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트 영역으로 건너뛰기

공생 경험의 결핍

답답함을 느꼈다

오랫만에, 명치끝에서 열이나고 막힌 느낌을 받았다.

친구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내가 좋아하고 걱정하며, 공감을 나누며

그래서, 다른 곳에 있어도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

 

그들 사이에 감정적인 골이 발생해서

서로에게 상처를 입었으며 섭섭하다가,

그러다가, 결국은 서로의 생각이나 사상, 소통방식등에 대해

나쁘다고 판단하는 모습을 보게 될 때,

대체로  이렇게 명치가 얼얼한 갑갑함을 느끼곤 했다.

 

갑갑함이 더해지다 보면

안절부절하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게 된다는 걸

얼마전에 발견했었다.

나와 그들 사이에 발생한 어긋남이 아닌데도

때론  당사자들보다 더 어쩔 줄을 몰라하며

밤잠을 설치기까지 하는 나를...

 

그리고는 어떻게든 그들 사이에서

그들의 생각과 감정을 소통시켜보려 애를 쓴다.

참으로 부질없게도...

 

그걸 깨달았던 지난 연말이 있었다.

그렇게 전전긍긍하는 나를 발견했을 때

'왜 이렇게 살고 있는지..나는...'

그러다가, 눈물이 쏟아졌다.

 

일치에의 욕구.

친밀함,교감,연대감이 오고가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생각이나 감정이 어긋나는 상황을 만나면

서둘러 일치감을 회복하기 위해

조급해지고, 그런 만큼 전전긍긍한다.

상대에 따라, 날밤을 지새더라도

수많은 이야기를 하며

풀어가려는 이도 있지만,

일단은 등을 돌리고, 시간을 두어야

한마디라도 건넬 수 있는 사람이 있다.

 

또 ,그냥 일상의 이야기는 충분히 하고 감정적으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해도

불일치가 발생한 그 문제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꺼내지 못하는 상황도 있다.  

왜냐하면, 좀 더 생각을 해보아야 하기 때문에...

그건, 관계의 단절이 아닌데도

나는, 그렇게 조바심에 온몸이

경직되는 사람이었다.

 

불일치를 힘겨워 하는...

공생의 경험 결핍!!

그래서, 순간적인 불일치에도 지나치게 반응하게 되는...

단절에 대한 공포.

 

그랬을까?

어린시절부터를 떠올려 볼 때

부모와의 관계는 그렇게 살가운 애정을 나누지는 않았어도

푸근한 울타리 정도는 느끼고 살았었다는 기억이 더 많다.

그렇다면?

살아오면서, 단절에 대한 경험이 많았을까?

많았다는 기억이다.

어쩌면, 모두 일지도...

가장 친밀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에게서 받았던

충격적인 단절들.

그러나, 그런 경험 이전에도 그랬던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이래 저래, 여러가지 영향이 뒤섞였었나보다.

아직, 그 뿌리를 알 수는 없으나

내가 그런 내 경향으로 많이 괴로워하고 살았다는 것은

분명하다.

 

두고 두고, 그 문제와 씨름을 하게 되리라.

 

하지만, 어제 그 술자리에서

명치가 아파왔지만

곧 헤어나올 수 있었다는 거!

차분히, 거리를 두고

그 이야기들을 듣고, 구분하여 이야기하게 되더라는 거.

내 갑갑함을 또렷히 자각해주었기 때문일까?

 

그들간의 불일치는 그들의 몫이다.

나는 그들 각각을 좋아하고 각각으로 관계맺을 뿐이다.

나는 그들을 모두 각각으로 바라볼 것이다.

 

그래서, 긴 시간의 그 갑갑한 이야기들이

나를 짓누르지 않게 되었다.

다행~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