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습니다..
2주전에 의사로부터 90%는 나았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사실은 100% 완쾌되었다는 소식을 전하려고 기다렸는데 그건 상당히 오래 걸리더라구요..
그래서 외상 후유증 없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싶어서 글올려요
처음엔 안면마비라는 게 너무 웃겨서..
마치 남 일처럼 "별꼴이야~ 별 걸 다하네"하는 제 3자의 마음이었던게
시간이 지나면서 대략 3주간은 미치도록 겁이 나었답니다..
그후로 또 2주 정도 흐르면서는 우울해지고..
지금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처음 아픈 거 사무실에 출근해서 꽃다지 식구들에게 알리면서 당부했던 게
"나의 와병을 어디에도 누구에게도 알리지말라~"였어요..
제가 그동안 골골 병치레하면서 틈틈히 여러분들의 걱정을 끼쳤던지라..
이번에도 마구마구 걱정해주실 여러분들에게 면목이 없어서요..
그런데 대표나부랑이를 종이호랑이로 아는 꽃다지 식구들이
동네방네 소문내고 모금까지 해서 치료비에 쓰라고 거금!을 건네줄 때..
솔직히 말하면.. 창피했어요..(제가 있는 게 돈 뿐이어서 한 자존심하잖아요;;)
그래서 돌려주라고.. 나 치료비는 충분히 있다고.. 버럭 화를 냈었지요..
다른 이들이 뭔가 도움을 필요로 할 때.. 도움을 주는 것에는 익숙했지만
내가 이렇게 도움을 받을 거라고는 상상해 본 적도 없었고..
게다가 다들 빈한한 형편일텐데 십시일반 걷었을 과정 생각해보니..
너무너무 미안해지더라구요..
그리고 한참을 더 생각하니..
나의 알량한 자존심으로 여러분들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반성을 하고
고마운 마음으로 열심히 치료에 전념하자는 조금은 철든 생각을 했다지요..
치료비를 주신 한 분 한 분..
(어떤 분들인지도 모르고 있답니다.. 태수가 명단을 죽어라 안내줍니다..)
그리고 마음으로 완쾌를 기원해주신 한 분 한 분에게 직접 '고맙습니다.'라고
인사드려야하는데..
사정이 그러야하.. 이 곳에 감사의 마음을 전해요..
오늘 7월 7일, 꽃다지 활동 딱 10년 채우고 11년째를 시작하는 날이랍니다.
처음 노동문화활동을 하겠다는 야심찬 마음으로
꽃다지를 찾았던 그 마음을 생각하면서 즐겁게 살고 활동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당신.. 당신들..
건강하게 씩씩하게 행복하게 살도록 노력하면서
꽃다지 활동하겠습니다..
당신들도 건강하게 행복하게 살길 기원해요^^
-- 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