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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는게 궁금한 날

 예나 지금이나 술 얘기 나오는 시는  맘도 눈도 땡기네요.

 

 

사는 게 궁금한 날



김시천



사는 게 궁금한 날


술 한 잔 어떠신가


봄날엔 해묵은 산벚나무 아래 앉아


술 잔에 꽃잎 띄워 쓰다만 시 벗하여 마시고


여름엔 매미 소리 울창한 숲 속 계곡에 벌거숭이로 들어앉아


벗들 함께 별 하나 나 하나 산 놓으며 마시고


가을엔 저녁 예불 소리 들리는 절 밑 주막에 들러


발 밑에 뒹구는 낙엽따라 진양조로 마시고


겨울엔 눈이 쌓인 외딴 마을 타는 장작불 같이


눈밭에 엎드려 통곡으로 마시고


사는 게 못내 궁금한 날


술 한 잔 어떠신가




아니면 그저 차나 한 잔 하시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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