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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은 흑인에게 '너 흑인이지?'라고 묻지 않는다. 물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번 상상해 보자. 흑인에게 '너 흑인이지?'라고 끝없이 묻는 사회를. 유태인에게 '너 유태인이지?'라고 끝없이 묻는 사회를. 한국 사회는 실제로 끝없이 묻고 있다. '너 전라도 사람이지?'라고. 그리하여 전라도 사람은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너 전라도 사람이지?'라는 질문을 들어야 한다. 이 질문을 실제롤 듣는 일은 드물다고 해도 항상 의식하며 살아야 한다.
이 세상에서 전라도 사람 말고 과연 누가 태어나서부터 죽을 때까지 '너 서울 사람이지?' '너 경기도 사람이지?' '너 제주도 사람이지?' '너 경상도 사람이지?' '너 한국 사람이지?' '너 북한 사람이지?' '너 일본 사람이지?' '너 미국 사람이지?'라는 질문을 들어야 하고 가슴 아파해야 하는가? 잔인한 사람들...... 그래, 딱 하나, 일제 치하의 '너 조센징이지?'가 있다.
그렇다면 전라도 사람들은 진정 내부 식민지인들인가. 차라리 전라도 사람들을 호남공화국으로 독립시키자. 그래야 마땅하지 않은가. 조센징이라 불렸던 사람들아! 다음 차별의 표적은 충청도 사람들인가, 강원도 사람들인가. 누구든 다음 표적 대상이 만들어질 것임을 나는 장담할 수 있다. 이성적 성찰을 상실한 인간들은 다름의 관계를 우열 관계, 선악 관계로 결정하고, 스스로를 월등하고 선한 쪽에 자리 매김하면서 만족해 한다.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듯이 사악한 정치인들은 사람들의 이와 같은 저열한 속성을 십분 이용하면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곤 하지 않던가. 별 차이도 없는 차이를 증폭시키면서까지 말이다.
미국은 범죄 당시 미성년인 범죄자를 사형집행하는 세계 7개국 중의 하나라는 오점이 부각 되었다. 필름은 그 실제 집행현장을 그대로 보여주었다.전기의자에 앉혀져 끔찍하게 죽어간 사형수는 물론(?) 흑인이었다.
사형제도를 없앤 프랑스인들이 보기에 미국은 아직 미개한 인권 상황을 보여주는 나라에 지나지 않았다. 미떼랑 프랑스 대통령은, 자신의 철학은 "인간이 인간을 합법적으로 죽일 수 있다는 것을 도저히 용납하지 않는다"고 피력하기도 했다.
프랑스에서도 유독 극우파들은 사형제도를 다시 부활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하여 나는 아주 흥미있는 발견을 하였다. 즉 '인간을 합법적으로 죽일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유아의 낙태수술에는 결사코 반대한다는 사실이었다. 반대로, '인간을 합법적으로 죽일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낙태수술에는 찬동하고 있었는데, 이 겹모순의 해답은 결국 '개인과 사회의 관계' 그리고 '사회의 책임' 등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에서 찾아질 것 같았다.
극우파를 제외한 대부분의 프랑스인들이 보는 미국 사회는 한마디로 똘레랑스가 없는 사회였다. 인종차별이 심하고 건강보험 등 사회보장이 제1세계에서 가장 낙후한 나라이며, 특히 사회 주변계급에 대한 처벌과 축출이 가장 심한 나라이다. 필름에서 삐에르 신부는, 사형집행은 바로 사회 주변계급 축출의 가장 심각한 본보기라고 주장하였다. 그는 이렇게 힐난한다. "청소년 범죄는 과연 그 개인의 책임인가? 아니면 사회의 책임인가?" 사형집행은 그 사회의 책임을 외면한다는 것을 보일 뿐이라는 주장이었다.
미국이 사회 주변계급을 어떻게 추방했는지 알 수 있는, 근래 새로 알려진 다음과 같은 사실도 있다.
우리는 나찌 독일이 사회 주변계급이나 유태인들에게 아이를 낳지 못하게 하는 수술을 강제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 비인간적인 수술을 제일 먼저 시행하여 나찌의 전범이 되었던 나라가 바로 미국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와같은 강제수술행위에 미 연방법원이 '적법' 판정을 내렸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강제시술을 받아야 했던 청소년들의 대부분은 범죄자도 아니었고 다만 가난한 집안 태생이거나 혹은 범죄자를 부모로 둔 죄가 있었을 뿐이었다. 미국은 이차대전 이후에 그 사실을 숨기기 위해 노력했는데 그 법이 폐기된 것은 70년대에 이르러서였다.
우리들은 가끔 한국 신문지상을 통하여 세계에서 제일 살기 좋은 나라순으로 또는 민주주의가 잘되어 있는 나라 순으로 또는 인권 상황이 좋은 나라 순으로 나열되어 있는 기사를 볼 때가 있다. 대개 스위스나 스웨덴 같은 나라가 선두를 차지하고 그 다음쯤에 미국이 차지하는데 프랑스의 지식인이나 문화인들이 보기에는 한마디로 "그게 아니올시다" 이다. 한국 신문들은 미국의 '무슨 재단' 같은 데서 그들의 기준에 의해 제멋대로 발표한 것을 무슨 대단한 발견이나 한 양 떠들어댈 뿐이라는 것을 여기서는 알 수 있다. 미국의 '무슨 재단'이란 것이 대부분 미 국무성이나 국방성 또는 미 CIA의 앵무새들인데 한국의 신문들이 또 그 앵무새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것도 말하자면 문화적 제국주의 혹은 언론 제국주의의 한 단면이라고 하겠는데 미국이 그들이 주장하는 대로 살기 좋고 민주주의도 인권도 잘되어 있는 나라라면 그것은 링컨의 표현을 빌려 "백인의 백인에 의한 백인을 위한 미국"일 때만 다소 유효할지 모르겠다. 그것이 프랑스인들의 눈에는 잘 보이는데 한국인들의 눈에는 잘 안 보이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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