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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노협시절, 민주노조 활동도 함께 했던
조혜영이라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가 여러모로 좋지만
시도 역시 좋다.
그 시중 애수의 소야곡이라는 시가 있는데
자꾸 울 아부지, 중풍으로 누워계신 아부지가 생각날때
이 시를 읽는다.
이 시를 읽으면 또 울 아부지가 생각난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이 시가 생각나고 울 아부지가 생각난다.
애수의 소야곡
조혜영
노래방에 가면 나는 애수의 소야곡을 부른다
어릴 적
면에서 나온 구호품 밀가루로
묽은 수제비국 끓여 먹고
마당 밀집방석에 누워
외양간 두엄 냄새 맡으며
아버지는 노래를 부르셨지
운다고 옛사랑이 오리오마는
눈물로 달래보는 구슬픈 이 밤
엄마는 울타리 밑에 앉아 풋콩을 까다
아버지의 청승에 눈만 흘기셨지
아버지의 소야곡은 메들리로 이어져
부산항에서 헤어진 여인을 생각하시는지
묵이메인 이별가를 불러야 옳으냐
불러봐도 울어봐도 못 오실 어머님을 찾으시고
두만강아 대동강아 편지 한 장
전할길이 이다지도 없을쏘냐 구슬픈데
해조곡에서 굳세어라 금순아로 넘어간다
모깃불은 사위어 가고
차라리 잊으리라 맹세하건만
애타는 숨결마저 싸늘하구나
아버지의 숨소리는 심하게 잠겨오고
노래 부르실 때마다 팔베개 배어 주신 아버지
노래방에 가면 나는 애수의 소야곡을 18번으로 부른다
운다고 옛사랑이 오리오마는
간드러지게 목청을 가다듬어도
채워지지 않는 간절함에 목이 메이고
무엇이 사랑이고 청춘이던고
내 가슴은 자꾸 타오른다
나의 소야곡은 아주 조금씩
사랑가가 되고
나의 목울대는 심하게 간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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