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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18일차]기타하나에 감동이...

8월 2일

 

볼걸 다 봐서 오늘은 오랫만에 늦잠을 자고 거리를 나섰다. 사람들에게 줄 선물을 몇개 사고 스킨이 다 떨어져서 상점에 갔더니 없다고 다른데 가란다. 조금더 큰 마켓으로 가니 가방을 맡겨야 한다며 다른 입구를 가르쳐 주는데, 글쎄 줄이 장난이 아니다. 조금 기다리다가 짜증이 나서 '차라리 스킨을 안바르고 말지, 더이상 못기다리겠다'며 혼자 씨불씨불 욕을 하며 되돌아 갔다.

쿠바는 왠만하면 다 줄을 서야 한다. 환전을 할때도, 아이스크림을 사먹을때 조차도...

되돌아 가며 생각해보니 아직 내가 쿠바 생활에 적응하지 못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 한숨자고 오늘은 오랫만에 맛난 밥을 먹기위해 거리로 나섰다. 가이드북에 나와있는 집을 찾아가니 역시나 거기도 줄을 서고 있었다. 그것도 모르고 먼저 들어갔다가 눈치밥만 먹고...

난 그저 음악 들을게 아니라 밥만 먹을꺼라고 하니 2층 테라스로 안내한다.

가이드 북에 나온대로 쿠바 특유의 향료가 들어가지 않은 닭요리를 시켰다. 가격도 싸고 맛도 있다. 다만 양이 적을 뿐... 달랑 치킨 두조각이 나와서리 조금 당황했지만 맥주를 2병 시켜서 그걸로 배채웠다.

 

그리곤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그래도 산티아고에서 유명한 바를 가야할것 같아 그곳으로 향했다.

운도 없게 시리 가자마자 공연은 끝나고... 그래도 자리에 앉아 다음공연을 기다리는데 한 남자가 다가온다. 그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사람들이 남아있는 테이블은 달랑 두 자리.

테이블을 합쳤다. 합친 테이블에는 조금전 공연을 마친 연주자들이 맥주를 마시고 있다. 그 중 기타를 치는 이가 이곳에서 일하는 여자를 사모하는지 그녀를 앉혀놓고 사랑의 노래를 부른다. 우리는 호응해주고... 그녀는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노래가 끊이질 않고, 모두들 소리 높혀 노래 부르고, 나는 몸만 흔들거리고... 그러길 2시간.

10시가 되면 유명한 연주자들의 공연이 시작된다. 그래서 관광객들은 낮시간보다 저녁 10시 공연을 더 많이 보러 온다. 속속들이 관광객들이 들어오는데 우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의 노래를 즐긴다.

마치 우리가 술집에서 민가를 하나씩 부르며 심취하듯 그들은 쿠바 노래를 부르며 심취한다. 나도 모르게 몸은 좌우로 흔들어 댄다.

 

우리가 하도 시끄럽게 하니까 주인이 이제 그만 하라며 눈치를 준다. 모두들 집으로 향하고 나는 공연을 하고 있는 2층으로 향했다. 그들의 공연이 세련되고 숙달되긴 했지만, 그저 춤을 추기 위한 배경음악으로만 들릴뿐 조금전 대여섯명이 모여 앉아 기타 하나로 연주하며 노래하던 것에는 비할바가 못된다.

그렇게 12시를 넘기며 하루를 정리하고 이제 쿠바의 맨 끝마을 바라코아로 향할 준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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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우 쓰레기장에서 나와서 세상좀 보니까, 더 큰 쓰레기장이 나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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