영업중이던 해물칼국수 전문점 '두리반'을 강제로 철거했다. 그들은 누구도 강제 철거를 진행하리라고는 상상치도 못했던 크리스마스 이브를 노려 백주대낮에 가게의 집기를 모두 들어내고 순식간에 가게 입구를 철판으로 두르는 치밀함을 보여줬다. 용산참사를 겪은 이후 서울시는 재개발 지역에 대한 겨울철 강제철거를 금한다고 밝혔지만 이는 지켜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남전디앤씨는 어떤 회사일까? 이에 대한 해답은 금융감독원이 운영하는 전자공시시스템(http://dart.fss.or.kr)에 올려진 남전디앤씨에 대한 회계감사공시자료를 보면 찾을 수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서 정보를 검색하면 남전디앤씨라는 회사는 웰컴씨티와 박찬구라는 개인투자자가 공동으로 설립한 회사로, 웰컴씨티가 대주주이고, 현재 GS건설이 시공사를 맡고 있는 마포구 동교동 재건축 시행 사업자라고 분명하게 명시되어 있다.

 

   
▲ 남전디앤씨의 소유구조 회계감사자료에 명시된 동교동 재건축 시행사 남전디앤씨의 지배구조
ⓒ 고영철
남전디앤씨

 

주목할 만한 사항은 남전디앤씨가 동교동 재건축 사업에 뛰어들기 위한 자금 520억 원을 농협중앙회로부터 대출받을 당시에 GS건설이 지급보증을 섰다는 점이다. 문제는 남전디앤씨가 진 520억 채무에 대한 일시상환 만기가 2010년 12월 도래한다는 점이다. 게다가 남전디앤씨는 2010년 3월 기준의 기업신용도평가 자료에 의하면 CCC 등급을 받고 있어 사실상 사업의 종속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남전디앤씨의 대출현황 회계감사자료에 명시된 남전디앤씨의 자금대출내역
ⓒ 고영철
남전디앤씨

 

 

 

여기에 남전디앤씨가 GS건설과 관련이 있다는 증거는 회계감사자료상에 드러난 자본 흐름을 역추적해보면 더욱 분명히 드러난다. 회계보고서에 따르면 남전디앤씨의 모(母)회사인 웰컴씨티는 양아무개 대표이사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회사자본금의 20배가 넘는 120억원을 GS건설로부터 직접 대출받았기 때문에 사실상 GS건설의 소유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더욱 놀라운 사실은 웰컴씨티가 세운 또 다른 재개발 시행사인 (주)메트로피에프브이가 진행했던 종로구 청진동 재개발 사업의 시공사 역시 GS건설이라는 점이다. 심지어 웰컴씨티는 GS건설에서 차입한 돈으로 (주)메트로피에프브이에도 지분을 투자했다. 

 

   
▲ 남전디앤씨의 모회사인 웰컴씨티의 자금대출현황 GS건설로부터 자본금의 90%를 대출받아 웰컴씨티가 세워졌다는 회계감사 근거자료
ⓒ 고영철
GS건설

 

 

(주)메트로피에프브이의 사례를 보듯 GS건설이 시행사를 앞세워 재건축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심지어 남전디앤씨와 웰컴씨티의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는 대표이사는 2005년까지 GS 건설에서 전무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직후에 자신의 전 직장인 GS건설로부터 아무런 담보 없이 사업자금을 대출받았고, GS 건설이 시공사로 나서는 재개발 사업을 따냈다.

 

이와 관련 GS건설 측은 "남전디앤씨는 도급계약 상에 시행사와 시공사의 관계로서, 그 이상도 그 이하의 관계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GS건설이 겨울철 철거를 종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2009년 12월 두리반 철거는 법원이 한 것으로 시행사나 시공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남전디앤씨 측은 "현재 두리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회적인 방법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GS건설과의 관계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덧붙이는 글 | 본 기사는 금융감독원이 운영하는 전자공시시스템(http://dart.fss.or.kr)에 공개된 회계감사 보고자료와 온라인에 공개된 정보를 근거로 작성된 기사입니다. 고영철 기자는 두리반 대책위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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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10 12:06

비정규직 철폐 '미행美行'이 뜬다

비정규직 철폐 '미행美行'이 뜬다
진보신당 후원 미디어행동네트워크…인터넷TV-파워블로거-작가 등 참여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학자-블로거-작가-저널리스트 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사람들이 뭉친다. 진보신당은 6일, 대표단 회의를 통해 ‘비정규직 철폐를 위한 미디어 행동 네트워크(약칭 '미행美行')’기획안을 승인하고, 후원 및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미행’은 인터넷TV와 파워블로거, 다큐팀, 저널리스트 등으로 이뤄져 “촛불 정국을 통해 탄생한 미디어 게릴라들과 사회적 양심을 대변해 온 지식인 등, 이른바 미디어의 살아있는 주체들이 함께 비정규 투쟁현장을 찾아간다.” 이들은 투쟁현장 순회 때마다 텍스트와 동영상을 매체는 물론 인터넷 등에 올려 비정규직 문제를 대중적으로 알려나간다. 

   
  ▲지난 9월 19일, 기륭전자 앞에서 조합원들과 네티즌들이 함께 문화제 공연을 보고 있다.(사진=레디앙)

진보신당은 기획-후원만

이 네크워크는 진보신당에서 기획되었지만 진보신당은 후원만 할 뿐, 참석자들이 주체적으로 현장을 정하고 홍보활동에 나선다. 참석자들도 당원뿐 아니라 비당원들도 함께 참여하고 있으며, 투쟁현장을 정한 뒤 가고 싶은 사람들이 알아서 참여하는, 프로젝트 팀 형식으로 운영된다.

‘미행’에 참여의사를 밝힌 팀 및 개인으로는, 인터넷TV로 칼라TV와 핑크TV가 참여하고 있고 다큐멘터리 팀에 독립다큐감독인 정용택씨와 숲속홍길동이 참여하고 있다. 사진은 칼라뉴스 팀이 맡게 되고, 파워블로거로 한윤형씨와 자그니, 나디아 등이 참여키로 했다.

또한 우석훈, 박권일 등 <88만원 세대>저자 등 저술가들도 참여키로 했으며, 성공회대 정태인 교수, 대안지식연구회 김원 연구원, 광운대 이택광 교수, 당대비평 한보희 편집위원 등 학계와, 송경동, 송경아, 이철 등 문인들도 참가한다. 만화가 최규석씨, 르포작가 박수정씨와 삶이 보이는 창도 참여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 김현진 <시사인> 프리랜서 기자, 허지웅 <프리미어> 기자 등 저널리스트들과 인권운동사랑방 박래군 상임활동가와 김소연 기륭전자 분회장 등 활동가와 노동자들도 참여하기로 했다.

미행, 아름다운 행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우선 6일, 서산 동희오토 비정규직 사업장을 찾아갔다. 이날은 이 사업의 기획자인 이상욱 진보신당 대외협력실 비정규직 담당국장과 <88만원 세대> 공저자인 박권일씨, 네티즌 나디아와 칼라TV가 함께 갔다.

이들은 현장에서 노동자와 관련 지역 대책위 등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영상물 등을 제작했으며 7일 아침, 노동자들의 출근투쟁에 동참했다. 이어 동희오토 사측에 면담을 요청하는 한편 지역 노동청을 항의 방문할 계획이다.

‘미행’은 12일, GM대우, 콜드, 대우자판 등 3개 비정규직 투쟁사업장을 찾기로 하는 등, 일주일에 약 1회씩, 수도권과 지방을 오가며 비정규직 사업장을 찾아다닐 계획이다. 자세한 세부일정은 진보신당 시도당 담당자들이 모이는 간담회에서 각 지역별 상황보고를 받고 결정키로 했다.

이들은 비정규직 사업장을 방문한 후 매 순회마다 3~4꼭지의 텍스트, 3분 편집 동영상 등을 제작해 일간지나 온라인매체, 인터넷 등에 게시할 계획이며, 영상물을 제작해 공중파 방송이나 케이블 방송 등에 배급할 계획이다.

게릴라들이 뛴다

이상욱 국장은 “한 명의 시민으로서 기륭전자 비정규 투쟁에 참여해보니 몇몇 비정규직 투쟁 현장은 미디어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지만, 다른 사업장, 그리고 비정규직이 아닌 정규직이더라도 기륭전자에서 벌어지는 것과 같은 폭력과 침탈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며 “그런 곳을 찾아가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진보신당에서 이 기획을 마련하고 후원을 하지만, 촛불집회나 기륭투쟁에서 같은 고민을 공유하고 있는 ‘게릴라’들이 만나 주체를 형성하고, 각자가 느끼는 방식으로 비정규직 문제 해결방식을 논의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진보신당으로서도 이번 프로그램에 주체로 나서지는 않지만, 적극적인 후원을 통해 ‘비정규직 문제해결에 위해 함께 하는 정당’을 만드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진보신당 신장식 대변인은 “그동안 진보정당의 주체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수차례 확인해왔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주체로 세우기 위한 방식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며 “기존의 방식도 필요하지만, 기륭투쟁 때 동조단식을 하는 당원들과 네티즌을 보며 새로운 투쟁의 방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동대표단은 이 사업 보고를 받고 ‘충분히 지원하고 충분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도우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2008년 11월 07일 (금) 09:48:46 정상근 기자 dalgona@redia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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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15 20:21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중에서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중에서
필자 : 고인환 날짜 : 2006.07.26
 
  이현용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하『난ㆍ쏘ㆍ공』으로 약칭)은 예닐곱 번 읽은 듯하다. 읽을 때마다 새로운 감동으로 다가오는 몇 안 되는 작품의 하나이다. 이 책을 처음 접한 고등학교 시절, 성장 드라이브 정책에 소외된 서민들의 애환과 사랑, 그리고 절망을 막연하게나마 인식한 충격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리고 대학 시절 다시 읽은『난ㆍ쏘ㆍ공』은 우리 사회의 모순과 절망을 객관적으로 인식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문학에 입문한 이후 여러 번의 기회를 통해 다시 접하게 된『난ㆍ쏘ㆍ공』은 사실과 환상, 내용과 형식, 현실성과 예술성, 리얼리즘과 모더니즘, 참여문학과 순수문학, 과거와 현재 등의 경계를 가로지르며 우리 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시사하는 문제의식을 제공하였다.
『난ㆍ쏘ㆍ공』은 1970년대를 대표하는 노동소설이다. 노동문학은 자본주의 사회가 낳은 노동의 소외에 정직하게 대면하고, 이와 적극적으로 투쟁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소설은 ‘근대성의 성취와 근대 극복’(백낙청)이라는 우리 사회의 이중적 과제를 효과적으로 지양(止揚)하지 못했다. 마르크시즘(과학)으로 무장한 노동소설은 근대 극복이라는 과제에 과도하게 집착한 나머지 바람직한 근대성의 성취에 대한 구체적 탐색을 등한시하였다. 이제 극단적으로 밀고 간 부분(근대 극복의 열망)을 일상 속으로 끌어들이고, 미흡했던 부분(근대성의 성취)을 겸허하게 인정하며 이 둘의 조화를 이루어내야 하는 시기에 이르렀다.
『난ㆍ쏘ㆍ공』이 1990년대 중반 ‘리얼리즘/모더니즘 논쟁’의 대상이 되었다는 사실은 주목을 요한다. 이 작품은 민중소설의 ‘타자’였던 개인의 내밀한 욕망을 현실과 꿈의 긴장된 언어를 통해 형상화함으로써 노동소설의 리얼리즘에 모더니즘적 요소를 음각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범람하기 시작한 성, 욕망, 무의식 등의 미시담론을 거부하기보다는 노동소설의 새로운 자양분으로 수용하는 자세가 요구되는 현실에서,『난ㆍ쏘ㆍ공』을 다시 음미해야 할 필요성도 바로 여기에 있다.
『난ㆍ쏘ㆍ공』의 연작 구성은 시대 현실을 다층적․입체적으로 제시하는 데 효과적인 기능을 발휘한다. 각 작품들마다 이질적인 화자들을 등장시켜 시대 현실을 다면적으로 형상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특히, 노동자, 중산층, 상류층 등 다양한 초점 화자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표출함으로써 서로 대화적 관계에 놓인다. 대화적 관계는 어느 한 쪽의 입장을 강조함으로써 야기되는 이분법적 사고를 넘어서는 계기를 마련한다.
이러한 대화적 관계는 ‘현실 속에서 현실 너머를 꿈꾸는’ 소설의 모순된 운명을 체현하며 리얼리즘과 모더니즘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고 있다. ‘현실 속에서’라 함은 리얼리즘적 조건을 반영한다. 시대 현실에 정직하게 응전하며 이를 사실적으로 형상화하는 태도야말로 문학이 갖추어야 할 주요 덕목의 하나이다. 반면, ‘현실 너머를 꿈꾸는’ 서사의 운명은 시대 현실의 반영만이 문학의 필수 조건은 아니라는 사실을 시사한다. 유토피아를 포착하는 아름답고 풍요로운 상상력 또한 문학이 겸비해야할 조건이다.『난ㆍ쏘ㆍ공』은 이 둘의 경계지점에 자신의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산문적 현실과 시적 상상력 사이의 팽팽한 긴장으로 표출되는『난ㆍ쏘ㆍ공』의 미학적 특질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다. ‘난장이’, ‘뫼비우스의 띠’, ‘클라인씨의 병’ 등의 상징적 언표들은 산문적 현실과 길항 작용을 하며 현실을 다차원적으로 인식하는 데 기여한다. 근대화의 찬란함 이면에 가려진 암울한 현실을 음각하는 이 작품의 미학적 세계관이 자본의 논리를 비판하는 지점도 바로 여기이다.
이 지점은 타락한 현실 세계와 아름다운 상상력의 세계 사이의 교차로 표출된다. ‘난장이’가 사는 마을은 상상력의 상승 작용을 통해 달나라의 세계와 연결되고, 달나라의 세계는 근대의 이데올로기에 의해 무참하게 짓밟힘으로써 현실 속으로 추락한다. 이러한 ‘상승/하강’ 작용은 동화적 아름다움과 산문적 현실의 혼종, 즉 꿈과 현실을 교차시키는 행위에 다름 아닌데, ‘희망→절망→승화’의 효과를 낳는다. ‘난장이’가 꿈꾸는 달나라는 현실 속에서 실현될 수 없는 시적 환상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러한 꿈이 없다면 누구도 불구적인 현실을 견딜 수 없다. 이러한 이상과 현실의 길항 작용이 자족적이면서도 상호의존적이고, 닫혀있으면서도 열려있는『난ㆍ쏘ㆍ공』의 독특한 미학을 창출하는 것이다.
『난ㆍ쏘ㆍ공』이 제시하는 문제의식의 핵심은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의 대립 그 자체가 아니라 양자를 구별할 수 없는 현실의 모순이다. 이는 나와 너가 공존하는 사회를 실현하기가 불가능한 근대 사회의 모순과 절망을 표출하는 것이며, 합리적 이성에 기초한 사회의 불가능함을 온몸으로 웅변하는 일이다. 이러한 딜레마에 대한 진지한 탐색이 노동문제를 미학적으로 형상화하는 방법론으로 구체화되고 있으며, 이는 리얼리즘적 세계인식과 모더니즘적인 기법을 효과적으로 통합하는데 기여한다.
이제 ‘난장이’의 아들이 품었던 의문을 오늘의 현실에 되비추어 보자. ‘공부를 열심히 하면 좋은 집에 살 수 있고, 고기도 날마다 먹을 수 있’는가? 아버지(난장이)는 ‘나쁜 사람’인가, ‘좋은 분’인가? 대답이 망설여진다. 우리는 여전히 노동의 소외는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인간의 무의식까지 상품으로 포장되는 근대를 살아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 때문이다.『난ㆍ쏘ㆍ공』의 생명력이 현재진행형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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