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 속의 우물

 

 

힘들 때마다 되뇌이는 말..

'그래 노래처럼만 살자.. 민중가요처럼만..'

한 번 되뇌일 때마다 힘이 불끈불끈~~(모 맨날 그런건 아니궁)

 

 

빈 항아리

수없이 말하고도 아무것도 말하지 못한 날
나는 빈 항아리 하나 품고 싶네

텅 빈 독에 얼굴 들이밀고 소리치면
저 땅속 끝까지 날아가 아아아,
소리 한 마디 버리지 않고 모두 담아
나를 채우던 어릴 적 그 항아리를, 텅 비어
둥글둥글한 항아리 같은 친구와 밤새도록 걸으며
영원히 오지 않을 듯 싶은, 짝사랑 같은 우리
먼 혁명과 사랑의 밤길 노래하며 미쳐 싸돌아다니고 싶네

간장을 담으면 간장독이 되고
된장을 담으면 된장독이 되고
너와 나 그렇게 텅비어
세상 그득 채울 수 있다면,
꿈꾸듯 살다 깨지고 싶네
비명도 변명도 없이

수없이 나누고도 아무것도 나누지 못한 세월
친구여, 나는 너의 빈 항아리가 되고 싶네

<詩. 김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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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05 00:01 2005/10/0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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