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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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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회의를 마치고 나니 몸이 노곤해진다.
요즘 들어 특히나 회의 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데
아마 오늘도 그랬던 거 같다.
전날 잠을 못 잔 탓도 있을테고 불편함을 늘 티내려고 하는 나의 성격도 문제겠지만
여하튼 날을 세우고 있는 것은 나에게도, 함께 있는 사람들에게도 참 민폐.
기린 귀로 듣기를 하려고 노력해봐도
대체로 자칼 귀 안으로 얘기를 듣고 그 서운함은 다른 방향으로 표출 되는 듯.
최대한 말을 안 하려고 회의 때마다 서기를 하고 있는데
그래봤자인가보다. 쩝
말하기는 어려워. 듣기도 어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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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영화제에 나갈 들소리 편집이 드디어 끝.
니나와 사무실에 앉아 30분을 보고 있는데 어쩐지 기분이 이상했다.
끝냈다는 후련함도 있고 제대로 말하지 못한 아쉬움도 있고
사람들은 대체 이걸 어떻게 볼까에 대한 불안감도 있다.
우리의 말하기 방식은, 특히나 영상으로 말하기 방식은
익숙한 방법이 아닌데다가 하고 싶은 얘기는 찍어 놓은 테잎 수 만큼이라
그걸 각자 5분에 꾸겨 넣는 것은 꽤나 힘든 일이었을 거다.
어쩌면 나는
들소리녀들에게 많은 시간을 함께 하지 못해서 미안해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거 같기도 하고
그래도 나 이렇게 노력했어라는 변명을 하고 싶었던 거 같기도 하고
당신들 참 대단해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거 같기도 하고
그래서 모두의 영상을 다 보고 나니 미안함 아쉬움 시원섭섭함이 밀려왔다.

그래도 니나와 내린 결론은
우리 참 기특하다는 사실 :)

뭐 서툴긴 하지만 이렇게 조금씩.
새로운 말하기 방법을 배우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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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우울함엔 수다가 최고야.
깅과 30분 남짓 수다통화를 하고 나니 기분이 좀 나아졌다.
이제 편집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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