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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 식민지'라는 표현

  • 등록일
    2006/10/16 23:12
  • 수정일
    2006/10/16 23:12

(분명 이걸 보고 분통을 터뜨릴 이들이 많다는 걸 알지만...)

 

들어오는 길에 지하철 가판대에 놓인 신문들을 훑어 보다가 어이가 없었다.

서울신문 1면에 대문짝만하게 톱기사로

 

자궁 식민지?

 

라고 쓰여 있는 것이다. 임산부의 배에 욱일승천기가 그려져 있는 삽화와 함께. (게다가 자세히 보니 왠지 그 임산부의 표정이 슬퍼 보이기까지 한다)

 

빠르게 기사를 대충 훑어보니 일본 불임 부부들이 한국으로 '원정'와서 대리출산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는 거다. 이번 국감에서 한나라당 박재완 의원이란 자가 이를 문제 삼으면서 한국이 일본의 '자궁 식민지'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길 했단다.

 

이게 생명윤리법 위반인지, 대리출산이 어떻게 문제가 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만. 분명히 자궁은 각 개인의 몸에 있는 것이고 그것은 그녀들의 소관일 뿐. 그런데 그 자궁과 식민지가 연결되어 기막힌 표현을 만들어 낸 거다. 기사 맨 끝을 보니 그 자는 이런 말을 덧붙였다고 한다.

 

"이것은 생명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국가적 자존심의 문제이기도 하다."

 

국가와 민족이 최우선이어서 개인을, 여성의 몸을 좌우할 수 있다는 이 사고.

대략 "미국놈들 몰아내고 우리처녀 지켜내자"와 별다를 바 없다고 보면 되겠다.

 

이런 표현을 만들어내는 놈이나,

자극적으로 한 번 띄워 보겠다고 대문짝만하게 헤드라인에 올리는 편집데스크나...

 

 

찾았다. 문제의 그 기사.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06101700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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