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 목록
-
- 2018/07/06
- 반다
- 2018
-
- 그리고 다시 체크포인트(1)
- 반다
- 2010
-
- 2010/01/26(1)
- 반다
- 2010
-
- 장벽 넘어에 있는 땅은 빼앗...
- 반다
- 2010
-
- 슈룩&반다(2): 독립적이고 ...
- 반다
- 2009
Check point for woman
이스라엘 점령이 끝나도 사라지지 않는다.
당신이 팔레스타인 시골 마을에 산다면.
길을 걷다가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반가운 지인을 만났지만, 그가 남성이라면 인사를 해서는 안 된다.
당신이 집 현관문 밖을 나가고 싶다면, 날이 덥고 땀이 흐르지만, 머리에 긴 수건을 여러 번 감아서 써야 한다, 반팔이나 반바지는 물론 금기이다. 머리 수건이 흐트러진다면 당신의 점령자들은 문화적인 공격을 해올 것이다. 소문과 소문으로 그래서 마침내 아버지로부터, 아버지가 부재하다면 남자 형제로부터 강도가 좀 더 높아진 관리를 받게 될 것이다.
만약 외갓 남성과 뭇 소문이라도 나게 된다면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간에 비난이 쏟아질 것이며, 물리적 폭력이 동반된 관리 혹은 처벌을 받을지도 모른다.
당신이 오늘 옆 마을에 가고 싶다면 관리자인 아버지나 남자 형제 혹은 남편으로부터 허락을 받아야 한다. 왜 그곳에 가고자 하는지 누구와 동반해서 갈 것인지, 어떻게 갈 것인지를 보고한 뒤에.
길을 걷다가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음악소리가 흥겨워서 따라 부르거나 걸음이나 어깨에 리듬을 실어선 안 된다. 누군가는 당신을 보고 있을 것이다. 그 누군가에 의해 당신의 품격은 평가 받을 것이며 당신이 결혼하지 않았다면 결혼시장에서 당신의 가치에 현저한 타격을 줄지 모른다. 결혼을 했다면 남편으로 부터의 어떤 말나 액션이 올 것을 준비해야 한다.
그것은 당신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당신의 춤과 노래는 오직 당신의 가족 혹은 남편을 위한 것이다.
친척의 결혼식장에서 여성들만을 위해 준비된 파티자리에서 당신은 맘껏 혹은 최대한 춤 출수 있다. 그러면 그중 ‘혼기에 찬’ 남성을 두고 있는 집안의 어른인 누군가가 당신의 몸과 춤과 집안을 검토해서 결혼을 제안해 올 것이다. 당신이 남성을 즐겁게 해 줄 수 있으며,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여성이라고 평가 받는 다면 말이다.
당신의 춤은 오로지 지금의 가족과 현재의 남편 혹은 미래의 남편을 위한 것이다.
당신이 특별히 뛰어난 미모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된다면 니캅(눈을 제외한 얼굴을 가리는 베일)을 써야 한다. 물론 당신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집에 외갓 남자가 왔다면 얼른 히잡을 두르거나 그게 귀찮다면 방에 들어가야 한다. 더운 여름날 실내에서 선풍기를 돌리는 것보다는 히잡을 쓰더라도 옥상의 여름밤이 좋아서 시원한 과일을 먹고 있는데 남편이 남성인 손님과 옥상에 올라와 대화를 하려고 한다면 옥상 빨래 줄에 커튼을 걸어서 성별 영역을 분리해야 한다.
모든 체크 포인트는 당신이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당신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한 명의 아들은 두 명의 딸과 동일하다는 이슬람의 가르침을 잊지 말아야 한다.
팔레스타인 혹은 이슬람 문화가 한국 사람들에게 너무나 반여성적으로 느껴질까?
몇 년 전 이란에서 만난 누군가에게 종교경찰이 베일을 쓰지 않은 여성에 대해 처벌하는 문화에 대해 물었을 때, 몸을 덮는 베일을 입지 않고 길을 걸어 다니는 성인 여성은 당신의 나라 기준으로 보자면 비키니를 입고 길을 걸어 다니는 것 동일한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히잡을 쓰는 것은 여성을 보호하기 위함이며, 여성들이 혼자 외출하는 것을 터부시 하는 것도 여성을 보호하기 위함이며, 가족이 아닌 남성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터부시하는 것도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것 이라고 했었다.
물론 이곳에 머물면서 동일한 질문들을 해보았다. 내가 들은 답변은 이슬람 율법에 의하면 여성이 히잡을 착용해야 하며 아프가니스탄이나 사우디 아라비아 등에서 부르카를 입는 것은 현지의 전통이라고 했다. 이슬람 전통과 각 나라의 전통을 구분해야 한다면서 베일에 대한 비아랍권의 시선을 의식한 듯 오로지 히잡만 쓰면 되는 것이고 그건 쉬운 일이라고 했다.
한국에서 브레지어를 하지 않고 티셔츠를 입고 지하철을 타거나 길을 걸어 다닌 다면, 이상한 혹은 천박한 여성이라는 시선을 받는 것을 감수해야 하고. 아예 옷을 다 벗고 다니라거나, 저러고 다니니까 성폭력이 일어나는 것이라는 수근거림을 들어야할지도 모른다.
머리카락을 가리지 않아서 남성들이 유혹의 시선을 느껴서 몸에 손을 댄다는 것은 ‘어처구니 없는 논리’라고 생각하는 건 누구일까. 히잡을 쓰지 않은 것이 문제인 게 아니라 폭력을 행하는 자가 문제인데, 폭력의 잠재적 피해자인 것 만도 짜증나는데 그 원인 또한 피해자에게 있다고 한다.
긴소매 옷을 입지 않은 품행이 단정하지 않은 네가 문제인 것이고, 그래서 안좋은 소문이 나는 것이라고 비난한다.
긴소매 옷을 입지 않은 것이 문제인가, 그것으로 수근 대는 사람들이 문제인가.
거기서 우리는 그렇지 않다거나, 자신은 좀 낫다고 착각하는 것은 누구인가.
미니스커트를 입었기 때문에, 밤 늦게 돌아다녔기 때문에, 술을 마셨기 때문에, ‘헤프게’ 웃어서 상대를 착각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말하는 자들은 또 누구인가.
태아의 성별을 확인해서 남자 아이가 아님을 확인했을 때 낙태를 하는 것이 암암리에 일어 나는 곳은 어디인가.
툴칼렘 근처 분리장벽 체크포인트
체크포인트에서 신분증을 보이고 있는 팔레스타인노동자
댓글 목록
...
관리 메뉴
본문
팔레스타인의 그 '전통 문화'를 비판하기 위함인가요, 아니면 그들이나 우리나 마찬가진데 비판할 거 잇냐는 건가요?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저야 그들의 저런 문화를 야만이라고 생각하지만..부가 정보
앙겔부처
관리 메뉴
본문
그들의 전통 문화를 야만이라고 비판하다가 그 야만이라 부를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인가 내가 살고 있는 사회를 돌아보는 글이라고 읽었습니다 그들을 보고 쉽게 야만적이라 말할 수 있지만 그걸 판단할 수 있다고 자기가(사는 사회가) 낫다고 착각하는 게 아니냐고 되묻는 거죠부가 정보
나은
관리 메뉴
본문
공감합니다-부가 정보
...
관리 메뉴
본문
비판은 비판대로 하고 자기 반성은 또 그것대로 하면 되죠.괜히 나를 돌아본답시고 우리나 저들이나 다른 게 뭔가, 우리나 제대로 해자, 이러면 이게 도대체 뭔가요? 그냥 전통으로 인정하자? 막말오 우리가 이명박 비판할 때 우리 자신을 돌아보면서 나는 그럴 자격 있는가, 이러지는 않잖아요..그리고 그들의 저런 문화는 분명 야만적입니다. 문화적 상대성 운운할 거리가 아니죠. 그건 명백히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침해니까요.
부가 정보
su
관리 메뉴
본문
이 글을 그렇게 읽을 이유가 있나요? 저는, "보호하기 위함이다"라는 논리로 그 곳과 이 곳 모두에서 폭력이 행사되고 있다고 읽었는데요. 그렇다면 반성과 운동은 그 곳과 이 곳 모두에서 필요한 것이겠죠. "문화적 상대성"이라는 말은 아무도 한 적이 없습니다.저는 오히려 ...님의 덧글이 더 무섭습니다. 그들의 문화가 "야만"적이기 때문에 우리가 그 곳에 가서 그들을 '계몽'해주면 되는 것일까요? 미군처럼 들어가서 그들을 전통으로부터 구해내면 되는 것일까요?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보편적인 기준에 따라 문화들을 줄 세우고 열심히 비판하면 되는 것일까요? 이런 것들은 '운동'이기보다 '폭력'에 가깝지 않을까요?
여성에 대한 폭력과 억압에 저항하는 '어떤 운동'이 필요하겠지만, 그 곳에서도 이 곳에서도 필요한 것이죠. 또 안과 밖을 넘나들면서, 서로를 가로지르고 연결되면서 할 수 있는 것이죠. 아마도 그러기 위해서 banda님도 팔레스타인에 갔을 것 같구요.
부가 정보
아침
관리 메뉴
본문
반가워요~ 가기 전에 조짱님 통해서만 근황을 들었네요... 집떠나 고생하면서도 중심잃지 않고 여유를 즐기실 수 있기를~문화차이를 경험한다는 것은 우리를 성찰하게 해주죠. 좋은 글 나눠주어서 고마워요.
부가 정보
포포
관리 메뉴
본문
저는 ...님의 견해에 더 공감합니다. 문화적 상대성이라는 것은 박물관적 취미죠. 분명히 타인을 더 존중하는 문화가 있고 더 억압하는 문화가 있는데 이슬람이나 유교는 대표적으로 남성들의 지배를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아닌가요. 한국도 끔찍하지만 밖에 나갈때 보자기를 뒤집어쓰거나 혼전성행위를 했다고 해서 오빠가 죽이거나 하지는 않죠. 제가 무슬림노동자들 많이 만나봤는데 여성에 대한 태도가 동전의 양면이더군요. 보호 아니면 멸시. 결국 여성은 약자이거나 열등한 존재라는 거죠. 그에 비하면 우리는 여자는 왜 군대안가냐고 절규합니다. 많이 좋아진거죠.부가 정보
포포
관리 메뉴
본문
그리고 이건 팔레스타인과 관계없는 방글라데시 남성 얘긴데 아내가 해산할때 거긴 어떻게 하냐고 물어봤더니 남자들은 무서워서 다 도망간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우리나라 남자들은 그 날 밖에서 지켜주지 않으면 두고두고 욕먹는 경우 많습니다.부가 정보
발랄
관리 메뉴
본문
팔레스타인이나 한국이나 어느 나라에서 태어나든 여자로 살아내기는 쉽지 않은 것 같아. 삼십여명 밖에 안되는 사무실에서마저도 까칠하고 과민반응하는 '여직원'으로 버티기가 너무 힘드네ㅠ..ㅠ부가 정보
포포
관리 메뉴
본문
반갑네요. 저도 삼십여명 밖에 안되는 곳에서 과민반응했던 적이 많아서 굉장히 정겹네요. 블로그 가보니까 휴대폰으로 동네 강아지 사진찍는것도 저랑 취미가 비슷하신것같아요. 휴대폰에 많이 저장되어있어요. 자주 봐요.부가 정보
포포
관리 메뉴
본문
그런데 발랄님이 저랑 많이 비슷하신 분 같아서 그냥 물어보는건데요, 제가 갑자기 한꺼번에 다 버리는 버릇이 있어서 얼마전에 메일/쪽지함을 다 삭제했거든요. 그 뒤로 메일과 쪽지가 한통도 안와요. 허구헌날 오던 그 광고메일들과 제가 가입했던 카페운영자가 보내던 쪽지들..부가 정보
포포
관리 메뉴
본문
그리고 하나 생각나는게 있어서 말씀드리죠. 후세인은 세속주의여서 그때는 여성의 지위가 좀 좋아졌다고 하더군요. 작은 방에서 각료회의할때 딱 한명만 전통복장입은 여자가 있었는데 권위적인 핵물리학자였죠. 실력이 있으면 성별따지지 않았던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점령후 시아파가 득세하면서 미국NGO를 환영한 여성을 공격하고 여기에 보수적인 여성들도 가담했는데 이걸 우리나라 반전여성활동가가 그 여자들을 미국앞잡이라는 식으로 경멸하더군요. 전 그 분이 이라크에서 태어났으면 어땠을지 좀 궁금합니다. 사람은 특정한 상황에서는 특정하게 반응하게 되어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동일하죠. 물론 미국의 NGO는 현대판 선교사로서 제국주의의 앞잡이는 분명하겠죠.부가 정보
포포
관리 메뉴
본문
또 하나 말씀드릴건 누군가에게 성격 좀 고쳐라 이렇게 말하는것과 칼을 들이대면서 복종시키는 것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입니다.부가 정보
포포
관리 메뉴
본문
미국NGO들이 놀라운 점도 있죠. 예전에 엠네스티인가 휴먼라이츠와치인가 팔레스타인보고서 봤더니 이스라엘방위군이 팔레스타인 민중을 공격할 때 머리를 때린거 회수 몇회, 발로 걷어찬거 회수 몇회, 이렇게 소상히 적혀있더군요. 그런게 도대체 왜 필요한지는 잘모르겠지만 상황은 그림으로 그려지더군요. 동티모르사태때도 그때 제가 컴이 없어서 동생한테 사무실에서 프린트 좀 해오라고 시켰더니 엠네스티 보고서를 한 백장갔고 오더군요. 책 읽는 기분이었어요. 그 때 스페인해커가 인도네시아 정부사이트를 공격해서 대문에다가 동티모르를 해방하라고 적어놨죠. 아체도 끔찍하죠.부가 정보
포포
관리 메뉴
본문
그래서 라깡이 촘스키같은 지식인을 가리켜서 미국인들은 글을 머리로 쓰는게 아니라 발로 쓴다고 경멸했죠. 하지만 미국 사회학은 쓰레기여도 심리학은 괜찮다고 하더군요. 어제부터 제가 열받아서 말이 많은데 이해바랍니다.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