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 속의 우물

★1

지리산행을 위해 옥션에서 주문한 반바지가 2주만에 도착했다.

주문하고 5일 지나서도 안오길래 사이트에 문의글 남겼더니 그제서야

주문 폭주로 품절이어서 다시 바다 건너 물건 해오느라 늦는단다..

기다리기로 했다. 그래서 2주만에 받았는데 주머니 옆에 구멍이 나있는 불량제품..

고객센터로 전화했더니 한시간만에 받는다.

 

나 : 2주만에 물건이 겨우 도착했는데 구멍 나있네요. 사이트에 가보니 모든 상품 품절이어서 판매중지라고 나와있던데 그냥 환불해주세요.

그쪽 : 물건 보내주시면 바로 내일 교환해드리겠습니다.

나 : 그래요? 그러면 지금 상담 전화받는 분 성함 좀 알려주세요.

그쪽 : 이름은 왜요?

나 : 처음에 물건 받는데 2주 걸렸는데 당장 내일 보내준다는 말을 어떻게 믿을 수 있나요? 상담자가 장담하는거니까 상담자 이름을 알아야 나중에 제대로 처리 안되었을 때 처리할 수 있잖아요

그쪽 : 아니 내일 보내준다는데 왜 내이름을 알려달라고 해요?(버럭 화내기 시작한다)

나 : 상담자가 상담 마친 후 본인 이름 알리는 건 고객센터의 기본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번처럼 물건 또 제 날짜에 오지 않으면 저는 누구한테 말해야하나요?

그 다음부터의 상황은 화낼 사람은 나인데 오히려 그쪽에서 버럭버럭 성질을 내다가 먼저 전화를 끊는다. 내가 화를 낸 것도 아니고 처음에 약속 못지켜서 신뢰할 수 없으니 내일까지 배송한다고 장담하고 있는 상담자 이름을 알아야겠다는 게 그렇게 잘못인가? 다시 전화 했더니 이번엔 다른 사람이 짜증스럽게 받는다. 세번째 사람도 마찬가지..

그들의 주장은 한결같다. "주문 폭주로 배송이 늦어졌다. 그래서 항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고 옥션에서도 판매금지 처분을 당하고 있다. 지금은 물건이 많으니 당장 보내주겠다..보내주겠다는데 자꾸 왜 못믿겠다고 하느냐?"

그런데 요 대목에서 내가 며칠 걸리는데요? 라고 물어보면 뒤로 빼면서 반품하려면 왕복 배송비를 다 내라는 말 뿐이다. 단순변심이라나?

배송에 2주 걸리고 게다가 불량 상품 보내놓고서는 단순변심이라니.. 개념은 어디갔냐?

마지막 하일라이트는

자기네 상품은 스크래치를 일부러 넣은 상품이라서 고객께서 착각하는거 아니냐는거다.

스크래치와 구멍난 것도 구별 못하는 사람 취급이냐?

결론은 그런 식으로 전화받으면서 알아서 떨어져라가 그쪽 컨셉인 듯하다. 여튼 올해는 계속 송사가 끊이지 않는 컨셉인가?

연초에는 하나로가 이중으로 돈 빼내간 후 오리발 내밀더니 이번엔 인터넷 쇼핑몰까지..;;

전화받는 폼새로 짐작하건데 물건 받아보고 오리발 내밀것이 뻔한지라 증거사진을 하매니에게 찍어달라고 했다. 사진 찍던 하매니 왈 "이 정도 구멍이면 난 그냥 입고 만다." 상담원들한테 못낸 화까지 포함해서 짝 째려주었다. ㅎㅎ(이걸 동쪽에서 뺨 맞고 서쪽에서 화풀이하는거라지..)

여튼 귀찮다고 포기하지말고 끝까지 정의의 심판을 내리리라~~ ㅎㅎ

★2

단체 홈페이지에 누군가가 음악듣기가 되지 않는다고 해서 FTP에 들어가보니 music폴더가 아예 사라지고 없다. 홈페이지 관리 9년만에 이런 일 처음이야;; 인터넷 쇼핑몰에 된통 당하고 황당함이 채 가시기 전에.. 엎친데 덮친격이다.. 있던 폴더가 제 스스로 사라질리는 없고 누군가가의 손길이 닿았다는 이야기인데.. 실수를 했으면 자진납세해야하는 거 아냐? 도대체 누구인가? 그러고보니 비번을 아는 사람이 너무 많다.

일단은 너무 오랫동안 비번을 방치한 잘못을 반성하고 비번을 변경했다.(이건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라지..)

도대체 어느 인간이야? 라는 질문은 안하기로 했다. 괜히 더 속상해질 거 같아서..

★3

시차 없이 두가지 일을 당하다보니 연타석으로 병살타를 친 기분이랄까? 아흐 창피해창피해..

멍하니 있다가 드는 생각이 왜 갑자기 주변에 몰상식하고 뻔뻔하게 거짓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많아진 듯한 기분이 드는지.. 그 생각이 드는 순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어서 쫒아버리긴 했는데.. 갑자기 산다는 것에 대한 서글픔이 몰려드는게다. 그렇게 상식을 저버리고 거짓으로 일관하면서까지 살아야하는 사람들.. 그 사람들은 행복할까?

사는 게 팍팍하겠지?! 얼마나 사는 게 고달프면 그렇게 하겠어?

에혀 덜 팍팍한 내가 참아야 하냐? 분개해야 하냐?

오늘의 교훈은

인터넷 쇼핑몰의 고객평가는 믿을만하지 않다는 것..

소잃고 외양간 고치면 힘든 건 게으른 스스로라는 것..

소중한 교훈을 두가지씩!이나 얻었으니 아주 멋진 하루였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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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17 01:59 2007/08/17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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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린 2007/08/18 16:23 URL EDIT REPLY
일이 이렇게 된 이유의 절반은 무더위 아닐까요. ^^; 바지는 문제 없는 걸로 빨리 교환받으셨음 좋겠네요. ^^
☆디첼라 2007/08/19 00:26 URL EDIT REPLY
적린/무더위.. 일 수도 있겠지만 과욕이 부른 대책없음인 것 같아요.. 워낙 많은 클레일이 걸리고 처리하다보니 짜증이 나나보더라구요.. 여전히 판매금지 상태인 것을 보면 오래 못갈 곳 같기도 하고.. 뭐 그래도 상호 바꿔서 또 영업하겠지요.. 격려 감사해요
raha 2007/08/19 22:08 URL EDIT REPLY
ftp.. 나도 비번을 알았었는데... 가물가물..
초등학교 때 무언가 사라져서 반 전체가 눈 감고 벌 서고 있을 때
사라진 물건 근처에 들른 적이 있었나 없었나 되돌아보며 죄진 듯한 느낌을 받는.. 그런..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
쩝.. 여튼... 누가 일부러 그랬다고 생각하기엔.. 좀 어이없네요..
인터넷 쇼핑몰 판매자 이름과 전번 올려주삼. 전화 한 통 때려드리지요.
요즘 입에 걸레를 물어서 ..
☆디첼라 2007/08/19 22:32 URL EDIT REPLY
라하/그래 샘말대로 눈감고 계속 추긍당하다보면 안한 것도 '혹시 내가 한 거 아냐?'라는 생각도 들궁..쩝.. 그판매자는 어제 또 전화했어.. 또 막말하더라 언성 높여 얘기해봤자 똑같아지는거구.. 거의 저사람 미친거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측은할 정도였어..
raha 2007/08/20 00:09 URL EDIT REPLY
저도 오늘 어떤 미친년하고 통화를 했습죠. 아주 씁쓸했답니다. 신랑이 냉정히 개무시해주는 바람에 잘 해결되기는 했는데.. 세상 밖으로 나와보니.. 별 별 인간들이 다 있더군요.. 나에 대한 반성과 나의 개념에 대한 고찰을 반복하였으나 그 과정까지 아깝게 만드는 인간들이 세상엔 분명히 존재. 소주 한 잔 하러 놀러가야 하는데 말입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