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봤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스포일러 없습니당~)

 

봤다.
batblue님이 오래전부터 추천하였고
주말이나 일요일이면 저녁을 같이하거나 영화를 봤던 애인같은 친구, 황군
주말 저녁, 황군이 문득 영화나 보러가자고 해서 둘이 같이 보게 되었는데..

 

우선 영화 <<은하수..안내서>>는 책 제목이다. 그런데 책의 영문 제목이 걸작이다.
dont't panic
한글로 '쫄지 마세요' 란다.
한마디로 어떤 일을 당해도, 무슨 일이 생겨도 혹은, 종말이 오더라도 '쫄지 마세요'라는 것이다.

자신감을 가지란 말인데, 그 자신감 엄청 지나쳐서 맨인블랙 류의 행성 공기놀이 정도는 저리가라 할 정도로 초우주적이며 초역사적인 영화라 할 수 있다.

사전정보가 별로 없었던 영화라서 이 영화가 어떤 배경으로 어떻게 제작되었는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이 영화에서 가장 압권인 캐릭터는 로봇 마빈이다.

 

'우울증에 걸린 로봇'
그것이 마빈의 주요 특징인데,

생각해 보라, 로봇이란 항상 인간의 말을 잘 듣거나 아니면 최근엔

인간의 의지에 거슬러서 행동하거나 하는 조금 극단적인캐릭터인데,  

우울증에 걸려 있는 로봇이라는 캐릭터

생각만해도 독특하지 않은가?^^

 

영화를 보고난 후 황군 왈,
마빈은 꼭 자기 스스로를 보는 것 같았다고...^^
아닌게 아니라 요즘 정신 똑바로 박힌 사람 치고 마빈 같지 않은 사람이 드물긴 하다. 우울증에 걸린 로봇...생각만해도 좌파! 같더라~

 

이 영화가 씨네21이나 필름2.0 등에서는 미국에서 흥행에 성공한 허리우드 영화가 국내에 개봉하지 못해서 예술영화라는 두껍을 쓰고 1개의 개봉관(필림포럼, 구허리우드극장)에서만 개봉하게 되었다고 국내 영화문화의 쾌거로 이야기되는가 보던데,

글을 읽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그런 평가를 받기에는 조금 억울할 것도 같다. 여러 효과나 비주얼도 그렇고 구성이나 대본도 황당하기 그지없지만 보기에는 무리없이 좋더라고...창의력이 부족한 나에게는 좀 도움이 된 영화가 분명했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역시 허리우드식 영화였다.

오스틴파워와 같은 알 수 없는 개그들로 가득 찬 대사와 분위기들(아마 오스틴파워의 경험이 상영관들이 저어하게 된 원인이 된 것도 같다)뿐만 아니라 (정확하지는 않지만) 마빈의 목소리 배우가 오스틴파워의 박사와 똑 같은 사람 같더라니... 대충 어떤 느낌의 영화인지는 이 정도면 충분히 공감이 가질 않을까?^^

 

하지만 오스틴파워와는 달리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별로 안들었는데,
그것은 진보블로거이신 batblue님 스러운 개그(=batlish gag)와 농담으로 가득 찬 영화라는 점,
마빈이라는 캐릭터의 독창성 때문에 숨넘어갈 정도로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는 점,
유치한 웃음도 있지만 상상력을 자극하는 엄청난 구성 때문이다.

 

영화에도 좋은 영화 나쁜 영화가 있는지 모르겠다. 올바른 영화와 행복한 영화가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나야 항상 행복한 영화보다는 올바른 영화를 (의식적으로)선호했지만 이 영화...
올바른 영화는 아니겠지만 그럭저럭 행복한 영화임에는 분명한 것 같다.

 

상상력이 부족한 사람들이 있으면 시간을 내어서 한번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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