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humann's Song of Love (1947)

from 음악 2013/12/0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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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은 피아노를 좋아했다.

연습도 많이 했고 듣기에도 훌륭했다.

그러다 스무 살을 넘긴 뒤, 피아노를 가까이 하지 않았다.

어쩌면 듣는 것도 접었을 지 모른다.

가끔은 듣고 있기를 바라지만.

 

'언니, 재수까지 해서 서울대에 갔는데, 앞날이 더 막막해.

 주변에 다 부자들 밖에 없어.

 이야기가 통하는 애가...하나도 없어...'

ㅁ이 대학에 들어가고 1년쯤 지난 뒤였던가, 쓸쓸한 눈으로 말했다.

부자들, 이라는 말에 움찔했다. 

우리집에 피아노가 있었지.

 

우연히라도 그 거리에서 다시 스쳐

무슨 일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하며 얼마나 기막힌 경험을 하며 살아가는지

아무리 자세히 털어놓는다 하더라도

ㅁ에게 나는 여전히 한심한 존재일 지 모르겠다.

뭐든 해보면 되는, 

그러다 힘들면 냉큼 돌아가면 되는

부잣집 아이들 중 하나로만 기억되는지도.

 

피아노에서 계급으로, ㅁ과 같이 보낸 어린 시절로

그리고 이 영화로 이어지는 어떤 이야기.

 

2013/12/09 15:01 2013/12/0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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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21 14:03 2013/11/21 14:03

기러기

from 음악 2013/11/04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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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범님의 명복을 빕니다.

 

 

 

2013/11/04 10:53 2013/11/04 10:53

같이 웃자

from 음악 2013/10/16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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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어두워.

자주 보는 어른들 중 하나라도 '그건 안돼, 하지마, 못해, 더러워...' 하고 계속 부정적인 말을 하고 있거나, 묻는 말에 대답 대신 야단만 치거나, 상상력을 제한하는 잔소리를 계속한다면, 누군가 계속 때리거나 위협하는 것만큼이나 견디기 어렵다. 언제 봐도 표정이 밝지 않다. 아주 오랜만에 잠시 만나는 자리라도, 어떤 아이가 알만한 이유로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으면 한번 활짝 웃고 싶다. 간지럼을 태워서라도 크게 웃겨주고 싶다. 실없이 웃다가 잠시라도 그늘을 벗어나길 바란다. 오래 묵은 그 실망이나 억압이나 저항감이 자기 내면을 상하게 하는 쪽으로 쏠리면 어쩌나. 평생을 두고 좋지 않은 방향으로 어딘가를 향해 조금씩 배출되면 어떡하나. 옥상에서 병아리를 떨어뜨리면서 재미있어 하거나, 약한 친구를 괴롭히게 될까봐 조바심이 난다. 그 조바심을 섣불리 드러내지 않으려고 또 조심한다. 작은 눈을 들여다보다가 내가 가진 그늘이 반짝, 볕에 드러나는 그 순간.

 

 

 

2013/10/16 02:18 2013/10/16 02:18

장필순 - 눈부신 세상

from 음악 2013/10/16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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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을 떠나기 전 내가 보는 세상은 늘 비에 젖어 있었다.

서울에서도 비는 잦았다.

몇 년을 살아도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 이 도시에서는

비가 오는지 볕이 좋은지 하늘을 올려다 볼 틈도 없네.

세상은 눈이 부신가.

 

 

2013/10/16 01:48 2013/10/16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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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일 아버지 떠난 날.

벌써 11년.

 

유언이 있었는지, 무엇이었는지

유산이라는 게 있었는지, 얼마나 되는지

모른다

부모님이 해마다 얼마를 벌었는지, 사업을 정리한 후에 과연 어떻게 살았는지도

자세히 들은 바가 없다

생신이나 명절에 송금도 하고 병원비를 보태기도 했지만 그걸로 도움이 되긴 했을까

연명하는 것에 관해, 밥 한 끼를 어떻게 장만하는지에 관해

혈연가족 구성원들과 말하지 못한 것이 너무 많구나

그런 대화조차 편하게 나룰 겨를도 없이

그게 얼마나 어색한 일인지 알아챌 새도 없이 그렇게

아버지 어머니는 늘 알아서 잘 하셨으니 지금도 잘 하실거라 한걸음 물러서서

그렇게 무책임하게 살아간다

 

2013/10/07 00:12 2013/10/07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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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있었던가.

하고 싶은 건 다 해본 거 같고

하고 싶지 않은 것으로부터 충분히 멀리 떠나왔다고 생각했는데

꿈, 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가끔 목에 걸리니 이상하다.

지워가고 있었나.

지우지 못하는 건가.

 

 

 

2013/10/01 03:35 2013/10/01 03:35

Mate - End of An Era

from 음악 2013/09/25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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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끝나버릴 노랠 부르며

우린 어디쯤 가고 있을까

 

 

 

 

2013/09/25 13:53 2013/09/25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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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잡은 손, 다시 잡을 수 있어요.

 

 

 

 

 

 

2013/09/12 14:43 2013/09/12 14:43

The Melody - Good Bye

from 음악 2013/08/27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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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어카운트를 해지 (Deactivate) 한 지인들이 올해 들어서만 열 명.

몇 년 전, 아무 말 없이 쓰윽 해지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 좀 알지, 그 마음.

아무리 손을 흔들고 글을 버리고 사진을 지운다 해도 해지할 수 없는 관계란 게 있다는 것도

곧 알게 되겠지.

 

 

 

2013/08/27 07:21 2013/08/27 07:21

10cm - Good night

from 음악 2013/08/0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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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한 잠 잊은 지 벌써 두 달

새벽 세 시, 자료조사를 하다 말고 혼자 중얼거린다

굿나잇, 내일부터는 푹 잘 수 있을지도 몰라.

 

 

 

2013/08/06 15:56 2013/08/0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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뺨을 맞고도 웃을 수 있어야 어른이 된다.

이유를 모르고 맞아도 '그럴 수 있지' 할 수 있어야.

 

 

 

2013/07/23 01:53 2013/07/23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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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를 업데이트했다.

서른 이후 생각날 때 마다 수정하거나 덧붙이던 것을 이번에 완전히 다시 썼다.

열 일곱살 이후 나는 늘 떠날 날짜를 고르는 사람이었던 거 같다.

지금은 날짜 대신 편지만, 미안하다거나 서운하다거나 하는 표현없이

한 페이지로 압축된 '고맙다'는 말로만 남은 내 삶.

그 날은 내가 고를 수 있는 게 아니란 걸 이제야 깨달았고

언젠가 떠나게 되면, 곧 아무도 기억하지 않기를 바랄 뿐.

 

 

2013/07/06 15:53 2013/07/06 15:53

10cm - 새벽4시

from 음악 2013/06/22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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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끊었던 담배를 다시 꺼내고

한동안 잃어버리지 않던 지갑이 안보이고

창이 훤하게 밝아도 일어날 수 없고

 

이래 저래 곤혹.

 

 

2013/06/22 06:46 2013/06/22 06:46

Standing Egg - Keep Going

from 음악 2013/05/29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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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손을 잡고 가겠다는 약속 같은 건 이제 못한다구

그래도 좋다면 계속 가

 

 

페북에서 친구 신청이 하나 있길래 무심코 클릭했는데

일 분도 안되어서 영어로 메시지가 왔다

'나는 니가 누군지 모르니까 지워줘' 라길래

'니가 보낸 걸 허락한건데?' 했더니

'난 너한테 친구신청 한 적 없어. 어서 지워줘' 라고 해서

혹시 친구리스트에서 'Delete' 라는 것도 있나, 한참 봤는데

암만 봐도 지우는 기능은 없길래 그냥 Unfriend 해드렸다

나도 니가 누군지 모른다만, 단호해서 참 좋구나

 

온라인에서 숫자에 집착한 적이 있다

현실에서 사람 만나는 게 두려울수록 더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사람을 많이 만나고 있을수록 더 갈증이 났던 거 같기도 하다

지금은 조회수나 친구수를 늘이기보다는 

숨어있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갑자기 조회수가 크게 늘면 무섭다

 

여긴, 뭐 새로운 정보나 재밌는 일 같은 건 없는데요...

 

그리고

누가 갑자기 우루루 왔다가 가건 말건

난 그냥 쭈욱 갈거다

쭈욱

지루한 일기를 쓰며

 

킵 고잉

 

 

 

 

2013/05/29 06:57 2013/05/29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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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듣다가 문득 생각이 났다

누군가 차를 몰고와 급히 내려놓고 사라진다는 강아지나 고양이처럼

국도 변에 내던진다는 낡은 가구처럼

깊은 밤 뒷골목에 버려진 적이 있었지

어떻게 집으로 갔을까, 그건 기억나지 않네

울다가 울다가 토했던 것도 생각나는데

 

쉽게 말하지 말아야지

너무 쉽게 버리지도 말아야지

 

 

2013/05/25 14:48 2013/05/25 14:48

Fly Away _ 장윤주

from 음악 2013/05/22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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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가 내리는 나의 오후...라는 가사가 귀에 쏙 들어와서 흥얼흥얼

 

일주일에 사흘, 화 수 목

하루에 네 시간

매주 총 12시간 일하는 조건으로 계약했다가

하루 다섯 시간으로

그러다가 일주일에 나흘, 월 화 수 목으로

이제 월 화 수 목 금,  매일

하루 여덟 시간 일하게 되었다

이쯤되면 기뻐서 하늘로 날아올라야 하는 상황인데

사실은 그렇지가 못하다

7월에 이틀이나 사흘, 휴가를 신청할 수 있다고 해서

그날만 기다리는 중

 

어제 퇴근길에 후두둑 소나기가 쏟아졌다

차창 밖으로 손을 내밀어 빗물을 만졌다

따뜻했다

 

2013/05/22 17:40 2013/05/22 17:40

Best Friend - Amy Winehouse

from 음악 2013/05/06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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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친구들 중 하나가 작년에 세상을 떠났다

그 소식을 나중에 가까운 이를 통해 들었을 때

슬프다거나 안타깝다거나 괴롭다거나 하는 감정과는 다른

그 모든 것이 섞여 있으면서 더 강렬한 것이 발 밑에 털썩 떨어지는 듯 했다

 

잘가라, 친구

너로 인해 나는 몇 년 더 행복할 수 있었는데

내가 준 건 아무 것도 없구나

오히려 너를 더 외롭게 했구나

고맙다고도 미안하다고도 말할 수 없는 그런 친구

 

 

I can't wait to get away from you
Unsurprisingly you hate me too
We only communicate when we need to fight
But we are best friends...right?

You're too good at pretending you don't care
There's enough resentment in the air
Now you don't want me in the flat
When you’re home at night
But we're best friends right?

You’re Stephanie and I'm Paulette
You know what all my faces mean
And it's easy to smoke it up, forget
Everything that happened in between

Nicky’s right when he says I can't win
So I don't wanna tell you anything
I can't even think about
How you feel inside [ From: http://www.metrolyrics.com/best-friends-lyrics-amy-winehouse.html ]
But we are best friends, right?

I don't like the way you say my name
You're always looking for someone to blame
Now you want me to suffer just cause
You was born wide But we are best friends right?
You’re Stephanie and I'm Paulette
You know what all my faces mean
And its easy to smoke it up, forget
Everything that happened in between

So I had love for you when I was 4
And there's no one I wanna smoke with more
Someday I'll buy the Rizla*, so you get the dro**
Cause we are best friends right, right, right, right?
Because we are best friends right?
Because we are best friends right?


*Rizla is British rolling tobbacco paper
**Dro is slang for marijuana

 

 

 

2013/05/06 13:27 2013/05/06 13:27

나루 (Naru) - Yet

from 음악 2013/04/19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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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낯선 발걸음

                                                        (가사 중에서)

 

 

 

 

2013/04/19 12:06 2013/04/19 12:06

소년 Street (Feat.김바다)

from 음악 2013/04/17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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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말했다

 

설명하지 말고 보여주라고, 나 이런 사람이야, 그렇게 그냥

어차피 사람들은 너를 받아들이거나 그러지 못하거나 둘 중 하나인데

그걸 꼬질꼬질 설명한다고 이해하겠냐고

 

(음... 이번에도 역시 말이 너무 많았나...)

 

 

 

2013/04/17 17:54 2013/04/17 17: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